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화 〉십장[十章], 불굴일향[不屈一香] 4
당소소는 가주전 근처의 정자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었다.
“이거 잘못하다간 먹기 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네….”
조금이라도 잘못 움직였다간,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당가의 아가씨로서 절대는 해선 안 되는 일이었기에, 당소소는 먼 산을 바라보며 최대한 더부룩한 속을 진정시켰다.
그런 당소소의 곁으로 양 갈래의 소녀하나가 성큼성큼 걸어와 걸터앉았다. 독무후는 당소소의 배를 쿡 찌르며 물었다.
“그래, 맛있는 건 좀 먹었느냐?”
“스승님. 대체 무슨 말을 하셨기에 그런 산더미 같은 진수성찬들을…?”
당소소의 책망을 담은 눈길에, 독무후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냥 네가 소면만 먹고 다닌다고 말한 것뿐이다. 유난스러운 건 그 녀석 성격이지.”
“…후우.”
당소소는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숙였다. 독무후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물었다.
“큭큭, 속은 좀 괜찮으냐?”
“좀 힘드네요….”
“소화를 시킬 겸, 담소나 좀 나눠보자꾸나.”
독무후는 의자에 걸터앉아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말했다.
“무공을 수련하는 목표에 대해서 듣고 싶구나.”
“목표라면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지?”
“무공은 배우고 싶어 하는데, 하는 행동을 보면 호신술로 배우려는 생각은 아닌 것 같기에 하는 말이란다. 그럴 생각이었으면 진천이가 직접 가르쳤겠지. 날 불러서 본격적으로 무공을 배우게 하진 않았을 거니까.”
“초절정고수가 되겠다, 이런 경지에 관한 목표인가요?”
“그런 것도 좋고. 아니면 비도를 던져서 나뭇가지를 자르고 싶다라는 소박한 목표도 괜찮고. 누구를 이겨보고 싶다는 호승심 있는 목표도 괜찮겠지. 단지 무공을 익혀 무슨 일을 하고 싶냐는 물음이니 그리 깊게 생각하지 말거라.”
독무후는 그렇게 말하며 당소소를 바라봤다. 당소소는 그 눈빛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내가 무공을 익히는 목표는 내 이야기를 희극으로 만든다는 목표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 주인공 일행을 따라다닐 수 있을만한 정도는 되어야 해. 정천무관에 입학할 수 있을 정도. 하지만 이걸 어떻게 설명한다….’
“…….”
당소소가 침묵하고 있자, 독무후는 당진천에게 전해 받은 당소소의 소망에 대해 말했다.
“정천무관이 가고 싶은 게지?”
“음…?”
당소소가 당황하는 얼굴을 보이자, 독무후는 땋은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웃었다.
“어른들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고 듣는단다. 그나저나 정천무관이라…. 조금 미묘한 목표구나. 아니, 오히려 적임자에게 묻는다고 봐도 되려나?”
“적임자라뇨?”
“정천무관을 지원하는데 있어서 황실 쪽 의견을 다듬어준 사람이 나거든. 매일 독만 감별하려니 심심하더라고. 나중엔 명예교수까지 시키려고 하던데, 알다시피 난 황실의 일이 바빴잖니?”
당소소는 독무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작중에서 독무후는 정천무관의 관장실에 있는 장막 뒤에 눌러앉아, 주인공이 기연으로 얻은 영물의 내단이나 독 같은 것을 가공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정천무관에 관해서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은 어렵잖게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황실의 지원에 관여했다니. 이건 예상하지 못했네.’
그 생각과 함께, 당소소는 시선을 위로 돌리며 가장 신경 쓰이는 것에 대해 물었다.
“입학하기 위해선 기를 일으킬 수 있는 경지인 일류무인이 되어야한다고 들었어요.”
“연정화기의 일류무인이라.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만…. 정천무관 자체에서 입학에 무공의 경지를 두진 않는단다.”
독무후는 그렇게 말하며 의자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몸을 돌려 고요한 정원을 바라봤다.
“황제가 되기 위한 정쟁이 멎고, 황실은 안정화를 찾았지. 외부로 눈을 돌릴 여유가 생겼어.”
“그래서 정천무관은 이제 무림맹 산하의 교육기관이 아니라, 황실에서 직접 지원을 하는 황립 교육기관이 되었다는 건 알고 있어요.”
“잘 알고 있구나. 천자에게 있어서 무림인은 애물단지 같은 존재지. 내버려두기엔 너무 강한 무공을 지니고 있고, 그렇다고 손에 넣고 관리하기엔 그 세력이 너무 넓게 퍼져있다. 사상은 천차만별이라, 무조건적인 충성을 이끌어내는 것도 어렵다.”
당소소는 독무후의 말을 쌍검무쌍의 서술에 비춰보며 그 결과를 찾아냈다.
“무림맹의 지원이네요.”
“맞아. 국가차원의 예산을 조금 할당해주고, 무림맹주라는 명예직을 황제가 직접 임명한다. 그것 하나만으로 무림맹은 자경활동의 명분을 얻는 셈이야. 실제로 무림맹주에게 권위가 주어지자, 정파무림을 자기들 스스로 통합시키고 사파무림을 배척하며 마교나 새외무림을 경계하고 있지.”
“황실에선 그 지원을 정천무관에 할당하라 명했군요?”
당소소가 묻자, 독무후는 짙게 웃으며 당소소의 물기어린 머리카락을 만졌다. 잠시 그 물기에 의문을 품었지만, 별 생각 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래서 정천무관의 문턱이 낮아졌단다. 시설은 좀 더 크게, 인원은 좀 더 많이. 정천무관은 이제 유명무실한 무림맹의 하급무사들을 교육하는 곳이 아닌, 무술에 뜻이 있는 자들에게 기회의 장소가 됐다.”
“교수로 있는 유명한 문파의 장로들에게 추천을 받아 좋은 문파의 제자로 들어가기도 하고, 정천무관에서 익힌 무공으로 무과에 급제하기도 하고….”
“무림맹의 힘이 늘어나는 곳이지. 황실의 예산이 분배된 정천무관은 쭉정이밖에 없던 교수진을 물갈이하고 각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자리하게 됐단다. 네 말따마나 빛나는 재능을 보이는 자들이 좋은 자리를 추천받기도 하겠지만, 그러지 못한 자들은 어떻게 되겠느냐?”
당소소는 독무후의 설명을 들으며 웃음 지었다. 자신이 아는 내용이었다.
“군인과 무사가 될 것 같아요.”
“양질의 교육은 받았으나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이들은 대부분 군인이 되거나, 무림맹의 무사가 된다. 황실도 무림맹도 서로 원하는 결과야. 중앙군은 강해지고, 무림을 통제해야 할 무림맹도 강해지고.”
“그래서 무림맹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후기지수들이 모인 곳이 용봉지회죠?”
“그래. 오랫동안 지역의 맹주라는 지위를 누려온 구파일방과, 새로 그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오대세가 역시 그것을 마음에 들지 않아한단다. 그래서 굳이 정천무관에 후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자신들의 지분을 끼워 넣으며 자신들의 자식들을 입학시켰지.”
독무후는 당소소의 머리칼에서 손을 놓으며 말을 이어갔다.
“네가 입학조건이 일류무인이라고 알고 있는 연유가 바로 그 용봉지회 때문일 게다. 정천무관에 입학한 구파일방의 제자들과 오대세가의 자녀들은 각 세력의 얼굴이니까.”
“얼굴….”
“그래서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자제들이 누릴 수 있는 유력문파 특례입학의 조건이 일류무인부터 시작이란다. 전통있는 문파의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 신흥 세력으로서 그에 부족하지 않다는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
당소소는 소면타령을 하던 자신이 떠올랐다. 그리고 당가의 직계가 그런 행동을 보이면 얕보인다는 독무후의 음성이 떠오른다. 독무후는 당소소의 생각을 읽었는지, 슬쩍 웃으며 말했다.
“후후, 독무후의 제자는 꽤나 반반한 얼굴이니, 그리 의식하지 않아도 된단다.”
“…제가 일류무인이 될 수 있을까요?”
“언제 입학할 생각이지?”
“생각은 이 년 뒤로 하고 있어요.”
“이 년 뒤라….”
독무후는 팔짱을 끼고 당소소의 위아래를 훑으며 설계도를 그린다.
‘무재는 좀 떨어지고, 몸 상태는 최악. 하지만 받아들이는 것은 꽤 괜찮은 편인 것 같은데. 체정기신심에 관한 이해도 나쁘지 않게 했으니. 하지만….’
“굳이 정천무관일 이유가 있느냐? 그저 강해지고 싶다면 나나 네 아비한테 가르침을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텐데. 정천무관에서 배우는 것보다 효율도 좋고 기간도 짧을 게다.”
“그, 그냥 가보고 싶었어요.”
쌍검무쌍의 이야기를 따라가야 한다고 말할 순 없기에, 당소소는 어색한 말투로 이유를 얼버무렸다. 독무후는 그런 당소소의 태도를, 새로운 경험을 바라는 마음이라 여기고 웃었다.
“뭐, 굳이 깊은 가르침을 받는 게 아니더라도 무림초출들의 강호유람을 정천무관에 입학하는 것으로 시킨다곤 하더구나. 큰 위험도 없으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일들을 겪을 수 있으니. 말했다시피 많은 경험과 넓은 관점은 수련에 도움이 되니까, 난 딱히 말릴 생각은 없다.”
“그럼 가도 되는 건가요?”
독무후는 화색을 띠는 당소소를 바라보며 자신이 가진 걱정을 말했다.
“강호유람만 할 것이라면 괜찮단다. 하지만 무언가를 얻고 싶어서 가는 거라면 잘 생각해보거라. 괜히 유력문파 특례입학의 조건으로 일류무인이라는 제한이 걸린 것이 아니니까.”
당소소는 독무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정천무관의 입학에 관한 문장을 떠올린다. 주인공을 따라다니던 구파일방의 여제자와 주인공이 나눴던 대화였다.
‘너, 정천무관이 일류무인들을 요구하는 이유에 관해서 알아?’
‘권위를 드높이기 위해서인가?’
‘그 이하는 정천무관의 가르침을 전부 흡수하기 어렵고, 그 이상은 이미 자신만의 틀이 잡힌 무인들이기에 정천무관의 배움이 필요없으니까야. 헌데 넌 연기화신의 경지에 이른 초절정고수인데, 굳이 거기에 들어갈 필요가 있어? 어느 세가의 식객으로 들어가면 잘 먹고 잘 살 텐데.’
‘내가 산에만 있으니 기본적인 무림의 상식을 잘 몰라서. 듣자하니 정천무관이 무림초출들에게 괜찮은 강호유람장소라며?’
당소소가 생각에 잠겨 침묵하고 있자, 독무후는 얼추 다 그려진 당소소의 설계도를 떠올리며 말했다.
“일단 정상적인 방법으론 이 년 안에 일류무인이 되는 것은 무리란다.”
“역시 그렇겠죠?”
“평범한 사람이 일류무인이라는 경지에 이르려면, 적게 잡아도 사십 년은 걸린다. 내가 그 시간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기야 하겠다만, 네 몸은 꽤 치명적인 결함이 있으니.”
독무후의 말에 실망한 기색을 보이는 당소소. 독무후는 풀죽은 당소소의 등을 때리며 말했다.
“입학이 하고 싶다면 굳이 일류무인이 될 필요는 없잖느냐?”
“하지만, 그리되면….”
당소소는 특례입학을 하지 않았던 작중의 당소소를 떠올린다.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후기지수들이 모인 용봉지회엔 얼씬도 하지 못했고, 고수를 키워내지 못했냐는 당가에 대한 구설수들도 듣게 되었다.
추후엔 독무후가 건재한 모습을 보여서 내다버린 자식이라는 이야기까지 듣게 된다. 그럴수록 당소소는 주인공에게 더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족한 권위를 채워보기 위해 질 나쁜 무인들과 무리를 지었고, 해소될 수 없는 외로움의 갈증을 해결해 보고자 그 무리를 이용해 남들을 핍박해봤다.
결과는, 알다시피 썩 좋지 않은 결말이었다. 본작의 흐름을 따라가고자 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지만, 그로인한 피해자가 더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당소소는 우려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
“당가에 관한 나쁜 소문이 돌 것 같아서요.”
“뭐, 확실히 그림은 나쁘겠네. 그게 걱정이라면 굳이 가지 않고 내 곁에서 무공을 배우는 편이 낫겠구나. 하지만 이렇게까지 말하는 건, 그래도 가고 싶기 때문이겠지?”
“…예.”
“첫 번째 목표가 아무런 기반 없이 이 년 안에 일류무인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라….”
독무후는 턱을 쓰다듬으며 당소소를 바라본다. 그 눈엔, 악동의 영악함이 어린다. 당소소는 체념한 상태로 물었다.
“불가능한가요?”
“무리라고 했지, 불가능하다곤 하진 않았다.”
“그게 그거 같은데….”
당소소는 미심쩍은 얼굴을 했다. 독무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나는 무리하는 것을 좋아해. 다만, 너도 그 무리하는 것을 견딜 수 있냐는 건데….”
“…….”
우습게도, 몸을 제멋대로 굴리는 것은 김수환의 특기였다. 독무후는 입을 꾹 다물고 자신을 바라보는 당소소의 얼굴에, 헛웃음을 터뜨렸다. ‘제발 무리하게 해주세요!’라는 목소리가 귓가를 울리는 듯 했다.
‘확실히, 내가 거두지 않았다면 위험했을 아이야.’
독무후는 혀를 차며 생각했다. 응석받이였다는 과거가 믿기지 않을 만큼 자신의 목숨을 소모품인 양 여기고 있었다. 무공을 배우지 않고 천괴와 학귀를 막아서는 짓은 죽음에 대한 감정이 마비되지 않고서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뭐, 굳이 묻지 않으마. 소화는 다 되었느냐?”
“좀 더부룩하긴 한데…. 그래도 쏟아낼 정도는 아니에요.”
“쏟아낼…. 음….”
독무후는 당소소의 어휘력에 잠시 감탄하더니, 정자를 내려가며 말했다.
“자, 그럼 소화도 됐겠다. 수업을 시작해보자꾸나.”
“네, 스승님!”
당소소가 독무후의 뒤에 따라붙으며 말했다. 독무후는 무후당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삼류는 근골을 기반으로 한 단순한 무술을 사용한단다.”
“오로지 체만 사용하는 거네요.”
독무후는 웃음으로 당소소의 말을 긍정했다.
“이류는 내공을 몸에 깃들게 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내공이 깃든 피를 혈맥으로 돌려 몸을 단단하게 만든단다.”
“기화하지 못한 내공을 몸에 돌린다면….”
“내공이 깃든 피가 근골을 강화한다. 물론 내외의 조화를 맞추지 않는다면 상해를 입는 것은 당연하고. 이 이야기만 들으면 그럭저럭 강해 보인다만, 기화하지 못한다면 내공도 제대로 된 공능을 발휘하기가 어려워.”
독무후는 그렇게 말하며 성큼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었다. 마치 요술이라도 부린 양,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당소소의 옆에 자리했다.
“보법[步法], 신법[身法], 안법[眼法] 등등. 내공을 내기로 변화시켜 그것을 기반으로 힘이 근골만이 아닌 전신에 작용하게 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로 사람의 한계를 넘어서는 무술을 입문하게 되는 단계가 일류무인이지.”
당소소는 내기로 보법을 펼쳐 청랑호를 뛰어다니던 정유를 떠올렸다. 내공이 내기로 변하여, 몸놀림을 가볍게 만들고 사람의 몸으론 불가능에 가까운 발놀림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까 떠올렸던 대화 또한 떠올렸다.
“본격적인 상승무공들을 체득하게 되는 단계네요. 그렇기에 용봉지회의 후기지수들에게 일류무인이라는 제한을 걸었던 거고.”
“맞다. 이제 자신의 틀을 만들어야 할 단계에서 정천무관만큼 좋은 곳도 더 없지. 자, 그럼. 네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네가 일류무인이 되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
당소소는 여태 배웠던 것을 자신의 몸에 비춰본다. 모든 것이 부족했기에, 오히려 대답하기 쉬웠다.
“무술과 그럭저럭 괜찮은 몸. 그리고 멀쩡한 단전과 내공을 중단전으로 전할 수 있는 튼튼한 혈맥이요. 모두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네요….”
당소소의 말에 독무후는 말없이 웃어주었다. 후미진 골목을 지나, 소박한 무후당이 나타난다. 독무후는 대문의 현판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연단술에 대해 들어봤느냐?”
“잘….”
“불로장생을 위해 금단[金丹]을 제조해 섭취하는 것이지. 미련한 짓이야. 금단을 제조한답시고 쓰는 금속들은 모두 독성을 가지고 있거든. 광물독[鑛物毒]이라 부르는 것이란다. 이 놈은 독기를 밖으로 빼낼 수도 없어요. 아주 지독한 놈들이지.”
“아. 들은바있어요. 옛 황제들이 오래 살고 싶어서 수은을 먹었다는 이야기잖아요?”
독무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독문은 그 미련한 짓에서 더 나아간 생각을 했단다. 독공의 고수가 된다면, 그 광물독을 섭취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발상에서 시작된 것이었지. 독기가 빠지지 않고 몸에 잔류한다…. 독공으로 그 기운을 다룰 수만 있다면, 단전 하나가 더 생기는 셈 아닐까라는 미친 생각.”
“그럼….”
“네 단전과 혈맥을 만들기 위해, 독을 먹을 수 있겠느냐?”
독무후는 그렇게 말하며 당소소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