〈 41화 〉39. 되돌아오다
할짝, 할짝.
무언가가 내 몸을 핥는 소리가 들려왔다.
"으으음."
부드럽고 촉촉한 그것은 내 성기를.... 잠깐.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순간.
내 몸을 할짝대던 무언가가 내 성기를 문 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흐으으읏!"
밑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피곤한몸을 억지로 일으켜 그곳을 바라보자 작은 소녀가 내 물건을문 채 몸을 떨고 있었다.
"우아악!"
교도소 직행 티켓을 예약할 것만 같은 공포스러운 광경에 바로 몸을 빼내려 했지만, 옆에서 느껴지는 무거운 무게 때문에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옆을 돌아보니 한 쪽에는 은발의 섹시한 미녀가, 다른 쪽에는 흑발의 청순한 미녀가 누워 내게 몸을 붙이고 있었다.
모두 나신으로.
이 미친 상황에 순간 머리가 굳었지만, 서서히 조금 전 있었던 일들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미쳤구나, 정다운. 미친 게 분명해.'
분노에 눈이 돌아가 했던 카렌과의 격렬한 섹스와 마지막에 월하랑 했던 달콤한 섹스까지.
기억들이 떠오르자 내가 얼마나 미친 짓을 했는지, 그리고 이제 정말 빼도 박도 못하게 '평범'과는 다른 삶이 시작된 걸 다시 한번 느낄 수있었다.
허탈한 웃음을 짓고 있을 때. 물건에 침이 주륵 떨어지는 게 느껴졌고.
"으아악! 고은아!"
내게 달라붙어 있는 두 미인을 신경 쓸 틈조차 없이 나는 서둘러 몸을 빼내 자리에 앉았다.
"히읏! 흐으읏!"
고은이는 내가 물건을 빼내자 신음을 흘리며 힘이 풀린 듯 내 다리에 고개를 떨구었다.
다른 여자랑 관계를 맺는다고 해서 고은이처럼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한 여자와도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
아직까지는 그 부분에 있어 거부감이 드는 나는 다시 한번 내가 얼마나 미친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나는 저 어린 소녀가 모든 것을 지켜보는 앞에서 그렇게 미친 듯이 허리를 놀린 것이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몰아쳤지만 아직까지 몸을 떨어 대며 신음을 흘리는 고은이를 보니 분명 내 물건을 핥다가 내 정액을 먹은 것이 분명했다.
"..... 씨발."
여자가 절정에 올라 교성을 흘리는 말로만 들으면너무나 꼴리는 광경이지만 당연하게도 내 아랫도리는 커지지 않았고 나는 몸을 완전히 일으켜 고은이에게 다가갔다.
"고은아, 괜찮아?"
"쥬, 쥬이..."
처음 맛보는 강렬한 쾌락에 고은이는 완전히 혀가 풀린 듯 했다.
그 모습에 나는 고은이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너! 내가 분명히 교미는…."
소녀의 그런 모습을 다시 한번 보았다가는 내 멘탈이 흔들릴 것 같았기에 강하게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고은이가 누운 상태로 고개를 흔들었다.
"으으응...아니야..."
"뭐?"
"교미..아니야...축복..."
아까 전 입을 맞춘 걸 축복이었다고 말한 것처럼 조금 전 상황도 축복이라 넘어가려는 그 모습에 어이가 없었지만, 고은이가 떨리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나를 보며 말했다.
"화내지마.. 주인... 잘못했어..."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결국 한숨을 내쉬며 고은이에게 말했다.
"하…. 그래, 축복…. 어쨌든 너를 신경 못 써줘서 미안해. 사과할게."
그녀가 손으로 눈물을 쓱 닦더니 침을 삼키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그럼... 축복..한번 더..?"
"뭐?"
"아하하하하!"
예상치 못한 고은이의 말에 당황하자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축복 정도는 한 번 더 하게 해주지그래?"
어느샌가 드레스를 차려 입은 월하가 옆에서 나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일어나자마자 무슨 소리야…."
"왜~? 만나자마자 바로 섹스한 얘도 있는데?"
월하가 손짓하며 가리킨 곳을 바라보자 내게 엎드려 절을 하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 너는 또 왜 그러고 있냐."
"죄송합니다! 주인님!"
"뭐. 너는 뭐가 죄송한데."
"제가 감히 주인님의 위대함을 몰라뵙고 크나큰 무례를 범했습니다! 부디 용서하여 주십시오!"
"... 그래. 용서해줄게. 그리고 이미 나한테 모든 걸 바친다며."
"물론입니다. 제 숙원을 이뤄주신 순간부터 제 모든걸 바칠 분은 오로지 주인님 뿐이십니다."
그녀의 처음을 받은 순간부터 생긴 그녀에게 느껴지는 무언가가 그녀가 말한 맹세의 결과인 것 같았다.
"그래.지금 너한테서 느껴지는 게 있는데 이건 어떻게 된 거지?"
"맹세의 끈입니다. 제 모든 걸 주인님께서 가지고 계시다는 증거지요. 제게 명하실 때 그걸 통해서 생각을 전해주시면 어떤 명을 내려주신다 하더라도 제 모든걸 걸고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이건 네 쪽에선 아무것도할 수 없는 건가?"
"물론입니다. 주인님께서도 저에게만 통하는 한 방향뿐이라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 그렇게 느껴지긴 하는데.... 뭐 그래 알겠어. 너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동들과 태도를 봐서는 믿을 만한 것 같으니 소환했을 때 나한테 보이던 태도들은 용서해줄게."
그러자 그녀가 고개를 살짝 들어 나를 빛나는 눈으로 보며 말했다.
"주, 주인님. 그럼 지금 혹시 한 번 더은총을 내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사역마는 펠라를 한번 더 하게 해달라고 물어보고 소환수는 섹스를 해 달라고 물어보는 건가. 정말 완벽한 조합이다.
"안 돼. 아, 고은이 너도 안 돼."
"아…."
"우……."
카렌은 몹시 안타까운 듯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고고은이도 눈물을 머금고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런 눈빛으로 바라봐도 안 돼. 옷부터 제대로 다시 입고 일어나. 지금 당장은 우리 상황부터 정리해야 하니까."
단호한 내 말에 다시 한번 눈빛으로 말하는 그들이었지만 나는 표정을 바꾸지 않았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 채 몸을 일으켰다.
"그렇게 스스로를 거는 맹세까지 하면서 주인이라고 섬기겠다니…."
질린 듯 말한 월하는 벌써 내 옆에 다가와 있었다.
"아…. 혹시 애들이 나한테 주인이라고 부르는 게 너한테 좀 불편하려나?"
"응? 아니? 누가 너를 주인으로 부르는 것까지 불편할 리가. 나는 내가 그딴식으로 누군가를 부르는 것만 못 할 뿐이야. 설마 내가 그런 것까지 못하게 할까 봐?"
"혹시라도 너가 그런 소리 자체가 듣기 싫으면 나를 다르게 부르라고 말하려고."
월하가 눈에 힘을 주고 나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 그런 생각을 해주는 거로도 충분해."
조용히 말한 월하였지만 내가 듣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그녀에게 해줄 말을 바로 찾지 못해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진짜 멍청한 새끼."
월하가 다시 고개를 돌려 나를 노려보았다.
"에휴, 다 필요 없고 아까 전에 너가멋대로 늘린 시간부터 살펴봐. 대체 그건 무슨 생각으로 늘린 거야? 멍청아."
지은 죄가 있었기에 나는 조용히 타이머를 확인했다.
[517:36:22]
[처음 유예시간을 늘려 1포인트당 1시간으로 변환되었습니다!]
[처음시간을 늘려 보상으로 이후 대상은 1포인트가 1분으로 변환됩니다!]
아까 전 보았던 것처럼 500시간이 늘어나 있었고 이어서 떠오른 알림을 확인한 나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시간을 늘리면 1포인트당 1초가 는다는 건가?"
"뭐? 그게 무슨 말이야?"
떠오른 알림을 월하에게 설명해주자 그녀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이거…. 우리 생각보다 더 안 좋은데?"
"1포인트에 1초면 자신의 포인트를 사용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것뿐만이 아니야. 분명히 시간이 늘어난 걸 보고 포인트를 사용하는 이들이있을 텐데 1초만 늘어나는 걸 보고 500시간이나 늘린 사람이 누구일지에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아질 거라는 것도 문제지."
".... 씨발. 단단히 꼬였네."
깊은 생각에 빠진 월하.
"주인님, 무슨 고민이 있으십니까?"
골치 아픈 이 상황에 머리가 아파지려할 때 옷을 정돈한 카렌과 고은이 다가왔다.
"너희도 이제 우리가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어야겠지."
둘에게 천천히 지금 상황과 우리의 목표에 관해 설명을 해주었다.
"시,신격에 도전한다니…. 주인님 그건…."
신녀였던 카렌은 우리가 하려는 일을 듣자마자 놀라서 얼어붙었고 고은이는 이해를 못한 듯눈치를 보다가 카렌을 따라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 귀여운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나는 카렌에게 내 능력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그래. 신격에 도전하는 게 얼마나 미친 짓인지 알아. 하지만 우리는 신격을 갖출 수 있는 이가 있고, 또 아까 말했듯 신격에 가까워지도록 도울 수 있는 나와 어쩌면 신과 상대할 수 있는 물건들까지 소환할 수 있는 내가 있지."
나는 얼굴을 풀지 못한 카렌을 향해 다시 말했다.
"또, 소환으로너를 부를 수 있는걸 보면 얼마나 대단한 능력인지 알 것 같지 않아? 너 정도 되는 소환수를 나 같은 능력 없는 사람이 소환한다는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잖아."
내 말을 다 듣고도 웃음기가 사라진 카렌이었지만 얼마 후 결연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어차피 주인님의 것. 주인님께서 신격이 아니라 운명을 상대하신다고 하셔도 주인님을 따를 것입니다."
내가 카렌에게 무언가 설명을 이어나가려 할 때 갑자기 월하가 불쑥다가왔다.
"잠시만. 너 혹시 이게 어떻게 보이는지 말해줄 수 있니?"
월하가 자신의 공간을 열어 무언가를 꺼내려고 할 때 순식간에 어떤 물체가 그 공간 안에서 이쪽으로 날아들었다.
월하가 그 짧은 순간에도 반응한 듯 허공에 손을 뻗은 것 같았지만 잡지 못해 당황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고 우리 모두를 당황하게 한 그 물체는.
카렌의 손목에 감겨 있었다.
"이, 이게 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