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 이세계 드래곤 [19] 27.악마의 유혹.
같은 검은 양복을 입고, 덩치도 서로 비슷하게 우락부락한 인간들인데, 서로 같은
편 다른 편인 것을 잘 아는지 용케도 같은 편끼리 싸우는 일을 벌어지지 않았다. 그
런 싸움을 보니.. 신기하기도 한 그들의 모습이었다.
카이란은 느긋하게 팔짱을 끼며 재미있게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카이란이 직접
나서면 5분도 되지 않고 쉽게 끝낼 수 있지만 그는 그렇게 쉽게 끝내고 싶지 않은지
똘마니들에게 이일을 맡겼다. 아니면 순전히 자신의 재미를 위해서 이런 짓을 벌이
는 것일 수도 있다. 억지로 싸움을 시키는 그런 재미는 무엇보다 더한 재미일 테니.
-퍽!!-
한 명의 덩치가 턱을 맞고 쓰러지자 뒤에 있는 덩치가 그놈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같은 프로라는 것과 1:2라는 상황인데도 똘마니들은 여전히 여유가 있는 표정으로
그들을 상대했다. 아무래도 똘마니들은 지금까지의 자신의 실력이라는 것을 믿는 그
런 여유를 갖는 것 같았다.
-쉬익!!-
우락부락한 덩치가 똘마니에게 멋지게 옆차기를 날리며 똘마니의 턱을 노렸다. 저런
덩치가 저런 발차기를 하는 동시에 어떻게 저렇게 까지 올라가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 똘마니는 다른 놈을 상대하고 있을 때 자신의 턱을 노리는 상대가 있자 침착하게
허리를 숙이며 쉽게 그 발을 피했고, 동시에 오른다리로 그놈의 배를 쳤다.
그놈은 뒤로 날아갔고, 다음 놈이 와서 똘마니를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흥분하는
것 없이 침착하게 상대하는 똘마니들. 그리고 반대쪽의 적들. 싸움만 해서인지.. 그
들은 흥분이라는 것은 없고 침착하게 서로가 서로를 상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역시
프로라는 말을 자아낼 정도로 그들의 싸움법은 대단했다.
"하앗!!"
똘마니는 자신의 수중에 들고 있는 나무막대를 이용해서 공격해 오는 방망이를 막으
며 발로 쳤다. 하지만.. 적은 쉽사리 그 발을 피했고, 이어서 방망이로 똘마니의 옆
구리로 향했다. 똘마니는 뒤로 물러났지만 뒤에는 또 다른 다른 놈이 기다리고 있었
고,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똘마니는 그만 발길질에 의해서 허리를 당했다.
똘마니는 반동의 의해서 앞으로 향했고, 방망이를 들고 있는 그놈은 이것이 기회다
라는 얼굴로 똘마니의 얼굴을 향해 휘두르려고 했지만 다른 똘마니가 방망이를 들고
있는 놈의 턱을 날리며 도와줬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질 수가 있었다. 자칫 큰
타격을 입어서 12명에서 11명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막을 수 있었다.
숨막히는 접전 2:1이라는 상황이 불리하긴 불리한지 한치의 실수를 하다면 똘마니들
에게는 치명상을 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똘마니들은 여유를 잃지 않았고,
입가에는 여전히 여유가 묻어나면서 상대했다.
난장판이 된 나이트장은 더욱 폐허화가 되는 것 같았다. 똘마니들은 주위의 사물을
이용해서 싸우고 그들도 주위의 사물을 이용해서 싸우니 근처의 물건은 거의 온전한
것이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부셔지고 있었다. 뒤쪽에 있는 사장은 망연자실로 멍하
니 어딘가를 바라 볼 뿐이었다.
-파창창창-
의자를 들어서 공격하는 소리. 그리고 그것을 부슨 소리.. 이런 소리도 있고, 주먹
을 사용해서 인간의 몸에 맞는 소리도 많이 들렸다. 다리를 걸어서 상대를 쓰러뜨리
며 그것을 밟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만들려는 공격법은 조금 잔인했다. 그런 광
경은 많이 보였다. 똘마니가 당한 모습도 있었고, 적들도 당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먹을 휘두르며 똘마니는 한 놈을 상대하고 있을 때 뒤쪽에서 발길질을 해서 도와
주며 도리어 똘마니들이 당한 광경도 보였다. 하지만 몇 방 맞지 않고 침착하게 주
먹을 피해 반격해서 빠져나왔지만 앞에는 또 다른 놈이 대기하고 있어서 숨쉴 틈도
없었다.
연장을 이용해서 공격하는 것은 거의 잔인했다. 한명은 주먹이고 한명은 야구 방망
이를 든 상태에서 상대하는 경우도 많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던져서 공격하는 놈
들도 보였다. 하지만 그런 상황인데도 똘마니들은 대처를 잘했다. 아무리 불리하더
라도 상대의 움직임을 잘 간파해서 공격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퍽!!-
"크억!!"
어떤 놈이 크게 한방 맞으며 뒤로 벌러덩 쓰러졌다. 그리고 그놈을 쓰러뜨린 똘마니
의 입에서는 거침 숨소리가 미약하게나 들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똘마니들
과 반대편 놈들도 체력이 떨어졌는지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이 눈에 아른거리듯 보였
다. 하지만 아직 똘마니들도 체력은 현저히 떨어졌지만 파워는 여전했다. 그래서인
지 똘마니들은 가능한 몸을 움직이지 않고 짧게 몸을 움츠려서 작음 움직임만 보이
면서 상대했다. 많은 인원과 싸울 때의 그런 응용법을 잘 아는 듯한 모습들이었다.
움직임이 많다면 그것은 체력만 심하게 소모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작음 움직임에 치
명타만 가하는 것이 여러 명을 상대할 때의 공격 법이다.
"호오..."
카이란은 감탄이 나왔다. 의외로 똘마니들이 잘 싸우니 그런 말이 나온 것이다. 카
이란은 애초에 그들에게 기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20명이 넘는 인원에다가 같은
조직의 일원이니 실력도 비슷할 것 같아서 분명 똘마니들은 질거라는 예상을 했는데
, 의외로 쉽게 지지 않고 오히려 20명을 넘는 인원들을 지금은 16-17명 정도 남게
해 버리는 사태까지 오니 카이란이 감탄을 내뱉을 만한 상황이었다.
똘마니는 조금 지친 기색으로 남은 인원들을 흩어 보았다. 상대는 현재 1/3은 나가
떨어진 상황이고 그중 반은 거의 지쳐서 쉽게 공격하지 못할 타입이었다. 아직 똘마
니들에게는 여유와 힘이 있었다. 몸은 지쳤지만 아직 움직일 힘은 많이 남아 있었다
. 쉽게 말한다면 주먹을 휘두르는 힘은 있다고 볼 수 있다.
뒤에서 카이란과 같이 계속 지켜보기만 하는 보스 놈은 얼굴이 점점 구겨지고 있었
다. 20명이 넘는 인원이 겨우 12명을 쉽게 이기지 못하니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는
표정이었다. 뭐.. 그럴만도 하다. 20명이 넘는 인원인데.. 겨우 12명을 이기지 못하
니.. 화가 나지 않는 다면 그는 눈앞에 보이는 것을 부정한다는 모습일 테니까.
보스는 화난 얼굴로 입고 있는 겉옷을 벗었다. 슬슬 자신이 나서겠다는 의미였다.
겉옷을 벗자 하얀 셔츠가 보였다. 하지만 온 몸에 근육으로 덮여져 있다는 것을 보
여주듯 셔츠가 아니라 꼭 쫄티를 입은 것 같았다. 카이란은 그의 모습을 보며 짙은
미소를 지었다. 보스가 슬슬 등장하니 자신도 그에 맞게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카이란은 파란 잠바를 벗었다.
-퍽!!-
적 쪽에서 똘마니의 주먹을 맞고는 2미터정도 나뒹굴며 쓰러져버렸다. 이로써 16-17
명의 인원은 이제 12명 정도 남아 버렸다. 이제는 1:1의 상황이었고, 이제는 섣불리
그들도 똘마니들에게 덤비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멍청한 것들!! 비켜라 새끼들아!!"
보스는 12명의 사이를 가로지르며 욕을 내뱉자 그들은 자연스럽게 길을 터 주었다.
그리고 그는 똘마니들 앞에 섰다.
"너희들은 쓰러진 놈들이나 치워! 내가 알아서 상대 할 테니까 이 바보같은 놈들아!
!"
오호.. 12명을 상대하겠다. 무언가 굉장한 발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자신감
으로 12명을 상대하겠다는 건지 카이란은 그 보스 놈이 어떻게 똘마니들을 상대할지
궁금하게 만들자 자신이 나서겠다는 것을 잠시간 미루었다. 그들은 보스의 말에 쓰
러져 있는 놈들을 부축하기 시작했다.
똘마니들은 파이팅 포즈를 잡았다. 힘은 거의 없었지만 1명 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
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보스 놈도 서서히 파이팅 포즈를 잡았다. 그리고 장내에는
쥐 죽은 듯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고, 긴장감이 가득한 정적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