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화 〉서장[序章] - 프롤로그 (1/130)



〈 1화 〉서장[序章] - 프롤로그

소녀는 얼굴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은근한 향이 지끈거리는 몽취[夢醉]를 씻어내고 있었다.
그녀는 새의 깃털을 채운 값비싼 이불을 걷고, 주변을 돌아본다. 온통 금빛의 치장품으로 도배되어 있는 방안. 얼핏 보이는 창틀과 문은 동양풍의 느낌이 묻어났다.
그 문틈 사이로, 여자들의 속삭임이 귓가에 스미었다.

“소소아가씨가 극독을 집어먹고 와병중이라지?”
“게을러서 독공도 연마하지 않던 분이 갑자기 고수가 되어야 한다며 칠혼독[七魂毒]을 집어먹었다나 뭐라나.”
“예전부터 거만하게 사람을 부리더니…. 꼴좋게 되었어.”

소녀는 그녀들의 험담을 들으며 고운 눈썹을 찌푸린다. 아직 잠이  깬 것일까?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고, 가슴께를 주무르며 더더욱 인상을 찌푸린다.

“뭐야, 씨발.”

소녀의 입에선 다소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에 볼살을 움찔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화려한 장식들이 붙어있는 동경[銅鏡]엔, 사나워 보이는 미소녀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붉은 입술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며 짧게 감탄했다.

“씨발, 뭐야.”

사천당가의 미친년, 무협소설 쌍검무쌍의 악역, 골칫덩이, 문제아.
당소소가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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