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2화 〉60. 그녀의 남자가 지켜보는 앞에서 (62/69)



〈 62화 〉60. 그녀의 남자가 지켜보는 앞에서

카렌의 주문으로 순식간에 베티가 있는 교장실로 이동한 우리는 내 말대로 교장의 의자에 앉아 있는 베티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앞의 의자에 그녀의 약혼자가 앉아 있었다.

베티가 내가 시킨걸 잘 해낸  그들에게서 사랑하는 두 연인의 훈훈한 분위기가 흘러 나와 방 안을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본 나는 사마희에게 조용히 말을 걸었다.

(저 놈은 아직 안 죽일거야.)

(뭐라구요? 주군?)

(좀 더 갖고 놀다가 죽여야겠어. 지금 이렇게 낭비하는 건 아까울  같네.)

(아니... 하... 알겠어요.)

(고마워.)

(대신 주군만 즐기실 게 아니라 저도 재밌게 볼 수 있게 해주셔야 해요?)

(그래.)

사마희와 대화를 나누고 카렌에게 부탁해 완벽히 은신할 수 있는 주문을 걸게 한 나는 천천히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들에게로 걸어갔다.

"정말 고마워. 베티. 내가 더 잘할게."

"알겠어. 믿을게."

"당연하지. 이젠 너를 실망 시키는 일은 없을거야.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언제 오시는 걸까?"

"그, 글쎄?"

그의 질문에 당황한 듯 말하는 베티.

그런 그녀를 보며 얼굴에 잠깐 의아한 기색을 보인 그가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음... 베티. 아깐 자세히 못 물어봤는데 교장 선생님 자리에 앉은 이유가 있다고 했잖아?"

"...맞아."

"혹시 어떤 이유인지 말해줄 수 있을까?"

다시 그녀의 분노를 살까 봐 매우 신중하게 질문을 하는 그.
베티는 그의 질문에 눈이 잠깐 흔들리는 듯 했지만 얼른 책상으로 고개를 숙여 시선을 감추었다.
심호흡을 하여 진정시키고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베티가 말했다.

"교장 선생님한테..... 졸업하기 전에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해드리고 싶어서 앉았어."

"뭐? 어떤 서프라이즈 이벤트?"

"선생님은 항상 내가 자신의 뒤를 이어서 교장을 맡아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었지."

"그래. 나한테도 몇번 말해준 적 있었잖아?"

"그래. 그래서...."

베티의 눈에 조금씩 슬픔이 차올랐고 눈물이 새어나오려 하자 그녀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베티! 괜찮아? 베티!"

당황하며 일어난 테스가 베티에게 다가오려 했지만 한 손을 들어 그를 막은 그녀가 잠시 후 고개를 들었다.

"그래서 졸업 전에 이벤트를 해드리고 싶은거야."

"무슨 이벤트인데?"

"너가 교장 선생님한테 부탁해서 여기까지 모셔온 다음에 내가 앉아 있는걸 보여드리면서 교장 선생님께 말씀드리는 거지. 그리고 내가 말하는 거야. '최대한빨리 전쟁을 끝내고 돌아와서 다음부터는 정식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어요.' 라고 말이야."

"아...!"

"나랑 언니를 어릴 때부터 친할아버지처럼 다정하게 돌봐주신 분이야.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다음에도 우리를 가장 걱정해주시면서 도와주신 분이고. 너도 내가 얼마나 그분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알잖아?"

"당연히 알고 있지."

"그래. 나한테 자신이 죽기 전에 내가 뒤를 이어서 교장을 맡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 그래서 떠나기 전에 그런 이벤트라도 보여드리고 싶은 거야."

"그런..! 베티! 너는 정말...!

그녀의 말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았는지 열렬한 눈빛으로 테스가 베티를 바라보았다.
베티는 그의 눈길이 부담스러운지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해드리고 싶어."

"알겠어! 나도 열심히 도울게! 분명히 좋아하실 거야!”

테스는 완전히 그녀의 말에 넘어간 듯 했지만 나는 처음에 그녀가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실소를 흘렸다.
내가 듣기엔 너무나 허술한 말들로 느껴졌기에.
그러나 그녀의 말이 이어지면서 그럴싸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를 보며 어쩌면 그녀가 정말 졸업하기 전 이런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때 그렇게 슬픈 눈빛으로 교장을 바라봤던 건가?'

아까  그녀의 눈빛이 이해가 되려고 할 때 테스가 탄성을 흘리며 베티에게 말했다.

"아! 그리고 교장 선생님이 우리 둘만 여기에 있으라고 하셨다고?"

"맞아."

"이유는 말씀안 해주신거야?"

"응."

테스는 베티의 말을 듣고 의자에 앉아서 잠깐 고민하다가 말을 꺼냈다.

"혹시... 교장 선생님도 우리한테 무언가 깜짝 놀라게 해주시려고 부른 거 아닌가? 교장 선생님이 방송을 하신  언제야?"

"어?"

"교장선생님이 모두 모이라는 방송 했을 때 너도 같이 있던거 아니었어?"

"마, 맞아.“

"그럼 교장선생님이 방송하신  너한테 졸업의식을 하고 난 뒤인거지?"

"음.. 그랬던 것 같아."

갑작스러운 테스의 질문에 당황하던 베티였지만 이내 그가 씨익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교장선생님이  우리 둘만 남겼는지 이제야 알  같은데..."

"뭐, 뭔데?"

갑작스럽게 자기 혼자서 추리를 시작해 결론을 내버린 그를 보며 베티가 당황하며 물었지만 그는 팔짱을 끼고 그녀를 보며 말했다.

"하하! 뭔지 맞춰봐."

그러나 그녀는 교장이 방송을 한  우리 때문이라는걸 알고 있었기에 마음이 급해졌는지 그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야!"

"자, 잠깐. 베티. 화내지 말아봐. 미안해. 내가 말해줄게."

그는 베티가 화를 내자 그녀와의 사이가 다시 멀어질까 두려웠는지 서둘러 팔을 풀고 손을 휘저으며 그녀에게 사과했다.
베티는 그런 그를 앉아서 노려보기 시작했고 그가 서둘러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내 생각에는 아마 교장선생님이 우리가 단장, 부단장을 맡게 된  공지하러 가신  아닐까?"

"뭐?"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그의 말에 베티는 어이없어 했지만 그는 꿋꿋하게 자신의 생각을 그녀에게 말했다.

"생각해봐. 학교 안에서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지만, 가끔 너를 비난하면서 너를 이용해 마왕님까지 깎아내리는 이들이 있었잖아. 그래서 그런 사람들한테 완전히 인식을 바꿔주려고 전부 부르신 거지."

"그게 무슨..."

"그리고 그런 중요한 직책을 학교 인물이 맡게 된다면 학교에서도보통 공지를 하잖아? 그러니까 그렇게 사람들을 전부 부르셔서 말씀을 하셔도 아무 문제가 없는 거지."

"잠깐. 그렇다고 해도 갑자기 단장이라니. 무슨 소리야?"

"아마 마왕님이 너가 졸업하면 바로 단장을 맡을 거라고 교장 선생님께 미리 말씀을 해주신  아닐까?어때. 이러면 교장 선생님이 그렇게 강당에 사람들을 모은  이해가 되질 않아? 그리고 돌아오셔서 우리 둘한테 그 말씀을 해주시려고 하신 거지."

뜬금없이 시작한 그의 추측이었지만 만일 우리가꾸민 일이 아닌 실제로 벌어진 일이었다면 그럴싸한 이유가 될 것만 같은 말이었다.

완벽히 진실과는 벗어났지만 그럴싸한 거짓속에 매몰되어 있는 그를 어떻게 다루어야 가장 재밌을지 머릿속에서 천천히 고민을 시작했다.
신나서 학교를 졸업한 후에 베티와 함께할 미래를 이야기하는 그들의 대화를 듣다가 고민을 끝내고 그의 말에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여 주고 있는 베티에게 조용히 생각을 전달했다.

(너의 뒤에 있는 건 나니까 내가 뭘하든 절대 티를 내지마.)

내 생각이 전달되자마자 몸을 잠깐 움찔한 그녀였지만 서둘러 나에게 답했다.

(네. 알겠어요.)

그리고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린 나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가볍게 올려놓았다.

"흣!"

갑작스럽게 느껴진 감촉에 살짝 소리를 낸 그녀였고 테스가 말을 멈추고 그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베티?"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안 써도 돼."

"...그래? 그럼 있잖아. 우리는..."

그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자 그의 목소리에 맞춰 천천히 그녀의 어깨 뒤쪽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 손길에 살짝 몸을 떨면서도 최대한 내색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때마침 테스가 그녀에게 무언가를 물어보았다.

"그래서 우리 첫번째 전투는 언제쯤 출전시켜달라고 하는 게 좋을까?"

"....응?"

"...얼마나 훈련을 한 다음에 출전시켜달라고 하는  좋을 것 같아?"

"글쎄.  모르겠는데..."

테스는 표정을 최대한 감추려고 했지만 분명히 그의 말에 집중도 하지 않고 대답도 제대로 하지 않는 베티 때문에 얼굴에 조금씩 금이 가는 게 눈에 보였다.
하지만 베티는 그런 그를 전혀 눈치  채고 내 손길에 몸을 맡기고 최대한 신음을 참기에 급급했다.

"베티. 어딘가 몸이  좋은 거 아냐? 괜찮은  맞지?"

"으,응."

"....."

베티는 그에게 또다시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았고 그의 표정은 완전히 무너져 가고 있었다.

"베티. 내가 진지하게 물어볼  있어서 그러니까  질문을 듣고 화내지 말아줘."

나는 그가 질문을 하는 동안 그녀를 주무르는 손을 점점 내렸고 어느덧 내 손은 그녀의 골반을 주무르고 있었다.

"으,으으응. 뭔데?"

"...어제 소환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

그의 질문을 듣고 바로 반응하려 한 베티였지만 내가 그녀를 꾹 누르며 제지했다.

(화 내지 말고 차분히 대답해.그냥 나를 소환했다고. 최대한 담담하게.)

"읏... 별 일 없었어. 어제도 똑같이 집에서 소환을 시도하는데 소환에 성공한 것 뿐이야."

그녀의 그런 말을 듣고도 무언가 석연찮은 표정을 지은 그가 다시 한번 베티에게 말을 걸었다.

"좀  자세하게 설명해줄  없어?"

그리고 나는 그의 질문이 끝나는 순간 베티의 엉덩이를 강하게 움켜잡았다.

"흐으읏!"

"베티?"

이번에는 확연하게 신음소리를 낸 그녀를 향해 테스가 일어났고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신음을억누르며 말했다.

"괜..읏..찮아..."

"많이 아픈  같은데? 치유마법이라도 걸어줄까?"

탄력 넘치는 그녀의 엉덩이를 마음껏 주무르면서 그녀에게 다시 한번 주의를 주었다.

(겨우 이 정도도 못 참으면서 너가 원하는  받을  있을 것 같아?)

그녀는 내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들어올리더니 눈 앞에 테스에게 말했다.

"괜찮아."

무언가를 꾹 참듯이 말한 베티였기에 그는 그게 그를 향한 분노일까봐 말을 더 잇지 못하고 정확한 그녀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베티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손에 힘을  꽉 주며 그녀에게 생각을 보냈다.

(내가 분명히 잘 대해주라고 하지 않았어?)

(흐윽! 죄송,..죄송해요....)

(다시 똑바로 말해.)

(네..네..)

"하나도 안 아파...응.... 그냥 너가 소환에 대해서 물어보니까 지금까지 있던 일들이 떠올라서 감정 조절을 잘 못했나봐. 걱정...하...해줘서 고마워.."

중간중간 신음이 새어나왔지만 웃음을 유지하면서 베티가 말을 끝마치자 그의 표정이 죄책감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아...미안해 베티... 너가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을줄은... 정말 미안해."

"아냐..흑...그럴 수도 있지..응.."

울먹이듯이 신음을 흘리는 그녀.
그는 그런 그녀를 보며 걱정과 죄책감이 섞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어색한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서 이어졌고 간간히 베티가 내 손길에 울먹이듯 신음하는 소리만이 조금씩 새어나왔다.

나는 이런 분위기를 원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다시 베티에게 명령했다.

(아까 물어본 거에 대해서 말해준다고 해.)

(네? 하읏..어제 소환에서 있었던 일을요?)

(그래.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대로는 말하지 말고 너가 잘 생각해서 질문에 답해주면 돼.)

내가 말하고 난 후에도 조금 침묵이 이어지다가 베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어제 소환에서 자세히무슨 일이 있었는지...으응... 듣고 싶다고 했지..."

베티가 먼저 어색한 침묵을 깨트리며 말문을 열자 그의 얼굴에 기쁜 기색이 스쳐 지나갔지만 얼른 손사래를 치며 그가 말했다.

"아냐. 꼭 안 말해줘도 돼. 아직 힘들어 보이는데 교장 선생님이 오시기 전에 얼른 나아져야지."

"아냐...읏.. 말해줄게."

그리고 그녀의 말이 시작되려는순간 나는 만지던 손을 앞으로 가져가 그녀의 허벅지에 손을 올렸다.

"어제는..흐으윽!"

그녀가 말을 이어가려는 순간에 그녀의 안쪽에 가까운 곳을 주무르는 나의손길에 말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베티...? 힘들면 안해줘도 괜찮아...너의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기뻐."

(안 일어나?)

다시 한번 고개를 들어올린 그녀는 앞에 있는 그에게 들키지 않게 몸의 떨림을 최대한 억누르며 다리만 부들부들 떨어대며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어제는... 정해진 소환마법에 필요한 마력보다....아앗... 열배보다도 더 넘게 마력을 넣었어..."

"뭐? 너 소환마법에서 정해진 마력보다 더 넣는다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 걸 알면서도!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이 몇 번씩이나 너한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었잖아!"

"....알아. 그런데  이상 소환마법을 실패하기는 싫었어. 내 나름대로 술식을 고쳐서 마력을 더 많이 넣어도 안전하게 소환할 수 있도록 고쳐놨었고."

"그래도 너무 위험했....후..."

그녀의 얼굴 표정에서 무언가 변화가 있었는지 그녀를 향해 다시 뭐라고 말하려던 그가말을 더 잇지 못했다.

"성공... 했으니까... 그럼 된거야...  행복해..."

온갖 감정이 뒤섞인 목소리로 베티가 입을 열었다.

기쁨, 슬픔, 행복, 후회.

그녀의 그 말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감정이라고 말한대도 전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말하는 내용은 분명히 긍정적인 내용이지만 도저히 긍정적이라고만은 들리지 않는 그녀의 목소리 때문에 그도 말을 뭐라 잇지 못하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환은 완벽히 성공한거야?"

그리고 그의 입에서 기대하던 소환이라는 단어가 나온 순간 그녀의 음부를 직접적으로 만지지 않고 근처만 괴롭히던 내 손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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