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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는 살아남고 싶었다-10화 (10/102)

00010 2. 카리스티아 대연회 =========================

가족이 함께한 저녁 식사를 마무리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서재로 향했다. 창문 너머로 저택 소유의 후원과 하늘이 잘 보이는 장소였다. 검푸른 밤하늘을 배경으로 두고, 나는 조명 아래에서 책을 읽었다.

더없이 정적이고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창 밖으로 달이 뜬다. 별빛이 흐릿하게 산란하고, 여린 바람에 커튼이 살랑인다. 나는 벽 양면을 꽉 채운 책꽂이를 찬찬히 눈으로 훑다가 마음에 드는 것을 뽑아와 한참 읽고, 다 읽으면 다시 그 과정을 반복했다.

부유하고 풍요로웠던 왕국 카슈테르의 뛰어난 대장군이 어떻게 조국을 배반하고 국토의 삼분지 일을 떼어 와 자신만의 왕국을 세웠는지. 강대한 주변국 사이에서 눈치만 보던 배반자의 왕국이 어떻게 힘을 길러 국경을 넓혀갔는지. 왕국이 카슈테르를 포함한 4개의 유서 깊은 나라를 삼키고 제국으로 스스로를 칭하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망국의 백성들은 어떤 고난을 겪으며 핍박받아왔는지. 대륙 역사서는 이런 것들을 알려주었고.

제국 할레시온에는 어떠한 귀족 가문이 있는지, 그 구성원에는 누가 있는지, 누가 언제 태어나고 죽었는지. 가문끼리의 동맹, 배신, 통합, 분가는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할레시온의 귀족 계보서는 저런 것들을 알려주었으며.

대륙의 시작을 이끈 7왕국의 왕족들에게 승계된다는 마법적 능력은 어떤 기적인지, 이것으로 7왕국은 어떻게 자국을 지키고 백성을 돌보았는지, 어째서 그 기적을 잃어가야만 했는지. 할레시온이 저물어가는 7왕국의 시대를 어떤 식으로 끝장냈는지. 마법에 대해 다룬 서적은 그런 것들을 알려주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은 금세 갔다.

"아가씨, 자정입니다. 이제 그만 침상에 드시는 것이......"

"아직. 한 권 정도만 더 읽고."

"무리하지는 마십시오."

"알았어."

나는 책에 눈을 고정한 채 마리의 염려를 물리쳤다. 마리는 밤에 맞게 조명을 조절하고 조용히 방 밖으로 나갔다.

오늘은 왜인지 깨어있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침 잠도 안 오고. 그래서 시간이나 때울 겸 독서에 빠진 참이었다. 중간에 손이 건조해서 익명의 누군가가 선물한 보습제를 바르고 이제 막 다 읽은 책의 표지를 덮었다.

이번에는 뭘 읽을까. 자기 전 마지막으로 건드릴 책은 신중하게 고르고 싶었다. 책장 앞을 한동안 서성이다가, 너무 높이 있어 꺼내기 귀찮아서 보지 않았던 쪽에 시선이 갔다. 책장 구석에 놓인 사다리를 가져와 타고 올라갔다. 확실히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지 꽤나 오래된 듯 먼지가 많이 쌓여 있었다.

희귀 식물 도감, 환상 속 동물들, 군주의 자질이란 무엇인가, 정치론, 뜨개질 지침서, 천 년의 대륙......다양한 제목의 책들을 차근히 살피며 눈을 옮기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비밀들'이라는 책에서 멈추었다. 손을 뻗어 그것을 뽑아냈다.

툭.

"어?"

책과 책 틈에 몰래 끼어 있었던 것인지, 책을 뽑아드는 순간 뭔가가 낙하했다. 나는 내가 고른 것을 품에 안고 조심스레 사다리를 내려와 그것을 집어들었다.

연두색 종이는 두 번 단정히 접혀 손바닥 크기 정도 되었다. 호기심에 눈 가까이 가져가 살피다가 숨을 들이쉰 나는, 발작적으로 놀라 종이를 떨어뜨렸다.

이 향기는. 둔중한 것이 가슴속에서 쿵 내려앉았다.

"로즈마리 향......"

여기는 내 방이 아니라 마른 나무향이 나는 2층 서재였다. 온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대체, 네 것이 왜 여기에 있어?

"르쉬네."

재빨리 종이를 주워 책상으로 가 앉았다. 나는 이것을 열어보기 전에 꽤 오랫동안 심호흡을 해야 했다.

"르쉬네 제드릭 할레시온."

날뛰는 마음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그리웠던 풀네임을 입에 올렸다.

편지지가 저 혼자 파르르 떨더니, 흰색으로 변하며 저절로 펼쳐졌다.

마법이 현존하는 왕국 엘비올리스에서 황실 주도로 딱 한 번 직수입해 온 두 번 접히는 연두색 편지지에는 암호를 걸 수 있다. 어릴 적의 나와 그 친구는 황족이라는 지위를 악용해 극소수 수입된 편지지를 정확히 스무 장 얻어냈고, 종종 가지고 놀았다. 그녀가 죽기 얼마 전 마지막으로 세어 보았을 때 원래 남아있어야 할 양보다 하나가 적어 당황했던 적이 있었지. 범인은 르쉬네였다.

어릴 적 우리가 가장 즐겨 걸던 암호는 풀네임이나 생일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일차원적인 암호가 아닐 수 없다. 덕분에 오늘의 나는 암호를 한방에 풀었지만.

익숙한 필체가 눈에 들어오자 울컥, 목이 메였다. 나는 이에 아랑곳않고 글자를 읽었다.

- 친애하는 에빌에게.

짠! 놀랐지? 너를 위한 비밀 편지야. 네가 이걸 언제 찾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찾겠거니 하고 숨겨봤어. 일단 이 문장을 읽고 있다면 성공한 거니까 인사해야겠지? 안녕!

요즘 날씨가 참 좋아. 너와 더 자주 만나서 함께 놀고 싶은데, 언제나처럼 한가한 나와 달리 너는 점점 바빠지는 것 같아서 아쉽다. 하긴 너처럼 야심도 있고 능력도 있는 사람이 나 같은 한량이랑만 노닥거리고 있으면 시간낭비겠지만. 그래, 너는 부디 지금처럼 여러 사람과 많이 교류하며 살렴. 네 곁에 새로운 친구들이 많이 등장한대도 안 서운해 할 테니까 내 걱정일랑 말고. 나는 겁도 많고 사교성도 부족해서 항상 뒤처지지만 너는 아니잖아.

에빌. 그거 알아? 너는 안개가 막 걷힌 뒤의 물기 어린 아침 풀밭에 내려앉는 맑은 햇살 같아. 아주 깨끗하고, 직선적이지만, 이따금 아련하기도 하지. 꼭 다른 세계의 것처럼. 멀고도 가까운. 그런 햇살 말이야. 너랑 있으면 가끔 그런 느낌을 받아. 나는 그런 네가 좋아. 지켜보고 있자면 칙칙한 것들 사이에서 홀로 고고하게 빛나는 황금이 떠오르는, 네가 좋아.

윽, 위에 것 다시 읽어봤는데 나 아무래도 너무 감성적인 것 같아. 지울까? 아니야. 그냥 놔둘래. 욕 쓴 것도 아닌데, 뭐.

......

음, 이쯤 해서 재미없는 얘기 하나 할까. 있잖아, 에빌. 아무래도 엔리케는 널 좋아하는 것 같아. 너는 단지 친구로서 그를 대하는데, 그는 내가 보기에 그 이상으로 너를 대하고 있거든. 그런데 사실은 말야, 나는 엔리케를 좋아하고 있어. ......아, 이 편지를 부디 네가 늦게 발견했으면 좋겠다. 너무 창피해.

아무튼, 그래서 나는 용기 내기가 망설여져. 네가 엔리케를 이성으로서 좋아하진 않는다 하더라도 아주 친한 친구인 건 맞으니까. 괜히 나 때문에 서로 어색해질까봐 두렵다. 그와 나, 나와 너, 너와 그 모두 껄끄러운 관계가 되어버린다면 난 큰 죄책감에 시달리며 후회하겠지! 으, 그건 싫어.

참. 실망할까봐 확실히 해두는데, 난 엔리케만큼, 아니 그보다 더 너를 좋아해. 그러니까 앞으로는 가끔씩 보이는 그 지독하게 공허하고 외로운 표정은 짓지 마. 요즘은 어릴 때보다 좀 나아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널 이렇게 아끼는 내가 있는데 뭐가 외롭니?

......

네가 이 편지를 볼 즈음에는 우리가 몇 살일까? 궁금하다. 이걸 발견하면 꼭 내게 알려주길 바래. 내가 선물 줄게. 아니다, 선물은 그냥 미리 장만해서 숨겨 둘까? 그래, 그게 좋겠다. 네 선물은 나의 저택 뒤편 후원의 못생긴 구기자나무 밑에 묻어 놓을게. 잘 찾아보렴.

열아홉 살의 어느날, R.J.H. -

나는 편지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의 로즈마리 향이 아직껏 배어있었다. 갈구하듯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긴 날숨에 헛웃음이 섞였다. 아, 너라는 사람은 정말이지.

이건 '용기 내기가 망설여진다'와 '엔리케'를 보아 내가 그녀에게 사랑은 다른 모든 걸 배제한 채 앞만 보고 달려가 쟁취하는 거라고 조언해주기 전 시점의 편지였다. 내가 그 조언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 역시 라인하르트가 어느 정도 내게 감정을 지니기 시작했음을 인지한 시점이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빼앗기지 않을 것 같았으니까. 외러 깔끔하게 거절당하고 미련갖지 않게 하는 게 낫겠다 싶었던 것이다.

이렇게, 이토록 선한 소녀에게. 나를 위해 포기할 각오가 이미 되어 있었던 마음을 드러내 보이라 부추기고 희망고문한 나는, 대체.

르쉬네. 대체 나를 얼마나 더 나쁜 사람으로 만들려는 거야.

여지껏 외면하고 아닐 거라 우기고 있었지만, 더는 그럴 수도 없게 되었다.

나는 실은 라인하르트와 다를 바 없는 죄인이었다.

울고 싶었는데 왜인지 눈물이 나지 않았다. 싸늘한 겨울 바람이 공기를 얼려 점점 추워지기만 했다. 달이 구름에 가렸다. 빛이 묽어지다 꺼져버렸다.

편지 내용일랑 못 본 척하고 싶었다. 내가 가져왔던 책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비밀들'을 펼쳤다. 그리고 집중해서 읽어내렸다.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책도 아닌데. 한심하기 짝이 없는 정신적 회피는, 얼마 안 가 자조적인 한숨과 함께 책을 집어던지면서 끝이 났다. 이깟 걸로 잊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결국 그날을 뜬눈으로 지샜다. 그 밤은 한없이 외롭고, 서글프고, 분하고, 비참했다.

***

활시위를 팽팽하게 잡아당겼다. 단단하나 유연한 활이 한껏 휘었다가, 탁! 손을 놓는 순간 되돌아오며 화살을 힘차게 날려보냈다.

화살은 정확히 과녁 한가운데로 가 꽂혔다. 한동안 쉬었는데도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해주는 한 발이었다.

나는 짧게 웃음같지 않은 웃음을 뱉었다. 입김이 흰 연기처럼 허공을 타고 올라가다 사그러든다.

이것 봐, 스승. 난 이제 당신이 활을 더럽게 못 쏜다며 그렇게나 구박하던 라니아가 아니라고.

쪽팔려서 차마 입 밖으로 내놓지는 못하고 속으로만 어디 있는지 모를 사람에게 말을 건넸다. 날이 추우니 몇 발만 더 쏘고 들어가야지. 다시 화살을 시위에 얹고 자세를 잡았다. 한 열두 살 즈음이었던가. 아니, 더 오래전인가? 여하간 그 시기 언저리에 나는 이 세계에 희귀하게나마 잔존한다는 마법에 흥미를 갖고 마법사를 찾아다닌 적이 있었다. 물론 이미 거진 다 멸절한 마법사라는 족속이 쉬이 내 앞에 나타날 리 만무함은 충분히 알았다. 그래서 별 기대 않았는데,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딱 이런 눈 쌓인 겨울날 어떤 청년이 2황자의 저택 문을 두드렸다. 누구냐 묻는 경계심 가득한 하인에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이 댁 공주님이 마법사를 찾는다기에 와 봤습니다만.'

그러고는 수상쩍음을 느끼고 앞을 가로막는 하인을 그대로 손가락 하나 까딱해서 벽에 메다 꽂아버렸다고......이거 가만 생각해보니 정말 답없는 인간이로세?

아무튼 그는 어찌어찌하다 2황자 가족을 죽이러 온 괴한이라는 범상찮은 누명을 벗고 저택에 드나들며 내게 마법에 대해 알려주게 되었다. 덕분에 마법 능력 따위 쥐뿔도 없는 나지만 이론적 지식은 웬만한 마법사 뺨칠 정도까지 익히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마법사는 그 밖에도 할 줄 아는 것이 꽤 많아서, 내게 이것저것 가르쳐 주었다. 워낙 괴상한 성격을 가진 사람인지라 하고 많은 배운 것 중 정작 쓸모있는 종목이라곤 궁술 뿐이었지만. 그게 어딘가.

기껏해야 십대 초반의 어린 여자아이가 활을 어떻게 쉽게 쏘겠냐마는, 그걸 알 턱도 없었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던 자색 머리의 괴짜 마법사는 날 있는대로 타박하고 놀리며 기어코 내 실력을 어느 정도 끌어올려 놓았다. 그 뒤로 나는 체념하고 이만 그가 줄기차게 요구하던 스승 호칭을 그에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름이......로제 카나이클, 이었던가. 하는 짓마다 비상식적이고 입만 열면 별 이상한 소리나 해대는 실없는 남자였지만, 심심했던 유년의 오후 자유시간을 꽉 채워준 재미난 스승이기도 했는데.

피잉! 화살이 날아가 아까 쏜 것의 바로 옆에 꽂혔다.

"어디 가는지 알려주기라도 하고 떠나지. 갑자기 사라져버리니 더 기억에 남잖아."

어쩌면 로제는 그걸 노렸는지도 모르지만. 영악한 스승 같으니라고. 그는 전혀 별다를 것 없이 평범했던 마지막 만남을 끝으로 다음날부터 저택에 걸음하지 않았다. 아무런 통보나 작별 인사도 없이. 나를 골리는데 도가 트더니 이별까지 그런 식으로 농락하더라. 그래서 나도 지지 않고 로제의 행방을 묻는 일레인에게 그렇게 나대더니 어디서 원한을 사서 확 칼 맞고 뒤져버린 것 같다고 얘기했다. 물론 그 즉시 황족이 어찌 그런 험악한 언사를 쓰냐며 무지하게 혼났지.

그나저나 진짜 그랬으면, 거 참 대단히 흥미진진한 인생이군. 시체는 누가 수습이나 해줬으려나. 심드렁히 그의 최후를 연상해보다가 열없이 웃으며 거두었다. 어디서 잘 살고 있든, 처참하게 죽었든. 아무렴 어떤가. 그 곱게 미친 스승은 아마 성격상 제 인생에 털끝만치도 후회가 없을 텐데. 워낙 되는대로 하루를 즐기며 사는 방랑자 같은 인간이니, 걱정하는 사람이 멍청이인 거다.

나는 몇 발 더 쏘다가 그만두었다. 활을 잡은 손은 얇은 장갑을 꼈지만 그닥 보온 효과가 없어 살짝 얼어있었다. 상처가 거의 다 아물어 붕대도 풀었다지만 이 춥고 건조한 날씨에 섣불리 혹사시키면 안되겠지.

이틀 전에 내린 눈이 덜 녹아 저택 뒤편에 마련된 한적한 활터는 군데군데가 희었다. 그곳을 벗어나는 동안 걸음마다 눈이 밟혀 뽀득거리는 소리가 묘하게 마음에 들었다. 아무리 나라도 동심이 완전히 소멸한 건 아닌가보다.

"아가씨, 허브차입니다."

저택 안으로 돌아와 벽난로 앞에 앉자 마리가 미리 만들어 둔 향긋한 차를 주었다. 입에 머금고 음미하다 삼켰다. 따뜻한 기운이 온몸의 피를 타고 도는 것 같다. 차를 홀짝이며 나른하게 의자 등받이에 늘어져 활활 잘 타오르는 장작불을 멀거니 바라보고 있는데, 자리를 뜨지 않고 있던 마리가 내가 휴식을 잠시 취하도록 내버려뒀다가 적당히 눈치를 보아 무언가를 내밀었다.

"1062년도 달력입니다. 매년 새해 즈음에 개인 용도로 찾으시기에 이번에는 따로 언질하지 않으셨지만 준비해 보았습니다."

올해는 까먹었지만, 일정 기록표 정도로 쓰려고 매년 연초에 방에 가져다 놓으라 하던 걸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세심한 사용인은 흔치 않은데. 일레인을 모시는 그 깐깐한 하녀장 밑에서 갓난아기 때부터 길러져서 이렇게 똑부러진 건가. 내가 하녀 하나는 잘 뒀다.

"잘했어. 고맙다."

부드럽게 웃으며 칭찬해주자 마리는 기뻐하는 기색을 내비치다 미소를 살짝 머금고 내게 인사한 뒤 물러갔다. 쟤가 저렇게 소녀처럼 웃을 줄도 아는구나. 신경을 안 둬서 여태 몰랐다. 그러고 보니 마리가 나와 동갑이던가. 생일이 나보다는 빠르고, 딱 이맘때였던 것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조금만 더 일찍 태어났다면 나와 같은 1042년생이 아니라 1041년생이 되었을 거라고 말한 적이 있으니 분명 맞을 거다.

찻잔을 옆에 내려놓고 달력의 첫장을 넘겨 다른 색으로 표시된 1월 1일의 칸을 보았다.

오늘 자정이 지나면 해가 바뀌고 1월 1일이 된다. 그렇게 나는 르쉬네의 나이를 앞질렀다.

바야흐로 1062년의 시작이었다.

============================ 작품 후기 ============================

헐?? 다음편 올리려고 pc버전 들어갔는데 메인화면 투데이베스트에 제 작품 있어서 엄청 놀랐습니다 대박 우와!! 무료 파트 7위(였는데 오전 10시 정각 현재 5위 됐네요 이야)네요 완전 신기행... 제 부족한 작품 예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앞으로 더더 열심히 할게요!

+후훗 전 저번편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앗 그런데 이렇게 되면 제 기상 시간이 대략 드러나는군요 ㅋㅋㅋ 늦잠자는 글쟁이...사실 방학이라 평일 주말 상관없이 10시 가까이 돼야 일어나요 (이 구역의 게으름벵이

++다음편은 이따 저녁에 올라가요! 그것까지 올리면 금요일 하루 동안 세 편 이상 올리겠다는 약속의 최소조건이 만족되겠군요 두근두근

+++이번 편이 카리스티아 대연회의 마지막 편입니다. 좀 새로운 내용 같은데 왜 같은 파트냐면 르쉬네 때문입니다. 다음 편 부터는 3챕터 '불과 바람과 순리에 관하여'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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