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화 〉십육장[十六章], 혈용독란[血涌毒亂] 3
당소소를 업은 백서희와 독무후는 이 층으로 내려왔다. 독무후의 눈이 가늘어진다. 그녀는 백서희를 돌아보며 말했다.
“먼저 마구간으로 내려가 있거라.”
“예.”
백서희가 고개를 끄덕인 뒤 일 층으로 내려간다. 독무후는 찐득거리는 피바닥을 밟으며 이 층을 가로질렀다. 싸늘히 식은 채 바닥에 누워있는 변주객잔의 호위무사들이 그녀의 눈에 밟혔다.독무후는 그들을 지나쳐 늘어진 피를 따라 걸어갔다. 무너진 나무문 너머로 객실이 보였다.
“…….”
독무후는 문을 지나 안으로 걸어갔다. 사지가 으깨진 채 공허한 눈으로 숨을 할딱이는 노인이 보였다. 피에 젖은 수염이 애처롭게 떨리고 있었다. 독무후는 그에게 다가간다.
“그, 그들은….”
“도주했단다.”
“그렇, 그렇습니까?”
사내는 치밀어오는 핏물을 삼키고 독무후를 바라봤다. 독무후는 그에게 다가가 피투성이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고생이 많았다.”
“저, 전 아무것도….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알고 있느니라. 내 너희도 신경을 써야 했거늘. 이리 밀고 들어올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내 불찰이다. 도강언은 어차피 독마의 수중에 떨어질 곳, 당가의 식솔을 지키는 것이 맞았을 터인데.”
당진천이 붙여준 단혼사와 녹풍대를 독무후 자신의 재량으로 도강언에 파견했었다. 자신의 실력으로 소소를 지키는 것은 차고 넘쳤기에, 도강언의 피해를 줄이고자 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독무후의 눈길엔 후회의 기색이 어렸다. 독무후를 바라보던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후우, 전주님께선 항상, 항상 올바른 선택을 해오셨습니다. 으윽.”
노인은 말을 맺으며 고통으로 헐떡였다. 독무후의 손이 그의 가슴을 훑자, 고통스레 할딱거리던 숨이 점점 안정되어갔다. 그는 긴 숨을 뱉으며 물었다.
“전주님은, 괜찮으십니까?”
독무후는 노인의 걱정에 눈을 한차례 깜빡인다. 그리고하릴없이 웃음을 지어주었다.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구나.”
“소소, 아가씨는….”
“괜찮다.”
“그렇, 습니까. 다행입니다. 개과천선을 하셨다지만, 쇤네가 보기엔…. 불안해 보이시기에….”
“소소도 자네의 염려를 기꺼워 할 게야.”
노인은 안도의 웃음을 지으며 길게 숨을 들이켰다.
“영리한, 말들입니다.”
“잘 관리했더구나.”
“당가는 저에겐….”
움직임이 멎었다. 독무후는 그의 흐린 눈을 감겨주며 일어섰다.
“…….”
그녀는 한동안 그의 시신을 보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리고, 정중한 자세로 그의 시신에 포권을 했다.
“잊지 않겠다곤 하지 않으마.”
독무후는 땋은 머리를 풀었다. 끝을 동여맨 천이 그의 얼굴 위에 얹어졌다.
“다만, 누굴 건드렸는지 잊지 않게는 해주마.”
그녀는몸을 돌렸다. 걸음은, 도강언으로 향했다.
*
백서희는 마차에 묶인 두 마리의 말들을 풀어주며 말의 눈앞으로 손을 내밀었다. 말들은 불안스런 투레질을 하다, 내민 손으로 고개를 들이밀며 그녀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말의 머리를 쓰다듬던 백서희는 눕혀놓은 당소소를 말 위로 올려주었다. 몸은 가벼웠고,뜨거웠다.
“열이 심하네.”
백서희는 당소소의 이마에 손등을 얹었다. 달갑지 않은 열기가 훅 끼쳐왔다. 축 늘어진 손에선 고통을 이기지 못해 붓기가 생긴 손마디가 보였다. 백서희는 그 손을 바라보다, 멀리서 걸어오는 독무후를 발견했다.
“오셨습니까. 헌데, 머리가….”
“별 것 아니다.”
독무후는 그렇게 말하며 말들을 바라본다.
“퍽 영리하구나.”
“예. 길이 잘 들어 있습니다.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생물들로 알고 있었는데.”
백서희의 말에 독무후는 쓰게 웃었다.
“원래는 그렇지.”
독무후는 그렇게 답하며 말들을 향해 고갯짓했다.
“말은 탈 줄 아느냐?”
“예. 아버지의 상행을 몇 차례 따라가 본 경험이 있는지라.”
“소소는 내가 데리고 가마. 따라오거라.”
독무후가 훌쩍 뛰어올라 당소소가 얹힌 말의 안장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당소소를 일으킨 뒤, 장포를 벗어 당소소의 어깨 위에 걸치고 소매를 동여매 자신의 허리에 고정했다. 큰 당소소가 어린 당소소에게 업혀있는 모양새였다. 독무후는 말의 고삐를 잡으며 말했다.
“준비는 되었느냐?”
“예.”
백서희는 올라탄 말의 고삐를 휘어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독무후가 가볍게 박차를 가하자, 말이 움직이며 마구간을 벗어났다. 백서희도 그 뒤를 따랐다.
마구간을 벗어나는 그녀의 시선에 변주객잔이 눈에 밟힌다. 곳곳의 창문이 을씨년스럽게 깨져 있었고, 객잔의 물품들은 깨지고 쪼개지고 부서져 있었다. 고풍스럽고 활기찬 객잔은, 어느새 흉가에 가까운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백서희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미안하구나. 당가의 욕심에 널 붙잡지 않았다면, 이런 변고를 겪지 않아도 되었을 터인데.”
앞쪽에서 독무후의 음성이 들려왔다. 백서희는 고개를 저었다.
“죄인은 따로 있습니다. 악을 소탕하지 못했다고, 그 분함을 다른 이에게 풀어선 안 되겠지요.”
백서희의 말에 독무후는 잠시 침묵한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가도록 하자꾸나. 도강언이 위기에 처해있을 테니.”
“예.”
“이럇!”
독무후는 고삐를 내리치며외쳤다. 말이 울음소리를 뿜으며 내달렸다. 백서희도 고삐를 내리치며 그 뒤를 따랐다. 말이 길게울며 독무후의 뒤를 쫓았다. 발굽 소리가 풍경을 젖히고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젖힌 풍경 너머로 여명이 동터왔다.
‘…밝아.’
백서희는 눈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달갑지 않은 빛이었다. 뻗어오는 빛을 받으며 대로의 아침이 밝았다. 사이로 나 있는 숲들이 푸르렀다. 백서희는 고삐를 한 손으로 쥐며 눈을 가렸다. 가린 빛 너머로 독무후가 한 손을 옆으로 뻗었다.
-속도를 높여라.
독무후의 작은 손이 수신호를 보내며 박차를 가했다. 말 울음소리와 함께 독무후가 앞으로치고 나갔다. 백서희도 박차를 가하며 뒤를 쫓았다.
슈슈슉!
머리를 휘날리는 바람을 틈타, 화살들이 날아들었다. 순간적으로 가속한 덕에 애꿎은 바닥에 꽂힐 뿐이었다. 백서희의 시선은 옆으로 향했다. 푸른 초목에 거뭇한 녹음 속, 녹색 옷으로 위장하고 있던 자들이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달려라.
독무후의 수신호에 백서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숙이고 박차를 가했다. 풍경은 가속하고, 독무후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져갔다. 마침내 독무후와 나란히 달리게 되자, 독무후는 고삐를 놓고 몸을 일으켰다. 등에 업은 당소소는 아직도 잠든 상태였다.
“돌아보지 말고 도강언으로 향하거라.”
“…이럇!”
백서희는 독무후를 지나쳐 앞으로 향했다. 독무후는 장포를 풀어 당소소를 말 위에 앉혔다. 그런 당소소를 노리며 쏘아진 화살. 독무후의 눈이 찌푸려진다.
파앗!
뇌전을 감은 쇠구슬이 화살을 튕겨내며 바닥에 박혀 흙을 튀겼다. 둘을 태운 말은 그 소리에 놀라 길게 울음소리를 뽑으며 속도를 올렸다. 독무후는 작은 몸으로 당소소를 안아든 뒤, 오른 어깨에 걸쳤다.
그리고, 뒤를 돌아봤다.
“이럇!”
“도강언으로 가게 두어선 안 된다!”
“부교주께서 명하셨다! 변주객잔의 실패를 만회하라!”
독무후는 오른손으로 당소소의 허리를 감싸고, 왼손으로 장포의 앞섶을 열었다. 새파란 뇌기가 씌워지며 안쪽의 암기가 흉흉하게 빛났다.
“짖지 마라.”
슉!
“히이잉!”
“큿, 으앗!”
철침 한 자루가 자신을 쫒아오는 말의 머리에 박혔다. 한바탕 흙보라를 일으키며 마교의 졸개가 말과 뒤엉켜 멀어졌다. 독무후는 숨을 들이키며 단전의 기를 그러모은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흥분했었군.’
휑한 하단전이 시렸다. 중단전과 상단전의기를 쓰고는 있다지만, 당소소를 보호하기 위해 한 손이 봉인된 상태였다. 거기에 지반이라곤 격렬하게 흔들리는 말 위. 위치의 변위에서 힘을 얻는 다른 무기와는 다르게, 암기는 말의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더욱 많다.
제대로 몸을 활용하지 못한다. 힘을 끌어낸 지반은 흔들리며, 목표는 어지러이 움직이거나 은폐중이다. 그렇기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연기화신의 영역에 걸친 상승무학. 가뜩이나 부족해진 내공은 더욱 문제가 되어가고 있었다.
“후후, 본녀에게 소모전이라….”
그녀의 휴식을 방해하기 위해 수십의 목숨이 소비되었다.그녀의 신경을 건드리기 위해 당혁과 그의 독강시가 소비되었다. 그녀의 내공을 소비시키기 위해 요마의 오른팔을 소비했다. 요마의 작전은 맞아떨어졌다. 분명한 위기. 그 위기 속에서,독무후가 웃었다.
“아직 피라미들이구나.”
독무후는 말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분명 흥분한 말은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고 있건만, 그녀는 마치 굳건한 대지 위인 듯 평온한 자세였다.
“소모전은….”
독무후는 왼 팔을 아래로 늘어뜨렸다. 죽통 두 개가 땅으로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파팟, 파팟!
번갯불이 튀며 주황색의 독연이 뒤로 끼얹어졌다.
“당문의 특기거늘.”
최선두에서 독무후를 쫓던 무인이 그대로 주황색의 독연을 뒤집어썼다.
“쿨럭! 커억!”
독연을 빠져나온그는, 말과 함께 바닥을 뒹굴며 피를 쏟아내는 처지가 되었다. 그의 어이없는 죽음을 바라보던 후열대는 독연을 피하며 외쳤다.
“독, 독이다!마시지 말고 피해!”
“이런 씨발!”
“화살!화살을 쏴!”
독연을 바라보던무인들은 기겁을 하며 속도를 줄이고 옆으로 회피했다. 숲에 은닉해있던 자들이 분연히 일어선다. 독무후의 귀는 그들의 위치와 궤도를 훑었다. 장포의 앞섶을 쥐고 한 차례 펄럭인다. 흑색의 동그란 물체가 장포 안을 빠져나와 그녀의 손에 쥐어졌다. 그리고, 곧장 뒤로 던졌다.
퍼엉!
백색의 연기가 폭발하며 그녀의 몸을 가렸다. 그리고 마지못해 예측해서 쏘아지는 화살. 화살들은 연기를 후비며 독무후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리고 멀쩡한 자태로 연기 속을 뛰쳐나오는독무후의 말. 궁수를 지휘하던 자는 고개를 흔들며 피리를 불어 신호를 전했다.
‘추격해오는 놈들은 따돌렸다. 그러나….’
독무후는 비명을 지르며내달리는 말을 내려다봤다.
‘흥분해서 체력안배를 하지 않고 있다. 이놈이 쓰러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나?’
그녀의 눈은 거품을 물고 있는 말의 입가로 향했다. 울음소리조차 내지 않고 미친 듯이 발을 놀리고 있었다. 그런 말을 노리고 쏘아지는 화살. 독무후는 서둘러쇠구슬을 쏘아내 그것의 궤도를 틀었다.
“히이이잉!”
고통스런 비명이 터져 나왔다. 말의 앞다리가 베인 상처로 피에 젖어 있었다. 말은 앞으로 푹 고꾸라지며 쓰러졌다. 한바탕 흙보라가 일며독무후와 당소소의 모습을 감췄다. 그 흙보라를 바라보고있는 나무 위의 무인. 그는 활을 들고 있는 수하들에게 지시했다.
“확실히 처리하라.”
숲에서 은닉 중이던 자들이모습을 드러낸다. 녹색 옷과 갈색 진흙을 바른 의복이었다. 그들은 활을 겨누며 흙보라에 접근했다. 점점 잦아드는 흙먼지, 그리고 점점 선명해지는 그림자. 마교의 무인들은 활줄을 크게 당겨 그 그림자를 겨눴다.
“활이라…. 마치 전쟁이라도 준비하는 모양새구나.”
쐐애애액!
독무후의 음성에 수많은 활이 그림자를 꿰뚫었다. 그 소란에, 흙먼지가 걷히고 그 모습을 드러냈다.
“헌데, 훈련은 되질 않은 모양새고.”
바닥에 빼곡히 박힌 화살들. 그러나독무후에게 명중한 화살은 없었다. 나무 위의 무인이 발작하며 활시위를 당겼다.
“이 미련한 놈들, 저 멈춰있는 과녁 하나 맞추질 못하다니!”
시위를 잡은 손을 놓으려던 찰나, 비수가 날아들며 줄을 끊었다. 끊어진 줄은 그의 뺨을 길게 찢으며 손아귀를 떠나 활과 함께 아래로 떨어졌다.
“제길! 쏴라!”
무인은 고함을 지르며 손짓했다.
“…….”
“뭐, 뭐야? 왜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는 거냐? 쏘라고!”
다시 내지르는 고함에도, 모두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평온한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던 독무후는, 앞섶을 여미며 말했다.
“도강언은 어찌 되었느냐?”
“…부끄럽게도, 전주님께서 예측하신 대로 흘러갔습니다.”
나지막이 들리는 음성. 뺨을 움켜쥔 무인은 고래고래 소리를 치려고 했다.
“뭐하는 게야, 쏘라…!”
“제독전주께서 이야기 중이시다. 조용히 하도록.”
무인의 목에 예기가 드리워졌다. 무인은 숨을 할딱이며 옆을 바라본다. 자신의 복장과 마찬가지로 녹색의 옷이었다. 하지만, 그 의미는 달랐다.
“노, 녹풍대가 여기에 어떻게…?”
“쉿.”
녹풍대원은 손가락을 들어 그의 입에 가져다 댄다. 그의 눈동자가 떨렸다. 그리고, 시야가 명멸하며 그 빛을 잃었다.
“아, 안 돼…!”
녹풍대원은 마비되어 허우적대는 무인의 허리를 휘어잡고 나무 위에서 내려왔다. 독무후를 포위한 무인들은 어느새 독에 중독되어 바닥에서 꿈틀대고 있었고, 그 사이에서 녹풍대원들이 독무후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전주님을 뵙니다.”
마비독에 중독된 무인을 독무후의 앞에 내려놓으며 녹풍대원이 고개를 숙였다. 독무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의 인사를 받고, 다시 몸을 돌렸다.
“단혼사는?”
“…도강언의 피난을 주도하고 계십니다.”
“여전히 모질지 못한 녀석이군.”
독무후는 뒤로 돌아선다. 큰 바위에 음각된 도강언[都江堰]이라는 글자가 그녀의 눈에 밟혔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언덕에서 뒤돌아 서있는 백서희도 발견할 수 있었다.
“으, 으음….”
“깨어났느냐?”
독무후는 뒤척이는 당소소를 내려놓았다. 당소소는멍한머리를 쥐며고개를 끄덕였다. 독무후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통증은 있느냐?”
“이제…. 괜찮아요.”
선시요화안으로 착각하게 된 고통은 일시적인 것,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해소되었다. 그러나 마비독의 잔향이 아직 그녀의 몸에 남아있었다. 당소소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느끼며 인상을 찌푸렸다. 독무후는 스승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다는 당소소의 마음을 느꼈는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가자꾸나.”
“도강언에 도착했네요…. 서희는 저기서 뭐하는 거지?”
당소소는 느릿한 걸음으로 백서희에게 다가갔다.
“서희, 뭐하고 있는 거야?”
“…….”
백서희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당소소는 더욱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옆에 섰다. 그리고, 백서희의 시선을 따라 아래를 바라본다.
“도강언이….”
사천의 곡창에 물을 베풀던 강은 검붉은 색으로 흐르고 있었다. 파랗게 고개를 치켜들던 논밭은 불길에 붉게 물들었고, 천년의 세월을눌러 담은 건물들을 태우며 위로 오르는 연기는 애달픈 비명이 섞여있었다. 그러나, 백서희의 시선은 그곳에 있지 않았다.
“백진오…!”
민강을 바라보며 굳건히 서있어야 할 백능상단의 본가. 그 거대한 몸집이, 화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