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마니중 한 놈이 먼저 달려가며 다리를 올려 보스의 턱을 노렸다. 그러자 보스는
그의 다리를 한쪽 팔로 방어를 하며 그와 동시에 빠른 발차기로 똘마니가 중심을 잡
고 있는 무릎을 공격하자 똘마니는 짧은 비명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 보스는 그것을
가만히 놔두지 않고 돌려차기로 턱을 날렸다.
-퍼억!!-
-쿠당당탕!!-
3미터 정도 날아가며 먼지나 사물을 부순 잔 조각들을 날렸다. 정말 빠르고 깨끗한
로우킥과 뒤돌려 차기여서 남은 11명의 똘마니들은 흠칫 놀라버렸다. 카이란만 유일
하고 조그만한 감탄만 나올 뿐이었다.
똘마니들은 상대가 한 명이어도 신중하게 상대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앞에 있는 인
간은 지금까지 20명을 넘는 상대들과 다르게 이곳 거리를 통솔하는 인간이다. 어찌
보면 자신들보다 훨씬 형님뻘이 되는 인간이기도 하니 신중하게 하지 않으면 쉽게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자각했다.
-파팟!!-
이번에는 보스놈이 먼저 달려들었다. 11명이 늘여져 있는 곳에 정확히 가운데 있는
놈을 노렸다. 보통 인간이라, 빠른 움직임이란 찾아 볼 수 없이 보통의 인간보다 좀
둔하게 느려 보였다. 하지만 박력만큼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다.
그는 다리를 올리며 깨끗한 앞차기를 날렸다. 빠른 속도의 발차기라 똘마니는 피하
지도 못하고 그만 양손으로 막을 수밖에 없었다. 저런 발차기 일수록 뒤로 물러서며
반격하는 것이 효율적인데, 눈 깜빡 할 사이에 다리가 자신의 얼굴을 향하니 최대한
침착하게 한 것도 이정도였다.
발차기를 막은 똘마니는 한쪽 손이 저릴 정도로 충격이 와닿았다. 남은 똘마니들은
한꺼번에 보스에게 달려들었다. 대담하게 적 중앙에 공격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황당
하고 멍청한 짓이라는 것을 생각게 했지만 다른 관점으로는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짓을 한 것일 수도 있고, 가장 위험한 곳이 가장 안전한 곳일 수도 있
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일 수도 있다.
옆쪽에 있는 똘마니가 주먹질을 가하자 그는 살짝 허리를 숙이며 피했다. 그리고 빠
르게 주위를 훑어보았고, 주먹을 휘두른 똘마니를 지나치며 오른 팔로 목에 걸었고,
앞에는 발길질로 공격해 오는 또 다른 똘마니를 걷어찼다. 그리고 방향을 틀어 오른
쪽에서 공격해 오는 똘마니를 보며 옆차기를 날렸다. 돌발적인 공격이었지만 똘마니
는 그 발차기를 막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공격하는 기회는 놓쳐버렸다. 보스는 허
리를 깊게 숙이며 목에 걸고 있는 똘마니에게 업어치기를 사용했다.
-콰당!!-
덩치에 맞지 않게 몸놀림이 빨랐다. 보스는 여유를 주지 않고 똘마니에게 달려들었
다. 지금 똘마니들은 반쯤 이상 지쳐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에게 여유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 갑작스런 공격에 똘마니들은 잠시간 주춤거렸다. 하지만 프로답게
공격에 대응할 준비를 갖췄다.
-슈익!!-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보스는 정면에 있는 똘마니의 옆구리를 노렸다. 똘마니
는 그것을 뒤로 물러서며 쉽게 피했다. 그리고 재빠르게 앞으로 튀어나가며 안면공
격을 시도했고, 연이어 좌우 뒤에서도 공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옆구리를 향했
던 다리의 공격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았는지 다리가 땅에 착지가 되자마자 빙그르
한바퀴 회전하며 안면공격을 피하는 동시에 그것에 의해 근접해져 있는 똘마니의 턱
에 팔꿈치를 가격했다. 그리고 연이어 공격하는 그들에게는 쉽게 포위망을 빠져나오
며 공격 대응을 채비하고 있는 놈들에게 향했다. 자신에게 다가온다는 것을 본 똘마
니는 발길질을 했지만 보스는 팔로 그 발을 낚아채며 짧게 뛰어올라 다리를 들어 안
면을 먹여주었다. 그리고 그 잡은 다리를 놓아주지 않고 팔 힘을 이용해 뭉쳐있는
똘마니들을 향해 던져버렸다.
-콰당탕...-
한꺼번에 3명이 쓰러져버렸다. 순식간에 3명이 쓰러져서 그것에 한눈팔고 있는 똘마
니들을 향해 보스는 몸을 날려 안면을 먹여주었다. 한 놈이 주먹에 맞고 쓰러지자
다른 똘마니들은 다시 공격 채비를 갖추려고 했지만 쉴 틈을 주지 않고 연속 공격을
시도하며 정신을 흔들어 놓았다.
-퍽!! 퍽!!-
연이어 똘마니 두 명이 옆구리와 정면가슴에 맞아서 쓰러졌다. 그리고 옆에서 발길
질을 하는 똘마니의 모습을 보자 보스는 깊게 허리를 숙여 파고들었다. 파고드는 보
스의 모습에 똘마니는 재빨리 자세를 고정하며 발로 차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허공만 가를 뿐 순식간에 옆으로 피하며 팔꿈치로 똘마니의 턱을 날렸다. 그리고 언
제 나타났는지 뒤에는 똘마니가 옆차기로 보스의 얼굴을 노리고 있었고, 왼쪽 팔로
그 발차기를 막았다. 하지만 똘마니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연속으로 발차기를 계
속 먹였고, 반대쪽에서도 똘마니가 보스의 하단을 노리며 발차기를 시도했다.
먼저 위쪽에서 머리를 노리는 발길질이 날아왔고, 뒤쪽에서는 오른쪽 다리를 노리며
날아왔다. 우선 짧게 허리를 숙이며 오른쪽으로 빙그르르 돌아 위에서 공격하는 발
을 피하며 오른다리를 들어 올려서 다리를 공격하는 것도 피했다. 그리고 오른다리
로 뒤에서 공격했던 똘마니의 턱을 날렸고, 바로 뒤차기를 이용해 위를 공격했던 똘
마니의 가슴을 먹였다.
-털썩!!-
2명이 동시에 쓰러지자마자 앞에서 또다시 똘마니들이 공격에 들어갔다. 하지만 옷
깃만 살짝 스칠 뿐 그에게 타격하나 주지 못했다. 똘마니들이 지친 것도 한몫을 했
지만 확실히 보스의 실력은 대단했기 때문에 실력차이에서부터 차이가 생겼다. 덩치
답지 않게 날렵한 몸놀림에 여럿을 상대해본 솜씨를 가진 인간이었다. 12명의 똘마
니들을 상대하는 모습을 보니 카이란은 그런 자신감이 어떻게 나왔는지 알만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나서지 않고 더 지켜보기로 했다.
-퍽퍽!!-
연속으로 주먹질을 하며 똘마니의 턱을 날렸다. 뒤에서 공격하는 것이 보이자 보스
는 뒤차기로 가슴을 먹였고, 빙글 돌면서 턱까지 가격했다. 똘마니는 옆으로 쓰러져
버렸다. 계속 시간차를 벌이지 않고 다른 쪽에서 똘마니가 공격을 시도했지만 보스
는 더욱 빠르게 움직이며 반격을 가하며 또다시 쓰러지는 사태가 일어났다.
온전한 똘마니들은 거의 없었다. 이미 3명 정도는 쓰러져있는 상태로 자기 몸을 가
누지 못하고 있었고, 4명 정도는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는 상태로 서있기만 하는 것
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남은 인원은 그나마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여력이 있었
다.
'강하다!'
똘마니들 머릿속에는 이 한마디가 스쳤다. 아무리 자신들이 체력이 없다고 했지만
이 정도로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한 실력 한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한방조차 제대로 들어가질 못하니 난감했다.
슬슬 뒤에서 쉬고 있는 놈들은 거의 체력을 회복한 놈들도 많이 보였다. 대자로 뻗
어있던 놈도 정신을 차렸고, 거의 80%의 활력을 찾아버렸다. 지금 이 상태로는 뒤에
있는 놈들조차 상대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바로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다. 아무리 자
신들보다 계급이 높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로 실력차이는 둘째치고 한방조차 치질 못
하니 자존심이 상할 만도 했다. 그래서인지 똘마니들은 막무가내로 덤비기 시작했다
. 하다 못해 크게 한방이라도 칠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아무리 막무가내로 덤벼도 보스 놈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반격을 시도했고, 아니면 역으로 힘을 이용해서 업어치기나 던지기를 사용했다. 점
점 하나 둘씩 똘마니들은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래서인지 보
스의 공격은 더욱 강화되서 이제 똘마니들은 한방맞고 쓰러지는 사태가 일어났다.
"후...."
보스는 이마에 구슬린 땀을 오른손으로 닦았다. 하얀 셔츠가 비를 맞은 듯이 젖어
있었다. 이제 똘마니들은 일어 설 수 있는 인원은 2명 정도가 다였다. 그것도 섣불
리 덤비지 못하고 가만히 파이팅 포즈만 잡을 뿐이었고, 다리는 풀렸는지 덜덜 떨리
는 것이 보였다.
그런 똘마니들의 모습을 보자 보스 놈은 피식 비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더 이상 상
대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느끼며 뒤를 돌아보았다.
"새끼들아.. 알아서 처리해라. 그리고...."
보스는 뒤를 힐끔 카이란은 쳐다보았다. 나이트장이 조금 어두웠기 때문에 카이란의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분명 겁을 먹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씩 웃으며
다시 고개를 돌려서 말했다.
"저 뒤에 있는 난쟁이 똥자루 녀석도 한번에 처리하도록."
"네! 형님!"
뒤에서 쉬고 있는 놈들은 모두 활력과 기력을 찾으며 큰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손
에 마디를 풀며 그들은 천천히 똘마니에게로 다가갔고, 모두 비웃는 얼굴로 웃고 있
었다. 당한 만큼 그대로 돌려주지 않고 몇 배로 갚아주려고 마음먹었다. 똘마니는
낭패라는 얼굴표정을 지었다. 그에 맞서 싸우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야아아아아!! 쳐라!!"
그들은 한꺼번에 똘만니들에게 달려들었다. 똘마니들은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그들은 뒤에 카이란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렸다.
-퍼억!!-
강한 타격음이 똘마니의 귀에 들어오자 감았던 눈을 떴다. 앞으로 보니 20여명이 자
신들에게 달려오는 보스의 패거리들은 5-6명 정도 쓰러진 상태였다. 그리고 바로 코
앞에 떳떳이 서 있는 카이란의 모습이 보였다.
"형님!"
"얌마들아.. 왜 눈을 감지 지랄이야? 너희들은 내가 물로 보인다는 거야? 어쨌든 수
고했다. 이제 나에게 맞겨라. 나머지는 내가 다 알아서 해 줄 테니까."
"죄송합니다.. 형님!! 우리들의 실력이 부족해서...."
똘마니들은 고개를 숙이며 자신들의 실력이 짧은 것에 대해 사죄를 했다. 카이란은
빙긋 웃고는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리며 말했다.
"너희들은 쓰러진 애들이나 돌봐줘라. 이제부터 나에게 맞겨라."
"네!"
카이란의 말에 몸을 가눌 수 있는 똘마니들은 쓰러진 부상자를 끌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을 가만히 놔두지 않고 앞에서 화를 돋구기 시작한 놈들은 카이란에게
덤비기 시작했다.
-퍽!! 퍽!!-
하지만 눈 깜빡할 사이에 2명이 카이란의 발에 맞고 3미터 이상을 나뒹굴었다. 그
순간 달려오는 놈들은 주춤거리며 한발자국 물러났다. 눈에 따라가지 못한 빠른 움
직임이라 그만 두눈이 커지며 놀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보스도 카이란의 움직임에
놀라버린 상태였다.
그것을 본 똘마니들은 '역시 형님이야!!' 라는 얼굴로 환하게 웃었다. 카이란은 그
런 그들을 향해 짙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이봐 천천히 즐기자고..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그러니 좀 기다려 달라고.. 뒤에
있는 내 똘마니들도 쉬게 만들어 줘야 하지 않겠어? 너희들만 쉬고 내 똘마니들은
쉬지 못하게 만들 셈이냐? 그러니 좀만 기다려 달라고... 큭큭큭큭큭...."
짙은 웃음을 보이며 카이란은 팔짱을 꼈다. 왠지 모르게 카이란의 말투에는 등골이
싸늘해 지는 느낌이 감돌았다. 그래서인지 앞에 있는 20명이 넘는 인원은 아무도 움
직일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