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5) 이세계 드래곤 [19] 25.악마의 유혹.
아직 자정을 넘기지 못한 시각, 정확히 바늘은 숫자 9를 약간 넘긴 상태이다. 분주
한 거리에는 그리 시간도 많이 흐른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몇몇 인간들은 술에 취한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창 술에 찌들일 시간인데.. 저렇게 금방 취한 사람을 보
니 주량이 그리 쌔지 않는 인간이거나 안 좋은 일이 있어서 한꺼번에 많은 술을 먹
은 인간 같았다.
술은 많이 먹으면 대부분 사고회로가 평상시보다 잘 활동하지 못하고 쉽게 생각하거
나 쉽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 깽판을 쳐서 사고를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얌마! 한잔 더 하자고! 젠장! 오늘 짜증 잇빠이다! 빌어먹을 나와 같이 있는 것이
그렇게 싫었나! 빌어먹을 년.. 딸꾹!"
"그래 더 마시자!! 스벌...."
술에 만취해 눈의 초점하나 맞추지 못할 정도로 2명의 젊은 남자가 욕지거리와 함께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다. 저런 사람일수록 사고를 저지르기에 딱 알맞은 상태였다.
-툭..-
누군가가 술에 만취한 사람의 어깨를 건드리고 지나가자, 그는 얼굴을 구기며 자신
의 어깨를 치고 간 그 사람에게 다짜고짜 욕부터 내뱉었다.
"이런 C방세가! 이 Dog쉐리가 내 어깨를 건드리고 그냥 지나가려고 그래? 이런 (삐
리리)같은.........!!"
하지만 그는 말을 잊지 못했다. 술이 번쩍 깼기 때문이다. 그런 술 먹은 인간들도
할 말을 잃거나 비켜나가게 할 정도의 위압감 있게 걸어다니는 이들이 있었다. 검은
정장에.. 큰 덩치들.. 나이는 모두 20대 후반이나 초반들의 건장한 사내들이 있고,
공기가 무겁게 하나같이 얼굴들이 험악이라는 인상 자체의 오리지널 판이었다.
하지만 그러는 가운데 그들 사이 맨 앞에는 그리 덩치도 없고 얼굴도 험악과는 거리
가 먼 사내가 있었다. 조금 날카로운 눈매에.. 잔 티 하나 없는 깨끗한 얼굴. 하지
만 잘생겼다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힘든 얼굴이라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보면 공부
잘하는 모범생으로 보이니 누가 봐도 저 덩치들과 조화가 맞지 않는 인간이었다.
그러나... 그들 앞에 선두로 나서고 있는 인간은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멍청하
고 단순하고, 쉽게 화를 내며 괜히 멋있는 척하며 주인공이라고 티를 내려고 발악을
하는 카이란이라는 놈이다.
-퍽!!-
'호호.. 뚫린 글이라고 아주 막 나가는 구마잉...'
'죄, 죄송...'
시공간을 초월하는 카아란.. 주인공이라고 이래도 되는 건가!!? 어떻게 작가까지 때
리다니... 클록! 어쨌든... 사설은 이 정도로 그치고, 지금 카이란은 분주한 거리에
서 똘마니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많은 인간들이 이곳 거리를 가득 메워
서 앞으로 잘 나가기 힘들었지만, 이번에 그것은 카이란의 해당사항에 들어가지 않
았다. 오히려 인간들은 카이란의 모습을 보면.. 알아서 지레 겁을 먹고 자연적으로
길을 터주었다. 순전히 카이란 때문이 아닌 뒤에 있는 똘마니들 때문이긴 하지만...
카이란은 똘마니들을 데리고 혜진와 갔던 나이트 장으로 바로 향했다. 승환이의 말
을 들어줄 심산이라.. 카이란은 지금까지 혜진이를 괴롭혔던 마약이라는 악의 유혹
의 마수의 끈을 끊을 예정이었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인간을 도와준다. 사실상.. 카이란에게는 인간을 도와준
적이 별로 없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변하는 태도는 있었지만.. 자진해서 이렇게
인간을 도와준 적은 처음이라고 해도 된다.
'훗.. 기분은 나쁘지 않군.'
카이란인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인간들을 싫어했었는데 기
분이 나쁘지 않다니..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와 닿지만.. 지금 심정으로는 확실
히 그랬기 때문에 부정할 수가 없었다. 가만!?
'인간을 싫어했었다?'
자신이? 어떻게? 왜? 카이란은 갑자기 인간이 싫어했었다는 그 생각이 이상함을 느
꼈다. 왜 싫어했던 것이지? 싫어했는데.. 어떻게 인간들인 부모님과 민지, 사미와
어울려 다닐 수 있었던 거지? 그리고 '싫어했었다'라는 것은 과거형이니... 예전에
싫어했다는 뜻이다. 지금은 그 이유를 잊어버렸기 때문에 이렇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인가?
아무리 인간과 드래곤과의 전쟁이 일어났어도.. 그것은 카이란과 전혀 무관한 이야
기. 그때는 카이란이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의 얘기다. 여전히 같은 종족인 드래곤은
인간을 싫어하지만.. 그것은 그들만의 싫어하는 이유가 있거나.. 예전부터 인간이라
는 종족을 믿기 싫어서 떨어지려고 하는 것 뿐. 자신과는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싫
어할 이유가 없다. 복잡해 졌다. 아무리 신과 버금가는 드래곤이라고 해도.. 자아를
가진 종족일 뿐. 망각이 없는 존재더라도.. 오점이 있기 마련. 기억하기 싶지만..
이상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 진실. 그리고 왠지 깨고 싶지 않는 기억. 복잡하고도 복
잡했다. 무언가 뒤엉킨 느낌이 들었다.
"흐그그그..."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괜히 쓸데없는 생각을 해서인지.. 한쪽 머릿속에서 두통이
지끈거렸다.
"형님.. 어디 아프십니까?"
갑작스런 두통 때문에 한쪽 손으로 머리를 감쌌더니.. 뒤에 있는 똘마니가 그것을
보자 궁금했는지 카이란에게 물어보았다. 카이란은 손을 설래설래 저으며 아무것도
아닌 표정으로 말했다.
"아냐.. 아무것도.. 잠시.. 뒷골이 땡겼을 뿐이야."
머리가 아팠지만.. 생각을 하지 않는 순간부터 순식간에 그 아픔은 사라졌다. 카이
란은 두통이 말끔히 사라지자 다시 정면을 보며 앞으로 향했다. 이제 그런 귀찮은
생각은 안 하기로 했다. 괜스레 그런 것만 생각하면 머리만 복잡해질 테니까. 그런
생각을 할 동안 어느덧 카이란은 나이트장에 도착했다.
"여기입니까? 형님?"
번쩍 번쩍 빛나는 4층 짜리 건물.. 1층은 반정도 되는 위치에 크게 걸려져 놓은 화
려한 간판이 눈길을 끌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곳 안으로 들어가는 광경이 많이 보였
다.
"아아... 그렇지."
카이란은 정문에 있는 나이트장 건물을 바라보았다. 똘마니들도 그곳을 바라보며 약
간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빙긋 웃음 짓더니만.. 대표(?) 똘마니가 나와서
덥석 카이란의 손을 잡고는 웃으면서 말했다.
"형님!! 흑.. 감사합니다. 우리들을 위해서 저런 나이트 장에서 실컷 놀라고 하면서
부르셨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얼래? 이게 뭐를 잘못 먹었나? 카이란은 얼굴이 갸우뚱거리며 조금 어리둥절한 얼굴
로 울면서 감격하는 대표 똘마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말의 의미를 알아듣고는
얼굴 살을 찌푸렸다.
"너 바보냐?"
"엑?"
"뭘 그리 착각하고 그래? 미안하지만.. 그것은 아니니 착각은 그만해라. 어쨌든 저
나이트장이 목적은 맞지만 놀러 온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도록.. 그리고 너희들
도 슬슬 몸풀 준비를 해 놓고. 저기로 가면.. 힘 좀 써야 하니까."
그 말을 하자.. 똘마니들은 앞에 있는 나이트 장을 응시했다. 별다른 것 없는 평범
한 나이트자이였지만... 카이란이란 몸을 풀라고 한 말은.. 쉽게 말해 엎어버릴 준
비를 하라는 뜻이니.. 어렵지 않게 카이란의 의미를 알아차렸다. 무슨 원한이 있는
지는 똘마니들은 알 리가 없고,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상사가 시키는 짓이니.
. 그것만 충실하게 하면 그만이다.
정면에 있는 신호등이 파랑색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카이란은 신호등 바뀌자마자 건
너려고 했는데 대표 똘마니가 또다시 카이란에게 말했다.
"그렇담.. 저쪽 나이트 장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확실한지요?"
똘마니의 질문에 카이란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러자 똘마니는 다시
말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수고해서 걸어올 필요가 없었잖아요. 여기는 우리 구역이라.
. 나이트 장 이름만 말한다면 쉽게 찾아 올 수 있었는데.. 그런 사람 많은 거리에서
눈길을 끌 필요성도 없이.. 곧장 오면 될 것 같다가 왜 걸어 온 겁니까? 봉고차 3대
면 충분히 올 수 있는데..."
똘마니의 질문에 카이란은 할 말을 잃었다. 그저.. 얼버무린 듯, 이런 말 밖에 하지
를 못하고.. 길을 건넜다.
"시끄럽다. 내 마음이다! 그냥 잠자코 따라오기나 해!"
이 말밖에.. 할 수밖에... 사실상.. 카이란은 그런 방법을 생각지도 못했고, 오로지
걸어가는 길 밖에 몰랐기 때문에, 그렇게만 알고 자신밖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
았다. 역시나.. 아직 카이란은 좀더 생각할 필요성이 있는 캐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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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옵....!!!"
문 앞에서 손님을 받고 있는 인간이 환한 얼굴로 카이란을 맞이하려고 했는데.. 뒤
에 있는 똘마니들의 얼굴을 보자 놀란 얼굴로 말을 잇지 못했다. 무서운 얼굴과 압
박하는 기세에 문 앞에 손님을 맞이하는 삐끼는 그만 놀라서 입이 벌어졌다. 카이
란은 그 인간이 놀라던 말던 무시하며 나이트장 건물 안으로 들어 가버렸다.
-쿵짝 쿵짝...-
여기저기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가득 메운 나이트장 안, 그곳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 않고 신나게 몸을 흔들면서 춤을 추고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시간이 시간
인 만큼 아직은 한창 무르익을 때가 아니라서 이곳에 자리를 반을 약간 넘은 상태
이지만.. 그래도 그 정도라도 인간들은 많아 보였다.
카이란은 주위를 훑어보았다. 보이는 것이라면 정신 없이 몸을 흔들어서 춤을 추는
인간들과 여자를 탐색하려고 돌아다는 인간들, 그리고 여자들을 억지로 부킹시키려
고 하는 종업원 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위에 있는 검은 양복을 입은 똘마니들 때문
인지 몇 명 인간들은 심상치 않는 공기를 느끼고는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보였다
.
"시끄럽군..."
조용히 읊조리며 카이란은 근처에 있는 의자 한 개를 잡았다. 그리고 그것을 힘껏
들어 올리며 무대장 한쪽 끝에 있는 대형 스피커쪽을 향해 던져 버렸다.
-파캉!!!-
나무로 만든 대형스피커라서 그런지 정확히 2조각으로 부셔져 버렸다. 춤을 추는
인간들과 조용히 술 마시는 인간들은 모두 일제히 이 광경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것을 부신 당사자인 카이란에게 일제히 시선이 갔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얼굴로 가만히 서 있는 카이란의 모습을 보았다.
한쪽 스피커밖에 부셔지지 않았기에 다른 한쪽에서는 음악소리가 계속 흘렸다. 하
지만 무척이나 조용하게 느껴졌다. 담담히 서 있는 카이란은 이제 조용해져버린 이
곳을 보며 짙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뒤에 있는 똘마니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가서 모두 엎어버려."
"네! 형님!!"
카이란의 명령에 똘마니들은 고개를 끄떡이며 큰소리로 대답하고는 앞으로 달려나
갔다. 그리고 앞에 있는 의자부터 시작해서 여기저기 사물을 마구 집어 던지기 시
작했다.
-파창창창!!-
"캬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앗!!"
순식간에 나이트장 안에는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인간들은 저마다 비명이나 괴성
을 지르며 나이트 장을 빠져나갔고, 카이란과 똘마니들과 이곳에 일하는 종업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나가버렸다. 종업원들도 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곳의
관계자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쉽사리 도망을 못 가는 것 같았다.
똘마니들은 이것저것 만지는 것은 모조로 부시면서 지금까지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풀어버리는 것 같았다. 천장에 여러 개 있는 조명은 물론이고 하나라도 남아도는
의자도 없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모두 던져서 부셔버렸다. 역시 조직답게 이
런 짓도 많이 해본 솜씨를 보였다. 카이란은 느긋하게 똘마니가 하는 짓을 구경만
했다.
"아, 아니 이게 뭔 짓이지!!? 여기가 어디라고 난장판을 피우는 거냐!!?"
당혹스러움과 노기가 서린 목소리가 울렸다. 카이란은 목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호..."
이 나이트 장을 관리하는 인간들인지.. 똘마니들과 비슷한 복장에 덩치들이 모두
우락부락한 놈들이었다. 대략 수는 20명을 조금 넘었고, 아마도 일이 벌어지고 있
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다른 곳에 관리하는 놈들까지 한꺼번에 이곳으로 몰려온 것
같았다. 그리고 그놈들 중 사이에는 가운데 있는 놈이 저놈들의 보스 같았고, 승환
이에게 처음 발길질을 한 놈이었다.
똘마니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모두 그놈들을 바라보았다. 거만이네 구역이라면 서
로 얼굴들을 익히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했겠지만, 그것은 아니다. 아무리 똘마니들
이 사미네 조직에서 높은 직위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은 수하쪽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쉽게 말한다면.. 같은 수하면서도 하는 일이 다른 그런 종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 얼굴을 모른 상태다.
"끄아아악!! 내, 내 가게가!! 내 가게가!!!?"
그리고 저 뒤에 파란 체크무늬 양복을 입은 100kg을 육박하는 뚱땡이가 이 광경을
보자마자 비명을 내질렀다. 아무래도 이곳 나이트장 주인인가 보다. 확실히 이 정
도로 부셔놨으니 저런 비명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너희들은 어디서 온 조직이냐!? 왜 우리 거만이네 구역에 와서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이지?"
보스같이 생겨보이는 놈의 질문에 카이란은 아무런 생각도 없는 표정으로 가볍게
대꾸했다.
"내 조직, 내 마음."
".........."
그 말에 그들은 한동안 멍하니 카이란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앞에 있는 보스 놈은
오거라는 소리를 들어도 무색하게 할 정도의 성난 얼굴로 카이란을 노려보며 말했
다.
"저 난쟁이 똥자루 만한 자식이.. 여기가 어디라고 그딴 말을 내뱉다니.. 얘들아!
저 새끼 조저버려라!!!"
요즘 난쟁이 똥자루가 170Cm이상이나 것이었던가? 카이란의 세계에서 난쟁이라면 1
00Cm도 안 한다. 그런 말을 내뱉은 그놈을 향해 카이란은 화를 내지 않고 여유가
있는 모습으로 비웃는 건지 아님 그냥 웃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이 그저 가만히 있
기만 했다.
보스 뒤에 있는 20명 정도의 인원이 천천히 위협을 하듯 다가왔다. 제 각자 모두
쇠뭉치나 방망이를 들고 있었다. 똘마니들은 뒤를 돌아보며 카이란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걱정이 있는 듯한 얼굴이자 카이란은 쉽게 똘마니들의 걱정을 무엇인지
눈치를 채며 말했다.
"괜찮아. 그냥.. 앞에 있는 녀석들 반쯤 죽여놔. 그 뒷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
"네!"
똘마니들은 웃었다. 아무리 얼굴을 모르는 사이라고 해도 같은 편끼리 싸우는 것은
조금 껄끄럽고 윗사람에게 성가시고 문제가 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똘마니들
은 그것 때문에 걱정이 앞섰는데, 카이란이 알아서 해결해 준다는 말을 듣고는 안
심했다. 아무리 같은 편이라고 해도.. 어차피 지금은 얼굴도 모르고 일을 저질러도
해결해 준다고 하니, 지금은 앞에 있는 인간들은 동료라고 보다는 적에 가까웠다.
그러니 똘마니들도 서서히 앞으로 나가면서 널브러져 있는 각목을 하나 줍고서는
웃으면서 몸풀 준비를 했다. 진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고, 이겼다 라는 얼굴들을 하
고 있었다.
카이란은 팔짱을 끼면서 여유 있게 그들을 쳐다보았다. 20명이 육박하는 인원인데
도 똘마니들은 전혀 꿀리는 것이 없는 듯한 표정들이었다.
서서히 앞으로 다가가며 어느덧 그들과의 거리는 5미터 정도떨어졌다. 그리고 그런
체로 한동안 바라보며 아무런 소리 없이 적막이 흘렀다.
"............."
나이트장에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으니 느낌이 이상했다. 원래 시끄러운 곳이어야
하는데.. 이렇게 조용해서 그런 것일까? 어쨌든 느낌이 새로웠다.
20명이 넘는 인원과 12명의 인원의 대결이라... 무모하다는 생각이 드는 대결이지
만 카이란은 그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서 싸움구경이 제일 재미있다
고 하니.. 카이란도 그런 것뿐이다. 무모하더라도..., 그것은 자신의 관계 밖의 얘
기다.
서로 노려만 보고 있는 시간이 1분 정도 지났다. 서로 기세를 죽이려고 얼굴을 바
락 구기면서 인상을 썼지만.. 서로 같은 프로인데.. 그것이 통할 리가 만무했다.
카이란은 그 1분이라는 시간도 지겨운지.. 그들을 향해서 큰소리로 내뱉었다.
"얌마들아.. 너희들은 눈깔싸움만 하다가 눈 깜빡이면 진다는 그런 게임이나 하고
있냐? 얼렁 사내들답게 서로 주먹질 안 해!!? 니들이 애들이냐? 서로 노려만 보고
으르렁거리게? 애들이라고 해도 너희정도는 아니겠다!!"
똘마니들과 앞에 있는 패거리들과 뒤에 있는 보스 놈은 모두 카이란에게 시선이 갔
다. 뭔가 황당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카이란은 그런 것을 전혀 상관하지 않는 다는
얼굴로 앞에 있는 나무 조각을 하나 잡고는 그것을 정확히 똘마니들 앞에 있는 패
거리들의 향해서 던져버렸다.
-퍽!! 퍽!!-
두 번의 타격음이 들렸다. 패거리들은 옆에 간격이 없이 모두 밀착해 있는 상태였
기 때문에 패거리 중 한놈의 오른쪽 이마를 빗겨서 맞자마자 옆에 있는 놈의 이마
를 동시에 맞아버렸기 때문이다.
"저 C방탱이가!!!"
이마에 핏발이 서면서 맞은 두 놈은 화가났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 둘은 앞
에 있는 똘마니들을 무시하고 앞으로 달려나가 카이란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하지
만...
-퍽!! 퍽!!-
그것을 가만히 놔두지 않고, 똘마니들 중 한 놈이 그 둘을 향해서 길을 저지하며
주먹질로 그 두 놈 중 한 놈은 턱을 후려쳤고, 또 한 놈은 발길질로 뒷통수를 가격
했다. 멋진 포즈로 두 녀석을 날려버렸다.
"이야아아아아아아아!!! 죽어랏!!"
그리고 그것이 계기로 시작의 공이 울리듯 20명의 인원이 모두 똘마니들에게 달려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