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 이세계 드래곤 [21] 7.한가로운 날? 이상한 만남들.
카이란과 아리아, 운디네, 실프는 사미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면 갈수록
인간들은 점점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고, 이윽고 고급 검은 색 자동차 3대 정도와 우
락부락한 덩치들이 모여있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사미의 경호원 같았고, 그 때문에
인간들이 이곳 근처로 오지 않은 것 같았다.
사미는 카이란과 같이 다니지 않을 때면 어쩔 수 없이 경호원을 꼭 데리고 다닌다.
이렇게 인간의 눈에 띄는 것과, 이런 덩치들과 같이 다닌다는 것이 무척이나 싫었지
만, 어렸을 때 겪기 싫은 그런 일을 다시는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어쩔 수 없
는 결정이기도 했다.
"아! 아리아양! 왜 이렇게 늦었나요!?"
저기에서 아리아가 오는 것이 보이자 사미는 살짝 얼굴을 찌푸리면서 아리아에게 표
독스럽게 말했다.
"미안해요.. 사미양..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서..."
"후훗.. 됐어요.. 그런데.. 뒷 분들은 누구죠?"
아리아 뒤에 붉은 머리 미남자로 변한 카이란과 운디네, 실프의 모습을 보자 사미는고개를 갸웃거렸다. 카이란의 얼굴을 봐도 아무런 느낌이 없는지 사미에게는 아무런
감흥을 보이지 않았다.
"아.. 그, 그게..."
막상 이렇게 대면하자 뒤늦게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생각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았
다. 얼굴만 본다는 생각덕분에 이런 결과를 낳아서 아리아는 안절부절.. 어떠한 말
도 꺼내지 못했고, 덕분에 이상한 생각이 들은 사미는 씽긋.. 능글스런 미소를 보였
다.
"훗.. 드디어.. 백성님을 포기하고.. 이렇게 멋진 남자를 낚아챘군요. 이것으로..
이제 백성님의 쟁탈전은 끝난 건가요!?"
그 말에 바락 큰소리로 대꾸하는 아리아.
"무, 무슨 소리에욧!! 아니라고욧!!"
솔직히 마음 같았으면.. '네! 그래요!' 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사미는 모
르지만.. 아리아는 뒤에 있는 사람의 정체는 바로 이 백성이자 이카레이드 카이란이
라는 이름을 가진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흐음.. 그럼.. 도대체 누구죠? 설마 숨겨놓은 2번째 애인!! 아닛! 아리아양이 그런
위인이었나요! 어떻게 그런 일을!!"
북 치고 장구치는 사미. 나중에 민지와 비슷하게 기타도 추가 할 것 같은 예상이 들
었다.
"아, 아니라니깐요! 멋대로 그렇게 정하지 마세욧!"
"헤에... 그렇담 누구죠? 진짜 애인도 아니고.. 2번째 애인도 아니고.. 그렇다면..
아리아양의 마음을 뺏기 위해서 지구 끝까지 쫓아다니는 열혈남아인가요? 오옷! 대
단하고 멋지고 포기를 모르는 끈기의 남자군요."
......역시... 기타까지 추가시켰다.
"............"
아리아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렇게 혼자서 생각하고.. 남의 말도 들어주지
않는데.. 할 말이 있겠는가..? 뭐.. 어찌보면.. 카이란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
랐기 때문에 이것이 더 잘됐을 수도 있었다.
"슬슬.. 시작되겠군."
"네.. 그렇군요."
지금까지 말을 않던 카이란은 조용히 혼자서 읊었지만 운디네와 실프는 그의 목소리
를 들어서 고개를 끄떡였다.
"왔다!!"
카이란의 큰 소리에 아리아와 사미는 모두 카이란에게 시선을 두었다. 무엇이 왔다
인지 의문스럽다는 표정이었지만.. 그 의문은 쉽게 풀렸다.
"우와아아아아아!!"
대거의 인간의 목소리가 도시 중앙에 울리고 있었다. 사미 경호원은 어리둥절한 표
정으로 사미를 보호하기 위해서 진을 쳤다. 하지만.. 거리에서 50명의 인원들이 몰
려들어왔고, 봉고차가 5대 정도가 사미 앞에 나타나 한 대당 7명 정도의 덩치들이
차에서 내렸다.
사미는 무서움에 벌벌 떨었다. 순식간에 주위에 80명을 육박하는 인원이 둘러싸이니
공포감이 조성되었다. 아마도 반대쪽 세력이 자신을 잡으러 온 것이라 확신했다. 자
신을 잡아봐야.. 아버지는 아무것도 흔들리는 것이 없어서 변하는 것 없을 텐데..
몇 번이고 반대쪽 세력은 자신을 잡으러 온 적이 많았다.
"시, 싫어..."
아무리 봐도.. 이것은 승산이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사미의 입에서는
본능적인 두려움에 의해서 뒤로 한발자국 물러섰다. 하지만.. 뒤에는 자신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 밖에 없었다.
<슬립!!>
두려움에 떠는 사미를 향해 카이란은 수면 마법을 사용했다. 아무래도 사미에게는
두려움에 벌벌 떠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또한.. 앞으로의 일은 이제부터 보
지 않으면 안되기도 한 일이었다.
수면마법을 사용하자.. 사미는 눈이 스르륵 눈이 저절로 잠겨지며..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그리고 다리에 힘이 풀리자 카이란의 품속으로 쓰러졌다.
"아리아.... 사미를 부탁해."
"네.. 알았어요. 카이란님..."
카이란은 자신의 품속에 잠든 사미를 아리아에게 맡겼다. 그리고 짙은 미소를 지으
며 카이란은 슬슬 몸 좀 풀 기분으로 손마디를 두둑거렸다. 차도의 양 차선 합쳐서
8차선이라는 거리이니.. 무척이나 넓고, 싸움하기에 쾌적하고 적당한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 또한 그것에 더해서 이곳의 가장자리는 주차장 용도로 쓰이기도 한 곳이었
다.
상대는 80명이 넘는 인원. 거리 한복판에 이런 짓을 벌여놓은 대담성을 보인 이유는
사미가 경호원 몇 명이서 외출했다는 정보를 누군가에게 들은 것 같았다. 그래서 경
찰이 오기 전에 재빠르게 끝낼 예정으로 이런 대폭인원을 수집한 것 같았다.
"가서 해치워!! 그리고 거만이의 딸 사미라는 계집애를 잡아!!"
검은 색에 하얀 줄무늬의 양복을 입은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진 어느 한 남자.. 키는
180이 조금 안 되는 남자가 리더인지 큰소리로 말을 했다. 그러자 그 소리를 들은 8
0명이 육박하는 인원은 대거로 사미가 있는 쪽으로 달려들었다.
카이란은 우선 가만히 있었다. 우선.. 카이란의 움직임인.. 사미의 경호원에게도 그
리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우선 가만히 있었고, 불쌍하지만 그들이
모두 쓰러질 때까지 기다렸다.
단번에 몰려드는 인원을 보니.. 오금이 저릴 정도로 압박감이 몰려왔지만 사미의 경
호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과 부딪쳤고, 애초에 승산 없는 싸움이라.. 그
들의 저항은 한순간에 끝나버렸다.
"크억!!"
"크으윽!!"
비명을 내질렀지만 사미의 경호원들은 적에게 계속 무참하게 밟혔다. 몽둥이질을 당
해서 피가 튀는 오싹한 광경도 연출했고, 기절할 때까지 사정없이 주먹질을 가하거
나 발길질을 가하는 행동도 서슴없었다. 설사.. 영화라도 찍는 것처럼 보였다.
"후.. 멋지게.. 한판 벌여놓으셨군..."
슬슬 카이란이 나설 준비를 했다. 그리고 운디네와 실프도 도와줄 준비를 했다. 카
이란 혼자서 금방 끝낼 수 있지만.. 카이란은 굳이 그녀들을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빨리 끝내면 끝낼수록 좋기 때문이다.
"자! 가 볼까!!"
카이란은 앞으로 도약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던 용언 마법을 사용했다.
<폭!!>
용언마법에 의해서 콘크리트 바닥은 균열이 일으키며 큰 폭발이 일어났다.
-콰쾅!!-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의 강도로 조절했다. 아무래도 생명에 지장이 있으면 좋
지 않을 판단에 의해서였다.
"으악!!"
이 마법에 의해서 한순간 5명 정도 나뒹굴었다. 그리고 땅에 착지하자마자 카이란은
쏜살같이 앞으로 달려나가 멀뚱히 서 있는 어느 한 놈에게 팔꿈치로 턱을 가격했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그놈은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같은 편 동료가 느닷없이 나뒹굴
자 그 폭발의 원인은 신경 쓰지 않고, 모두 카이란에게 달려들었다.
<꺼져랏!!>
용언마법 발동! 10명 정도 몰려오는 놈들은 묵직한 충격과 함께 모두 5미터정도 붕
떠서 앞으로 날아가 버렸다.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볼 여력은 없었다. 그저.. 앞에 있는 때려
눕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카이란에게 대거로 몰려드는 적들.. 카이란은 오른
쪽 발을 힘껏 내려치며 마법을 사용했다.
<어스퀘이크!!>
-쿠쿠쿠쿠쿠쿠!!!-
지진이 일어난 듯 땅이 심하게 흔들렸다. 중심을 잡기 힘든 상태라 적들은.. 이리
쓰러지고 저리 쓰러지고 난리가 아니었다.
<바람의 힘! 소닉 웨이브!!>
날카로운 바람이 일으키며 중심을 잡지 못하는 인간에게 다리에 치명상을 입히게 만
든 실프였다.
<물결의 힘! 아쿠아 볼!!>
운디네의 양 손 사이에는 축구공만한 물이 응축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아직도 중심
을 잡지 못하는 인간에게 향했다.
-파악!!-
중심을 잡지 못하는 놈 앞에 다가가자 응축된 물이 확 퍼지며 3-4명 정도 물의 파장
으로 한꺼번에 쓰러지게 만들었다.
-팟!!-
카이란은 또다시 도약을 했다. 어스퀘이크의 힘은 멈췄기 때문에 이제는 지진이 없
었지만..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파악!!-
-뚜둑!!-
오른 다리로 어떤 놈의 어깨를 찍어버리자 오싹한 소리와 함께 그놈의 어깨가 부러
졌다. 그리고 비명조차 쉴 틈을 주지 않고 카이란은 바닥에 발이 닫자마자 빙글 돌
아 발꿈치로 턱을 날려버렸다.
10미터 정도 날아가 버린 그놈은 꿈틀거리기만 하고는 정신을 잃어버렸다. 그러자
다른 놈들은 그 광경을 보자마자 또다시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카이란은 달려드는
놈들을 보며 짙은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수가 조금 많구나!! 저번에는 이거의 반도 되지 않았으면서!!"
이런 일은 한두번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이주에 한번쯤은 꼭 일어난 일이었다. 대
부분 사미나 혜미를 납치하기 위해, 적어도 10명 이상이 덮쳤다. 하지만.. 대부분
카이란이 있었기 때문에 손쉽게 사미나 혜미를 지켜줄 수가 있었고, 끊임없이 인원
은 한 두 명씩 늘어났지만.. 100명이 쳐들어와도.. 끄떡없는 카이란이었기에 번번이
실패만 거듭했었다.
그래서 사미 혼자 있을 때를 노려서 이렇게 많은 인원이 왔었지만.. 운이 나쁘게 그
곳에도 카이란이 있었다.
<폭!!>
-콰쾅!!-
또다시 폭발과 함께 여러 인간들이 나가떨어졌다. 적어도 인원은 30명도 안 남은 것
같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그들로써는 암담하기만 했다. 무슨 신이라도
내려와서 벌을 주는 것인가? 갑자기 땅에서 폭발하고.. 지진이 일으키고, 바람이 상
처를 입히다니!! 말도 안 되는 일만 일어나니.. 그들은 싸울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카이란은 적진 한 가운데로 돌진했다. 갑자기 카이란이 달려나오자 그들은.. 억지로
라도 주먹질을 했다. 카이란은 면상에 날아오는 주먹을 한쪽 손으로 막았고, 다른
손으로 턱을 날려주었다. 뒤쪽에서 뭉둥이 질을 하는 놈이 보이자 카이란은 뒷 발치
기로 그놈 배를 꽂았다. 타이밍이 좋게 오른쪽에서 몽둥이를 휘두르는 3놈 정도가
있자.. 카이란은 입맛을 다시며 마법을 사용할 찰나.. 어디선가 날아오는 아쿠아 볼
이 그놈들의 몸을 강타해서 휩쓸어 버렸다.
"땡큐 운디네!!"
운디네의 도움으로 마법을 쓰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었던 카이란은 또다시 앞쪽에서
달려든 놈을 보았고, 뒤쪽으로 가있던 다리를 재빠르게 앞으로 휘둘러 멋진 섬머솔
드킥을 연출했다.
-퍼억!!-
적어도 이빨 몇 개는 부러졌을 충격이었다. 그리고 카이란의 몸은 위로 떠 있을 때
놈들은 그가 밑으로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것을 가만히 기다려줄 카이
란이 아니었기에 다음 공격을 시도했다.
<중압!!>
갑자기 몸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10명 이상이 한꺼번에 땅바닥에 밀착된 상태였
다. 그리고 카이란은 땅을 착지하자마자 두 번째 용언마법을 시전했다.
<폭!!>
카이란 주위가 사방으로 폭발했다. 그리고 10명이상이 중상을 입고 모두 나가 떨어
졌다. 아직 20명 정도 남아 있을 텐데.. 이상하게 카이란 주위에는 아무도 없자..
카이란은 두리번거렸다. 알고보니 남은 20명 정도는 사미에게 돌진한 상태였다.
늦었다라고 생각했지만 다행히 운디네와 실프가 그곳에 서 있었고, 5명 정도가 연장
을 들고 돌격해 오자.. 운디네는 양 손바닥을 대면서 부드럽게 손을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