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역대급 테니스 천재가 되었다-150화 (150/241)

150화. 예능

[7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ATP랭킹 3위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한 골든 보이.]

[이지혁, 이번 호주 오픈 우승으로 전문가들에게 빅4 반열에 완전히 들어갔다고 평가를 받아.]

[전세계의 외신과 레전드 선수들이 18살 소년에게 역대 최고의 재능을 가진 선수라고 말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호주 오픈으로 ATP 랭킹6위를 달성한 이지혁, 이번 시즌의 예상 랭킹은 최소 3위. 일부 전문가들은 연말에 1위를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봐.]

[한국이 낳은 슈퍼 스타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해외 샐럽들.]

[지금 세계에서 가장 핫한 이지혁을 섭외하는데 고가 브랜드들과 광고주들이 경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이번 그랜드슬램 우승으로 이지혁의 몸값은 최소 2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혁이 호주 오픈에서 모든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얻어내자 한국 내부의 반응은 저번 롤랑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난리가 났다.

1번은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도 지금처럼 연속으로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는 것은 실력이었기 때문이다.

분명 작년만 하더라도 올드 테니스 팬들은 지혁을 빅3보다 한 단계 아래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그런 여론은 대부분 사라졌다.

마침내 지혁을 다른 빅3들과 랭킹 1위를 경쟁할 수 있는 최정상급 선수로 인정하게 된 것이다.

ㅡ 와···. 설마 이번에도 이지혁이 우승을 할 줄이야. 솔직히 아무도 예상 못 하지 않았나? 호주 오픈 초반만 하더라도 최대 4강이라는 의견이 주류였잖아.

ㅡ ㅇㅇ 전직 프로들이나 국가 대표 감독들이 패널로 나와서 그런 얘기했지. 나도 방송에서 그런 들은 기억 있음. 괜히 욕먹을까 봐 에둘러서 말했잖아 ㅋㅋㅋ

ㅡ 한국만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였음 ;;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재활하고 온 선수가 더 성장해 올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냐고 ㅋㅋㅋㅋ

ㅡ ㄹㅇ 이지혁이라서 가능한 거지. 나달도 거의 8개월을 슬럼프로 고생했잖아.

ㅡ 드디어 페더러, 나달 강점기 풀리는 건가. 이번 호주 오픈에서 조코비치 진짜 미쳤던데 예전이랑 완전히 달라짐. 원래 체력 고자였잖아. 장기전이 유일한 약점이었는데 그게 보완됐으니 ATP 랭킹이랑 메이저 대회 구도도 완전히 달라지겠네.

ㅡ그렇겠지. 아무래도 기술적 완성도나 체력, 밸런스를 종합적으로 보면 지금 당장은 조코비치가 제일 나으니까. 나달이랑 지구전이 가능할 정도면 사실상 베이스라이너로 플레이하면서 약점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임.

ㅡ 그런 괴물을 이지혁이 이겼다는 거지? 역시 역대급 재능이네 ㄷㄷㄷ 이번 대회로 보증 수표 제대로 받았다.

ㅡ 그래서 이제 빅3가 아니라 빅4가 됐잖아 ㅋㅋ 원래 여기 앤디 머레이 자리인데 재미있게 됐네. 나중에 대회에서 이지혁이랑 만나면 재밌겠다 ㅋㅋㅋㅋ

***

호주 오픈 결승이 끝나고 일주일 후.

지혁은 드디어 바쁜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경기의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나름 휴식에 전념했지만 주변에서 워낙 많은 축하 메시지와 다양한 제안들이 들어와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딱히 훈련이나 경기를 하지 않더라도 계약이나 앞으로의 일정 등 생각할 게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다음 대회까지 대략 한 달 정도 남았나?’

3월에 열리는 마스터즈까지 계속 휴식기를 가지면 공백이 너무 길어지게 되니 중간에 실전 감각을 유지할 겸 ATP500에 참가하는 게 나을 것이다.

보통 다른 상위 랭커들도 지혁과 비슷한 일정을 소화하니 말이다.

“지혁아, 당분간 거친 훈련은 금지인 거 알지? 이번에 꽤 무리했으니까 몸이 근질거려도 일주일은 더 쉬어줘야 해. 당장 괜찮다고 느껴져도 몸에 부담이 꽤 많이 쌓였을 거야.”

“네. 저도 괜히 안일하게 생각하다가 부상을 당할 생각은 없어요. 작년에 재활을 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거든요.”

“휴······. 네가 그렇게 확실하게 말해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네. 그런데 시즌 초반이라 시간도 많은데 일정은 어떻게 할 거야?”

“심심한데 방송이나 조금 나가죠. 마침 팬들도 예능에 출연해달라고 많이 부탁했으니까요.”

“그래? 기분전환을 할 수 있으니 그것도 괜찮겠다. 그나저나 매니지먼트 사람들이 좋아하겠네.”

매니지는 지혁이 광고와 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막대한 수수료를 얻을 수 있으니 이번 결정을 쌍수를 들고 반길 것이다.

알아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준다는데 어떤 기업이 이런 상황을 거절하겠는가.

아마 누구보다 부지런히 제안들을 모아 올 확률이 높았다.

‘그 과정에서 포인트도 쏠쏠히 수집할 수 있겠지.’

이제 풋워크의 등급만 올리면 주력 기술들이 전부 A+으로 상승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찰나처럼 대가가 큰 기술에 의지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지혁은 매번 대회가 끝날 때마다 극심한 체력 저하로 고생을 하고 있었기에 누구보다 그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대회에서 지금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하면 프로선수 생활을 길게 하는 건 사실상 힘들었다.

***

며칠 후, 공중파 예능의 촬영장.

지혁은 스탭이 이제 들어가면 된다는 말을 전해주자 익숙한 얼굴의 연예인들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늘 특별 게스트는 정말! 정말! 유명한 분입니다. 아마 깜짝 놀라실 겁니다.”

“아니, 대체 누구길래 그러는 거예요? PD님한테 아무리 물어봐도 말을 안 해줘서 답답했다고요.”

“이번에는 테니스 특집이니 혹시 이지혁 선수 아닐까요? 저번 주에는 현역 프로들을 초청했잖아요.”

“야, 그렇게 유명한 사람을 우리 프로에서 부를 수 있겠어? 한 번 섭외하는데 출연료가 수십억이라는데 현실적으로 어렵지.”

“그래. 이지혁 선수는 월드클래스라고.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들도 응원을 보내는 거 봤잖아.”

“음···. 확실히 그렇긴 하죠. 저도 요즘 워낙 핫한 선수라 그냥 해본 말이에요.”

“내 생각엔 테니스 레전드, 이형석 선수일 것 같은데. 마침 은퇴하신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MC는 게스트를 전혀 맞추지 못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에 어떤 반응이 나올지 예상이 되어서였다.

며칠 전에 지혁이 출연한다 말을 듣고 본인도 얼마나 놀랐던가.

PD와 메인 작가도 그냥 던지듯이 한 요청이 흔쾌히 수락되자 한동안 꿈인 줄 알았다고 했었다.

거의 로또가 당첨된 거나 다름없으니 이상한 행동도 아니었다.

저벅저벅.

“어······. 어!”

“저···저 사람은!”

“허억. 게스트로 이런 거물을 불렀다고?”

웅성웅성.

촬영을 하는 스태프 사이를 천천히 지나치는 지혁.

이번 섭외는 극비로 이루어졌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게스트를 몰랐던 모양이다.

그렇게 주변에서 웅성거림이 점점 커지자 출연진들은 전부 고개를 돌렸다.

“아! 드디어 왔나 보다.”

“키가 엄청 큰데요? 그럼 이형석 선수는 아닌데 누구지?”

“엄청 젊잖아? 잠깐만 저 사람은 설마!”

“우와! 이···이지혁 선수잖아!”

마침내 지혁의 정체를 알아채고 경악한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는 출연진들.

그건 이때까지 보여주던 연기톤이 아니라 진심으로 나온 목소리였다.

아무래도 지혁은 연예인들에게도 천상계에 있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가 작년과 올해의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생각해보면 이걸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모든 뉴스와 인터넷 기사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했으니 말이다.

“안녕하세요. 이지혁입니다.”

출연진들은 지혁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건지 허둥지둥하며 멍한 표정을 풀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이지혁 선수 경기 잘 봤어요. 정말 팬입니다.”

“와. 마침 테니스 특집인데 딱 맞춰서 나오셨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지혁의 주변은 MC가 중간에 끼어들 때까지 누가 연예인인지 모를 상황이 이어졌다.

아무래도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아서 더 그런 것 같았다.

뭐, 솔직히 유명세를 생각하면 일반인들을 모아놓아도 그리 다른 반응이 나오진 않았겠지만.

“이지혁 선수는 오늘 하루 한정으로 선생님을 맡아주실 겁니다.”

“”와아아아!“”

짝짝짝짝짝.

원래 기존에 교육을 담당하던 선생님이 있었지만 오늘 하루만은 그 역할을 양보하기로 했다.

지혁이 지난 2년 동안 이루어놓은 업적을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 훈련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시범을 한 번 보도록 하죠.”

방송의 코너는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들로 진행되었다.

원래 출연진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전부 선생님 역할을 맡은 지혁에게 집중된 것이다.

최근 근황 얘기와 가십거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길 잠시.

마침내 테니스 시범을 보여주는 시간이 왔다.

“이지혁 선수가 대회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시범을 많이 보여드릴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다음 대회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

지혁은 주변에서 실망한 시선이 은근히 느껴졌지만 쓸데없이 무리를 할 생각은 없었다.

간단하게 몸풀기 정도로 할 거라고 제작진들과 사전에 협의를 거쳤기 때문이다.

통. 통. 통.

“후우···.”

왼손에 쥔 테니스공을 바닥에 튕기면서 숨을 가다듬는 지혁.

그 모습에 구경꾼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집중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치는 서브를 이렇게 가까이서 볼 기회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잠시 후, 휙!하고 던져진 토스가 천천히 낙하하자 커다란 굉음과 함께 허공에서 공이 사라져 버렸다.

쿵!!

서브는 T존에 마치 순간 이동을 한 것처럼 정확하게 내려 꽂혔다.

그 무시무시한 실력행사에 촬영장의 사람들은 눈을 크게 뜨며 바운드 자리와 지혁을 번갈아가며 확인했다.

“과연 명불허전이구나. 이게 그랜드슬램 우승자의 실력인가···.”

“허······. 국내 프로들하고 비교가 안 되잖아. 완전 차원이 다른데?”

“사람이 이렇게 빠른 공을 칠 수 있다고? 상대 선수들은 저런 걸 어떻게 받아내는 거야?”

좀처럼 웅성대는 소리가 줄어들지 않을 때 코트 옆에서 스피드건을 들고 있던 스태프가 계측기에 찍힌 속도를 말했다.

“228km!”

‘속도가 꽤 나오는구나. 몸을 풀어둔 효과가 있네.’

비록 100% 위력을 뽑아내진 못했지만 미리 몸을 예열시켜 놓은 보람이 있다.

국내를 한정으로 하면 220 후반의 서브를 보여줄 수 있는 건 지혁이 유일하니 이 정도면 실력을 과시하기에 충분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전력을 다해보자.”

어차피 총 5번밖에 시범을 보이지 않아서 몸에 문제가 생길 일은 없을 것이다.

다시 서브 자세를 취하자 주변은 방해를 하지 않기 위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PD가 따로 주의를 주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게 지혁의 시범이 어지간히도 궁금한 것 같았다.

지혁은 그런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릴 생각이 없었기에 희미하게 웃으며 남아있는 서브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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