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드래곤-229화 (229/277)

(234) 이세계 드래곤 [24] 7.이해할 수가 없어!

허참…. 백성이 녀석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잘 모르겠다. 일부러 사미가

바람을 필 거라는 말투로 그에게 도발을 시도했는데, 그 말을 못 알아듣는 것도 모자

라 헛소리까지 하다니… 내가 답답해서 제명에 못살겠다.

도대체 생각있이 사는 거야? 아니면 생각 없이 사는 거야? 어떻게 그런 쉬운 것도 눈

치 못 채는지… 이구‥ 그 머리에 어떻게 공부는 잘하는지 신기하다. 싸움을 잘하니까

설마 반 애들에게 협박해서 답안지 베끼는 것 아냐?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공부를 잘

할 리가 없잖아? 뭐,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그것은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오늘 점심시간에 벌어진 일에 대해 난 투덜투덜 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정도로 무신

경한 남자인줄은 몰랐으니까 말이다.

-딩동 딩동-

어랏? 벌써 수업 끝? 언제 끝난 것이지? 백성이의 대한 잡생각으로 가득 찬 덕분인지

마지막 5-6교시는 뭐를 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담임이 와서 종례를 하고 있는 것이 지금까지의 기억이다. 이거 꼭 타임머신을 탄 기

분이네.

"하나야, 오늘 어떻게 할 꺼야?"

담임이 종례를 끝내자마자 사미는 나에게로 다가와서 물어본다. 난 사미에게 시선을

돌려 빙긋 웃으면서 대답했다.

"오늘은 같이 집에 가자."

"화아! 알았어!"

나의 말에 환하게 웃으며 굉장히 좋아하는 표정을 짓는 사미에 의해 내 가슴에는 내심

찔리는 구석이 있었다. 다름 아닌‥ 아마도 오늘 종민이가 사미 앞에 나타날 것 만 같

았기에 적극적으로 난 사미를 부추길 생각인 것이다.

아무리 조금은 내 말을 수용했어도 사미 성격이라면 종민이에 대한 적개심은 여전할

것이다. 그 적개심에 의해 분명 사미는 종민이가 가자고 하는 것을 거절 할 테니, 난

그것을 도와주기 위한 심산이었다.

내심 찔리긴 하지만, 난 사미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꽃다운

나이에다가 미모조차 허용되는 완벽함을 자랑하는 그녀인데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한

채로 고등학교 생활을 이렇게 쉽게 종지부를 찍게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신은 나와 사미를 만나게 해준 이유는 이런 사명감을 건네주기 위한 것 같다.

사미와 나와 함께 교실 밖을 나가면서 우리는 곧장 백성이네 반을 향했다. 우리들이

약간 더 빨랐는지 백성이네 반 앞에는 아리아가 없었고, 2분 정도 흘러서야 그녀가 오

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가 오고 난 뒤 때마침 백성이네 반 종례가 끝났는지 앞문에서는 담임이 나오는 모

습이 보였고, 곧이어 뒷문이 열리는 동시에 아이들이 우르르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한꺼

번에 나왔다. 그중 백성이가 천천히 느긋하게 걸어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사미와 아리아는 교실에서 나오는 백성이를 반겨주고, 우리들은 민지와 혜미 언니가

기다리는 교문 앞 정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만났고, 간단하게 그녀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같이 합류해 집으로 향했다.

"그나저나 앞으로 2주 후면 시험이네…."

내가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는지, 혜미언니는 나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빙긋 웃음 짓는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그렇네요, 시험이군요. 하나양은 자신 있어요?"

난 머쓱한 미소로 그녀에게 말했다.

"훗! 설마요. 자신 없어요.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요."

난 공부를 잘 하는 편도 아니고 못하는 편도 아닌 어중간한 성적이다. 기억력은 다른

사람의 비해 좋은 편이라, 조금만 노력하면 분명 엄청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지만 난

공부와는 인연이 없는지 쉽게 질려 때려치운 적이 무척 많다. 그나마 기억력이 좋으니

이 정도지‥, 그런 머리라도 없더라면, 난 밑바닥 학업인생일거다.

"그래요? 난 공부를 잘 할 것만 같았는데…, 의외네요."

"그렇게 보셨어요? 하긴, 이상하게 그렇게 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좀 실망하셨죠?"

혜미 언니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아니요. 그런 것 같다가 실망을 하다니요. 인생에서는 학업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그

리고 제가 쓸데없이 외모로 평정한 것뿐이지, 절대로 하나양 잘못은 아니에요. 오히려

그런 말을 한 제가 미안해지는 걸요."

"아니에요.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그렇게 말해주시니 고마워요. 후훗…."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하는 혜미 언니의 얼굴을 보자면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미소가

어려진다. 그 만큼 혜미 언니의 미소는 정말 보기가 좋고 눈이 부시다.

"흐음…, 하나양도 공부를 그렇게 잘하는 것은 아니었군요. 훗…."

사미 옆에 아리아가 우리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까지 나와 혜미언니 얘기를 듣고

있었나 보다.

"인연이 없으니 그런 거지 뭐."

"그래요? 후훗! 다행이네요. 나도 공부 못하고, 사미양도 공부 못하거든요. 만약 하나

양이 잘한다면 어떻게 얼굴을 내미나 걱정했는데, 그런 걱정, 반으로 좀 줄었네요."

"그래? 얼마나 하기에 그런 말이 나오는 거야?"

"음‥, 미안하지만… 차마 내 입으로 말할 수가 없네요. 그것은 나중에 시험을 다 보

고 성적표를 보여주기로 해요."

가르쳐 주기 창피한가? 하긴 공부 못한다고 하니 스스로 성적을 말해주는 것은 창피한

일이긴 하다. 솔직히 나도 내 성적을 이들에게 말하기 껄끄럽다.

"그래, 그렇게 하지. 그땐 우리들 같이 보여주기로 해."

"후훗! 그래요."

아리아는 나에게 말을 높이지만, 난 그녀에게 반말을 사용한다.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들겠지만 나도 이 멤버(Member)와 몇 번 만나서 같이 하교를 하니 어느덧 그게

익숙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는 아리아와 혜미언니가 나에게 경어를 쓴다

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껴진다. 인간의 적응력이란 무서운 것 같다.

"그런데 하나야."

옆에서 사미가 나를 부르자 난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

"왜? 사미야?"

"너 방학 때 뭐, 하는 일이나 할 것 있니?"

음…, 할거라. 지금 생각해보니 그저 집안에서 뒹굴 예정 밖에 없는 것 같다.

"없어. 근데, 왜?"

"아니 그냥…. 그냥 물어본 거야."

대답은 이랬지만 뭔가 사미의 얼굴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 길게 걸려 있다. 뭔가 이상

한 계획을 잡는 정치가의 흉모를 보는 것 같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설마 그런 계획이

있겠어? 나의 착각이겠지.

"아~ 빨리 시험이나 봤으면 좋겠네."

사미는 기지개를 키며 중얼거렸다. 뭔가 기대에 찬 얼굴이다. 방학이 기다려지는 건가

? 기말시험이 끝나고 난 뒤 일주 후 방학이니까, 아무래도 그런 거겠지.

"훗! 사미언닌 방학이 기다려지나 봐? 그런 말을 내뱉는가보면?"

내가 생각했던 의문의 답을 민지가 말했다. 그러자 사미는 민지를 쳐다보며 의미심장

한 미소와 함께 짤막한 대답을 건넸다.

"글쎄…."

글쎄라니…, 민지는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고 나역시 그랬다. 뭔가 다른 것

이 있나? 그리고 이상하게 사미의 그런 대답을 듣자마자 왠지 나의 몸은 오슬오슬 소

름이 돋는 느낌이 왔다. 왜 이런 거지?

"뭣이라!? 2주 후면 시험이라고!?"

그때 갑자기 아리아 옆에 있는 백성이가 의문있는 말투로 크게 내뱉었다. 혜미 언니,

사미, 아리아, 민지… 그리고 나까지, 모두 시선이 백성이에게로 쏠렸다. 그리고 그

질문에 사미가 대답했다.

"네‥, 2주 후면 시험이에요. 왜요? 뭔 일이 있어요?"

"당연하지! 그러지 않아도 극기훈련을 갔다온 뒤로부터 무료함을 느껴서 죽겠는데 조

금후면 시험이라니! 난 금시초문이야! 왜 이제야 그걸 몰랐지!? 시험이 시작되면 2-3

교시 밖에 안 한다는 것이잖아! 그런 기쁜 소식을 내가 이제야 알다니! 이런 젠장맞을

일이 있나! 그걸 미리 알았다면 앞으로 그것만 바라보며 살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그런 기쁜 소식을 이렇게 늦게 알게 되다니! 난 왜 이럴까!!? 이 바보바보바보!"

"……."

갑자기 백성이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기비하를 하기 시작했다. 아예 난 천하의 둘도

없는 바보라는 것을 강조해라. 어떻게 시험 날짜도 모르는지…. 대계 선생님이 종례시

간에 가르쳐 주거나 수업시간에 시험범위를 가르쳐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을

지금까지 몰라서 이런 증상이라니. 그것도 그거지만… 지금도 지루해서 죽을 것 같다

면서 시험을 본다면 뭐라도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는가 보군. 바보아냐?

난 혜미언니를 쳐다보며 진지함이 묻어난 눈빛으로 물어보았다.

"원래 저래요?"

의도는 '쟤 원래 바보예요?' 라는 질문이다. 나의 질문이 무슨 뜻인지 아는지 모르는

지 혜미언닌 그냥 눈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우리는 계속 집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아무래도 백성이네 집인 것 같다. 그리고 사미

와 아리아, 혜미언니는 백성이 집에 들릴 예정인 것 같고.

나도 백성이네 집에 간 적은 있다. 이들과 같이 다니는데 한번쯤은 안 가볼 리가 만무

하다. 사실 딱 두 번 가봤지만….

백성이네 집은 쉽게 말해 부유층 집안이다. 100평정도 되는 2층 짜리 단독주택이다.

이거면 말 다했다. 처음 백성이네 집에 갔을 때, 난 입이 쩍 벌어지고 말았다. 세상에

마상에… 이런 집은 실재로 TV에서 봤지 직접 눈으로 보니 지금만큼은 백성이가 대단

하게 보였다. 물론 여기까지 이룬 장본인은 백성님에 아버지겠지만….

백성이네 집 가기 전에는 다른쪽으로 가는 길목이 나온다. 우리가 그곳으로 도달했을

즘, 모두 아무 말 없이 백성이네 집으로 가는 길목을 향했다. 난 능청스럽게 말했다.

"어머? 사미야 오늘은 이쪽으로 안가?"

"어? 난 오늘 백성님에 들리려고 하는데? 왜 넌 안 가려고?"

에구… 사미는 아직 친구를 한번도 사겨보지 못해서인지 미리미리 말한다는 것을 잘

모르는 모양이다. 자신이 말한 '왜, 넌 안 가려고?' 라는 부분이 잘못 된지를 모르고

있다. 왜 자신이 가면 당연히 나도 간다고 생각하는지 아직은 많은 것을 알아야 할 필

요성을 느낀다. 아리아야 애초에 사미와 똑같이 백성이 하나만을 바라보는 소유자라

죽이 척척 맞는 것이니 솔직히 도움이 못된다.

"으응… 난 오늘 너희 집을 가려고 오늘 같이 동행 한 거거든…."

백성이네 집은 입이 벌어진 것에 불과하지만 사미네 집은 비명을 내지를 정도였다. 크

기가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넉넉히 잡아도 가히 800평 이상이 될 것 같은 집안에 정원

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어떻게 이런 집안에서 사는지, 유지비도 만만치 않을 것 같

다. 조직이라고 해도 역시 사업까지 확장하는 곳 답게 돈이 어마어마한가 보다. 그렇

다면 이 집을 물려받을 만한 인물은 바로 백성이라는 뜻. 그때 더더욱 백성이를 바라

보며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 잘 만나 팔자 늘어지게 생겼구나.'

라는 생각을… 아마 사미와 결혼을 하면 이 재산을 잘하면 백성이에게 갈 확률이 높을

테니 말야. 문제는 데릴사위가 되야 하지만….

"그래? 흐음… 그런 거였구나. 그래, 그럼 우리는 따로 가지 뭐. 백성님 죄송해요. 오

늘 하나 때문에 집으로 곧장 가야 할 것 같아요. 너무 죄송해요."

사미는 쉽게 나의 말을 응낙했다. 그러자 민지가 아쉽다는 표정으로 사미에게 말했다.

"에? 사미 언니 그냥 집에 갈 거예요? 웅~ 좀 아쉽네요."

"뭐, 친구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지. 아니 괜찮아. 그럼 아리아와 선배는 어쩔 거예요

?

백성이는 사람좋은 표정으로 웃으면서 사미를 이해했고, 그 뒤 옆에 있는 혜미언니와

아리아에게 시선을 돌려 어떻게 할지를 물어보았다. 나도 그녀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때 사미 말대로라면 그녀들은 오히려 부추겼다고 하니, 나 혼자서 사미를 부추기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그녀들이 있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라 가든 말든 그리 상관이

없었다.

"음, 저는 그냥 백성님네 갈래요."

"후훗! 글쎄요. 저는 아무래도 사미가 가니 저도 가봐야겠죠?"

대답은 쉽게 나왔다. 아리아는 백성이네 간다고 했고, 혜미언니는 집으로 간다고 한다

. 혜미 언니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자마자 시선을 나에게로 옮겨 뭔가 의미심장한 미소

를 보였다. 왜 나에게 그런 웃음을 보이는지 좀 의아했지만 백성이의 말에 의해서 생

각을 멈추었다.

"그래요? 그렇다면 여기서 찢어지지. 그럼… 사미 내일 보자고."

"응! 언니! 내일 봐요!"

우리는 짤막하게 인사를 건네고 정확히 3:3으로 백성파(?) 사미파(?)로 찢어졌다. 그

리고 제 각자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사미네 집으로 다다를 때쯤 예상대로의 전개가

있었으니…….

"여어!"

"……."

기다렸다는 듯이 종민이가 빙긋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다, 당신이 이곳에 왜 또 나타난 거예요!!?"

"어머나? 안녕하세요. 어제도 뵙는데, 오늘도 뵙는군요. "

사미는 바락 소리치는 반면 혜미언니는 시종일관하게 포커페이스로 웃으면서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며 빙긋 웃는다. 아무래도 혜미 언니도 종민이가 나타날

것이란 걸 예상했고, 조금전 백성이와 헤어졌을 때 나에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낸 이

유도 이것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쉽게 말해 내가 사미네 집으로 가자는 의도를 알

아차렸다는 것이다.

"어, 어… 종민이가 이곳에 웬일이냐?"

난 능청스럽게 종민이에게 말을 걸었다.

"당연히 사미를 모시러 왔지."

그리고 종민이도 나에게 당연하다는 말투로 답했다. 그러자 사미는 버럭 성질을 냈다.

"왜! 왜 내가 당신을 따라가야 하는 거지요? 전 볼일 없습니다! 어서 가주세요! 전 오

늘 하나하고 같이 저희 집에 가야 하니까요!"

아직은 종민이가 꺼림칙한가 보다. 점심시간에 그런 말을 했는데도 사미의 본능은 바

꿀 수가 없나 보다. 그나저나 종민이도 참 대단하다. 여자가 단호히 거절했는데도 저

렇게 웃음을 유지하다니… 실로 가상하다.

"사미야 가라. 종민이가 이렇게 몸소 왔는데, 그냥 돌려보낸다면 실례잖니. 난 다음에

너희 집에 갈 테니 오늘은 종민이하고 놀다와."

"에? 그, 그런 것이 어딧어? 우리집에 가기로 했으면 가야지. 난 그럴 수 없어."

에구~ 예쁜 사미, 순진하기도 하지요. 내가 이것을 노렸다는 것을 잘 모르다니, 사미

야 정말 미안해.

"괜찮아. 꼭 이번만이 기회가 아니잖아. 얼마든지 갈 수 있잖아. 그러니 종민이와 재

미있게 데이트하고 오라고. 어차피 어제도 했잖아. 한번이건 두번이건 어차피 똑같잖

아. 그리고 내가 유유히 말했던 말 중 뭔지 알지? 즐기라는 거야. 고등학교 인생의 추

억을 만들라는 거야. 벌써 내 말을 까먹은 거야?"

"그,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사미는 머뭇머뭇 했다. 쉽게 생각을 잡을 수 없는 거겠지. 내가 그렇게 말했지만 무엇

보다 고등학교 추억은 백성이와 보내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 찼을 것이다. 장작 사랑하

는 사람을 놔두고 다른 사람과 추억은 그다지 내키지가 않을 테니까 말야.

"그래 사미야 갔다와. 너도 어제 재미는 있었다고 나에게 얘기했잖아. 그걸로 된 것

아니니? 솔직히 너도 그런 기분 한번쯤은 더 경험하고 싶잖아. 너의 머뭇머뭇 거리는

태도를 보면 난 알 수 있어. 그런 것 가지고 배신을 한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 장작

네 본인만 떳떳하다고 여기면 백성군도 그렇게 추궁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그런 것

가지고 백성군이 뭐라고 할 위인도 아니지만 설사 알더라도 백성군은 그런 것으로 화

낼 정도로 그리 속 좁은 사내가 아니라는 것은 너도 잘 알잖아. 그렇지 않아?"

흐음… 의외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긴 백성군의 천하태평 한 모습을 본다면

확실히 화낸다는 생각이 안 든다. 난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와 누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전 사미를 기쁨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군요.

이거 잘 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핫!"

종민이는 뒷머리를 긁으며 웃음을 내뱉었다.

"어머나… 종민군은 잘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사미를 잘 부탁드려요."

"에? 자, 잠깐‥ 난 아직 결정을 내지 않았다고!"

혜미언니는 멋대로 결정해버리자 사미는 깜짝 놀라며 반박을 했다. 원래대로의 사미성

격의 패턴이라면 '내가 왜 저런 미천한 인간과 같이 논다는 생각을 하는 거야!? 그럴

일 없어!' 라고 대답할 텐데 아무래도 어제의 영향이 컸던 탓인지 말투가 바뀐 상태였

다.

난 씩 웃었다.

"결정은 무슨… 그냥 잘 놀다오라고. 알았지?"

"자, 잠깐! 왜 이래 하나야!?"

난 억지로 사미의 등을 떠밀며 종민이 쪽으로 향하자 사미는 당황하는 손짓 몸짓을 보

였다. 하지만 마음이 좀 기울린 탓인지 저항하는 몸부림은 크지 않아 쉽게 종민이 앞

에 다가갈 수 있었다. 종민이는 활짝 웃으면서 어느새 사미 앞에 다가와 덥썩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럼 잘 갔다오겠습니다!!"

"자, 잠깐! 놔, 놔요! 이 손 못놔요오오오오오!!"

손을 잡자마자 종민이는 후다닥 어디론가 뛰어갔다. 그것도 사미의 손을 잡고서 뛰어

가니 또다시 도플러효과가 터졌다. 모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나와 혜미 언니만 남

았고, 순간 썰렁한 정적이 흘렀다.

"……."

"그럼 하나양 우리 집에 가지 않을래요? 맛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제가 다과(茶菓

) 정도는 대접할 수 있답니다."

먼저 정적을 깬 이는 혜미언니였다. 난 흔쾌히 받아들였다.

"저야 그래주신다면 좋죠."

"그래요? 그럼 가볼까요?"

"네."

결국 사미의 바램대로 난 사미네 집으로 향했다. 다만 장작 나와 같이 가고 싶어하는

사미가 없는 것이 흠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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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늦었습니다.

그럴만한 사정이...

어쨌든.. 원래 예정대로라면 이번 편에서 이 챕터 완결을 해야 하지만..

원래 이번편이 저번 편과 이어져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 챕터가 이 챕터의 마지막편이 되겠습니다.

에구.. 할 말은 많지만.. 옆에서 땍땍 거리는 이가 있어서.. 잡담은 이만 줄입니다.

문의나 멜은[email protected] 입니다.

그럼 언제나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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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당신

Subject

[연재] 235.이세계 드래곤 [24] 8.이해할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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