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드래곤-143화 (143/277)

(142) 이세계 드래곤 [17] 12.왕따 카이란?

"그래서 지금 밖으로 쫓겨 난 건가요?"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카이란은 어색한 웃음을 보이고서는 뒷머리를 긁었다. 그 둘은 어느 정도 놀고 나

서야 어느 공원에서 산책을 하듯 목적이 없이 무작정 아무 곳이나 걸어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얘깃거리는 지금 카이란이 왕따를 당하고 있는 상태에 대해서 이

야기하고 있었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채연 선생에게 말을 한 상태였다.

"그녀들이 왜 그런지 모르지만 왠지 쓸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예전에는 이런 느낌

이 없었는데.... 막상 그녀들이 나를 찾지 않고 그렇게 자기네들끼리 노는 모습을

보이니 이제 조용한 것이 너무 외롭다고 느껴지고 있어요. 만약 내가 잘못을 했다

면 잘못이라도 빌 정도라니까요... 하하하핫..."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이 감정. 카이란 그로써는 생소하게 느껴졌고, 무언가가

외롭고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이 이렇게 고통이 있는 거라고 몰랐었다. 자신을 무시

해서 화가 난 경향보다는 만약 그녀들에게 잘못을 저질렀다면 사과까지 하고 싶은

생각이 들은 것은 그의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자존심 때문에 직접

그녀들의 반에 가기 싫은 카이란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기도 한 성격이었다.

"그래요? 흐음.... 조금 안됐군요. 왕따라니.... 반 아이들 사이에 왕따는 아니라

고 하지만... 그런 여자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다니....... 그런데... 혹시 모르

지요. 그만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채연 선생은 '안됐다' 라는 얼굴로 카이란의 얼굴을 보다가 갑자기 그녀들이 그만

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싱긋 웃으며 말을 했다. 카이란은 그런 그

녀의 표정에 궁금함을 느끼며 그녀의 말에 되물었다.

"이유요?"

카이란의 물음에 채연 선생은 다시금 싱긋 웃으며 검지손가락으로 카이란을 가리키

며 입을 열었다.

"이유는 바로 백성군에게서 중요한 날이 있다는 뜻을 수도 있거든요. 가끔 여자들

은 남자친구의 생일날 같은 중요한 날이 있으면 몰래 챙겨주는 사람이 많아요. 남

자쪽에서는 쓸데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여자에게는 그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

떻게 해서든 몰래 챙겨주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가끔 그것을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매정한 모습을 보이거나 외면하는 모습을 보여요. 가끔 여자의 변덕이나 바

람을 필 거라는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모두 남자친구를 위해서 하는 일이니 어

쩔 수가 없지요. 그러니 오늘 백성군이 쫓겨난 이유는 분명히 중요한 날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거에요."

웃으면서 채연 선생이 그렇게 말하자 카이란은 그녀의 말에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지금까지 지난 11일을 돌이켜 보며 그녀들이 행동에 대한 생각을 하자 카이란은 확

실히 채연 선생의 말대로 그럴 수 있다는 근거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을 해

서인지 카이란은 덕분에 그녀들의 행동에 대한 화가 다 사그라지었고, 나중에 집에

가면 어떤 것이 준비되어 있는지 설레임까지 나타났다.

그러자 카이란은 자동적으로 미소까지 피어났고, 자동적으로 그의 얼굴은 어떤 마

음의 상태인지 절실히 드러났다. 채연 선생은 카이란의 얼굴을 보니 픽하고 웃음이

터지려고 했었지만 끝까지 그 웃음을 참고서는 다음 말을 했다.

"그런데 백성군은 여자친구가 누구죠? 이렇게 백성군을 애를 타게 만드는가 보면?"

애를 탄다는 말은 조금 그랬지만... 카이란은 그리 상관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

랑을 하듯 채연 선생에게 실실 웃고서는 말했다.

"헤헤헤.... 진 사미라는 여성과 아리아라는 금발머리 여성이에요."

"넷!?"

채연 선생은 두 눈이 커지며 놀랬다. 채연 선생도 미모면에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얼굴이었지만... 유일하게 학생 중에 자신보다 예쁘다는 생각하는 인물이 있

었다. 그 인물은 지금 방금 카이란이 말한 사미와 아리아를 말할 수 있었고 이 학

교 최고의 미녀들이라고 할 수 있는 그녀들이었다. 카이란이 말한 사람은 이곳 고

등학교 최고 미녀 3인방 중에 사미와 아리아를 가리키자 말도 안 된다라는 식으로

두 눈이 커지고 말았던 것이다. 3인방중 한명은 당연히 사미의 언니의 혜미가 끼어

있었다.

카이란은 채연 선생이 그런 식으로 놀라자 왠지 모르게 우월감이 나타나는 느낌이

들었다. 이 학교 최고의 미녀 2명이 자신의 수중에 있으니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

"호호호... 백성군은 재주도 좋군요. 이 학교 최고의 미녀 둘을 얻다니... 호호호

호호...."

눈웃음을 지으며 채연 선생은 말을 했지만... 그녀의 눈빛은 왠지 비웃음이 있는

듯 불신이 가득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당연히 믿기는 힘들 것이다. 외모를 보나 뭐

를 보나 사미와 아리아에게 어울리지 않는 다는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채연 선

생의 얼굴에는 못 믿는 다는 듯이 불신이 가득 했었고, 카이란 혼자서 북 치고 장

구치는 이상한 망상을 가진 놈이라고 생각한 상태였다.

카이란은 그녀의 웃음소리에 눈치를 챘었지만... 그것에 대해서 더 이상 말을 꺼내

지 않았다. 굳이 믿어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괜히 쓸데없이 그것 하나 때문에

기분을 망치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슬슬 각자 집으로 각자 돌아가 볼까요? 선생님?"

카이란은 환한 웃음으로 채연 선생에게 말을 했다. 지금 9시가 넘어가려고 했기 때

문에... 슬슬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카이란은 채연 선생

에게 집으로 돌아가자는 제의를 했다. 채연 선생도 카이란의 말에 동의하듯 그녀는

고개를 끄떡였다.

"그래 돌아가지요. 슬슬 시간도 늦은 시각이니...."

채연 선생은 시계를 보며 말했다. 이미 해는 지도 어둠만이 세상을 지배한 상태였

고, 그나마 달빛과 중간 곳곳에 있는 가로등이 캄캄한 어둠을 밝게 비추었다. 카이

란도 고개를 끄떡이는 모습을 보이며 그 둘은 걸어다니고 있는 공원을 빠져 나왔다

. 그리고 서로 인사를 해 두고 그렇게 헤어졌다.

카이란은 채연 선생과 헤어지고 난 뒤 바로 집으로 향했다. 9시가 넘은 상태이고

버스를 타면 10시가 넘어갈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카이란은 곧 바로 마법을 쓰려고

했다. 마법을 쓰기 전에 카이란은 그림자처럼 졸졸 따라다니고 있는 똘마니들을 쳐

다보았다. 지금까지 말도 하지 않고 아무 말 하지 않은 채 어떻게 잃게 쫓아다닐

수가 있는지... 그로써는 참으로 신기하게 보였다.

"그래.. 나를 쫓아다니라고 수고가 많았다. 그러니 오늘은 그만 돌아가라. 그리고

내 명령 없이는 나타나지 말도록."

"넷! 형님!"

똘마니들의 대답을 들은 카이란은 총총히 앞으로 걸어나갔고, 더 이상 똘마니들은

따라오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정도 앞으로 갔을 때 카이란은 으쓱한

골목길로 몸을 돌렸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들어가자 그러지 않아도 어두웠던 시

야가 더욱 어두워서 앞에 사물이 분간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어두운 골목길

안에는 카이란의 하얀 눈만 빛을 뿜는 듯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그것도 잠시뿐,

눈 깜빡 할 사이에 카이란의 하얀 눈은 사라져 버렸고, 눈뿐만 아니라 카이란의 기

척이 모두 사라졌었다.

-슈슉!-

아까와 비슷하게 인적이 드문 골목길이었지만... 그곳에는 달빛이 뚜렷하게 골목길

을 비추고 있었다. 한쪽 구석에 카이란의 모습이 갑자기 나타났고, 텔레포트를 해

서 이곳으로 온 것 같았다. 지금 카이란이 온 곳은 집앞에 있는 작은 골목 길이있

고, 20미터정도만 들어가면 카이란의 집문 앞이 보이는 곳이었다.

카이란은 골목길을 빠져나오며 느긋하게 집문 앞에 섰다. 갑자기 설레임이 나타났

다. 과연 그녀들이 그런 준비를 했을까? 아님 그냥 치레적인 말투로 채연 선생은

카이란의 기분을 좋게 만들려고 한 말일까? 카이란은 그런 의문과 설레임이 계속

나타났다. 마법으로 확인해서 안에 과연 누가 있는지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카

이란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걸음을 옮기며 그는 천천히 한발자국 한발자국씩 걸어가며 문 앞으로 다가갔다. 왠

지 카이란은 문열기가 무섭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마음 한편으로는 빨리 결과에

대해서 궁금증을 참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카이란은 주점 없이 문을 열었고, 바로

한마디 건넸다.

"다녀왔습니다."

인사말을 하자 주위에는 쥐죽은듯이 고요했다. 아무도 없는 듯이 조용한 정적에 휩

싸였고, 아직 부모님도 오시지 않았는지 집 안에는 곳곳마다 불이 꺼져 상태였다.

'아무도 없나......'

그래도 카이란은 여전히 기대를 가진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마루에 불을 켰다. 징하

는 전기 흐르는 소리음과 함께 방안 곳곳에 환한 불이 들어와서 곳곳을 비추었다.

모든 것이 뚜렷하게 보이자 카이란은 자신의 예상이라면 그녀들은 뭐라고 축하해

준다는 말을 꺼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용한 적막만이 흐를 뿐....... 그 누구도 카이란을 반겨주는 인간은 없었다. 모

든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또한 그것을 더해주듯, 너무 기대까지 해서

그런지 카이란은 가슴이 찢어지도록 강한 아픔이 그의 신경에 전해져 왔고, 허무함

에 허탈감 마저 느낀 상태였다.

"제길........"

내뱉고 싶지 않은 말이 카이란의 입에서 멋대로 흘러나왔다. 허탈감과 허무감....

모든 것이 생소하기만 했던 카이란의 심정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느낄 겨를

이 없었다. 오로지 그녀들의 대한 배신감과 원망만이 카이란의 솔직한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을 다 때려치우고 싶었다. 그녀들의 대한 미련이나 관심,

모든 것을 다 때려치우고 예전에 악덕 카이란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까지 한 상태였다.

카이란은 발걸음을 옮기며 자신의 방으로 갈 생각이었다. 발걸음이 무겁다는 생각

이 들었다. 자신의 방 거리는 10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거리였지만.. 발이 무겁

다고 느껴졌다. 힘이 없으면 발까지 무거워 지는 것일까? 그래도 카이란은 모든 것

을 참고 2층으로 몸을 옮겼다.

2층으로 올라가자 문뜩 카이란은 이런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추는지 궁금했다.

겨우 여자 3명 때문에 이런 자신의 초라한 모습이 갑자기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처음 이곳에 자신의 본모습을 확인했던 자신의 방 옆에 있는 큰 거울의 앞에 모습

을 드러냈다.

푹 꺼져버린 어깨에 생기가 담겨 있는 않은 얼굴, 모든 것이 기운이 없다는 듯이

비추고 있는 자신의 몸에 카이란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서는 다시 자신의 방으

로 들어가려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찰나 옆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뭔

가가 소리가 났기 때문에 카이란은 얼굴을 들어대었고, 갑자기 빛이 확 들어오며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팡!! 팡!!-

깜짝 놀라서 카이란은 몸을 옴츠리며 한쪽 팔로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아무리 카

이란이 마법과 체술에 능숙하다해도 놀래는 것은 놀랬기 때문에 당연한 심리 현상

의 행동이다. 이상한 소리가 났었지만... 자신의 몸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공중에서 무언가가 샤르륵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보이는 것

은 여러 색깔의 이상한 종이가 떨어지는 것이었고, 의아하게 그것을 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렸다.

"오빠 생일 축하해!!"

"백성님 생일 축하해요!!"

"축하해요! 백성님!"

"축하한다 백성아."

"너의 18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짝짝짝짝짝짝-

5사람이 서로 비슷한 말을 내뱉으며 박수를 치는 소리가 났다. 카이란은 어리둥절

한 얼굴로 주위를 흩어 보았고, 축하한다는 말과 박수를 치는 인간들은 다름 아닌

민지, 사미, 아리아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였다. 모두 환하게 웃으면서 박수를 치

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큰 탁자 위에는 1개의 큰 촛불과 8개의 촛불이 끼어져

있는 2단 케이크가 눈앞에서 보였고, 주위에는 여러 음식들이 장만해져 있었다.

"생일 축하해 오빠! 헤헷!"

민지는 카이란의 방방 뛰듯 카이란의 한쪽팔짱을 끼며 웃으면서 말을 했다. 감동이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채연 선생의 말대로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카이란은 말문이 막

혔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른 상태로 오자 카이란은 순간 어떠한 말을 해야

할지 당황을 하기 시작했다.

"저....저기...."

목이 메이는 느낌까지 오니 카이란은 목소리가 잘 나오질 않았다. 진짜 이런 일이

일어난다 해도 카이란은 그냥 기쁘다라는 생각만 하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

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헤헤헷! 지금까지 오빠에게 미안. 이런 준비를 하려고 오빠에게 매정하게 했던 거

야. 화 안 났지?"

민지는 카이란 앞에 나서며 귀엽게 웃고서는 용서를 구한다는 모습으로 두 손을 딱

마주치며 말을 했다. 그리고는 아리아와 사미가 나서서 말했다.

"저희도 죄송해요. 11일 동안 백성님의 반에 찾아가질 못해서....."

"죄송해요. 백성님...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어요."

그녀들도 얼굴에 미안한 기색이 가득하며 조심스럽게 카이란의 얼굴을 보았다.

"아....아냐.... 괜찮아.... 하하하..."

카이란은 웃음을 띄우며 웃어 보이려고 했지만... 이상하게 자신의 눈시울이 뜨겁

게 느껴졌다. 당연히 기쁘면 웃어야 정상인데... 왜 이렇게 눈이 뜨거운지 그로써

는 알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이었다.

"아앗! 오빠 눈시울이 붉어진 건가 보면 울려고 한다! 헤헤헷! 기뻐서 눈물까지 흘

리려고 하다니... 오빠 너무 마음이 약해."

실실 웃음까지 쪼개며 민지는 붉어진 카이란의 눈시율을 보며 놀리듯 말했다.

"시...시끄러! 왜 내가 울긴 울어? 괜히 눈에 뭐가 들어간 것이니 착각하지마!"

그러며 카이란은 민지의 시선을 외면하고서는 일부러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지만.... 싫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기쁜데 왜 눈물이 흘리려고 하

는지는 카이란 자신도 의아하게 여겼지만.... 이런 기분... 그리 나쁘지 않았고,

기분이 좋았다고 볼 수 있었다. 이것이 TV에서 보던 기쁨의 눈물이라는 것을 인식

한 카이란은 처음에는 '바보같이 놈! 기쁘면서 왜 울어?' 라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 막상 자신에게 이런 감정이 닥치니 황당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상태였다.

억지로 흩어진 감정을 참으며 카이란은 다행히 눈물만큼은 흐르지 않았다. 마음이

차분함을 느껴서 인지 정신상태가 맑아졌다. 그리고서는 다시금 그들의 얼굴을 보

며 환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그런데 오늘이 내 생일인 거야?"

카이란의 말에 민지와 부모님은 기가 막힌다는 듯이 황당한 얼굴을 하며 한심스럽

게 민지는 카이란을 바라보았다.

"당연하지! 어떻게 오빠 자신의 생일도 모를 수가 있는 거야!?"

"하하하... 미안.... 그런데 오빠는 기억이 없는 뒤로부터 내 생일을 알 리가 없잖

아?"

"그래도 그렇지!!"

카이란은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담고 있었다. 민지는 못마땅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여전히 한심스러운 눈초리로 카이란을 바라보았지만... 카이란은 그리 싫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민지의 모습이 사랑스럽게만 느껴졌고, 왠지 포근한 느낌마

저 들었다. 민지뿐만 아니라 사미나 아리아 역시 비슷했다.

"어쩟든 우리 백성이 이렇게 좋은 여자가 있으니 부모로써는 정말 기쁘구나."

어느덧 아버지가 나서며 카이란의 어깨를 툭툭치며 말을 했다. 카이란의 시선은 자

동적으로 아버지에게 돌렸고, 흡족해하며 웃고 계시는 아버지의 표정을 볼 수 있었

다.

"그래 백성아.. 엄마도 기쁘구나... 사실 이 아이들 엄마가 들어올 때도 열심히 음

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였단다. 그녀들이 얼마나 정성을 담으며 요리를 만들고 있는

지... 나조차 그녀들의 모습에 정말 놀랬단다. 그리고 이 2단 케이크도 아리아와

사미, 민지의 작품이란다. 요 근래 그렇게 바쁜 모습을 보인 이유가 바로 너를 위

한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서 그것을 배우려고 그렇게 바뻤단다."

어머니도 환하게 웃으시면서 옆에서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있는 사미와 아리

아를 보며 말을 하셨다. 아무래도 칭찬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보았다.

"고맙다."

"아니요. 뭘요...."

"저희는 당연히 백성님의 중요한 날이니 그것에 맞춰준 것뿐이에요."

채연 선생의 말이 모두 맞았다. 카이란 자신에게는 이런 날이 중요한 날이 아닌데.

.. 여자라는 동물은 그것이 아니었나 보았다. 설마 이렇게 정성을 가하면서 자신을

챙겨주지는....... 몰랐던 것이다.

"헤헤헤.. 그런데 오빠 또 하나 기념날이 있어."

민지가 웃으면서 말을 하자 카이란은 시선을 민지에게 두었다.

"무슨 기념날?"

자신의 생일말고 또 하나가 있다고 하자 카이란은 바로 궁금증을 표시했다. 민지는

또다시 웃음을 머금고는 옆에 있는 사미와 아리아를 한번 보며 웃는 표정을 짓고서

는 다시 고개를 돌려서 말했다.

"바로 오빠와 사미 언니, 아리아 언니와 오빠와의 100일째 만난 기념일."

"그래? 난 또.... 중요한 날이라고....."

카이란은 별 싱겁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곳

세계에서 100일째든 200일째의 만남 같은 신세대 전통을 잘 모르고 있는 카이란이

기 때문에... 그는 그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콱!-

아무런 관심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자 민지는 카이란의 발등을 밟아 버렸다.

"크아아악! 왜.. 왜 밟는 거야!?"

"왜 밟긴! 1.0.0.일.째.를 뭘로 아는 거야!?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데!!!"

민지가 화를 내면서 100일이라는 것을 강조를 하니 카이란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려야했다.

"그래.. 미안... 그런데........... 나와 사미, 아리아 만난지 4달째가 넘어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100일째지?"

문뜩 계산을 해 보니 그녀들과 만난 시간은 4달째가 넘어가려고 했다. 카이란의 질

문에 민지는 그럴 줄 알았다 라는 얼굴로 웃으면서 말했다.

"그것은 우리도 아는데... 일부로 이 날을 잡아서 100일째 기념일로 잡은 거야. 오

빠의 생일에 100일째 만남 기념까지 있으면 이것이야말로 기쁨2배 행복2배 아니겠

어? 날짜는 많이 넘어갔지만... 그래도 이런 날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렇게

한거야."

"우리들의 생각인데... 백성님은 분명히 100일째 만남 같은 것은 기억하지 않으시

니 우리들이 이렇게 계획을 짜놓은 상태였어요. 그러자 며칠 후면 백성님의 생일이

라는 것을 알자 우리는 정확히 100일째로 하지 않고 일부러 생일과 겹치게 만들어

서 이런 파티를 벌인 것이에요."

싱긋 웃으며 사미까지 나서서 말을 했다. 확실히 카이란은 100일째 만남 같은 것은

잘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사미 말대로 신경도 쓰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니 그녀들

의 노력에 카이란은 쓴웃음을 지으며 이해하듯 고개를 끄떡였다.

"헤헤헤헤~ 그래서 우리들은 그것에 기념을 맞추기 위해서 이렇게 뜨개질을 하면서

옷을 맞춰 입었지! 헤헤헤헤헤~"

민지는 웃으면서 자신이 입고 있는 카이란에게 그것을 보여주었다. 뜨개질을 했다

는 것을 티가 나게 털실로 만든 스웨터였다. 색깔은 짙은 녹색으로 되어 있었고,

가운데는 forever라는 영어가 쓰여져 있었다. 민지뿐만 아니라 아리아와 사미도 똑

같은 옷을 입고 있었고, 글자까지 모두 똑같았다.

"아..."

카이란은 그녀들의 입을 옷을 보며 작은 탄성이 나왔다.

"헤헤헤.. 내가 이것 배우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아? 다행이 혜미 언니

가 뜨개질하는 법을 알아서 다행이지... 우리 셋이서 얼마나 노력을 가했다고! 밤

늦게 집에 온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였다고."

배시시 웃으며 민지는 대충 밤늦게 돌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저희도 죄송해요. 백성님의 반에 찾아가질 못해서요. 찾아가고 싶었지만... 뜨개

질하는 시간이 너무나 오래 걸려서 쉬는 시간마다 번번이 하고 있어서 찾아갈 시간

이 없었어요. 용서해 주실거죠?"

사미는 죄송하다는 표정을 짓고서는 카이란의 양해를 부탁했다. 사미뿐만 아니라

아리아 역시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사미와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 이미 화는 풀

렸기 때문에 지금은 화를 냈다는 것조차 잊어버린 상태였다. 그러니 양해고 뭐고

카이란에게는 이미 지난날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카이란은 머쓱한 표정을

짓더니만.... 말 대신 환한 미소로 사미와 아리아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

대충 사건의 풀이가 되었지만.. 한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모든 것이 다 카이란 때

문에 이렇게 외면하고 밤늦게 돌아오고 그런 것이었다고 하지만... 뭔가가 하나를

잊어버린 듯한 중요한 의문이 떠오르자 카이란은 그녀들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내 옷은? 100일째 만남이면 나도 그 100일째에 들어갈 테고, 그러면

나도 너희와 같은 비슷한 옷이나 똑같은 옷이 있다는 뜻 아니야?"

"..............."

"..............."

"..............."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시원한 바람도 불었다. 아무 말 없이 그녀들은 돌이 되면서

가만히 있기만 했다. 자신들의 옷만 만들 생각만 했지.... 장작 중요한 카이란의

옷은 만들지 않은 상태이자 그녀들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던 것이다. 카이란은 그

녀들의 모습에 서럽게 방 한쪽 구석에 쭈그려 앉으며 외로움에 달랬다.

역시나 카이란은 진짜 왕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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