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드래곤-204화 (204/277)

(209) 이세계 드래곤 [23] 1.극기훈련 중...

-웅성.. 웅성..-

학교 교문에 첫 발을 내딛자 아이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카이란의 귀를 반겼다.

그리고 운동장쪽으로 향하자 서성거리는 많은 아이들이 운동장에 가득 메우는 것이

눈의 시야에 들어왔다.

지금 시각은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빨리 온 것도 아니고 늦게 온 것도 아닌 알맞

게 온 시각이라 이쯤 되면 아이들이 많이 몰릴 시간대였다.

아직까지 반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아 아이들은 자신의 같은 반 아이들을 찾지 않고

무작정 친한 친구끼리 모여 수다나 떨고 있어 운동장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오빠.. 나는 저쪽 중학교 건물쪽으로 갈게.."

지금 현재 있는 곳은 고등학생들이 모이는 건물 앞 운동장이었다. 민지는 중학생이

니 같은 생들이 모이는 쪽으로 가는 것이 좋을 듯 해서 카이란에게 말을 했다.

"응.. 몸조심해.. 여차해서 위험할 것 같으면 큰 소리로 오빠 이름을 불러..."

"핏! 그렇게 하면 오빠가 정의의 사도처럼 구해주기라도 할꺼야?"

민지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러자 카이란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내뱉었다.

"물론.. 어떻게든 그렇게 해야지.."

"푸후훗.. 알았어.. 하여튼.. 오빠도 몸조심해..

민지는 웃음을 터트렸다. 왠지 진짜로 그렇게 해 줄 것만 같자 민지는 자연스레 미

소가 아려졌다.

"그럼.. 나 갈게.."

민지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흔들면서 중학교 건물 쪽으로 향했다. 카이란도 손을

흔들며 민지가 아이들 사이에 파묻힐 때까지 바라보았다.

"흐음.. 반 정비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카이란도 지금 이렇게 학교에 도착하자 어디를 가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그저

시간이 지나서 반을 정비할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카이란은 운동장 끝자

리로 몸을 옮겼다. 짐이 들어 있는 책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카이란은 벽에 등을

기대서 느긋하게 기다리기 시작했다.

"응..?"

어디선가 미약하게 바람의 정령의 낌새를 느꼈다. 그것도 카이란 자신의 주위에 느

껴지자 카이란의 의아한 생각이 들었고, 순식간에 정령의 낌새는 사라졌다. 이곳에

서 정령을 사용할 수 있는 인간은 그 누구도 없었다. 그래서 카이란은 발동한 위치

를 알아볼까 생각했지만 그 마법을 사용했던 당사자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

"백성님!."

"백성님!"

익숙한 두 여성의 청아한 목소리. 긴 흑발머리를 찰랑찰랑 거리면서 다가오는 사미

와 길고 아름다운 금발머리가 태양빛에 의해서 더욱 아름답게 찰랑거리는 아리아는

카이란이 있는 곳에 가벼운 걸음걸이로 뛰어왔다.

"여어.. 지금 온 거야?"

카이란은 오른손을 살짝 들어 그녀들이 오는 것을 맞이했다.

"네.. 지금 방금 왔어요."

카이란이 느낀 정령의 흐름은 다름 아닌 아리아의 정령이었다. 아리아는 이곳에 오

자마자 바람의 정령으로 카이란을 찾았던 것이다. 카이란은 아리아의 얼굴을 보았

다. 기쁨에 젖어 있는 모습을 보자 카이란은 그녀가 왜 그런 표정을 하고 있는지는

방금전 바람의 정령을 쓴 뒤로부터 쉽게 눈치챘다.

[축하해. 아리아.. 드디어 정령과 계약을 할 수 있었구나..]

[네! 해냈어요!!]

텔레파시로 아리아에게 축하의 말을 내보내자 아리아는 더욱 활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정령과의 계약.. 이것은 엘프들에게 있어서 당연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사실.. 엘프

라고 해서 마음대로 정령들을 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엘프라도 자연과의 친화

법이 있어야 정령의 문을 열 수 있고, 계약을 할 수가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종족이니 만큼.. 쉽게 정령의 문을 두드릴 수 있지만 그만큼 쉬운

것은 아니다. 자연과의 융화.. 즉 자연과 하나가 되어야지 비로써 정령계의 문은

열린다. 만일하나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이나 몸에 흐르는 기운이 흩트리면 모두 무

산되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령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성공했다면 눈앞에 소환주의 능력에 의해서 정령들은

그 힘에 이끌려 여러 정령들이 모습을 들어낸다. 그리고 바로 계약을 이룰 수가 있

다.

몸을 자연에 맡기는 과정은 보통 정신력 가지고는 무리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있어

정령술사는 극히 한정되어있어 많지 않다. 또한 엘프처럼 자연을 아끼고 사랑한다

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정령을 다룰 수 있는 인간들은 대부분 온순하다고 전해진다

.

드래곤은 태어날 때부터 속성이 존재하는 종족이기 때문에 정령의 문을 쉽게 열 수

있다. 신에게 힘을 부여받은 드래곤이니 만큼 마법에 대한 모든 것을 통달할 자이

니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누구처럼 어렵게 얻는

쾌감을 모르고 있는 거만한 종족이라 언제나 인간들을 하찮게 보는 것일 수도 있다

.

카이란도 얘기만 들어왔지 아직까지는 왜 그런 것이 어려운지는 모르고 있는 상태

였다. 하지만.. 들은 얘기대로 분명히 노력한 만큼 성취감에 의한 그녀의 표정에는

희열이 묻어져 있어서 그것을 깨고 싶은 마음은 없던 카이란이었다.

[그래 어쨌든.. 다시 축하해...]

[네! 감사합니다!]

아리아와 사미는 카이란도 분명히 반 정비가 되지 않아서 어디선가 배회하고 다니

거나 아무 곳에서 가만히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리아는 정령과의 계

약이 성공했으니 이때 한번 사용해야 된다 싶어서 계약을 성공했다는 것을 알릴 겸

카이란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었다. 그래서 쉽게 카이란이 있는 곳을 찾을 수 있

었고, 자신이 사미와 같이 그곳으로 간 거였다.

"백성님은 언제 오셨어요?"

"아... 나, 나도 지금 방금 왔어."

깜빡 텔레파시로 아리아와 몇 마디 나누고 있는 카이란은 아리아 옆쪽에서 사미의

목소리가 들리자 깜빡 그녀의 존재를 잊고 있어서 살짝 말을 더듬었다.

"그래요? 저희도 지금 방금 왔어요."

사미와 아리아도 어깨에 메고 있는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무겁게 보이기만 하

는 그녀들의 가방이었지만 옷과 세면도구 같은 것이 들어 있으니 무게는 별로 되지

않아 한 손으로 가방을 털썩 내려놓았다.

"그나저나.. 언제쯤 반을 정비하는 거지?"

시끌시끌한 아이들로 가득 메워진 운동장을 바라보며 카이란은 말을 했다.

"글쎄요.. 아마도 8시 50분 정도 되야 할걸요."

"그래? 그냥 빨리 시작하면 안되나... 젠장.. 기다리기 귀찮은데... 아침잠도 보충

하고 싶고 말야..."

게으르다고 유명한 드래곤인 자신이 이렇게 일찍 일어난 것이 이변이 시작될 수 있

는 시기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참고로 카이란은 학교를 다닌 뒤로부터 이제는 자

기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경지로 왔다. 예전에는 민지가 한바탕 난리를 피워야지

일어났는데.. 지금은 침대 위에 있는 자명종 시계가 '따르르릉'에서 '따'만 들려도

눈이 번쩍 떠진다. 그리고 부스스하게 일어나면 짙은 미소와 함께 살기까지 풀풀

피우는 민지가 카이란을 깨울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은 꼭 보였다.

사실.. 이것 때문에 카이란이 스스로 일어나는 경지로 오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렇게 일어나더라도 버티는 시간은 2시간이 한계였다. 그래서 아침잠을 보충하는

곳은 언제나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그랬다.

"후훗.. 조금만 참으세요. 금방 할 테니까요."

사미가 웃으면서 말을 하자 카이란은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최근 들어

작가의 농간으로 인한 것이긴 하지만 자신의 주위에 있는 최고의 미녀가 한 명 빠

지자 카이란은 사미를 보며 말했다.

"그런데 혜미 선배는? 같이 온 것 아냐?"

문득 사미와는 같은 자매일테니까.. 분명 같이 올꺼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곳

으로 같이 올꺼라는 예상(?)을 뒤엎고 지금 혜미가 없자, 그는 그 이유를 사미에게

물어보았다.

"아.. 언니...는..."

"후훗.. 저를 찾으세요..?"

사미가 혜미의 행방을 말할 찰나 어디선가 산뜻한 웃음소리와 함께 청아한 여성의

음성이 그녀의 뒤에서 들렸다.

"음.. 호랑이..."

"엣? 뭐라고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핫..."

카이란은 얼렁뚱땅 얼버무리며 웃음으로 넘겼다. 혜미는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카이란은 말했다.

"그런데.. 어디 갔다가 온 거예요? 같이 온 것 아니었어요?"

"아.. 그냥.. 뭐 좀 살게 있어서 잠시간 어디를 다녀 온 거예요."

"뭐를요?"

혜미는 그 질문에 빙긋 웃음을 지으며 등에 큰 가방을 내려놓으면 뒤척였다. 그리

고 무엇인가 하나를 끄집어냈다.

"우산이요..."

"................."

우산? 왜? 뭐 담시?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혜미의 사고방식이었다. 그리고 혜미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준비를 철저해야 해요. 만일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철두철미해서 좋군요. 확실히 그런 것도 있지만.. 비 올 확률은 극히 적었다. 그런

혜미의 모습에...

'혹시 호신용 무기도 가지고 다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이란은 문득 그런 궁금함이 생기자 속는 셈 치고 물어

보았다.

"그럼 혹시.. 호신용으로 무슨 무기 같은 것 가지고 다녀요?"

"네.. 당연히.. 아녀자가 혼자 다닐 때는 위험하니.. 그런 것은 기본이죠."

역시 혜미 답게 그런 것을 가지고 다녔다. 설마 권총 같은 무서운 것을 가지고 다

닐까나? 아니면 제 순결 지키기 위해 은장도 정도? 조선시대는 아니지만 꼭 가지고

다닐 것만 같았다. 그래서 카이란은 다시 질문했다.

"어떤 것을 가지고 다니는데요...?"

"흠.. 권총 베레타 92FS요. 탄환 9mm*19 탄환수 15발 베레타 회사 중에 최고죠. 그

리고 숨겨진 호신용은 뭐.. 은장도 정도가 다예요. 물론 만일을 대비해서 무기 소

지증도 가지고 있고요."

"............."

주위가 썰렁해졌다. 무서운 여자.. 생각했던 것이 현실로 반영되었다. 그냥 농담

삼아 생각했던 것인데.. 그것이 진짜였다니.. 또한 한 술 더 떠서 두개중 한 개라

고 생각했던 것이 두개 다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떻게 무기 소지증을

가지고 있는지 제일 의아했다. 미성년자가 아니라 해도.. 권총은 아무나 가지고 다

니는 것이 아닌데...

카이란은 경악을 하는 표정으로 사미를 쳐다보자 사미는 어색한 웃음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었다.

"언니 멋지다."

"후훗.. 고마워요..."

전혀 멋지게는 안보이지만.. 민지는 그것이 멋진지 활짝 웃으면서 감탄을 내뱉자

혜미는 오른손으로 입에 가려 웃었다. 오늘따라 그런 웃음이 섬뜩하게만 느껴진 카

이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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