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0 7. 빛의 종언 =========================
나는 그렇게 엘피샤에게서 정보를 다 얻고 가게를 나섰다.
확실히 여름이라 그런지 풍경의 색채가 확연히 선연했다. 진녹색 나뭇잎과 밝은 원색의 여름 꽃송이, 하늘 한가운데 쨍하니 떠 있는 황금빛 태양. 새하얀 구름과 노란 호랑나비, 빛이 환하게 반사되는 돌바닥.
그리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 사이, 푸른 새벽을 닮은 샤카르.
나는 살며시 웃었다.
"왔어요?"
그도 시원스레 입가를 끌어올렸다.
"어. 왔다."
샤카르의 품 안에서 펑펑 울었던 날에는 너무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다시 만나도 그 간지러운 창피함이 사라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괜한 기우였다. 그 날 이후 두 달여 동안 우리는 꽤 자주 만났고, 평소와 같은 태도로 서로를 대했다. 언제나 변함없이 웃고, 장난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곁에 있어준 사람은 샤카르 뿐이어서일까.
참 이상하지. 친해지지 않으려 그리도 애쓰던 사람이었는데, 무심코 한 번 마음을 내비치고 나니 모르는 새 가까워져 있었다. 저번에 두 오십현 때 이후로 또다시 겪는 일이었다.
불안함에 겨워 내치던 상대가 결국 벽을 허물고 들어왔다는 것은, 내가 내심 그를 멀리하고 싶지 않아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두었다는 뜻이겠지. 내가 봐도 나는 참 바보 같다.
"기다렸죠? 제가 앞 일정이 좀 늦게 끝났어요."
"괜찮아, 그 정도는."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여기 2층 카페가 디저트를 잘 하기로 유명한데, 갈래요?"
점심은 아까 집에서 먹었으므로 이번에는 간식 차례였다. 엘피샤가 준 아이스티는......그냥 입가심으로 마신 거고. 나는 아무렇게나 자기합리화했다.
"오, 디저트 좋지. 계단은 어느 쪽?"
"여기요."
나는 우선 대화할 장소로 가기 위해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샤캬르는 눈을 접어 싱글싱글 웃으며 당기는 대로 끌려왔다. 그런데 그와 나의 거리가 팔 길이보다도 짧아지자 시안 특유의 향기가 희미하게 났다. 내가 갑자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샤카르가 물었다.
"왜? 계단 위치 까먹었어?"
"당신, 혹시 나 기다리다 히엘로 공작 만났어요?"
"미친. 어떻게 알았냐. 아니, 그 전에 네가 알아챌 걸 히엘로 공작은 어떻게 예상했지? 누가 더 대단한 건지 모르겠네."
시안은 내가 그의 체향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황궁 도서관에서 만났을 때 밝혀졌었지. 그걸 샤카르에게도 귀띔해 줬구나. 다시 그를 잡아당겨 계단으로 향했다.
"역시 특별한 황가의 핏줄이라 그런지, 히엘로 공작의 집안 내력상 나타난다는 숨겨진 특징을 발견해냈거든요. 그 사람 주위에선 향기가 나요. 그게 옷에도 스밀 수 있다는 건 처음 알았지만. 아, 혹시 제게서 향기가 날까요? 저도 아까 그를 만났거든요."
"너는 히엘로 공작을 왜 만났어?"
"엘피샤를 만나러 왔는데 선약이 있었는지 먼저 응접실에 앉아있더라고요. 아니, 잠깐. 물어본 건 이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향기 나요, 안 나요? 굳이 표현하자면 얼음처럼 시원한 바람에 풀꽃 향기가 살짝 가미된 냄새인데."
계단을 올라가며, 그는 잠시 고민하는 투더니 이내 그답지 않게 작고 차분하게 말했다.
"나는 것 같다, 향기."
계단이 좁고 어두워서 그가 앞장서고 내가 뒤따르는 중이었기에 그의 얼굴을 살피기 어려웠다. 나는 당신도 그걸 맡을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 그는 입구에 다다라 문을 열었다. 동시에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어둠을 뚫고 쏟아지는 빛 앞에서, 샤카르 멘데로프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빛 때문에 눈이 부셨다.
"그 공작 말고, 너한테서."
그런데 그 웃음이 이때까지의 어떤 표정보다도 진중하게 다가왔던 것은 어째서일까.
나는 모르겠다. 내 감정도, 대꾸할 말로 적당한 것이 무엇인지도. 그래서 입을 열어 간단한 물음을 던지는 것조차 하지 못했다.
샤카르 또한 기대는 않았는지 그저 문을 열고 내가 지나가도록 했다. 나와 그는 빛에 발을 들였다.
사실 여기는 예전에 라인하르트와 가끔 오던 곳이다. 늘상 그렇듯 나는 인물 자체가 아닌 단순히 그와 관련된 물건 또는 사람에게는 좀체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라, 이곳에 오는 게 꺼려지지는 않았다. 내게 있어서 그 성정의 유일한 예외는 르쉬네 뿐이다. 그녀가 죽을 때 정체 모를 남자의 어깨 너머로 섬뜩하게 번쩍이던 칼날과, 반역자의 죽음이랍시고 가증스럽게 세 번 쨍하게 울려대던 종은 싫다. 아주 많이. 골격만 제대로 발달하면 검술을 배울 계획을 아주 어릴 적부터 세워두었는데, 그걸 포기할 정도였으니까.
"뭐 시킬래?"
볕이 잘 드는 창가 자리에 앉아서, 샤카르가 메뉴판을 들고 이리저리 살피다가 물었다. 나는 제일 좋아하는 과일 푸딩을 주문해달라고 했다. 곧 점원이 왔고, 그는 과일 푸딩과 함께 자기 몫으로 떠먹는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그나저나 황태손은 요즘 뭐하고 산대? 약혼 깨진 이후로 영 조용하던데. 자주 열리는 일반 회의에도 참석 안 해, 외부 활동도 안 해. 그렇다고 어디 휴양을 떠난 것도 아니고."
메뉴판에 의미 없이 눈을 고정한 채 샤카르가 스치듯 물었다. 나는 창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약혼을 깨는데 적극 협조한 황태손을 황태자가 가만 놔둘 리 없죠. 활동 금지령이 내렸어요. 지금쯤 황궁 도서관 아니면 휠리안 궁에 혼자 박혀있겠네요."
"너 도와주려다가 그 꼴 난 거지?"
"아무래도 그렇다고 볼 수 있죠. 미안해 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 넌 그 놈에게 그런 감정은 느낄 필요 없어."
눈을 들어 그의 태양 같은 금안을 보았다. 동조할 줄은 몰랐다. 샤카르는 고개를 기울여 내 갑작스런 집중에 의문을 표했다. 나는 그냥 짧게 도리질쳤다.
잠시 조용해졌다가, 대화 주제는 다른 쪽으로 흘렀다.
"에네아스는 건드려 봤어요?"
"에빌 네 말대로 에네아스를 유력 용의자로 두고 조사했는데, 아직 확증은 없어. 다만 시야를 좁히니까 좀 더 수월하긴 하지. 에네아스만 두고 보자면 세이잔의 막대한 재산을 노렸거나 정치적 파벌이 다른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뭐 이런 것밖에 범행 동기로 적합한 게 없으니까."
이것이 우리가 약속을 잡고 만난 이유였다. 샤카르는 비스듬히 턱을 괴고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왼손으로 턱을 감싼 탓에 발음이 뚱하게 웅얼거리듯 조금 뭉개졌다. 규칙적인 오른손의 움직임에 맞추어 그의 손목에 채워진 금빛 링 팔찌 두 개가 부딪쳐 맑은 금속성 타격음을 냈다. 탬버린도 아니고 참 경쾌하네.
그가 뭐라 더 말하려는데 때마침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우리는 잠시 입을 다물고 일단 각자의 몫을 시식했다. 샤카르는 아이스크림을 먹자마자 눈을 휘둥그레하게 뜨더니 이런 맛집을 왜 여태 몰랐는지 모르겠다며 극찬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숟가락을 그대로 물고 말해서 자세히 알아들을 수 없었던 내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입술 바깥으로 튀어나온 숟가락 손잡이 부분을 잡아 빼 주었다. 나는 팔짱을 딱 끼고 그를 눈으로 슥 훑었다.
"가끔 정말 의심스러워요, 당신."
"뭐, 뭐가?"
아이스크림을 꼴깍 삼킨 그가 불안한 목소리로 더듬거렸다. 이 인간, 그새 또 뭔가 찔리는 짓을 한 건가? 아무래도 다른 정보통을 이용해 샤카르부터 뒷조사해야 할 판인 걸. 나는 엄격한 눈을 하고 진지하게 말했다.
"샤카르 멘데로프."
"왜, 왜 무섭게 풀네임으로 부르고 그래?"
"귀족 맞아요?"
"......"
"......"
"......아이고, 놀랐잖아. 뭔 말을 하려나 했다. 나 귀족 맞거든, 동업자?"
그가 팔을 쑥 뻗어 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툭 건드렸다. 아프긴 커녕 하찮을 지경이었다. 내가 갓난애도 아니고 딱밤 정도는 버틸 수 있는데, 저 키 크고 잔근육 짱짱하게 박힌 사람은 나를 쥐면 부서지는 푸딩 정도로 생각하는 게 분명하다. 뚱하니 입을 늘였다.
"양자 아니에요?"
"아니야."
"행실이 영......"
"야, 그건 내가 자유로운 영혼이라 그렇지! 십대 시절부터 여기저기 쏘다니느라 바빴다니까? 내가 에온 지방부터 리우네아 왕국 거쳐서 프리제 지방까지, 안 가본 데가 없다고."
"아아, 네. 자유로운 영혼."
"저 빈정대는 것 좀 보게. 너 진짜 얄미운 거 아냐?"
잔뜩 꽁해가지곤 툴툴대는 꼴이 좀 우스웠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샤카르는 한층 더 울상이 되었다.
나는 자꾸만 픽픽 새어나오는 웃음을 애써 감추며 푸딩에 주의를 쏟았다. 그도 일단은 먹고 얘기하자며 아이스크림을 맹렬히 퍼먹었다. 꽤 많은 양이 금세 사라졌다. 결국 나보다 훨씬 먼저 자기 몫을 마무리하고 이번에는 내 걸 물끄러미 쳐다보는 동업자에게 마지못해 푸딩 그릇을 밀어주었다. 그는 씨익 웃고는 점원에게서 새 숟가락을 받아 내 것까지 몇 술 먹어치웠다.
그러고 나서야 제대로 된 말이 나왔다.
"아, 근데. 네가 저번에 아이린 영애가 에네아스를 의심하게 만들어 놨다고 했었나? 그것 때문인가, 그 영애가 최근에 프리드리히 놈이랑 에단 녀석에게 접근한 것 같더라."
"그럴 줄 알았어요. 의외로 뻔한 사람이네, 아이린."
"예상했어?"
"그녀 입장에서 추측하면 답이 나오잖아요. 에네아스 몰래 내 말의 진위를 확인해야 하는데, 에네아스의 비밀을 공유할 정도의 다른 가문이라면 황태자파의 작위 높은 가문으로 한정될 거예요. 그리고 아이린이 수도에 온 뒤로 가장 깊게 친해진 그런 가문 소속 사람들이라 해 봤자 프리드리히나 에단이 다죠."
그는 내 말을 듣곤 고개를 느리게 끄덕였다. 나는 다 먹은 푸딩 그릇을 옆으로 치우며 아이린의 행보를 어떻게 쫓았냐고 질문했다.
"에단이 봄에 서북부 국경 지대로 출장 갔다 무지 독한 술을 얻어왔대서 한 잔 하려고 얼마 전에 놀러갔다 왔는데, 그 날 에단이 한참 마시다 반쯤 취해선 아이린 얘기를 했어. 그 영애가 수도에 오고 얼마 안 돼서 친구가 됐다는 식으로 얘기하던데......글쎄다. 에단 녀석은 그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원작대로 에단은 아이린을 짝사랑하는 쪽으로 가고 있구나. 에단만은 내가 휘어잡은 줄거리에 딸려와 그 안타까운 운명을 벗어나길 바랐는데. 아깝다.
"숫기 없던 사람이 어느새 그렇게 발전했네요."
"그러게나 말이야. 그 녀석, 원래는 여자 옆에 가만히 서 있는 것도 못했는데. 아, 물론 에빌 넌 예외지만."
"그 점이 항상 의문이에요. 난 여자가 아니라는 건가......?"
"워낙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라 그런 것 아니겠냐. 너무 상심하지 마, 동업자. 적어도 내 눈에는 네가 여자로 보이니까."
"위로 정말 고맙네요."
빈정대듯 반어법을 구사했다. 샤카르는 날 놀려먹는 게 그렇게 재미있는지 킥킥 웃었다.
"아무튼, 에단은 아이린의 부탁이라면 웬만하면 들어줄 분위기였어. 근데 프리드리히 쪽은 아이린이 그와도 많이 친해졌다고 말한 걸 에단으로부터 주워들은 게 다야. 히야, 에단 녀석 그거 말해주면서 얼마나 싫어했는지 네가 봤어야 하는데."
"좋아하는 거 맞네요."
"엉?"
"에단이 아이린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 그러게 말이다. 그거 확실히 질투 아니냐. 하여간 웃긴 녀석. 쫄보 주제에 할 건 다 한단 말이지?"
샤카르는 팔짱을 딱 끼고 주절거렸다.
조만간 훌륭한 삼각 관계가 탄생하겠다. 원작과 비교해 라인하르트까지 끼어들어 사각 관계가 되지 않았다는 것만 달라졌다. 아이린의 마음이 차후에 어찌 되든 간에 일단 황태손은 그녀에게 줄 마음 따위 없다. 내가 막아세웠고 그가 가지 않았으니까.
원작의 구심점인 아이린의 주변은 어째 많이 바뀐 듯 하면서도 그대로인 듯, 종잡을 수가 없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현실'에 가까운 상황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어, 더는 이 세계가 활자로 이루어진 상상 속의 시공간이라는 걸 믿기가 어렵다. 아니, 사실은 믿기 싫었다.
내 앞에서 싱글거리는 이 남자가 몇 글자만으로 만들어져 몇 글자만으로 사라진, 그 덧없는 세계 속의 샤카르 멘데로프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라니아."
"응?"
문득 상념에 잠기고 만 나를 샤카르가 눈 앞에 손을 휘휘 내저어 깨웠다. 얼빠진 목소리를 내자 그가 한숨을 짧게 내쉬었다.
"에단이 일러준 네 습관이 이거였냐? 난 왜 여태 몰랐지."
"뭔 습관이요?"
"잘 살다가 갑자기 세상 다 잃은 인간처럼 음울하게 멍 때리는 거."
"뭐가 음울하다는 거예요? 당신이 본 건 그냥 평범한 무표정이에요."
"거울이라도 갖다주고 싶다......"
그가 눈꼬리를 내려뜨리며 말 끝을 흐렸다. 그리고는 약간 불퉁하게 날 쳐다봤다. 속상한 듯이.
"네가 왜 그러는지 대강 짐작은 가서, 말리지도 못하겠고. 나 참."
"무슨 짐작이요?"
"뭐겠냐."
난 도무지 뭔 소린지 모르겠어서 의문 가득한 눈으로 그를 한참 들여다 봤지만, 그는 회피하듯 햇살이 내려앉은 창가로 아예 고개를 돌려 버렸다.
햇볕이 훈훈한 날이었다.
============================ 작품 후기 ============================
오 어느새 40화네요\ㅎ0ㅎ// 읽어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오늘 안에 한 편 더 올라올 수도 있어요!
아래는 어제가 만우절이었으니까 좀 유쾌한(?) 해시태그
#자캐들이_노래방에_간다면
~소찬휘-Tears를 선곡했다~
(전주중)
라니아 : 샤카르, 미쳤어요? 부르다 목 나가면 책임질 거예요? (그러면서도 마이크를 잽싸게 집어들며)
샤카르 : 누가 너보고 부르래? 이 노랜 내 거다! (쇼파 위에 올라가 일어서며 라니아의 마이크를 뺏는다. 라니아는 얼척없어하며 다른 마이크를 집어듬)
세크네트 : 처남, 나랑 같이 부릅시다! 이예에에(샤우팅
라인하르트 : (고막 나감)
프리드리히 : 소리는 지르지 말아주시겠습니까, 세크네트 로엔세르 영식? (억지로 미소하며
(그 순간 노래 시작)
다들 약속한 듯이 한 소절씩 나눠부름
샤카르 : 아무일도 내겐 없는 거야~
세크네트 : 처음부터 우린 모른거야~!
라니아 : 오~ 넌 그렇게 날 보내줄 수는 없겠니? (엘피샤에게 마이크 토스)
엘피샤 : 이제라도 나를 잊어야 해~ 그런 모습 쉽지 않겠지만! (다시 르쉬네에게 토스)
르쉬네 : 아직 날 기다리는 난 너를 알아 마음이 아파~
(중략)
그리고 대망의 하이라이트
떼창(라인하르트 포함, 프리드리히랑 시안은 미포함) : 잔인한! 여자라! 나를 욕하지는 마~~~!!
(중략)
잊지는 마앜 내 싸랑을ㄹ 너는 내 안에 있 쒀어~~~~!!!! (으엌 켁켘)
~노래가 끝났다~
프리/시안 제외 전부 : (목이 쉬었다)
다들 물 마시고 켁켁대고 웃어대는 틈을 타 여태 미소만 띄우고 있던 시안이 조용히 박효신-눈의 꽃을 선곡한다
그러나 분위기 처진다며 엘피샤가 다시 조용히 취소버튼 누름 (시안 : 시무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