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 이세계 드래곤 [19] 33.악마의 유혹.
카이란은 위로 올라가서 룸이 많은 쪽으로 몸을 옮겼고, 뒤에서는 조용히 운디네가
카이란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룸에도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틈틈마다 테이
블이 마련되어있지 않아서 그리 비좁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리고 위에서 무대를 내
려다보니까.. 또 다른 맛이 났다. 시점의 위치가 바뀌니 오히려 화려하다고 해야 하
나? 하지만.. 문제는 이곳은 성인 나이트라서.. 흐느적거리는 노래와 그리 화려하지
않는 조명에 의해서 위에서 보는 맛은 아주 좋지만은 안았다. 만약 카이란이 부신
그 나이트장이 이곳처럼 되었다면 위에서는 환상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 걸어가면서 카이란은 운디네가 가리킨 룸쪽 입구에 섰다. 레버형으로 되어
있는 문고리를 돌려보니 '철컥'하는 소리만 나고, 돌려지지는 않았다. 왜 문을 잠갔
는지는 모른다. 그저 안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 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문을 잠
근 것이겠지.
카이란은 뒤로 한발자국 물러섰다. 운디네는 카이란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았고,
그가 무슨 짓을 하든 그리 상관하지 않는 다는 표정이었다. 카이란은 오른쪽 다리를
올려 문을 찼다.
-쾅!!-
힘을 조절했기 때문에 문에는 구멍이 나지 않고, 문이 벌컥 열렸다. 큰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덜컥 놀라면서 모두 문 쪽을 보았다.
문이 열렸으니 카이란은 천천히 룸 안쪽으로 들어갔고, 하나같이 놀란 얼굴들로 3명
의 중년의 남자가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 보였다. 카이란은 주위를 훑어보았
다. 고급스런 탁자와 서로 마주보고 있는 소파가 놓여져 있었고, 그 위에는 1인용
소파가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완벽하게 소리까지 새어나가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밀실이라는 것을 자랑하는지 최신식 노래방기계까지 놓여져 있는 룸싸롱 뺨치는 고
급 룸이었다. 그리고 탁자 위에는 고급 양주 술과 고급 과일 안주가 놓여져 있었다.
양주의 양은 반 이상이 남았고, 과일 안주는 거의 손도 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이라 이곳을 빌린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런 것
을 시키는가보면.. 이 룸을 빌린 장본인은 분명 부자라는 답이 쉽게 나왔다.
"주인님..."
뒤에서 운디네게 차분한 말로 자신을 부르자 카이란은 고개를 끄떡였다.
"알아."
그 말과 동시에 카이란의 시선은 서서히 옆으로 옮겨지면서 소파 위에 쓰러져 있는
한 여성을 보았다. 짧게 기름지고 끝에는 살짝 웨이브로 쳐져있는 머리에 상큼할 정
도로 예쁜 이목구비를 가진 소녀 혜진이였다. 약으로 인한 얼굴로 그녀의 얼굴은 눈
의 초점이 맞추지 않은 상태라 환상 속을 헤매는 얼굴표정이었다.
혜진이의 상태는 가관이었다. 약으로 인해서 지금 자신의 처지를 잘 모르는 혜진이
는 마냥.. 좋기만 한 듯 웃기만 했다. 그리고 혜진이의 옷은 언제 벗겨져 있는지 모
르지만 지금 속옷만 남긴 상태였고, 그 위에 40대 중년의 남자가 상체를 벗은 상태
에서 혜진이 위에 팔을 기댄 상태였다. 그 사람뿐만 아니라 지금 혜진이를 제외해서
2명의 소녀가 더 있었고, 모두 혜진이와 비슷한 광경이었다.
".............."
카이란은 조용히 이 광경을 보았다. 아무런 느낌이 없는 차가운 그의 표정은 얼음덩
이 같이 아무런 감흥을 나타내지 않았다. 무언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표정으로 마냥
본 것 밖에 없었다.
"너, 너는 뭐야! 임마!!! 당장 안나가!!?"
30대 중반의 아저씨가 화를 내는 표정으로 큰 소리로 카이란에게 말했지만 그는 그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천천히 혜진이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상체만 벗
은 채 가만히 있는 30대 중반의 머리끄뎅이를 잡고는 일으켜 세웠다.
"뭐, 뭐야 이 자식!!? 놔!! 아야야야야야야야!! 놔!! 이 새끼야!!"
욕을 내뱉으며 머리끄덩이를 잡은 카이란의 손아귀를 놓기 위해 발버둥 쳐봤지만 오
히려 그 힘에 의해서 자신의 머리만 아플 뿐, 순순히 카이란의 힘에 이끌려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마디만 내뱉었다.
"꺼져."
-파장창창!!-
머리끄덩이를 잡은 손으로 카이란은 40대 중반의 아저씨를 탁자위로 집어 던졌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40대 중반의 남자는 술과 안주를 뒤엎고 땅바닥으로 쓰러졌다.
카이란은 잠바를 벗고는 혜진이에게 덮어주었다. 혜진이의 눈에 카이란의 모습이 비
치자 그녀는 약에 의한 상태로 말했다.
"어랏... 배서니네...(백성이네)? 꺄르르르르르르...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 잘
지냈지... 꺄르르르르르르... 세상은 멋진 것 가타(같아). 너무 멋져.. 빙글 빙글
돌아서 무척이나 좋아... 난 이런 기분 너무 좋아서 계속 이랬으면 좋겠어.. 부모님
의 잔소리도 듣지 않아도 되고, 계속 기분만 좋으니 너무 저아(좋아).. 너도 이런
것 한번 해봐... 슬프고 괴로울 때는 이 약이 참 좋거든... 꺄르르르르르르르... 지
금 세상이 너무 환하게 보여서 눈까지 부셔.... 꼭 세상이 모두 내 것 같아... 계속
이런 기분으로 있으면 나는 꽉 막힌 사회제도 속에서 쇠창살을 빠져나온 것 같은 착
각이 들거든... 그래서 난 이런 기분을 유지하고 싶어... 그래야 난 행복이 비로소
뭔지 알거든... 행복이란 이런것이지? 보통 사람들은 이런 행복을 누리지? 난 이런
것도 행복이라고 생각해... 사람은 이런 행복을 누려야 하는 것 아냐? 왜 나만 이래
어야 하지? 나는 한 시민 아니었어? 왜 나만 이런 고통을 당했어야 하지? 나도 한
시민이자..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왜.. 왜 나만 이렇게 당해야
하는 거야? 엄마.. 아빠.. 모두 내 마음을 몰라죠.. 난 할 수 있는데까지 했다고...
!! 그런데도.. 왜 몰라주는 거야? 도대체 공부가 뭐야? 공부가 행복을 가르쳐 주는
거야? 공부를 잘해야지 행복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거야? 대부분의 가족들은
이런거야? 이런 거였구나... 꺄르르르르르르르!! 나 예전에 부모님들끼리 얘기하는
것을 엿들은 적이 있었다...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 모두 자기 자식 자랑만 늘
여놓더라... 정말 듣기 거북할 정도로 자랑만 하니.. 우리 부모님 그때 얼굴 표정이
말이 아니었어... 하지만 그 다음은 나에게 오는 것은.. 잔소리가 다 였지... 화나
고, 비참하더라.. 저렇게 자식자랑만 해 놓고 가는 아줌마들이 정말 미웠어... 왜
어른들은 저럴까? 저렇게 자랑을 하고 싶을까? 아니면 우리 집이 특별해서 이런 것
일까? 꺄르르르르르르!! 하지만.. 괜찮아!! 난 지금 비로소 행복을 느끼고 있으니까
.. 이런 작은 기쁨도 행복 아니겠어? 꺄르르르르르.. 그래서 난 괜찮아.. 괜찮다고.
... 꺄르르르르르..."
혜진이는 몽롱한 정신 속에서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마약으로 인한 정신적인
쾌락의 지배에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말을 내뱉는지도 모를텐데도 계속 말을
이었고, 이를 저지하지 않고 카이란은 계속 들어주었다.
"내 주위는 아무것도 없었다... 친구? 모두 나의 곁에 떠나고 말았어... 꺄르르르르
르르.. 승환이라는 어릴 적 소꿉 친구가 있었지만... 이제는 없어... 꺄르르르르르.
.. 모두 내 주위를 모두가 다 떠나니 이상한 기분이 들더라... 아진이... 선희...
모두 내 곁에 떠나서.. 무척이나 기분이 이상해.. 그렇게 친했던 녀석들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런데.. 떠나버린 그 녀석들이 무척이
나 보고싶은 것은 왜 일까? 언제나.. 남자애들 얘기를 하면 집으로 돌아갔던 하교길
이 지금은 무척이나 그립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미 늦어버린 것 같지? 후후후후..
나도 그렇게 느껴지고 있어... 난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아진이.. 선희... 그리
고 승환이.. 모두와 같이 있고 싶은데.. 이제는 너무 늦었기 때문에 철없는 생떼밖
에 안 되는 것 같아. 그렇지 이미 늦었지? 너도 그렇다는 생각하지? 꺄르르르르르르
르..... 하지만... 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 생떼를 부려서라도 가고 싶어
.. 왜 이런 기분만 드는 것일까? 지금은 모두 떠난 친구인데 말이야... 꺄르르르르
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혜진이는 유쾌하게 웃음을 내뱉었다. 마약으로 인한 정신적 쾌락이라고 하나.. 그녀
의 속마음까지는 감춰 줄 수가 없었는지.. 그녀의 눈에는 작은 이슬이 맺히면서 눈
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아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그러니.. 그대로 포기하지 말아...."
카이란의 말에.. 혜진이는 의아한 얼굴로 보며 말했다.
"그래? 늦지 않았어? 꺄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그래 늦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은 편히 잠들어라....."
오른손을 올려 혜진이의 이마를 대며 카이란은 슬립 마법을 사용했다. 고개를 옆으
로 돌려지면서 혜진이는 깊은 잠에 빠졌다. 잠이 들은 혜진이를 엎고는 카이란은 룸
을 빠져나오려고 하자.. 40대 중반의 아저씨의 고함이 들렸다.
"이 어린 자식이!! 어디라고 행패를 부리려고 그래!!? 당장 그년 안 내려놔!! 내가
돈 주가 산 년이야!! 니가 뭔데 개지랄이야!!"
과연 화낼 자격이 있는 아저씨인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더럽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
40대 중반의 아저씨들에게 카이란은 매섭고 무서운 눈을 노려보자 그 아저씨들은 찍
소리 하나 내지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수그렸다. 그리고 카이란은 그 곳을 빠져나왔다
.
말을 하고 싶어도 상종할 가치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이런 짓보다 더한 짓
을 서슴없이 해온 자신이었는데 이상하게 그런 광경에 의해서 지금심정으로는 화가
났다. 하지만 지금 현재 그들이 혜진이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카
이란은 내심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원래 카이란은 그들이 혜진이에게 뭔 짓을 해도 그리 상관이 없었는데.. 이러한 광
경을 보니 알 수 없는 분노감에 휩싸였었고, 그것을 참는데는 애를 먹었다. 그리고
혜진이가 무사하고 아무런 짓도 당하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나
왔던 것이다.
왜 이런 격한 감정이 나왔는지는 자신도 몰랐다. 성격이 변한 영향이었나? 아니면..
혜진이의 불쌍한 점을 찾았기에 그런 것이었나? 아니면 카이란은 어느덧 인간이라는
단체 무리 안에 따스한 정에 이끌려 옳고 그른 점을 스스로 분별할 수 있는 자극을
일으켜 준 것이었나...? 왜 그런지 이유는 잘 몰랐지만 나쁘지 않다는 것만은 확실
히 알은 스스로 찾은 해답이었다.
"너 이 새끼 뭐하는 짓이야! 이런 Dog(삐리리리)같은 놈을 봤나? 기물을 파손하고도
모자라 손님을 상대하고 있는 계집까지 뺏어가려고 하네... 이 새끼 완전히 간덩이
도 부운 놈일세..."
덩치가 우락부락한 인간 3명이 카이란 앞에 나타나자가마 욕을 내뱉었다. 카이란은
그들을 올려보자 얼굴 살을 찌푸렸다. 보아하니.. 이곳 나이트에 고용된 놈일 것이
다. 카이란은 등에 업고 있는 혜진이를 내려놓으면서 운디네에게 맡겼다.
"혜진이를 부탁해..."
"네.. 주인님..."
고개를 끄떡이며 운디네는 내려놓은 혜진이를 감싸안았다. 그리고 카이란은 그들을
바라보며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며 말했다.
"네놈들을 상대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냥 한꺼번에 덤벼라."
그 말에 순식간에 구겨지는 덩치 3인방..,. 카이란 그들이 어떤 표정을 짓던 상관치
않고 먼저 앞으로 달려들었다. 삼각형으로 서있는 3인방을 향해 카이란은 앞에 있는
놈부터 상대를 했다.
앞에 있는 덩치는 카이란이 자신에게 온다는 것을 알았지만 눈 깜빡할 사이에 코앞
에 다가왔다는 것만으로도 당황해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
-퍽!!-
"크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카이란의 주먹은 그놈의 북부를 꽂았다. 주먹이 거의 다 들어갔
기 때문에 그놈은 제대로 숨을 내쉬려고 노력했지만 어마어마한 고통이 뇌리에 치솟
자 숨을 쉬라는 명령을 받아들이지 못해 정신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카이
란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옆으로 살짝 비킨다음 그는 오른쪽 다리로 그의 턱을
가격했다.
"크아아아!!"
비명과 함께 그놈은 카이란의 발에 맞은 것에 의해서 1층으로 떨어졌다. 높아봐야 3
미터도 되지 않는 길이기 때문에 죽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니 상관하지 않아도 됐다.
"이 새끼가!!!"
자신의 동료 한 명이 당하자 또 다른 덩치가 카이란에게 덤볐다. 카이란은 고개를
돌려 뻗어오는 주먹을 보았다. 허리를 살짝 숙이자 주먹이 어깨 위를 지나쳤고, 재
빠르게 카이란은 그 손을 잡고는 몸을 돌려 그를 던져버렸다.
"우아아아악!!"
자그마치 20미터 정도 날아가 1층으로 테이블 위로 떨어져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남은 한 놈을 바라보자 그놈은 놀란 얼굴과 함께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카이란
은 천천히 한발자국씩 다가서자 그는 뒤를 돌아보며 걸음아 나살려 라는 듯이 도망
치기 시작했다.
이 소란으로 인해 나이트장은 안은 술렁거렸다. 너무 일을 빠르게 처리했기 때문에
인간들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모르니 술렁거리는 것은 당연했다. 카이란은
다시 운디네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수고하셨습니다. 주인님..."
약간 어린 미소로 운디네는 카이란에게 말을 했다. 카이란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
서 운디네의 말에 대답을 해 주었고, 다시 잠들어 있는 혜진이를 업고는 나이트 장
을 빠져나왔다. 아무도 제지하는 인간들이 없이 오히려 길을 터주었기 때문에 쉽게
나이트장을 빠져나올 수가 있었다.
원래 이곳을 모두 부셔버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카이란은 그러지 않았다. 부셔버
리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작은 소동만 일으키고는 그곳을 쉽게 빠져
나왔던 것이다. 그리고 카이란은 으슥한 곳으로 몸을 옮겨 텔레포트 마법을 시전해
서 집으로 곧장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