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억!!-
"끄아아아아악!"
카이란은 비명을 지르며 유리창을 깨뜨리고는 저 하늘에 별이 됐다는 전설이....
또 한번 말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픽션! 픽션...! 그리고 착한 아이들은 따라
하지 말아주세요. 위험한 짓입니다.
"얌마! 오빠를 죽일 심산이냐!!"
"헤헷... 그래도 잘 살아서 돌아왔잖아...."
카이란은 창문으로 기어오면서 핏잔을 세우고 소리를 쳤지만... 민지는 한쪽 관자
놀이를 긁적이며 귀엽게 혀를 쏙 내밀었다.
"그럼 그 언니 지갑은 시험날에 돌려 줄거야....?"
민지는 화를 내는 카이란의 표정 때문에 재빨리 화제를 다시 지갑 주인 쪽으로 돌
렸다. 민지의 의도를 알았지만... 카이란은 결국 민지의 페이스에 넘어가고 말았다
.
"뭐.. 그래야 겠지? 귀찮지만... 어쩔 수 없잖아..
"그래....? 어쩟든... 참... 하필 그날이 서험이었을 줄이야.... 어쩟든 오빠 우리
도 2틀후에 시험이니 오빠 공부 열심히 해."
어쩟든 이러한 연유로 카이란은 자신도 시험이 닥치지 않은 한 그녀와 만나는 것은
힘들었다. 그러니 결국 핸드백을 돌려주는 것은 같은 시험이 되어서 돌려주기로 마
음을 먹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어느덧 시험 날짜가 다가왔다.
"오빠 자신 있어?"
"글세.. 우선은 노력하는데 까지 해 봤으니 어떻게 되겠지..."
오묘한 대답을 내뱉으며 카이란은 한쪽에 가방을 더욱 바짝 짊어졌다.
드디어 시험이다! 시간은 어느덧 2틀이 흘렀기 때문에 시험이라는 거창한 날짜가
다가왔고, 오늘의 이맘때를 위해서 카이란은 요 이틀간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
였다.
드래곤은 망각이 없는 존재라 한번 기억한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암기력 공부쪽에는 거의 눈감고 찍기요. 누워서 떡 먹기 정도이다. 하지만
망각이 좋은 드래곤이지만.... 문제는 풀이쪽 문제가 가장 큰 문제이다. 암기쪽은
외워서 아는 것만 나오면 답이 되겠지만... 수학쪽이나 과학같은 계산식 풀이문제
는 그야말로 힘들고, 어렵다 라는 것이다.
노력만 하면 그것도 쉽게 하겠지만... 카이란에게는 그런 집중력과 공부에 대한 비
중이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데 까지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귀찮으면 공부를 하지 않고, 생각이 나면 디시 공부를 하는 식이 카이란
이다. 뭐든지 귀찮으면 하지 않는 존재가 드래곤이듯이 카이란도 그 부류에 속한
존재이다. 또한 무엇보다 막강한 파워만 자랑하는 레드이니 더욱 공부쪽에는 어울
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다녀오겠습니다."
카이란과 민지는 똑같이 구호를 맞추며 박자 하나 틀리지 않고 경쾌하게 현관 앞에
말을 내뱉고는 밖으로 나섰다. 밖으로 나오자 이제는 여름의 날씨는 찾아볼 수 없
는 쌀쌀한 공기가 피부를 곤두서게 만들어 주었고, 숨을 들이실 때마다 코를 찌르
듯 차가운 가을 공기가 코를 적셔주었다. 이제는 완벽한 가을이었던 것이다.
시험이라 주위의 아이들은 거리에서 조금이라도 공부를 더 할 수 있는 단어장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부분 80%는 그러한 모습이
었고, 민지 역시 입에서 중얼중얼 거리면서 한 개의 단어를 외우려는 모습을 보이
고 있었다.
"흐음... 시험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었구나.... 읏샤!"
기지개를 피며 카이란은 시험에 대한 첫 인상을 내뱉었다. 한글자라도 더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는 아이들.... 모두 시험이라는 것을 잘 보기 위한 발버둥이라고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시험을 잘 보면 아이들은 앞으로의 미래가 보장이 될 수 있는
단계이니 이 부분만큼 소홀히 하는 아이들은 없을 것이니 당연한 모습일 수도 있다
.
"아~ 오빠 오늘 혜진이라는 언니에게 핸드백 갖다 줄 거야?"
지난번에 예문 고등학교가 시험 날이라 핸드백을 못 갔다 줬으니 오늘부터 이쪽 학
교가 시험이라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끝난다. 시간대가 비슷하면 혜진이라는 여성
과 만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민지는 그것을 기억하고는 물어보았다.
"음... 쇠뿔도 단김에 뽑으라고 했으니... 그냥 오늘 갖다 주는 것이 속 편할 테니
... 그냥 오늘 재빨리 갖다 줄 생각이야."
"흐음.. 그래? 그럼 오늘도 지난번처럼 사미 언니와 아리아 언니하고만 가겠네. 그
런데 핸드백은 가지고 왔어?"
가방을 챙기는 것을 보지 못했으니 민지는 카이란에게 핸드백을 준비했는지를 물어
보았다. 카이란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떡이고는 말했다.
"당연하지."
"오호.... 웬일? 오빠가 이렇게 준비성이 좋다니.... 서쪽에서 태양이 뜨려나."
장난기가 발동한 얼굴로 민지는 오른손을 핀 상태에서 이마를 대며 두리번거리듯
서쪽을 응시했다. 그런 민지의 장난기에 카이란은 발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시비거냐....?"
"헤헤헤헤헤헤.... 미안...."
배시시 웃으면서 말하는 민지의 모습에 카이란은 더 이상 화를 내를 표정을 못 지
었다. 왠지 점점 민지의 표정이 자주 약해져 가는 모습을 느낀 카이란이었다.
"아... 맞아! 그리고 오늘 아마도 오빠가 먼저 갈 거야. 그러니 학교 나무 앞에서
아리아와 사미만 올 테니 너희들끼리만 그렇게 집에 돌아가. 같은 시험날짜니 끝나
는 시간대도 거의 똑같을 것 아냐? 그러니 오빠는 재빨리 그 예문 고등하교라는 곳
으로 바로 갈 거니까. 그렇게만 알아둬."
시험이니 끝나는 시간도 다른 학교랑 비슷할 것이다. 자칫 천천히 가다가는 그녀가
먼저 집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카이란은 사미와 아리아와 같이 느긋하게
걸어다닐 시간이 없다. 그 때문에 카이란은 그녀들을 만나지 않고 바로 마법을 사
용해서 그 학교로 이동할 생각이었다.
"그래? 알았어."
거기까지만 말하고는 그들은 학교로 향했다. 제법 쌀쌀한 공기를 맞으며 이제는 슬
슬 하복에서 동복으로 바꿀 때가 온 것 같았다. 몇몇 아이들은 벌써 동복으로 바꾼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하복을 입은 상태였고, 하복에다가 동복 마의만 입은 아
이들도 몇몇이 있었다.
가슴이 설렌다라고 느끼지 않다는 것은 거짓이다. 모두들 공부한 노력의 한 만큼
결과를 보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였다. 카이란도 그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
다. 비록 할 수 있는데 만큼 했다고는 하지만... 그 할 수 있는 만큼 한 노력의 답
은 과연 점수가 어떻게 나올지는 궁금하게 만들테니...
-딩동 딩동-
그리고 시험은 시작되었다.
"음.. 늦지는 않은 것 같군."
카이란은 왼쪽 손에 차져있는 시계를 보며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시각
을 확인한 카이란은 다시 시계를 소매 속에 감추고는 교문 앞 기둥에 자신의 등을
기댔다. 지금 카이란이 있는 곳은 예문 고등학교라는 학교 정문 앞이다. 카이란은
아까 아침에 얘기대로 바로 마법을 사용해서 이곳으로 온 것이다.
물론 사미와 아리아를 만났었지만... 학교 시험이 끝나자마자 대충 급하게 어디로
간다는 말만 해 놓고 어디론가 재빨리 뛰어갔다. 너무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이유도 물어보지 못하고 그녀들은 어디론가 뛰어가는 카이란의 뒷모습만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다.
한번 예문고등학교라는 곳을 와본 상태이기 때문에 카이란은 타기 싫은 버스를 타
지 않고 바로 이곳으로 올 수 있었다. 다행히 카이란의 학교 먼저 끝이 났는지 예
문 고등학교는 아직 한참 시험 중이었고, 지금 카이란은 교문 앞에서 혜진이라는
여성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흠... 그리고 보니 시험이 정말 쉬웠어.....'
시험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역시 기억력이 좋은 드래곤이라서 그런지 암기쪽의 문
제는 눈감고 풀을 정도로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채로 가면은 보모님에게 낯
짝을 못들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의 진짜 백성이의 성적정도는 아니
더라도 반에서 15등 이상을 할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고, 계산식 문제만 아니면 모든
과목을 100점으로 맞출 자신감도 있을 정도였다.
수학같은 계산식문제도 노력만 하면 100점을 맞을 확률이 높다. 다만 카이란에게
문제점은 바로 귀찮고, 계산하는 문제는 풀기 귀찮아서 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냥
글자만 줄줄이 읽어서 '어 이것은 이거네'라는 식으로 간단하게 답만 적는 것이라
면 문제없이 술술 풀어가겠지만... 계산식문제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카이란
은 그런 문제라면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그런 문제는 일제 포기한 상태였다
.
오늘 카이란은 처음 필기 시험에 대한 느낌은 '별것 아니다'라는 느낌이었다. 첫
느낌이 그러니 카이란은 앞으로의 시험에 대한 자신감은 가득 차 있었다. 단 수학
식 계산문제만 빼놓고.....
-띵딩띵딩~ 띵딩딩딩.....-
익숙한 벨 소리가 예문 고등학교를 가득 메웠다. 박자를 맞추듯 일반 학교에서 들
을 수 있는 종소리였다. 종소리가 들렸다는 것은 즉 학교가 끝났다는 의미기도 했
다. 학교가 끝나는 소리가 들리자 카이란은 기댄 등을 떨어뜨리며 스스로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 몇분후 학생들이 나오는 것이 카이란의 시야에 보이기 시작했다.
나오는 아이들을 놓치지 않게 바라보며 카이란은 그들의 얼굴의 가지가지의 표정들
을 볼 수 있었다. 환하게 웃는 표정과, 울상에 젖혀 있는 표정, 아무런 문제가 없
다는 식으로 담담한 표정... 이 모든 표정들은 시험에 대한 결과의 표정이었다.
-웅성 웅성-
주위에 자동차 밖에 소리가 나지 않던 거리는 순식간에 아이들의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로 이 거리를 모두 메웠다. 처음에는 4-5명이 나오는 모습을 보이더니만... 어
느새 교문 입구에는 빡빡하게 채워져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바꿔져 있었다.
"이거 이래서야 만날 수 있을까나...."
이렇게 아이들이 한꺼번에 나가니... 카이란은 제대로 만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
다. 많은 아이들이 웅성웅성 거리면서 교문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카이란은 유
심히 그녀를 찾으려고 애를 썼다.
또한 교문 앞에 다른 교복을 입고 있으니 가는 아이들마다 흘끔 카이란을 흩어보는
모습을 보였다. 간혹 여자아이들은 다른 학생이 이곳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것이 웃
기는 것인지... 쿡쿡 거리면서 웃는 모습도 보였다. 역시나 어디에서나 카이란은
시선이 집중이 되는 것 같았다.
"흐그... 이러다가 못 만나는 것 아냐? 또다시 헛고생하기 싫은데..."
뒷머리를 박박 긁으면서 카이란은 이 많은 아이들 중에 한사람을 찾기란 힘들 것
같았다. 모래사장에 바늘 찾기 정도는 아니었지만... 확실히 조금은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했다.
"흐음.. 그냥 반으로 찾아가 볼걸....."
어차피 학생증에 학교와 반까지 있었으니 괜히 교문에서 기다린 것이 후회감이 밀
려왔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오늘은 끝까지 참고 혜진이라는 여
성을 기다릴 심산이었다.
"아앗!!"
뒤에서 놀라는 듯한 여성의 음성이 카이란의 귀에 들어왔다.
-찌릿찌릿!-
그 비명의 의해서 수많은 아이들의 빔을 발사한 듯 일제히 고개를 돌리며 시선이
모두 한곳으로 집중이 되었다. 카이란 역시 그곳으로 시선을 옮겼고, 그토록 찾던
혜진이라는 단발머리 웨이브 여성이었다.
"휴~"
카이란은 한숨을 내쉬며 다행히 그녀가 먼저 알아차려 줘서 다행이다라는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카이란을 가리킨 상태였다. 엄
청난 시선을 인식하지 못했는지 그녀는 그런 채로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두 번째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싸가지맨!!!"
-찌릿찌릿!!-
무심결에 내뱉은 혜진이의 음성에 이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카이란에게 집
중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아까보다 더 많은 시선을 끌렸고, 그야말로 만화같은 내
용이었다. 그리고 싸가지맨이라니!! 카이란은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다는 식으로 두
눈이 커지며 그는 그에 알맞은 대답을 내뱉었다.
"에엑!!?"
한꺼번에 시선이 카이란에게 쏠리자 혜진이는 당황하는 경향을 보였고, 뒤늦게 자
신이 저지른 짓을 눈치 챈 것 같았다.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는 순식
간에 얼굴이 붉어져 버렸고, 한번 쏟은 물은 주워담기 못하기 때문에 이미 주위의
사람들은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푸훗훗..."
"큭큭큭..."
하나둘씩 사람들은 웃음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혜진이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의
해서 허둥지둥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을 하려고 했지만... 마음만 앞설뿐... 몸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은 상태였다.
장작 당사자인 카이란은 두 눈이 놀란 채로 가만히 있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카이란은 정신을 차렸다. 카이란은 이런 시선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담
담한 표정으로 앞에 있는 혜진이를 응시했다. 철면피 강한 드래곤이니 당연히 이런
시선 따위는 별 것 아닐 것이고... 무엇보다 이미 서점에서의 전적(?)이 있는데...
. 이 정도의 시선에 창피함에 당황할 위인이 아니다.
"야야! 이봐! 너..... 그게 나에게 할 말이냐!? 싸....싸가지맨이라닛!! 어렵사리
이곳에 와서 이것 돌려줬더니만.. 거참 황당한 말을 다 듣네."
어느새 다가왔는지... 수많은 시선을 모두 무시를 한 채 카이란은 혜진이 앞에 있
는 상태였다. 혜진이는 이곳에 시선을 신경도 쓰지 않는 다는 말투로 말을 하는 카
이란의 얼굴을 보았다. 그는 이곳 시선에 의해서 당황해 하는 표정은 찾아볼 수 없
었다. 오히려 혜진의 말에 황당해 하고 있는 표정과, 기가 막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을 뿐 그 이상은 없었다. 그런 어이없다는 식으로 말을 내뱉은 카이란의 얼굴을
보며 혜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휴....."
엄청난 시선에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얼굴로 한숨을 내쉰 것 같았다
. 그리고 그 한숨으로 인해 혜진은 처음 카이란을 만난 서점 사건을 기억해 낼 수
있었고, '아~ 이 남자는 철판을 몇 겹 깔은 남자였지'라는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
다.
"에쭈? 이제는 웃어?"
혜진이의 피식 웃는 얼굴에 의해서 카이란은 또다시 어처구니없다는 식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아... 미안... 어쩌다가 다른 생각 좀 하느라고.. 잠시 웃음이 나온 것 뿐이야...
. 호호... 미안 미안..."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으로 혜진이도 막 카이란에게 반말로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모습을 보아하니 자신과 비슷한 나이일 거라는 생각에 혜진이는 살짝 얼버
무린 듯이 반말로 나갔고, 새침한 눈으로 혜진이는 카이란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보
았다.
"쳇! 그렇다고 그렇게 웃으면.. 내가 뭐로 생각할 것 같아?"
다행히 카이란은 반말로 나가는 혜진이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혜진
이는 카이란의 반응에 내심 다행이다라는 얼굴로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입
을 열었다.
"그런데.. 너는 이곳을 어떻게 찾아왔지? 그리고 나에게 볼 일이 있는 거야?"
"이것을 돌려주려고 왔다."
카이란은 왼쪽 어깨에 매어져 있는 가방을 뒤적뒤적 거리며 가방 안에 있는 빨강
핸드백을 꺼냈다.
"아..."
혜진이는 카이란이 가방 안에서 꺼낸 물건을 쳐다보자마자 작은 탄성이 입에 새어
나왔다. 그리고 순식간에 환한 표정으로 기쁨을 표시하듯 활짝 웃으면서 어린아이
같이 폴짝 뛰었다.
"아앗! 너무 고마워! 역시 네가 가지고 있었구나! 고마워! 고마워!!"
혜진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카이란이 들고 있는 핸드백을 받았다. 핸드백을 건네준
카이란은 혜진이를 보며 말했다.
"그럼... 바이바이..."
".........."
핸드백을 건네준 카이란은 담담한 표정으로 가볍게 손까지 저으면서 인사를 한 뒤
발걸음을 뒤로 돌렸다. 이제 인간들의 시선은 하나도 없는 상태였다. 그런 사건은
한순간에 일어나고 한순간에 사라지듯 카이란이 혜진이에게 다가왔을 때부터 시선
이 점차 사라졌었다.
"............자...잠깐!!"
느닷없이 인사만 건네 놓고 먼저 가버린 혜진이는 황당한 표정으로 카이란을 불러
세웠다.
"앙? 왜?"
"그렇게 가는 것이 어딧어!? 그러면 내가 나쁜 것 같잖아. 이렇게 봐도 나도 한 미
인이라는 소리를 듣는 편이라서.. 주위의 남자들은 나를 어떻게 잡으려고 안달하는
데... 너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기에 이런 미인은 놔두고 집에 갈 생각을 하냐? 왠
지 자존심 상하는 걸?"
그녀의 말에 카이란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왠지 이 말은 어디서 들어봤다는 것
은 카이란만의 착각이었을까? 어디서 들었다는 것을 느꼈는지..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음.. 별것 아냐. 나에게 최소한 이것을 찾아줘서 고맙다는 보답은 해야 하지 않겠
어? 아무리 댁도 시험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차정도는 마실 시간은 있을 것 아냐.
시간 있지?"
"흐음... 그래... 뭐... 공짜면야 상관없지..."
시험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공짜로 차까지 사준다고 하는데... 카
이란은 거절할 이유가 없다. 혜진이는 카이란의 대답을 듣고 난 후... 표정이 부드
러워지면서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흠... 그럼... 가자. 저기 아는 케익하우스라고 케익과 같이 파는 커피숍이 있으
니까. 그쪽으로 가지."
그렇게 말하고 혜진이는 카이란을 인도하면서 어디론가 향했다.
그리 오래 걷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걷다보니 젊음의 거리를 방불케... 많은 상점
들이 보였다. 의류나 액세서리 같은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만 팔고 있는 거리
였고, 커피숍, 호프집, 당구장 같은 여러 종류의 상점도 보였다. 그 중 혜진이는
푸른색 4층으로 되어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으로 올라
가자 바로 앞에 유리로 되어있는 큰입구가 보였다.
-딸랑-
손님이 왔다는 것을 알리듯 문을 열자마자 귀에 듣기 편한 작은 종소리가 울렸다.
"어서오세요."
활짝 웃으면서 말하는 종업원은 카이란과 혜진이가 들어오는 것을 반겼다. 나이는
대략 20대 초쯤으로 보인 젊은 여성이었다. 그리고 얼굴도 반반하게 생겼었고, 꽤
나 남자들이 따를 것 같았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그들은 자리를 물색했고, 창가
쪽에 있는 자리를 확보했다.
"여기 좋지?"
혜진이는 웃으면서 이곳 커피숍을 둘러보며 카이란에게 말을 했다. 카이란도 이곳
을 둘러보며 표정변화 없이 짤막하게 말했다.
"응...."
아득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 큰 커피숍이었다. 카운터쪽에는 진열대 식으로 여
러 종류의 케익을 진열해 놓았고, 유명한 캐릭터를 따와서 케익으로 만드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베란다도 있었는데... 밖의 거리를 구경할 겸 이곳저곳을 볼 수 있
게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다.
아득하고 넓은 공간인 화려한 커피숍이라 엄숙한 분위기를 떠올리지만, 그런 것이
아닌 누구나 쉽게 들어올 수 있게 거리낌없는 활기찬 분위기였다. 이런 점은 조용
하고 잔잔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질감이 나겠지만... 그의 반대가 되는
사람에게는 시선을 끌만한 커피숍이었다. 또한 남자들의 눈요기도 좋게 이곳에 있
는 모든 종업원들은 여성이었고, 무엇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녀들은 모두 '예
쁘다'였다. 평범하게 생긴 여자 없이 모두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예쁜 여성들이 이
곳의 종업원들이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복장도 제복제인지 메이드 복장을 연상
케 하는 아주 귀여운 푸른 유니폼들을 모두 입고 있는 상태였다. 남자의 로망이라
고 말할 수 있는 복장이겠지만...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입어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
킬 정도로 화려하고 예쁜 유니폼이었다. 이곳에 있는 사장이 어떤 인간인지 의심하
게 하는 부분이었지만... 그래도 눈요기가 좋으니 그리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다.
"무얼 드시겠어요?"
어느새 다가왔는지... 종업원은 카이란과 혜진이가 앉은자리로 왔었고. 방긋 웃으
며 말을 건넸다.
"뭐 먹을래?"
메뉴판을 펼치며 혜진이는 카이란에게 말을 했다. 메뉴에 적혀있는 여러 가지의 종
류를 보았지만 아는 것이 없으니... 그냥 글자만 보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처음
와본 커피숍이기 때문에 아는 것이 있다는 것이 비정상이었다. 봐봐야 아는 것이라
면 커피라는 두 글자 밖에 없으니 카이란은 메뉴판을 혜진이에게 건네주고는 말했
다.
"그냥 아무거나 네가 시켜. 단 커피는 빼고."
커피라는 것은 몇 번 먹어봤기 때문에 그것을 여기에서 먹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래? 알았어. 여기요. 체리 에이드 2잔 하고요. 고구마케익 한 개만 갖다주세요.
"
"네."
주문서를 적으며 종업원은 총총히 카운터로 향했다. 그렇게 주문을 하자 혜진이는
카이란을 얼굴을 유심히 뚫어져라 쳐다보며 무언가 생각을 하는 표정을 지었다.
"왜 그렇게 쳐다봐?"
유심히 쳐다보는 혜진이에게 묘한 불쾌감이 느꼈다.
"아...아니야... 잠시 핸드백 좀 봐도 되지? 실례가 될지도 모르지만... 우선 확인
을 하고 싶은 것이 있거든."
"마음대로...."
그렇게 실례라는 것도 없을 것 같아서 카이란은 관심 없다는 투로 답해놓고 고개를
딴 곳으로 돌렸다. 왠지 혜진이는 앞에 있는 남자에게 자존심이 상하는 느낌이 들
자... 얼굴 근육이 절로 일그러졌다.
"흐음.. 그럼.. 어디 볼까..."
자존심이 상했지만.. 지금 혜진이에게는 핸드백에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
에 꾹 참고 핸드백을 뒤지지 시작했다. 기본적인 것은 다 있어 보였다. 하지만..
혜진이에게는 그것보다는 더 중요한 것이 있었는지... 더욱 안을 뒤지며 마침내 자
신이 찾는 것을 찾았는지 순식간에 환하게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휴...."
한숨을 내쉬는 것이 조금 컸기 때문에 카이란은 그 한숨의 의해서 혜진이의 얼굴을
보았다. 다행이다라는 한숨을 내쉬는 혜진이의 표정을 보자 카이란은 그것이 궁금
하게 여겨졌지만.. 아마도 내용물일거라는 생각에 고개를 다시 돌렸다.
"켁....!?"
고개를 돌리자마자 느닷없이 혜진이는 또 다른 음성을 내뱉으며 방금 전의 한숨과
달리 놀랬다는 것과 항당함이 담겨있는 말투였다. 이번에도 '뭐가 그렇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카이란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체로 가만히 있었다. 무언가 앞에서 강
하게 노려보듯 이상한 시선이 느껴졌고, 그것을 의아하게 여길 무렵 의심스럽다는
듯이 혜진이의 차가운 음성이 들려왔다.
"얼래? 안에 7만원이 있었는데... 이.상.하.네...."
뜨끔! 혜진의 말에 카이란은 수십개의 압정이 총을 난사하듯 가슴이 뜨끔거렸지만.
.. 3600년의 세월을 헛살아 온 것이 아니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철판을 몇 겹을
깔았기 때문에 카이란은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피식 웃음을 지었다.
"훗...."
"엥? 그 웃음의 의미는 뭐지?"
"아니.. 아무것도... 혹시 네가 나를 의심하는 거야? 내가 네 돈을 가져갔을 까봐?
후후후후후후 어이없군. 너 혹시 이런 말 아냐? 물에 빠진 사람 건져냈더니... 보
따리 내놓으라고 하는 것을...."
웃음을 짓고는 카이란은 그렇게 말했고, 혜진이는 눈썹이 실룩거렸다.
"네가 지금 어렵사리 험하고 험한 길을 걸어서 이렇게 너에게 핸드백을 돌려줬더니
만! 지금 네가 나를 의심하는 거냐!? 이렇게 착하고 용감하고 멋진 미소년을 의심
하는 것이냐!? 내가 이것 하나 때문에 얼마나 곤?을 치뤘는지는 너도 모를 것이다
. 그런 고?도 모르면서 나를 의심하다니! 그것이 인간이 할 도리인 거냐!? 내가
그깟 푼돈 7만원을 가져갈 위인이라고 보냐! 앙! 이렇게 착하고 멋진 미소년이!!!"
눈을 부듭뜨며 말하는 카이란을 보며 혜진이는 게슴츠레한 얼굴로 오른쪽 볼을 긁
적이며 중얼거렸다.
"미소년은 아니라고 보는데......."
.......민지와 비슷한 말을 내뱉으며 혜진이는 착하고 멋진 미소년이라는 말에 부
인을 했다. 이 소리도 다행히 카이란의 귀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카이란의 말
은 계속 주절댔다.
"너는 은혜를 그것으로 갚냐? 감히 나에게 의심의 눈으로 나를 보다니! 내가 그깟
7만원 때문에 이런 의심을 받아야 하다니... 황당하고 어이없다! 이런 내가 7만원
에 의해서!!! 내가 7만원을 가져간 눈으로 보이냐? 그 7만원 때문에!!! 이 진심 어
린 두 눈을 보고 그런 얘기를 해라! 내가 7만원을 가져간 위인인지!!!?"
오바를 하며 카이란은 눈을 부릅뜨며 진심 어린 두 눈을 보라는 듯이 혜진이의 얼
굴에 바짝 대었다. 입에 침도 바르지 않은 체 강한 부정을 하면서.... 그러는 가운
데 혜진이는 담담한 표정과 새침한 표정까지 흘리며 한쪽 팔을 얼굴에 기댄 채 입
을 열었다.
"너 말야.... 혹시...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말 아냐? 그러는 너의 오바행동
이 너무 의심이 간단 말야.... 그리고 은근히 7만원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 건가보
면... 더욱 의심이 가고.... 흐음... 인간은 느닷없이 찔리는 구석이 있으면 그것
을 부인하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가져간 물건을 계속 말한다고 하던데...."
또다시 뜨!!끔!! 혜진이의 한말 한마디에 날카롭게 카이란의 심장에 박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마음속의 이미지는 이미 피를 토하면서 쓰러져 있었다. 그래도 괜
히 3600년의 세월이 아니기 때문에 카이란은 애써 떳떳한 표정을 지었다. 혜진이는
의심의 눈길을 계속해서 보냈지만... 순식간에 그런 눈길을 지워버리고는 부드럽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뭐... 어쩔 수 없지.. 네 말대로.. 어렵게 갖다 준 사람인데.. 그렇게 보면 너무
미안하겠지...? 이미 잊어버린 돈이니 어쩔 수 없지 뭐... 헤헷.... 미안.."
카이란에게 실례가 된다는 생각에... 혜진이는 돈 7만원에 대한 미련을 쉽게 잊어
버리고는 배시시 웃으며 사과까지 곁들여 말을 했다.
"당연하지! 실례가 된다고! 감히 이 착하고 멋진 미소년에게 그런 의심의 눈길로
보내다니! 너는 너무 무례해!"
하지만 여전히 뻔뻔하게 나가는 카이란의 모습이었다. 울컥해서 어거지라도 돈을
가져갔다고 떼쓸까라는 생각이 혜진이의 머릿속에 충돌이 가득했지만... 애써 꾹
참으며 이런 남자라도... 핸드백을 자진으로 갖다줬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위안을 삼
았다.
그렇게 얘기하고 있는 사이에 종업원은 쟁반으로 주문한 음료 2개와 케익 한 조각
을 가지고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체리 에이드는 지름 5Cm 높이 15Cm로 된 클라
스 컵으로 얼음을 담긴 채 가득 채워져 있었고, 위에는 빨간 체리가 놓여져 있었다
. 케익은 보통 케익과 다름없을 정도의 크기로 한 조각이 놓여져 있었고, 겉에는
검은 초코로 덮여져 있었다. 외각에는 크림으로 모형이 갖춘 상태라서 얼핏 보통
케익과 차이가 없었다.
"그럼 맛있게 드세요."
남정네들을 유혹의 마수에 빠져들게 할 만한 미소를 지으며 종업원을 그렇게 말해
놓고 유유히 카이란과 혜진이의 테이블에 사라졌다. 유난히 남정네들이 많다고 생
각했지만... 저 정도로 예쁜 아이들만 고용했을 줄은.... 다행히 카이란은 아리아
와 사미와 민지가 주위에 서성거리니 당연히 여기에 있는 여성들은 눈에 들어올 리
가 없다.
하지만 아리아와 사미보다는 못했지만... 보통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아주 예쁘다
라고 볼 수 있었다. 또한 그것에 더해서 앞에 있는 혜진이도 만만치 않은 미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었다.
"와! 맛있겠다."
혜진이는 눈앞에 놓여진 케익을 보며 군침을 삼키듯 말을 내뱉었다.
"그런데.. 말야? 왜 케익이 한 조각이지? 2사람인데... 최소한 2조각으로 해야 하
는 것 아냐? 이거 너무 하다는 생각 안 드냐?"
아까 말했듯이 케익은 한조각이다. 그것도 보통 케익 크기의 한 조각. 보는 것과
생각만 해도 크기가 작다는 것이었고, 2사람이 먹기에는 확실히 무리가 있었다. 혜
진이는 두눈을 말똥히 뜨면서 카이란을 보며 당연하듯 말했다.
"당연한 것 아냐? 이것 나 혼자 먹을 거야."
"....케켁!!"
혜진이의 말에 카이란은 황당함을 느꼈는지 목이 메이는 짧은 탄음을 내질렀다.
"이봐.. 난 차 정도 마실 시간 있냐고 물었지... 케익 먹을 시간까지 있냐 라는 시
간은 물은 적 없다고. 그러니 이 케익은 나 혼자 먹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어?"
생긋 웃으며 놀리듯 말하는 혜진이의 얼굴이 얄팍하게 보이는 것은 카이란만의 착
각이 아니다. 확실히 지금 그러고 있으니...
"크으윽..."
할말이 없어진 카이란은 분한 마음으로 억울한 신음성이 으글거리듯 나왔다. 혜진
이 말대로 그녀는 차 마실 시간은 있냐 라고 했지... 케익 먹을 시간은 있냐 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러니 카이란은 당연히 할말이 없어질 것이고, 지금 이렇게 분한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혜진이는 조금전의 복수를 했다는 식으로 의기양양한 얼굴로 빙긋 웃고 있었다. 마
음에 두고 있지는 않았지만... 왠지 가만히 있기는 억울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
에 일부러 놀리듯 카이란의 신경을 건드린 것이다.
"이봐.. 그렇게 꼭 이겨야겠어? 그냥.. 그렇구나 라고 하면서 넘어가 주면.. 안되
냐? 남자가 그렇게 속이 좁아서야..."
"남이사..."
투덜거리듯 한마디 뱉어놓고 카이란은 클라스에 담겨 있는 체리 에이드 한 모금 쭉
빨아 마셨다. 그리고 갑자기 두 눈이 커졌고, 놀라듯 카이란은 비명을 내질렀다.
"크오오오오옷!!"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놀람과 당혹감에 빠져버렸다. 카이란의 소리가 너무 컸
기 때문에 화들짝 놀란 사람은 한두명이 아니었고, 심지어 의자에 자빠진 사람들도
몇몇 있었다. 그러면 혜진이면 어떻겠는가...? 시선은 둘째치고 카이란의 행동에
혜진이는 당황한 감에 물들인 상태에서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으로 카이란을 응시했
다.
"이...이건...!!?"
카이란은 앞에 있는 체리 에이드가 가득 담겨져 있는 클라스 컵을 계속 응시하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왜.. 무...무슨 일 있어? 왜 그러는 거야?"
혜진이는 카이란의 떨리는 말투에 그녀까지 겁을 먹었는지 그녀도 음성이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말에 카이란은 아무 말 없이 계속 클라스 컵을 응시하고 있었고,
커피숍 분위기는 카이란의 의해서 긴장의 도가니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