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2 Bridge 5. Cyan Rhyddella Eon : 매몰된 기억 =========================
여우비가 엷게 내리던 늦가을이었다. 스물세 살의 리데르흐 히엘로는 물기어린 눈을 들어 하늘을 응시했다. 엘피샤를 만나러 왔건만 선약이 있었는지 안에서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 자동으로 대기하게 되었다. 기다리는 것 정도야 어렵지 않은 일이었으므로 시안은 가게의 차양막 아래에 가만히 서서 시간을 셌다.
공작이 된 지 어언 오 년. 반란의 윤곽은 잡혔고 그의 의지 또한 굳건했다. 가끔씩, 특히나 오늘처럼 여우비가 내리는 날이면 무언가 잃어버린 기분이 들곤 했지만. 아무렴 상관없었다. 그저 앞으로 나아가면 되니까.
하늘은 아직 그다지 어둡지 않았다. 하지만 곧 서쪽에서 먹구름이 몰려와 소나기에 불과했던 것이 하루 온종일 내리는 비로 바뀔 터였다. 바람을 다루는 마법사는 단박에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우산을 챙겨오길 잘했다고, 시안은 생각했다.
딸랑. 경쾌한 종소리가 울리고 안에서 손님이 나왔다. 우산이 없는 모양이었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손님의 얼굴을 확인한 시안은 자신도 원인을 모르게 놀랐다. 아마 황족의 특징인 적안과 마주쳐서이리라. 그렇게 막연히 짐작만 할 따름이었다.
일단 시선이 얽혔으니 고개를 돌리든 말든 둘 중 하나는 해야 했다. 시안은 떠밀리듯 후자를 택하고, 망설이다 이내 말문까지 열었다.
"비, 아마 계속 올 겁니다."
입을 달싹거리다가 겨우 음절마다 끊어 말했다. 황족 여인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쏴아아―. 기다렸다는 듯 빗방울이 아까보다 한층 거세졌다.
"돌려주지 않으셔도 괜찮으니, 이름 모를 분. 이걸 쓰고 가세요."
시안은 웃는 듯 마는 듯 부드럽고도 미려한 얼굴을 하고 들고 있던 우산을 살며시 내밀었다. 여인은 조금쯤 얼결에, 단정하게 접힌 것을 받아 펼쳤다.
"감사합니다."
그녀는 호의에 간단히 감사를 표하고 걸음을 옮겼다.
여우비를 머금은 구름이 채 덮지 못한 햇빛에, 빗줄기가 보석처럼 반짝이며 곤두박질쳤다.
기억을 지운 것은 그다지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다. 영원히 묻고자 했으나 결국 하일로 인해 실마리를 다시 잡았고, 그렇다고 해서 이제 와 무언가 바뀌지는 않는다. 하일에게서 힌트를 얻은 1057년에 이미 시안은 공작이었다. 그는 매몰된 기억의 존재를 알기까지 흐를 일정량의 시간이 과거의 그가 확신했던 유일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너무 멀리 와 버리면 뒤돌아봐도 출발선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망각만이 후회를 배제한다. 과거의 그는 그걸 노렸다.
라니아와 어떤 관계였는지, 왜 기억을 지워야만 했는지 따위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할레시온 전국의 귀족 가주와 그 후계자를 소집하는 날에 시안은 자신의 우산을 받았던 사람을 보았다. 어느 푸른 머리의 남자와 만나 인파를 피해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까지 확인했지만 별로 신경쓰지는 않았다.
그는 카리스티아 개막 연회에서 비로소 앞선 두 번의 만남에 모종의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
"루 할레시온 대공녀와 그 파트너, 멘데로프 영식께서 입장하십니다."
시안은 시종의 입장 안내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잠시 멈칫했다. 루 할레시온 대공녀가 바로 엘피샤의 가게 앞에서 만났던 사람이어서였다. 묘했지만, 여전히 그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상황은 아니었다.
2층 외진 구석의 테라스에서 부상을 당한 대공녀가 엉망이 된 손을 치료받고 귀가하는 것을 보고서야 관심이 쏠렸다. 저 정도면 흉터가 평생 남을 큰 상처다. 시안은 자신이 줄 수 있는 약간의 도움을 떠올렸고, 익명의 힘을 빌어 행동으로 옮겼다. 혹시 몰라 하일이 준 힌트를 구체화시켜 줄 이니셜 C를 편지 말미에 적었다. 만일 대공녀가 이것을 알아채고 답장한다면, 하일의 힌트 일부는 거짓임이 판명남과 동시에 그녀가 위험수위를 넘어선 정보를 기억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기다림 끝에 반송의 형식으로 날아온 편지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 이로써 하일의 추리가 들어맞았을 확률이 수직상승했다. 대신 그의 진짜 신분의 유출 여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안도해야 할까? 시안은 모호함에 사로잡혔다.
카리스티아는 그렇게 어영부영 끝이 났다. 의상실을 운영하며 할레시온 최상위층과 교류하고 그들의 동태를 주시하던 엘피샤는 시안의 뜬금없는 호의에 주목했다. 시안의 움직임은 대공가의 후계자를 그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이에 관련한 엘피샤의 질문에 시안은 핑계 삼아 수긍했다. 반란군은 이후 내부 회의를 거쳐 황실 전체를 적으로 돌리기보다는 시안의 방법을 수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1057년의 숙청 때문에 황제의 가까운 혈육이 루 할레시온 대공가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력자로 만들 대상에 다른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
"엘피샤, 오늘 밤에 대공녀와 동행하기로 약속하셨다 들었습니다."
시안은 회의가 끝나자마자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하는 엘피샤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습니다만, 따로 지시하실 사항이라도 있으신가요?"
"대공녀가 혹 로제를 아는지 알아봐주세요."
"네......? 당연히 알지 않을까요? 오래된 일이긴 하지만 그는 대공녀의 옛 스승이었고......"
"......방금 스승이라 하셨습니까?"
엘피샤가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적진 한복판이나 다름없는 황족의 저택에 방문하더니만 그 다음부터 대공녀의 마법학 교사 노릇을 하더라는 설명과 함께. 더 자세한 것을 물었지만 하일의 연인이었던 엘피샤조차 아는 것은 딱 거기까지였다.
하일은 1060년에 시안이 저지른 만행에 의해 안 그래도 불안정하던 인격을 완전히 상실해 버렸다. 대공녀에 대해 물어봤자 얻을 정보는 적을 것이다. 시안은 저잣거리로 향하는 엘피샤를 멀뚱히 지켜만 보다가 결국 외투를 챙겼다.
왠지 모를 기시감이 가득한 거리의 인파에 섞여든 시안은 엘피샤와 대공녀의 대화를 엿들었다. 바라지 않았던 확신을 얻고 들키기 전에 돌아서려는데, 라니아의 머리끈이 세찬 겨울 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보고 말았다. 바람을 조종해 머리끈을 낚아챘다. 라니아보다 먼저 시안의 존재를 알아챈 엘피샤가 여긴 왜 왔냐는 식으로 그를 힘껏 흘겨보았다. 시안은 얼른 머리끈을 대공녀의 하녀 마리에게 건네고 즉시 자리를 떴다. 마리는 의아한 듯 저 멀리 걸어가는 그를 쳐다보다가 이내 신경을 껐다.
시안은 곧장 방향을 틀어 별장으로 갔다. 얼마 전에 여러가지 이유로 매물이 나오자마자 구매해 둔 르쉬네 제드릭 할레시온과 그 가족의 저택이었다.
아직 정돈이 되지 않아 지저분하고 어두컴컴한 저택에는 하일이 머물고 있었다. 하일은 2층으로 올라가는 낡은 계단 전체에 거대한 초록빛 마법진을 그려 놓고 그 위를 걸어다니며 틀린 곳이 없나 검수하던 중이었다. 삐걱이는 소리와 함께 열린 문 너머에서 시안이 발을 들이자 하일이 비죽이 웃었다.
"한동안 방문자가 없을 거라 하지 않았나?"
"당신만의 시간을 방해해서 죄송하지만, 물어볼 것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방문했습니다."
"1060년 이전의 일이라면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저도 혹시나 해서 찾아온 것이니 걱정 마세요."
차분하게 말하고 로비 한가운데에서 멈춰섰다. 하일은 그를 멀거니 내려다보았다.
"에빌 대공녀의 교사였던 적이 있습니까?"
"......글쎄."
"역시 그렇군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봐, 포기가 너무 빠른 것 아냐?"
하일은 쌩하니 돌아서는 시안의 뒤통수를 눈으로 좇으며 헛웃음을 뱉었다.
"그거, 엘피샤가 알려줬지?"
시안이 앞으로 내딛으려던 발을 멈추었다.
"나도 엘피샤한테 나중에 들은 소리라서 '내'가 알고 있다고는 말 못하겠어. 하지만 사실인 것 같던데. 엘피샤는 그걸 예전의 나한테 들었다고 했거든."
껄렁하게 팔짱을 끼고 술술 말하는 하일을 고개만 살짝 돌려 직시했다. 확인사살은 끝났다.
"......쓸모 있는 정보로군요.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간다. 그러나 하일은 그를 이대로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새로운 가정을 하나 세웠기 때문이다.
"시안 리델라 에온."
시안이 말없이 몸을 돌렸다. 하일은 제 발아래 깔린 풀빛 마법진을 발끝으로 가리켰다.
"내가 1060년에 쓰다 죽을 뻔했던 '마법 파훼용 마법진'을 재현해봤어. 세 시간째 검수하고 있는데도 문제점을 전혀 발견하질 못했지."
"그 때 당신이 발동한 마법진의 모양을 기억하고 있단 말입니까?"
냉엄한 무표정으로 시안은 물었다.
"물론 대가를 있는대로 가져다 바치면서 살아나는 바람에 시간대를 막론한 기억들이 뒤섞이고 누락되고 난리도 아니었지. 그 와중에 죽을 뻔했던 당일의 기억도 거진 다 날아갔고. 근데 마법진 모양은 아무래도 삭제가 아니라 다른 기억 속에 잘못 섞여들어간 모양이더군."
창문을 투과한 파란 달빛이 시안의 머리색에 스며들었다. 흰 뺨이 더욱 차게 희어졌다. 겨울에 물든 채로 그는 부정했다.
"마법진의 오류가 없었는데 당신이 심장에 관통상을 입었을 리가요. 기억이 왜곡된 것이겠지요."
"정말 그럴까?"
"당신이 쓰러져 있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제가 본 것은 마법진의 흔적과 새로이 발동되는 다른 마법진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당신은 죽어가고 있었고. 온전하지 않은 당신의 기억보다는 제 기억이 한층 정확하지 않을까요."
"......반박할 수가 없게 만드네. 다른 기억나는 게 있어야 뭐라도 말할 텐데."
"무얼 의심하고 하시는 말씀인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보다는 효율적인 일을 하시기를."
"호오. 그 일침 좀 마음에 들었어, 시안 리델라 에온."
시안은 그의 감탄사를 무시하고 등을 돌렸다.
보기 드물게 경직된 표정으로 저택을 나서며, 그는 자신이 감춘 죽음을 되짚었다.
1060년에 하일을 죽음으로 내몬 사람은 시안이었다.
하일은 그 즈음 어머니인 엘비올리스의 왕녀 샤샤에게 인정받기를 포기했다. 가망이 없어서였다. 자연히 반란군 조력자로서 살아가야 할 이유나 열망도 흐릿해졌다. 애초부터 독선적인 면모가 강했던 그는 제어할 수 없는 폭탄이 됐다. 의견 충돌이 잦아지면서 그나마 그를 붙잡을 수 있는 엘피샤도 차라리 그를 풀어주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말을 꺼냈다. 단순한 동업자가 아닌 연인 관계였기에 가능한 소리였다.
여태껏 수없이 왕국 재건이라는 목표에 얽매여왔고 또 스스로를 묶었던 시안은 이번에도 최악을 선택했다.
어느 깊은 밤. 수도 외곽의 산 속, 버려진 산장에서 폭음이 울렸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부서진 잔해를 겨우 딛고 일어선 하일이 노기 띈 음색으로 말했다. 무심한 얼굴의 시안은 대답 없이 무자비한 마법을 한 차례 더 발동했다. 일순 푸른 용처럼 달려드는 마력을, 하일이 얼음 방패를 만들어 막아냈다.
"무슨 짓이냐고 묻지 않습니까!"
변명조차 하지 않고, 시안은 감정이 제거된 처단자처럼 굴었다. 곧바로 한층 거대해진 규모의 돌풍이 불어닥쳤다. 사방에서 쇄도하는 무형의 창과 칼에 일일이 대응하기에, 잡아 부수면 그만인 하일의 얼음 마법은 적합하지 않았다. 원래부터 공격력을 기준으로 따지자면 시안에게 한참 못 미치는 마법사였던 그다. 사전 대비 없이 즉각 막아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짜고짜 외진 곳에서 만나자고 한 것부터 의심했어야 했다. 하일은 이를 부득 갈았다. 수많은 가설이 스쳐지나갔으나 그 중 무엇도 납득가지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싸우는 것밖에는 도리가 없다. 하일이 허공에 예리한 얼음 판을 생성해 그대로 내리꽂았다. 시안은 머리 위로 손을 뻗어 판을 동강내버렸다. 여전히 크기가 상당한 그것을 거센 바람으로 밀어 시전자에게 돌려주었다. 하일이 손을 휘저어 자신의 마법을 없애고 얼음 가시를 지저에서부터 솟아오르게 했다. 발끝에 공기를 응집시켜 일시적으로 땅을 박찬 시안은 뒤쪽의 낡은 책장 위에 안착했다. 곧장 부서진 집기를 띄워 날렸다. 흰 바탕에 푸른 문양이 그려진 망토가 잔바람에 휘날렸다.
하일은 얼음 창을 한 손에 쥐고 휘둘러 그것을 조각내고 반대 손으로는 응용 마법진을 그렸다. 진 한가운데에서 뻗어나온 사슬이 시안을 노렸다. 그는 자신을 중심으로 파도처럼 바람을 일으켜 사슬을 쳐냈다. 그러나 하일은 시안이 올라간 책장의 허리를 베어넘기고 순간 추락하는 시안의 팔을 사슬로 휘감아 끌어당겼다. 떨어지는 도중에 몸을 날렵하게 회전시키며 날카로운 얼음 가시를 간신히 피한 시안은 그나마 멀쩡한 바닥으로 끌려내려왔다. 엎드린 상태에서도 그는 틈을 주지 않고 손을 움직였다. 그의 눈이 붉게 충혈되기 시작했다. 모든 방향에서 나타난 푸른 반월형 칼날에 하일의 몸 곳곳이 얇게 베였다.
그 때 시안의 발목을 휘어잡고 있던 사슬이 몇 갈래로 갈라져 손부터 옴짝달싹할 수 없게 하고, 이어서 온몸을 옭아맸다. 얼음 마법에 대한 부작용은 체내 혈액량의 감소. 사슬을 소환한 시점부터 이미 하일의 얼굴은 창백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그 상태에서 수십 개의 얼음 창을 불러냈다.
마법을 설계해야 할 손이 행동불능이 되어 일반적인 경로로는 방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을 궤뚫으려는 창을 마주한 시안이 결국 억눌린 어조로 씹어뱉듯 읇조렸다.
"라 웨스타 이트."
언어에 실린 힘이 지금까지의 기술을 훨씬 상회하는 상위의 마법을 시전했다. 경악한 하일이 그것을 상대할 수 있는 강력한 파훼 마법식을 입에 담으려 했지만, 식이 너무 복잡한 나머지 완성만 하고 발동하지 못했다.
"허억, 컥!"
하일이 곧 목 막힌 소리를 내며 털썩 주저앉았다. 시안은 파훼식으로 사슬을 끊어내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가 시전한 것은 공기의 흐름을 극단적으로 조절해 대상이 호흡할 수 없게 하는 마법이었다. 그는 지나치게 부담되는 마법을 쓴 탓에 당분간은 앞을 보는 데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눈을 아예 감아버렸다. 안구가 깨져나갈 듯이 아파 주먹을 세게 쥐고, 여유로움을 가장해 조곤히 말했다.
"대의를 위한 일이라 포장하겠습니다."
시안이 손가락을 튕겼다. 손 끝에 시퍼렇게 휘돌던 기운이 찰나 흩어지더니 쓰러진 하일의 등 뒤에서 바람의 검이 되어 다시 나타났다.
"안녕히."
검이 일직선으로 꽂혀 심장을 관통했다.
그런데 숨이 완전히 끊기기 직전, 거의 동시에 하일을 둘러싸고 새로운 자줏빛 마법진이 띄워졌다. 그것은 화려하게 빛을 내고 사그러들었다. 다시 어두컴컴해진 바닥에서, 하일이 아까처럼 멀쩡히 숨을 쉬었다. 그가 들이쉬고 내쉬는 공기의 흐름을 확인한 시안이 그제서야 웃음 같지 않은 웃음을 띄웠다.
그가 의도했던 대로였다.
기억이나 시간의 흔적을 지울 수 있는 하일의 능력은 그에 상응하는 것을 요구한다. 죽음을 없던 것으로 되돌리려면 엄청난 대가가 필요했다. 하일은 적어도 그의 인생 가치관을 건드릴 만큼 중요한 기억은 송두리째 잃었을 것이다.
철저한 도박이었지만 이것이 시안이 택한 방법이었다. 그는 깨어난 하일이 방금 전까지의 일을 모조리 잊은 데다가 아예 다른 사람처럼 말하는 것까지 듣고 자리를 떴다.
그는 그렇게 쓸모있는 도구를 온전히 손에 쥐었다.
============================ 작품 후기 ============================
예약 아이템으로 올립니다. 시안 외전은 84화에서 끝나고, 85화는 다른 캐릭터의 한 편짜리 외전입니다.
++이거시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