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드래곤 [14] 7. 댓가는....?
한동안 말없이 해변가를 걸어가면서 민지와 카이란은 조용히 콘도로 향하고 있었다.서로 달
리 할말도 없었고 또한 말없이 해변가를 걸으면서 바닷바람의 느낌이 좋기도
해서 서로말이 없이 시원한 바닷바람만이 느끼고 있었다.
오늘하루는 지희를 재미있게 해 달라고 했었지만 막상 카이란은 지희에게 해준 것이
없다. 오히려 끌려 다니기만 했었다. 달리 기분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조금
은 양심에 찔리듯 미안한 감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카이란은 지희를 재미있게 해주는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이 재미있게 즐겼다고 생각
하고 있던 것이었다.
이런 기분은 조금 알 수는 없었지만 지희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었다. 지희는 그래
도 재미있게 즐겼는지 연신 웃음을 멈추지 않았고 지금은 바람이 불어서 짧은 단발
머리가 찰랑거리면서 입가에 미소는 지우지 않고 있었다.
지희가 그렇게 계속 웃고 있어서 인지 조금은 기분이 좋았다.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
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런 사소한 것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
우리는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서로 웃으면서 걸어갔었고,
어느덧 우리 앞에는 익숙한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었다. 시야에 콘도가 보이기 시작
하자 지희의 얼굴에는 살짝 아쉬운 얼굴이 나타나 있었다. 하지만 아주 살짝 보였기
때문에 카이란은 지희의 표정을 볼 수가 없었고, 아쉬운 표정은 금방 지희의 얼굴에
서 지워져 버렸었다.
점점 우리의 시야에서 콘도가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었고, 콘도 문 앞 입구에서는
어디서 많이 본 사람들이 서 있었다.
콘도 문 앞 입구에서 있는 사람들은 바로 아리아와 민지와 사미와 혜미가 문앞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 카이란은 그들을 보면서 손을 조금 올려서
그들을 맞이하려고 했었지만 그녀들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던 것이었다.
다름 아닌 그중 아리아와 사미가 재일 무서운 얼굴로 나를 보고 있던 것이었다.
민지와 혜미는 보통 아무렇지 않고 평상시의 표정으로 보고 있었지만 옆에 있는 사
미와 아리아는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그녀들의 표정을 보자 조금은 의아했었지만 그런 생각하기도 전에 아리아와 사미는
카이란에게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다짜고짜 지희에게 부릅뜨는 눈으로
한번 바라보고 다시 시선을 카이란에게 돌려서 또다시 부릅뜨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얼굴을 내밀면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뭐죠?! 어째서 저런 여자랑 데이트를 하는 것이죠? 저하고는 한번도 해 주시지 않
으셨으면서 어떻게 저를 배신하고 저런 여자랑 데이트를 하는 거예요? 이유를 가르
쳐 주세요!?"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사미였었다. 그리고 두 번째 반격은 아리아였었다.
"정말요! 너무해요. 별로 만나지 않은 지희양과 데이트는 하시면서 오랫동안 만난
저희와는 어째서 데이트같은 것은 한번도 해주시지 않은 것이죠? 정말 너무하세요!"
결국 이 두여자는 바로 데이트라는 것을 해보지도 못한 것이 서러워서 나에게 따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확실히 카이란과 이 두여자와는 데이트라는 것을 해 본적이
없었다. 항상 같이 있기만 해서 그런지 그런 생각조차 해 본적이 없던 것이었다.
카이란이 여기 세계로 와서 첫데이트를 한 것은 바로 민지와의 외출이었지만 그녀들
은 그것은 모르기 때문에 첫데이트만은 꼭 자신들이랑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
었다. 결국 생각만 하게 되었었고 누구라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던 것이었다.
한마디로 이 두여자들은 서로 눈치를 보느라고 데이트 신청을 하지 못했었다. 언제
나 함께 하교를 하고 언제나 같이 있었기 때문에 누구하나 떳떳하게 데이트 신청을
못했던 것이었다. 이런저런 눈치를 보느라고 그녀들 사이의 첫데이트는 바로 지희에
게 돌아가 버리고 말았었고, 그 첫데이트라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한동안 패닉에
빠진 것이었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자신들의 시야에는 카이란과 지희는 없었고, 한동안
콘도 밖에서 카이란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
"으이구...... 하여튼 여자들의 눈치보는 것은 정말로 없는 우리 오빠라니깐....."
언제 다가왔는지 민지는 양손을 허리에 대면서 얼굴을 살짝 찡그리면서 말을 했다.
눈치는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만 그녀들의 마음을 몰랐던 것뿐이었다.
서럽게 카이란을 쳐다보면서 그녀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글썽이는 얼굴로 변하고 있
었다. 그 얼굴을 보자 조금 당혹해진 카이란이었고, 뒤를 보면서 이 사건의 장본인
인 지희를 보고 있었지만 지희는 아무 말 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가만히 서 있기만
했었다.
"저...저기 그러니까.... 저....."
허둥지둥 하면서 카이란 답지 않게 변명을 하려고 했었지만, 결국 아무 말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정체가 들켜서 협박당해 그 댓가가 바로 데이트라는 것을 차마 말을
할 수가 없던 것이었다.
<아리아....>
우선은 자신을 잘 알고있는 아리아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카
이란이 텔레파시가 오자 글썽이는 얼굴의 표정은 어디로 사라져 버리고 삐진표정으
로 카이란을 보고 있었다.
<뭐에요? 백성님 너무 하잖아요. 왜 갑자기 텔레파시에요? 변명이라도 할 것이면 그
냥 말로 해주세요.>
삐진 어투로 나에게 텔레파시를 보냈었다. 상당히 삐지긴 삐진 것 같았다. 아리아의
저런 표정은 처음 본 것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현실을 빠져나오고 싶어서 그 표정은
담담히 무시하고 다시 아리아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조용히 하고 가만히 내말 들어, 내말 듣고 앞에 있는 사미좀 어떻게 해줘....>
마저 못해 아리아는 고개를 끄떡였고, 아리아가 고개를 끄떡이는 것을 보자 카이란
은 짤막하게 이야기를 텔레파시를 보냈다.
<지희가 나의 정체를 알아버렸다. 그리고 그 댓가가 바로 지희와의 데이트이니 나도
어쩔 수 없었다.>
카이란의 텔레파시에 아리아는 눈이 커지면서 카이란을 쳐다보았다.
<정말인가요?>
확실히 들었지만 다시 한번 확인하려고 카이란에게 물어보았자 카이란은 고개를 끄
떡였다. 고개를 끄떡이자 아리아는 놀란 얼굴로 지희를 보고 있었지만 지희는 고개
를 옆으로 돌려 어디를 쳐다보고 있어서 다행히 아리아의 시선을 알아채지 못했었다.
<정말로 확실히 지희가 백성님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데요?>
고개를 다시돌려 카이란을 보면서 텔레파시를 보냈다.
<우선은 믿어봐야지 그나저나 사미좀 어떻게 해봐!>
여전히 똑같은 표정으로 카이란을 보고 있는 사미였었다. 아리아는 카이란의 말을
듣고 얼굴이 풀어진 표정으로 사미를 보면서 말을 꺼냈다.
"됐어요..... 사미양... 어쩔 수 없잔아요... 이미 백성님은 지희양과 즐겁게 데이
트를 했고, 또한 우리에게는 처....처...첫 번째는 아니지만 아직 여러 번 할 수 있
는 기회가 있으니 우리 그것을 별미 삼아 있자 고요....."
애써 사미를 달래주는 표정으로 말을 했었지만, 그래도 첫 번째라는 것이 너무나 아
쉬운 듯 그말이 쉽게 나오지 않고 애써 마음을 억누루고 말을 이었다.
맞는 말이긴 맞는 말이다. 지금 그녀들에게는 언제든지 데이트라는 것을 많이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많은 것이었다. 사미는 아리아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리면서 아
리아를 보고 있었고, 아리아는 사미가 자신에게 얼굴을 돌려서 쳐다보자 입가의 한
쪽 끝을 올리면서 웃고 있었다.
아리아의 갑작스럽게 쉽게 용서한다는 말이 나오자 조금 의아하게 봤었지만 아리아
의 예기를 듣고 자신에게 기회가 많다는 것을 알자 조금은 힘이 났었다.
"그래요... 우리에게는 아직 기회가 많지요..."
하지만 역시 첫 번째는 자신이 아닌 점 때문이지 여전히 풀이 죽어있는 목소리였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고 말을 꺼냈다.
"그럼... 백성님 꼭 저랑 데이트 약속 해 주실거죠?"
"물론!"
해줄지 안해줄지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기분 좋게 웃으면서 사미의 말을 받아주었
다. 자신의 말을 쉽게 받아주자 사미는 풀이 없는 얼굴은 지워버리고 실실거리는 얼
굴로 바뀌면서 나의 옆으로 서서 나의 팔짱을 끼었다.
"정말이죠! 알았아요. 첫 번째가 아니라는 점이 너무너무 아쉽지만 앞으로의 약속을
했으니 그것을 참고 넘어가 주죠."
그리고 다시 뒤에 있는 지희의 시선을 돌려 쳐다보았고, 지희도 사미의 시선을 느꼈
는지 지희도 사미를 쳐다보았다.
"재미있으셨나요? 오늘의 데.이.트요?"
데이트라는 말을 강조하면서 지희에게 물어보았고, 지희는 살짝 빙긋 웃으면서 말을
했다.
"물론이지요. 사미양에게 첫 번째의 데이트를 뺏은 건데 재미가 없으면 안돼겠지요?
"
놀리듯 사미에게 말을 했지만 사미는 그것을 가볍게 넘기면서 말을 했다.
"그래요... 재미있으니 다행이네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희양에게는 처음이자 마
지막의 데이트겠군요.....저희에게는 앞으로의 기회는 아주 많답니다."
"호홋~ 그런가요... 하지만 당신들에게는 소중한 첫 번째 데이트이잖아요. 너무나
죄송해서 어쩌죠?"
죄송하는 말은 했지만 그녀의 얼굴은 미안한 기색이 없는 표정이었다. 오히려 너도
어디 한번 당해봐라 라는 얼굴로 사미를 놀리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미는
오히려 웃음을 터트리는 것이었다.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오래간만의 사미의 엄청난 웃음을 듣는 것이었다. 정말로 오랜만이라는 생각에 그
웃음소리가 반갑게 여겨졌었다. 하지만 처음 들어본 사미의 웃음소리에 지희는 당황
한 기색이 보이는 것이었고 정신을 차려서 다시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웃음을 멈추고 다시 지희를 보면서 웃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죄송할 것 까지는 없지요. 첫 번째라는 것은 원래 안좋은 것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듯이 첫데이트도 저에게는 아무래도 조금 무리였을 겁니다. 언제나 첫 번째라는
것은 않좋은 것이지요 그러니 저는 오히려 재수없는 첫데이트를 당신과 함께 해 주
어서 도리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이 말은 거짓말이다. 첫데이트를 못해서 글썽이는 모습을 보여 줬을 때는 언제
이고 지금 딴소리하는 사미의 모습을 보자 기가 막힌 지희였다.
정말로 지기를 싫어하는 성격인지 아니면 사이가 좋은건지 아니면 재미로 말싸움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사미였다. 기가 막혔지만 지희도 만만치 않게 계속해서 사
미의 말싸움의 상대를 하는 것이었다.
뒤에 있는 아리아와 혜미와 민지는 또 시작이야 라는 얼굴로 한숨을 쉬고 있었다.
누가 봐도 정말로 이 둘은 못 말리는 성격인 것 같았다. 하지만 말싸움이라는 것은
언제나 길게 끌면 그 얘기는 삼천포로 빠지듯이 이 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가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한 인기를 했었답니다. 꼭 우리반 남정네들이 얼마
나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는데요."
"오호호호호~ 겨우 '우리반' 인가요? 저는 전교생이 저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답
니다. 그러니 당신은 역시 나의 상대가 되지 않는군요."
이렇게 어느덧 서로 자랑거리를 늘이면서 이야기는 삼천포로 빠져버려 있었다.
그렇게 두 여자들이 말싸움이 한동안 계속되었고, 해가 다 지고 이미 깜깜해 졌을
때 그녀들의 말싸움은 끝나는 조짐이 보였다.
"얼래? 우리가 어떻게 하다가 이런 얘기가 나왔죠?"
먼저 정신을 차려서 이야기의 흐름이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바로 지희였다. 지희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사미에게 말을 했었고, 사미도 지희의 말에 정신을 차
리면서 말싸움의 원인을 찾고 있었다.
"결국 우리는 이야기가 다른곳을 샜군요.....호...호...호.."
어색한 웃으면서 잠시 창피함을 느끼고 있었고 지희도 창피했었는지 어색한 웃음을
짓는 것이었다.
"됐어요. 이제 그만해요... 민지와 지희양에의 말싸움 때문에 시간이 조금 많이 지
났어요."
혜미가 나서서 이 둘을 말렸었다.
"아...알았어..."
"알았어요."
그녀들은 순순히 혜미의 말을 수궁해 주었다. 그녀들도 어차피 더 이상 할말도 없었
기 때문에 혜미가 말리지 않았어도 그만둘 생각이었다. 그녀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혜미는 빙긋 미소를 지었고, 카이란을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
"저녁은 먹었나요? 저희는 백성군이 너무 늦게 오는 바람에 이미 먹었는데......."
먼저 먹었다는 것에 조금 미안했었는지 혜미의 말끝은 미안한 기색이 있었다.
"네... 먹었어요."
다행히 카이란과 지희는 그리 좋은 곳에서 먹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저녁을 먹었기
때문에 먹었나는 말을 했다. 먹었다는 말에 혜미는 다행이다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
다.
아침과 점심을 제외하고는 저녁만큼은 같이 먹는 편이다. 아침에는 카이란이 늦게
일어나는 이유 때문 일수도 있고 점심은 서로 노느라고 따로따로 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녁만큼은 꼭 통일해서 먹기 때문에 혜미는 미안한 기색을 하면서 물어 본
것이었다.
사소한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우리들은 바로 콘도 안으로 들어갔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고, 카이란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잠이 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깨어났다.
아침 일찍 깨어나자 밖을 나갔고 밖에는 민지와 아리아와 혜미와 사미와 지희 모두
보이는 것이었다. 그녀들을 보자 카이란은 바로 아침인사를 건냈었고, 그녀들도 카
이란에게 빙긋 웃는 얼굴로 아침인사를 건냈다.
그리고 한동안 보이지 않던 똘마니들도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나의 앞에 모
습을 나타내었다. 자유라는 명령을 내려줘서 그런지 똘마니 얼굴들은 모두 하나같이
새까맣게 얼굴이 타 있었고, 차림도 검은 양복 복장이 아닌 일반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의 모습들을 보자 얼굴살을 찌푸렸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언제나 사고가 많고 시끄러운 날이 많았지만 이제는 끝났다는 생각에 카이란은 평화
로운 일만 남았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뜻밖의 손님이 찾아와서 그 평화는 깨지고 말
았던 것이었다.
바로 그 재수없는 형사가 카이란에게 찾아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