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화 〉막간[幕間], 생식협객[生食俠客] 2
“후우.”
한휘는 숨을 뱉으며 기운을 가다듬었다.
마치 원래 몸 안에 있던 것 마냥, 공청석유의 거대한 기운이 혈맥을 휘돌고 기맥을 휘돌아 내공으로 갈무리 되었다. 수 만년을 자리해 있던 무당산. 그 산의 거대한 자연지기가 한 움큼으로 응축된 공청석유의 기운이 한휘의 하단전에 자리했다.
그 거대한 기운을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포화상태가 된 한휘의 단전은 내공을 내뱉으며 전신으로 퍼뜨렸다.
뚜둑, 뚜둑!
막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며, 혈맥과 기맥의 지류인 세맥[細脈]이 확장된다. 본디 좁디좁은 통로거나 사람에 따라선 말라비틀어진 세맥. 단전에 쌓이지 못한 공청석유의 기운은 세맥을 넓히며 사그라졌다.
“…냄새가 고약하네요.”
“세맥이 타통되며 몸에 쌓여있던 노폐물이 튀어나오는 중이다.”
“괜히 하늘이 내려준 무재[武才]가 아니군요. 마침 이 곳을 지나, 어르신을 만나서 그 재능을 개화하는 것까지…. 천운을 타고난 사내 같습니다.”
예향과 궁기의 대화가 끝나자, 한휘는 길게 숨을 뱉으며 허공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궁기와 예향을 바라본다.
“소저가 여긴 어떻게…?”
“…은혜는 잊지 않도록 하지요. 예향이라고 합니다.”
예향은 쌀쌀맞게 대꾸하고 절벽 아래로 훌쩍 뛰어내렸다. 잠시 그녀가 뛰어내린 절벽을 바라보던 한휘.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궁기를 돌아보며 묻는다.
“안돌아 오네요?”
“넌 여기서 검기정돈 뽑을 수 있어야 나갈 수 있어.”
“예?”
“이거나 받거라.”
궁기는 품을 뒤져 동그란 핏덩이를 한휘에게 던진다. 얼떨결에 핏덩이를 받아든 한휘는 손에서 느껴지는 맥동을 느끼며 물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천년을 인내해 승천직전이던 이무기의 내단.”
“…대체 왜 저에게 이런 것들을 베푸시는 겁니까? 전 돌려줄 자신이 없습니다만.”
한휘는 안색을 바꾸며 궁기에게 물었다. 궁기는 동굴로 향하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그저 궁기일맥만 잇는다면 상관없어.”
“궁기일맥이 도대체 뭐하는 겁니까?”
“사람을 사랑한 흉수가 만들어낸 문파.”
궁기는 한휘를 돌아봤다.
“너무나 사랑해서 자신을 음해하는 이들까지 보듬었던 이가 만들었던 문파다. 사람들을 위해 싸워왔지만, 결국 사람들에게 버려진 무인. 그런 그가 같은 처지의 세 사람을 모아 사흉혈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하고, 그들을 지켜왔었지.”
“그래서 저는 당신에게서 궁기일맥을 잇고 나머지 세 명을 보호해야 한단 말씀이십니까?”
궁기는 고개를 저었다.
“그 임무는 내 대에서 끝났다.”
“어째서죠?”
“사흉혈맥을 위협하던 자들은 모두 내 손으로 죽였으니까.”
궁기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어쩐지 허무해 보이는 웃음이었다. 구주팔황, 그 넓은 대지에서 얼마나 많은 이를 죽였을까. 한휘는 그가 입에 담았던 그의 별호를 떠올린다.
흉성[凶星].
그가 어떤 살업을 쌓아왔을지 가늠조차 되질 않았다.
“공청석유라는 귀한 것을 주신 것은 감사합니다만, 저는 사악한 자의 제자가 될 순 없습니다. 그렇게 배워왔고, 그렇게 살아왔으니.”
“알다마다. 네가 누구의 혈육인지는 대충 알고 있으니, 그런 태도도 무리는 아니겠지. 그렇기에 더더욱 나에게 사사하여야 한다.”
“저희 부모님을 아십니까?”
한휘의 물음에 궁기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뜸을 들였다. 그리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흘흘. 말하지 않는 것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니라.”
한휘는 궁기를 노려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급변하는 상황을 차분하게 정리했다. 자신이 구해준 여인은 무당파의 제자였고, 형인장에게 쫓기던 자신은 천무지체라는 것이었으며 궁기일맥이라는 문파의 흉성이라 불리는 고수에게 제자가 될 상황에 처해있었다.
‘그리고 나조차 알지 못하는 부모님의 정체를 아는 분위기야. 그렇다면….’
한휘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궁기를 이용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는 눈을 크게 뜨며, 궁기를 향해 질문했다.
“일단, 천무지체가 뭡니까?”
“한마디로 모든 무를 통달할 수 있는 육체다. 검을 쥔다면 검선이라 불릴 것이고, 창을 쥔다면 창왕이라 불리겠지. 마공을 익힌다면, 능히 천마라 불릴 것이다.”
“…전 전혀 그런 징조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네 부모가 의도적으로 숨긴 게지.”
“대체 저희 부모님의 정체가 무엇이기에 그런 것들을 해왔단 겁니까?”
궁기는 한휘의 질문에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군.”
“그럼 절 제자로 삼는 이유가 고작 천무지체 하나뿐입니까?”
“고작이라니, 내 말했잖느냐? 모든 무공에 통달할 수 있는 육체라고. 그 정도면 충분한 이유가 될 테지.”
“뭐 인성이라던가, 스승에 대한 공경 같은 것이나 목표 같은 것은 묻지 않으시는 겁니까? 또 궁기일맥을 잇는다면, 귀찮아 질 일들 같은건….”
궁기의 저의에 의심을 품는 한휘. 궁기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런 같잖은 사슬들은 모두 내 대에서 끊어냈으니, 넌 자유롭게 살도록 하거라.”
한휘는 궁기의 말을 파헤쳤다. 궁기일맥은 일인전승 문파였고, 궁기의 태도에서는 어딘지 모를 조급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공청석유를 먹이는 그 태도. 한휘의 시야는 그 기류를 포착했다. 한휘는 곧장 궁기가 왜 자신을 제자로 삼았는지 깨달았다.
“저에게 궁기일맥이라는 이름을 물려주고 자유로워져야 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까?”
“…흘흘.”
“말씀해주십시오. 말씀해주시기 전까진, 전 당신의 제자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궁기가 난처한 웃음을 지었다. 한휘는 더욱 궁기를 몰아세우며 대답을 추궁했다. 궁기는 가까이 떠다니는 구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흉성의 살업을 마무리 지을 때가 온 게지.”
“궁기일맥의 이름을 가지곤 죽일 수 없는 대상입니까?”
“그래. 역시 천무지체인가, 눈치가 꽤 빠르군.”
궁기는 나지막이 말했다.
“나는 나를 죽이고 싶다.”
“……!”
“그러나 궁기일맥은 일인전승 문파, 맥이 끊겨선 안 된다. 그래서 난 무당산에 눌러앉아 쭉 인연이 닿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몇몇 후기지수들이 이 곳에 찾아왔지만, 내 성에 차진 않았어. 그러던 중 네가 찾아온 거지.”
궁기는 당황하는 한휘를 바라보며 웃었다.
“이제 내 제자가 될 마음이 생겼나보군. 사악한 이를 죽이기 위해서 사악한 이의 제자가 된다. 나도 꽤 오래 살았건만,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 될 테지. 이 궁기의 마지막 가는 길로 썩 괜찮은 이야기야.”
“…….”
“정 거슬린다면, 갈 때가 된 노인의 말벗이나 한다고 생각하거라. 너에게도 해가 되는 것은 아니야. 갖은 영약과 절세의 무공을 손에 쥘 수 있을 테니.”
한휘는 궁기를 보며 침묵했다. 거짓을 말하는 것 같은 기색은 아니었다. 게다가 자신을 흉성이라 소개하며 수많은 살인을 저질렀다 고백하는 사람치고, 그 심성에서 살인자의 악취가 나지 않았다.
‘궁금하다. 저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을지.’
한휘는 엷은 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흥미가, 궁금증이 그의 마음을 움직인다. 호기심은 한휘의 심혼을 이루는 근간이었다. 예향을 구할 때도 그러했고, 궁기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는 지금도 그러했다.
“좋습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그래, 말해보거라.”
“궁기일맥이, 흉성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고 싶습니다.”
한휘는 궁기의 눈을 직시했다. 궁기도 한휘의 눈을 마주했다.
‘천무지체의 용안[龍眼]인가.’
궁기는 기색을 읽는 듯한 한휘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지루한 이야기가 될 게다.”
“제자 한휘가 스승 궁기에게 예를 올립니다.”
한휘는 궁기의 말이 떨어지자, 곧바로 아홉 번의 절을 올렸다. 궁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절을 올리고 있는 한휘의 몸짓을 바라봤다. 타인을 긍휼히 여기되 자신을 소홀히 여기지 않았고, 모든 것에 의심을 품되 믿어야 하는 것에는 더 이상 의심을 품지 않는다. 궁기는 미소를 지었다.
‘훌륭하게 키웠군.’
한휘가 절을 마치자, 궁기는 책 하나를 꺼내 한휘에게 던져주었다. 한휘는 그 책을 받아 유심히 살폈다. 책의 겉표지엔 양의쌍절태극혜라는 제목이 적혀있었다.
“궁기일맥의 무공이 적힌 책이다.”
“직접 알려주시진 않는 겁니까?”
“그 무공을 익히기 위해선 한 인간이 육십년 동안 쌓아야 하는 한 갑자의 내공이 필요하다. 아마 네가 마신 공청석유가 반 갑자 정도의 내공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를 채우러 가야겠지.”
궁기는 그렇게 말하며 동굴 안으로 걸어갔다. 한휘는 책을 바라보다, 궁기의 뒤를 따라갔다.
*
동굴의 안은 단촐했다. 구형으로 생긴 공동에, 누워서 잘 수 있는 반반한 돌 하나와 열 개의 목함이 놓여 있었다. 궁기는 턱짓을 하며 한휘에게 돌 위에 앉으라 말했다.
“저기에 앉아 있거라.”
그렇게 말하며 목함을 한휘에게 내려놓는 궁기. 한휘는 책을 훑어보더니 궁기에게 묻는다.
“스승님, 쌍검술이라고 알고 있었건만, 이 책엔 전혀 무술에 관한 내용이 없습니다.”
“그야 당연하지. 양의쌍절태극혜는 내공심법이니까.”
궁기는 그렇게 말하며 목함 하나를 연다. 청아한 냄새와 약재의 냄새가 고루 엉키며, 한줄기의 향냄새가 한휘의 코를 간질인다. 한휘가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자, 궁기는 비단에 쌓인 환약을 꺼내들며 말했다.
“소림의 소환단이다. 땡중들이 어찌나 완고하던지, 대환단은 한사코 내주질 않더라고.”
“그럼 쌍검술은 어찌 익히는 겁니까?”
궁기는 한휘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한휘가 들고 있는 책을 바라봤다.
“천마신공이라는 무공을 들어본 적 있느냐?”
“예. 마교의 악신을 섬기는 교주가 사용하는 무공이라는 건 들어봤습니다.”
“그것과 비슷하다. 천마신공이 그 내공심법 하나로 모든 마공을 지배하듯이, 양의쌍절태극혜도 내공심법이지만 그 현묘한 이치로 모든 무술을 통달하게 한다. 그래서, 구결은 외웠느냐?”
궁기의 물음에 한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 외우는 것에 있어서 통달해 있었다. 처음엔 그저 독특한 특기인줄 알았으나, 천무지체라는 궁기의 말을 들은 이후로는 그것이 자신의 무재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양의쌍절태극혜가 네 무공을 만들어줄 것이다. 천무지체가 그걸 도울 것이며, 자유롭게 세상을 유랑하는 세월이 네 초식이 될 것이다.”
“스승님의 무공은 알려주시지 않는 겁니까?”
“내 무공은 네가 만들어 내는 무공보다 더 약할 것이다. 오히려 궁기일맥의 무예가 일정한 틀에 갇힐 우려도 있지.”
한휘는 궁기에게 말했다. 영악해 보이는 웃음을 품고서.
“궁금하잖습니까.”
궁기는 한휘의 웃음을 보고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 까지 나무꾼에 불과하던 자가 지금의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하하. 즐거우냐?”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요.”
“옳다. 궁기일맥의 무인이라면 마땅히 품어야할 마음이다. 탐구심. 그것이 네 무공을 강하게 해줄게야.”
궁기는 그렇게 말하며 한휘의 앞에 소환단을 내려놓았다.
“구파일방의 각 방파에서 가져온 열 개의 영약이다. 양의쌍절태극혜의 흐름에 따라 그 기운을 중단전으로 인도하거라.”
“구파일방의 영약들….”
“얽힌 이야기가 듣고 싶은가 보군.”
한휘는 대답대신 미소를 지었다. 궁기는 그런 한휘의 입에 소환단을 쑤셔 넣으며 말했다.
“모두 알려주마. 내 무공, 내 인생, 내 죄업까지.”
한휘의 몸이 둥실 떠오른다. 소환단의 거대한 자연지기의 흐름이 다섯 갈래로 갈라진다. 다섯 갈래의 자연지기는 상생과 상극을 반복하며 몸을 튕겨대고, 더욱더 도도한 흐름이 되어 중단전에 갈무리된다.
“진짜 눈앞에서 사기를 당하는 기분이군.”
궁기는 한휘가 벌이는 내공사기극에 혀를 내두르며 한휘의 거궐혈에 손을 올렸다. 거대한 중단전의 내공은 기맥의 길을 넓히며 두 갈래로 나뉜다. 양의쌍절태극혜의 구결이었다. 그 내공은 임맥과 독맥을 모래성마냥 손쉽게 무너뜨리며 거대한 하나의 물결이 되었다.
화아아!
한휘의 몸에서 기파가 퍼져 나온다. 오색의 고리가 그의 주변으로 둘러지며 양의쌍절태극혜를 구현하기 위한 자연지기의 순환을 시작한다.
오기조원[五氣朝元].
임독양맥 타통. 그리하여 하나가 된 기맥과 혈맥. 그리하여 몸 안의 장기가 품은 오행이 균형을 이룬다. 그리하여 내기가 더욱 정순해지고, 그리하여 자연과 동화하는 오색의 고리 하나.
한휘의 중단전이 완전히 개화했다. 궁기는 한휘의 거궐혈에서 손을 떼며 혀를 찼다.
“여러모로 나에게 과분한 제자군. 허나 너무 쉽게 경지를 쟁취하니, 경험의 부족이 발목을 잡겠어.”
궁기는 한휘의 입에 무당파의 소청단을 집어넣으며 웃었다.
“투기[妬忌]는 없으나, 괘씸함은 좀 느껴진다. 제자가 고생 좀 해봤으면 좋겠군.”
오기조원의 고리가 더욱 진해졌다.
*
동굴 앞에서 돌에 걸터앉은 예향. 천이 드리운 삿갓을 내려놓고 하늘을 바라본다.
한휘가 궁기의 제자가 된 지도 이제 한 달이었다. 예향은 한휘의 모습을 떠올리며 생각했다.
‘제아무리 천무지체라도 궁기 어르신의 무예를 잇기 위해선, 꽤 오랜 기간이 걸리겠지. 헌데 난 왜 매일 이 곳을 오는지.’
그 생각과 함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장난기어린 목소리가 들려온다.
“예향 소저께서 이 곳엔 어쩐 일입니까?”
예향은 그 목소리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낡은 옷과 장난기 가득해 보이는 훈훈한 외모. 한 달 전의 한휘였다. 단 하나, 허리춤에 쌍검을 걸치고 있다는 점만이 달랐을 뿐.
“동굴을 어떻게 나오셨습니까?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면 벗어날 수 없을 텐데….”
“아, 동굴.”
한휘는 손바닥을 내밀었다. 손바닥엔 우윳빛 기운이 일렁였다. 검기상인의 경지였다. 무표정하던 예향의 얼굴에 당황의 균열이 생긴다. 한휘는 그런 예향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굳어있는 얼굴보다 그런 얼굴이 더 아름답소.”
“…농은 그 쯤 하시지요.”
“그런가. 오랜만이니 농은 이쯤 해야겠소.”
한휘는 포권을 하며 말했다.
“궁기일맥의 적법한 전승자, 한휘가 무당파의 예향 소저에게 인사를 드리오.”
당당한 풍채에서 뿜어지는 강단. 절도있는 태도에서 느껴지는 위엄. 그러면서 얼굴에 어리는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과 미소. 한휘는 웃음기가 묻어나는 말투로 예향에게 물었다.
“예향 소저의 소망을 듣고 싶소만?”
“…제법 짓궂어지셨군요.”
궁기일맥의 전승자가 강호에 출도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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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편독심[一片毒心] - 막간[幕間], 생식협객[生食俠客]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