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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는 살아남고 싶었다-62화 (62/102)

00062 9. 마법 같은 비밀 =========================

별칭부터가 카슈테르 고어-영어 말이다-로 풀이하면 파란색인 시안Cyan은 단정한 머리카락 끝을 습관처럼 손가락으로 매만지며 멍을 때리고 있었다. 뺨이 북부 출신인 양 새하얬다. 볼터치 없이 자연히 떠올랐을 것이 분명한 엷은 도홧빛 홍조가 소년처럼 양 볼에 자리했다. 물론 할레시온의 귀족들도 보통은 심혈을 기울인 관리와 꾸밈으로 다들 얼굴빛이 투명한 편이지만, 그는 딱히 화장도 안한 듯한데. 부럽군.

"아, 죄송합니다. 잠시 생각에 빠져서 그만. 저 책을 읽고 계셨습니까?"

갑자기 나를 향해 맞춰진 그의 눈 때문에 좀 놀랐다. 얼른 평온을 되찾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글귀가 많더라고요."

뭔가 더 물을까 싶어 잽싸게 원래 자리에 그 책을 꽂아넣고 왔다. 시안은 영문 모르는 얼굴로 미미하게 웃다가, 뭔가 깨달은 듯 감탄사를 작게 뱉었다.

"이런. 오늘 찾아오신 이유가 책 때문이라는 걸 이제 알았습니다. 가져다 드릴까요."

"네. 감사해요."

그는 내가 앉은 쇼파 뒤쪽의 책장으로 가 몇 권을 쏙쏙 뽑아왔다. 바로 내가 예전에 빌리기로 했던 '세계'라는 책이었다. 책장 아래 서랍을 열어 두꺼운 안경을 꺼내 쓴 그가 책들을 차례로 펼치기 시작했다.

"제국어로 번역된 '세계'는 총 네 권으로 구성된 책입니다. 다만 리우네아 어로 작성된 원서는 다섯 권이지요. 길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마법적 힘이 깃들어 있어 네 권 모두에서 글씨를 읽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보통은 한두 권의 특정한 장에서만 글씨가 어른거립니다."

종이가 팔랑팔랑 넘어갔다. 놀랍게도 전부 누렇게 변색된 백지였다. 그는 3권에서 그 행동을 멈추었다.

"오늘은......여길 보세요, 3권의 글씨가 들어왔군요. 그대도 운에 따라 언젠가 네 권 전부에 금색 펄이 들어간 검은 필기체가 가득찬 것을 볼 수 있게 될 겁니다."

시안은 차분한 말투로 이러저러한 것들을 설명했다. 하지만 나는 공감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아마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자라도 죄다 놀랄 것이다. 왠지 모르게 섬짓하겠지.

"글자......? 여기에 글자가 있나요?"

살짝 불안하게 물었다. 웬 희한한 소리냐고 반문하듯 시안의 눈빛이 의아함으로 물들었다.

"안 보이십니까?"

"네. 그냥 백지 아닌가요?"

"아니요, 선명한 글자가 쓰인 종이입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좀 무서워지려고 했다. 시안은 내가 경외감을 느끼는 기색을 읽고 일단은 안심을 시켰다.

"워낙 마법적인 물건이니 때에 따라서 사람을 가릴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이 책을 타인에게 공개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라 저 또한 확실치는 않지만......책을 덮었다가 다시 열면 글자가 나타나는 부분이 달라지는 경우가 간혹 있으니 한 번 그렇게 해 볼까요."

그는 책을 덮었다가 다시 열었다. 나는 눈만 깜박이며 그걸 지켜보았다. 내 눈에는 아직도 백지일 뿐이다.

"글자가 도망치지 않았어요. 그대롭니다. 혹 보이십니까?"

"아니요......"

"이상하군요......"

이젠 시안도 아리까리하다는 표정을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웃기는 책이다. 왜 사람을 차별하고 그러는지.

"안 그래도 번역이나 필사, 복제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게끔 꽤나 공격적인 마력 회로가 덮인 책이라, 신중해지는 게 좋겠습니다."

책을 분해라도 하려는 기색으로 구석구석 살피고 만지며, 그가 말했다. 나는 그의 눈이 순간 유성우처럼 반짝이는 것을 수상쩍게 응시하며 수긍했다. 이 장소와 이 상황 모두 마법 같았다. 비현실적이고 붕 떴다는 소리다.

"책 주인으로 지정된 자만 읽을 수 있는 건가? 제 42장. 이 세계는 ―――이고, ―는 세계를 ―――."

어?

"잠깐, 잠깐만요. 방금 글씨를 읽으신 건가요?"

"네. 무슨 이상이라도?"

진짜 뭐지? 제대로 들리는 게 하나도 없다. 마력 회로인가 하는 것 때문인가. 로제가 떠난 이후 팔 년간 비상식의 경계에서 멀리 떨어져 살아온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말씀하시는 게 부분부분 끊겨 들려요. 내용을 거의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읽히지도 않을 뿐더러 들리지도 않게 설계된 책은 처음이네요. 신기해요."

"정말입니까?"

"평소의 제 청력이 멀쩡하다는 전제 하에요."

"으음......"

시안과 나는 알쏭달쏭해져서 서로를 쳐다보았다.

레몬수에 띄운 얼음이 다 녹을 때까지 책과 씨름하던 그와 나는 결국 포기를 선언했다. 시간이 모르는 새 훌쩍 지나 창 밖으로 어스름이 깔렸다. 사용인이 샹들리에와 벽면에 장식된 은촛대의 심지에 불을 붙였다. 방 안이 밝아졌다.

"레비욘에게 편지라도 해보겠습니다. 그대에게 책을 빌려드리는 것과 상관 없이 개인적으로 궁금하군요.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장난을 쳐둔 것인지, 그 연유를 듣고 파훼 방법을 알아내야겠습니다. 너무 상위 마법이라 제 선에서는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시안이 책을 치우며 조금쯤 불만스런 어투로 말했다. 그의 입에 거론된 이름의 정체를 머릿속 인명 사전을 뒤적여 찾아내고 물었다.

"레비욘이라면, 리우네아 국왕 말인가요? 그와는 연을 끊었다면서요."

"할레시온 제국의 히엘로 공작이 보내는 자문 요구서의 형식으로 물어보면 됩니다. 그는 저를 몹시 비웃긴 하겠지만 착실히 대답해 줄 겁니다."

"공문서의 형식으로 보낸단 뜻인가요."

"네. 그나저나, 시간이 늦었습니다. 귀가하셔야 할 시각이 훌쩍 지난 듯한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그럼 저는 가 볼게요. 책은 이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빌려주세요."

"그러겠습니다. 바깥이 어두우니 바래다 드릴까요?"

"부탁드릴게요."

시안이 먼저 일어나서 내게 손을 내밀었다. 여기서 웬 신사의 예인가 싶었지만 뭐라 하지는 않고 얌전히 손을 올렸다. 그는 살짝 힘을 주어 나를 일으켰다. 문가에 서 있던 사용인이 문을 열어 주었다. 그는 손을 놓고, 앞장서 계단을 내려갔다. 나는 뒤따랐다.

저택 밖은 이미 별이 한가득이었다. 청보랏빛 하늘 아래 저 멀리 대도시의 풍경이 나무 사이로 얼핏 보였다. 엄연히 산 속에 있는 르쉬네의 저택은 원래부터 야경을 구경하기 좋은 장소였다. 1층에선 별로지만 3층에서 다시 한 층 올라 다락방에 가면 수도 할렌센의 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옛날, 어른들이 한창 사냥 축제를 즐기던 때. 어렸던 우리는 사흘 간의 여름 휴가로 르쉬네의 저택에 놀러갔다. 그 중 이틀째 밤에는 좁은 다락에 옹기종기 모여앉았다. 수도의 심장에 우뚝 선 황궁을 멀거니 바라보며 라인하르트는 수심에 잠겼고, 르쉬네는 그런 황태손을 응시하며 얼굴을 몰래 붉혔다. 나는 전생에 목격한 서울의 화려한 네온사인을 떠올렸고, 그것보다는 이게 훨씬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에단은 허리춤에 찬 검을 만지작거리며, 내게 비밀인 양 작게 속닥였다. 자신은 커서 이렇게 예쁜 도시를 지키는 기사가 되고 싶다고. 나는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이제는 다 옛일이지. 나는 간단히 일축하고 시안과 함께 빌데론 거리로 통하는 길로 걸어들어갔다. 그리고 정치 이야기를 했다.

"사흘 전 귀족 회의에도 스카일러 후작은 불참했습니다. 아무래도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려는 모양입니다."

"명예 손상이 엄청나니 멋대로 얼굴 비추기는 힘들겠죠. 전 개인적으로 그 자가 평생 안 나타났으면 좋겠네요."

"진범, 후작이지요?"

내 불퉁한 어조 뒤로, 평온하기 그지없는 음성이 깔렸다. 그것이 걸음을 멈칫하게 했다.

"......추리인가요?"

"그렇습니다."

"맞아요, 그 자는 위기감을 느껴 극단적인 짓을 저질렀죠."

그 위기감을 내가 조종한 황태손이 조성했다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안은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내게 진범을 물어본다는 것은 곧 내가 그 사건을 일으킨 배후에 있음을 확신했다는 뜻이니까.

시원한 바람이 휙 불었다. 내 마지막 말과 다른 주제로, 시안이 시선을 정면으로 둔 채 물었다.

"멘데로프 영식께서 그대에게 저에 관한 말을 하진 않던가요?"

"글쎄요."

좀 뜬금없었다. 확언은 않고 애매하게 대답했다. 질문의 의도를 몰라서였다.

"하늘이 맑습니다."

시안은 이어서 더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 도무지 파악이 안 되는 사람이다. 내 주변은 왜 다 이 모양인가.

"그렇네요."

대강 대꾸하며 그를 보았다. 시안이 고개를 들어 하늘로 시선을 옮기며 눈을 휘어 웃었다. 유리알 같은 눈동자에 그제서야 밤하늘이 이사를 왔다. 뭐야, 애초에 방금 전까지는 하늘을 보지도 않고 있었던 거잖아.

"혹 멘데로프 영식께 말을 전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나는 종잡을 수 없는 대화 흐름을 간신히 쫓아가며 그러겠다고 했다. 바람이 한층 세졌다. 나뭇잎이 파스스 떨고 별이 떨어질 듯 흔들렸다. 공기가 향긋하다. 치맛자락이 펄럭여 손으로 쥐었다. 시안이 고개만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프리제의 마법은 시간의 흔적을 지우고, 엘비올리스의 마법은 얼음을 만들고, 시힐레의 마법은 마음을 읽고, 에온의 마법은 바람을 다룬다, 라고."

상당히 의미심장했다. 망국을 포함한 7왕국의 왕족들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마법 속성을 왜 줄줄이 읇지? 뭔가 찜찜했다. 우선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모조리 기억해두었다.

빌데론 거리에는 아직 사람이 많았다. 시안은 급히 가볼 곳이 있다며 여기까지만 나를 바래다 주었다. 나는 어차피 샤카르의 비호가 있었으므로 여유롭게 걸어가기로 했다.

한 스무 걸음쯤 갔을까. 갑자기 번뜩 떠올랐다. 내가 실수로 두고 온 셀리아의 양산이. 망할, 마리가 그거 꼭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어떡할지 고민하다가 시안이 아직 이 거리 어딘가에 있으리라는 생각에 다다라 뒤를 돌아보았다. 저 멀리에 시안이 있었다. 그에게 부탁하기로 마음먹고 달릴 준비를 했다. 그런데.

'뒷골목?'

시안이 수도의 각종 비공식과 비합법이 모인 뒷골목으로 이어지는 건물 틈새로 들어가고 있었다. 뒷골목과 전혀 안 어울리는 외양의 제국 7대 공작이 저길 왜?

아까의 두서없는 말이 귓가를 스쳤다. 이제 보니 샤카르에게 말을 전하려는 동시에 내게 무언가를 알리려던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의문점 가득하고 모호한 모습을 한 꺼풀 벗겨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얼결에 그를 조금 따라가다 말고 뒷골목 초입에서 멈춰섰다. 시안의 형체는 멀어지다가 금세 없어졌다. 주변이 고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허공에다 대뜸 말을 걸었다.

"저기, 도움을 청하고 싶은데 잠시 나와주시겠어요?"

그러자 어둠 속에서 검은 복장을 한 사람 여섯 명이 튀어나와 주르륵 내 앞에 섰다. 샤카르의 정보상에서 파견된 내 일일 호위들이다. 나는 지체없이 부탁조로 명령했다. 명색이 평생을 남 부려먹으며 살아온 황족인데 역할을 분담시키는 정도야 식은 죽 먹기여야지.

"맨 왼쪽 분은 루 할레시온 대공가의 저택으로 가서 자신이 히엘로 공작의 하인이라고 소개하시고 제가 좀 늦는다고 전해주세요. 그 옆 분은 지금 당장 저 쪽으로 간 히엘로 공작을 뒤쫓다가, 행선지를 알아내면 돌아와서 제게 알려주시고요. 그 옆 분은 샤카르, 아니 라카스에게 가서 현재 상황을 정확히 알려주세요. 유사시에 그가 재빨리 행동할 수 있도록. 나머지 세 분은 저를 따라오며 밀착 호위를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여기는 인적이 드문 곳이니까 상관 없을 거예요."

이 정도면 안전장치는 충분하다. 나는 시안에게 붙인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느릿하게 이동했다. 야밤에 팔자에도 없는 미행이라니. 최대한 발소리를 죽여 걸으며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그나마 단화를 신어서 다행이지, 하이힐이었으면 어쩔 뻔했어.

시간이 얼마간 흘렀다. 내 집으로 보낸 사람이 가장 먼저 돌아와 합류했고, 어머니 일레인이 내 소식을 듣곤 안도하셨다는 얘기를 전해주었다. 그 다음은 시안 쪽이었다.

"목적지는 히엘로 공작의 별장인 듯합니다."

"아까 제가 나온 거기 말인가요?"

"오직 별장으로만 이어지는 길까지 들어서는 것을 보고 왔습니다."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집에 돌아갈 거면 왜 급한 일이 있다고 한 거지? 만약 능청스러운 성격의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면 빨리 가려고 입을 나불대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말 테지만 시안의 경우는 달랐다. 그는 내가 몇 달 동안 열심히 파악한 성격상 그럴 사람이 아니다.

저택에서 모종의 비밀 회동이라도 열린 건가? 돌이켜 보면 시안은 정치 면에서 지나치게 조심스러웠고, 신중했다. 혹시 그게 의도였다면?

이렇게 되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만약 별 게 아니었다면 양산을 찾으러 왔다고 둘러대야지. 나는 다시 모습을 숨긴 호위들과 함께 저택으로 출발했다.

긴장은 오히려 목적지에 거의 다 도착해서 찾아왔다.

르쉬네의 저택으로 가는 숲길을 대놓고 걸으면서, 아까와는 확연히 다른 기류를 느꼈다. 저택 쪽으로 가까워질수록 공기가 청량하고 달콤했다. 꾸준히 부는 바람의 흐름이 언뜻 인공적이었다. 새가 스산히 울었다. 내 발자국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여름같지 않게 차가운 밤이었다.

나도 모르게 바짝 얼어서 길 구석으로 걸었다. 훔쳐서는 안 될 것을 노리는 도둑이 된 것만 같았다. 땀이 식어서 등 뒤가 서늘했다. 치맛자락을 꼭 쥔 손을 놓고 헝클어진 머리를 정돈했다. 나뭇잎 하나가 내 머리 위로 떨어졌을 때는 산짐승마냥 소스라쳤다. 왜 이러지. 이런 류의 감정에 압도당하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이제 거리는 정문 너머가 선명하게 들여다보일 만큼 가까웠다. 왜인지 문을 지키는 사용인도 없었다. 무심코 한 발 더 내딛는 순간.

화악!

한 점 소리도 없이, 어둑한 앞마당 위를 번개 같은 불길이 파랗게 가로질렀다. 날렵하고 예리하게. 일순 비명을 지르려는 입을 두 손을 들어 억지로 틀어막았다. 곧바로 근처에서 마른 번개도 쳤다. 짐승의 포효 같은 천둥에 귀가 얼얼했다. 크게 뜬 눈에 방금의 광경이 잔상으로 남는 바람에 시야가 거뭇거뭇했다. 방금 그건 가스레인지를 켜면 솟아오르는 파란 불과 비슷한 색이었다. 자연 속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번갯불이 시간차를 두고 지나간 건가?

아니, 아니다. 반사적으로 머리를 세차게 저었다. 불이 아니고, 저건.

바람이 푸른 불꽃처럼 색을 덮어쓴 거다.

'환상'이라는 단어가 불쑥 떠올랐다.

마치 마법처럼.

============================ 작품 후기 ============================

연참 2/6.

이번 챕터를 읽으실 때 준비물 : 무거운 분위기의 BGM과 떡밥 회수 간파 능력(?)

참고로 저는 이번 챕터를 쓸 때 song of the stars/dawn-yoko shimomura를 주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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