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드래곤-249화 (249/277)

254) 이세계 드래곤 [28] 4.스키장에서 생긴 일.

눈으로 덮인 하얀 산의 장관. 하얀눈으로 덮인 이곳에서 인간들은 하나같이 스키를

타느라 전염이 없는 광경이었다. 애나 어른이나 할 것이 없이 모두 즐거운 표정으

로 즐기고 있는 인간들 사이에 어린 한 소녀가 주위를 둘러보며 이리저리 돌아다니

는 광경이 보였다.

"와!"

적어도 8살 정도로 보이는 앳된 어린아이였다. 큰 눈망울이 한껏 귀여움을 뿜어내

는 외모였지만 윗머리에 큰 리본이 더욱 눈에 띄게 인상적인 꼬마였다. 너나나나

할 것도 없이 그 꼬마 주위에 있는 인간들은 흘끔흘끔 쳐다보는 광경이 보였다. 물

론 인상착의가 이상해서일 수도 있다. 요즘 시대 흔치 않는 중국 삼국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소복을 입고 있는 꼬마인데 이상하지 않겠는가? 몰론 그것에 의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다는 아니다. 대부분 흘끔흘끔 쳐다보는 이유는 꼬마의 살인적인 외모

에 의해서 그런 것 뿐이였다.

인간들은 귀여움에 넋을 잃어 흘끔 쳐다보았지만 장작 당사자는 그것을 느끼지 못

하는 마냥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분명 세계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로리콘 킬러들이 본다면 납치를 하고 말리라.

"멋지다."

한번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는 꼬마의 표정. 마치 모든 것이 신기롭게 보인다는 마

냥 두 눈이 동그랗게 떠져 있었다.

"인간들이 무척 많다. 이곳은 뭐하는 곳이지?"

애초에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 조차 자신도 잘 모르는 듯한 중얼거림이었다. 그리고

꼬마는 여전히 눈을 굴리며 인파속으로 서서히 사라져갔다.

"와! 저 여자 멋지다!"

"퀸카다, 퀸카! 아니, 퀸카들의 모임이다!"

"영화찍나? 이거 웬만한 연예인보다 캡빵 더 예쁘잖아? 이런 나 반해버릴 것 같아

∼!"

어딜가나 시선 덩어리인 사미와 아리아와 혜미, 민지…. 하나도 예쁜편이지만 다른

일행들의 비해 평범하게 보인다고 주위에 있는 구경꾼들이 입증했으니 그녀만큼은

시선을 받는다에서 제외시킨 거…….

"하나 어퍼 드라이버!!"

-퍼억!-

꺄울!!-저 멀리 날아가는 작가-

"하나야 왜 그래?"

사미가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어본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오호호호호…."

작가를 때려놓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는 하나. 어색한 웃음으로 무마시킨다. 우이

쒸! 젠장이다.

"후훗! 오늘따라 하나양 정말 이상하네요."

아리아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입가에 미소를 피우며 말을 했다. 너희들보단 덜 이

상해! 라고 말하고 싶지만 하나는 애써 꾹 참았다. 얼핏 쟤네들 시선으로 볼 땐 자

신이 더 이상할 수도 있으니까.

"그나저나 모두 여기서 왜 가만히 있는거야?"

하나는 어제오후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가벼운 식사를

하고 온 상태였다. 점심이라고 하기에는 좀 이른 시간이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대충 허기가 질 정도만 먹었다. 그래야 나중에 일행들과 같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사를 하고 온 하나는 아직도 그녀들이 스키를 타지 않

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지 의아해 했다.

"아, 아∼ 그, 그게 말이지…."

말하기가 꺼렵다는 표정으로 사미는 오른쪽 볼을 긁적였다. 더욱 궁금해진 표정으

로 하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러는 건데?"

"하하! 사, 사실은 스키를 하나도 탈줄 모르거든."

"……."

그녀의 말에 니들도? 라는 의미로 다른 일행들인 아리아와 민지를 번갈아 보았다.

"후훗! 전 이곳이 처음이라서요."

"헤헤헤헤! 나도 스키장은 처음이거든요."

모두들 스키장 온 것이 처음이라 탈 줄 모르는 가 보다. 하나는 기가 막혔다.

"탈줄 모르면서 왜 온거야!?"

그렇다! 탈줄 모르면서 왜 대체 이곳에 온 것이냐!? 대부분 탈 줄 아니까 이곳으로

온 것일텐데, 얘네들은 탈줄도 모르면서 이곳에 오다니! 여하튼 어이가 없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 그야… 겨울방학때 대부분 이런 곳에 오니까 나도 온 것 뿐이야."

그렇다고 아무것도 배운 것도 없이 이곳에 온 것이냐? 전문 강사 한 명 고용하지

않고서? 스키가 무슨 인라인스케이트처럼 쉬게 배우는 것인 줄 아나? 하나는 그저

웃고만 있는 혜미에게 시선을 돌렸다.

"혜미 언니도 설마……인가요?"

스포츠 만능인 혜미언니가 설마 스키를 못탈 리가 없을 것 같았지만 세상에서 설마

라는 단어가 존재한 이상 이변은 어디에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후훗! 설마요. 제가 스키하나 못 타겠어요? 지금 그러지 않아도 얘네들에게 가르

쳐 주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녀에게는 '설마'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나 보다. 역시 스포츠, 레포츠,

공부, 외모 모든 것이 만능이다.

"어이! 아가씨들! 시간 있을까?"

준수한 외모를 한 헌팅맨들 3명이 그녀들에게 반가이 웃으면서 다가갔다. 어딜가나

시선을 끌만한 미모들이니 이런 인간들이 치근덕거리기 마련이었다. 대부분 인간들

은 그녀들을 멀리서만 보았지, 섣불리 다가가지 않았는데, 지금 이 헌팅맨들은 외

모에 자신이라도 있는지 자신 만만 표정을 하고 있었다.

"스키 탈 줄 모른다면 우리가 가르쳐 주려고 하는데…."

"맞아! 우리들 스키 굉장히 잘 한다고! 프로 뺨치는 실력이야! 그러니 너희들 우리

들한테 그냥 배우는 것이 어때?"

헌팅맨들의 목적은 바로 이것! 스키 타러 온 경력 어느덧 3년, 매년 이맘 겨울때만

되면 이런 곳에 와서 맘껏 스키실력을 뽐내면서 여자들을 꼬신 인간들이다. 그런데

어느 누구보다… 아니, 지금까지 본 여성들 중에 최고로 아름다운 여성들이 뭉쳐져

있는데 이들이 가만히 있는다면 지금까지의 많은 노하우를 지닌 헌팅맨들이란 이름

이 무색했다.

그리고 운도 좋은 것인지 마침 그녀들도 스키를 탈줄 모른다는 말까지 들은 상태.

이거야말로 당근 물은 토끼! 하늘이 주신 천우신조가 아닐까? 자신들에게 이런 예

쁜 애들을 선물해 주는 신의 선물 말이다. 그러니 그걸 핑계로 대면 더더욱 접근하

기는 쉬울테고 이러쿵저러쿵 해서 친해진다! 라는 말!

"그래! 좋아요! 이런 멋지고 잘생긴 오빠들이 스키를 가르쳐 준다는데 저희야 마땅

히 거절할 이유가 없지요!"

사미가 헌팅맨1을 구슬리듯 섹시한 포즈로 부드럽게 안겨온다. 그리고 아리아가 헌

팅맨2에게 사미와 똑같은 행동을 보였다.

"후훗! 오빠 잘 가르쳐 줘야 해요. 못 가르쳐 주면 제가 뗏지 해 줄 거예요. 알았

어요?"

헌팅맨2는 침을 쥘쥘 흘리며 눈앞에 보이는 가슴을 쳐다보았다. 두꺼운 스키복에

가려졌지만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게 굴곡은 완연히 보였다.

"저는 스키를 탈 줄 알지만 오빠들에게 다시한번 배우고 싶네요. 그러니 잘 부탁드

려요."

혜미도 부드럽게 미소를 곁들여 천천히 헌팅맨3에게 안긴다. 헌팅맨 1, 2, 3들은

찢어지는 입을 다물 줄 몰랐다. 그리고 그들은 친절하게 에스코트까지 해주며 그녀

들에게 스키 타는 법을 가르쳐준다.

…라는 헌팅맨1의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그 다음 밤에 나이트 가자고 꼬셔 신나

게 춤추고, 늦은 밤까지 술 먹으면서 띵가띵가 논 다음 살살 구슬려 자신의 여자로

만든다! 그의 눈에는 이런 시나리오가 보였다.

"흐흐∼!"

이건 생각만해도 군침이 절로 돋았다. 여기서 한가지 이상한 점을 독자여러분들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상한 점이란… 헌팅맨의 상상의 나래 중 이상하게 민지

가 빠져 있다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 여기서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그들의 눈

에는 민지는 안중에 없었다 라고 말할 수 있다. 딱 봐도 민지의 나이는 대충 잡아

도 16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공략대상에서 제외시켰기에 오히려 투명인간

취급했다. 만약 민지가 이 사실을 알면 펄쩍 방방뛰면서 화냈을 것이다.

"어이어이!"

"아."

입가에 침이라도 흘릴 순간 헌팅맨2가 옆구리를 찌르자 정신을 퍼뜩 차리며 다시

정색하는 표정으로 그녀들을 쳐다보았다. 상상이 아닌 이제 현실에서의 대답을 기

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백성이는 어디갔어?"

"먼저 스키타러 가셨어."

"혼자서?"

"응. 아까 네가 밥 먹으러 갈 때 스키 타는 교본을 순식간에 읽더니만 뭔가 재미있

겠다는 표정으로 먼저 간다고 말하며 가버리셨어."

"그래? 이상한 녀석이군. 이런 멋지고 아름답고 우아한 여자 친구 놔두고 혼자 가

는 녀석들이 어딧어?"

오라는 대답은 안 오고 사미와 하나의 대화만 오고갔다.

"……."

쉽게 말한다면 이건 '무시'라고 해야 하나? 이건 헌팅맨들로서 존심이 좀 상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록 존심이 상했지만 이건 보통 평범한 미녀가 아니다. 미모가

있으니 지금까지와의 여성들과 틀릴 것이다. 그러니 아무래도 이런 일은 좀 감수해

야 하지 않을까?

"이봐요, 아름다운 아가씨들. 스키를 탈줄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혹

시 괜찮으시다면 제가 스키를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만…."

다시 목소리 깔고 제일 최고로 자신있는 이목의 각도를 보여주며 한껏 멋을 뿜어낸

헌팅맨들. 아까와는 다르게 확실하게 들리게 할 정도로 목소리를 크게 높였으니 대

답이 들려올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말야, 백성이는 스키 처음부터 탈줄 알았나 보지?"

"아니요, 아마 모를걸요. 나도 한번도 온적이 없는 스키장인데 오빠가 한번 와 봤

을 것 같아요?"

"그래? 그런데 뭘 믿고 혼자 나가서 스키 타러 갔대? 아무것도 모르는 초심자가 말

야."

"뭐, 아무래도 운동신경 믿고 간 거겠죠. 우리 오빠는 싸움도 잘하는 만큼 운동신

경도 좋으니까요."

여전히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또 무시당했다 라고 할 수 있다.

"저, 저기 내가 시간이 많거든, 그러니 우리가 스키를 가르쳐 줄까 하는데…."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쏘냐!? 불굴의 의지로 쉽게 포기하지 않고 애써 태연한척 하

며 다시 한번 큰소리로 말을 했다.

"그런데 하나양은 스키 탈 줄 아시나요?"

"나? 물론…… 아예 못 타지. 애초에 스키장 온 것이 처음인데 잘 탈 리가 있겠어.

"

또 무시당한 헌팅맨들…. 여전히 포기않고 다시 말을 걸었다.

"저, 저기… 저기 말야."-헌팅맨-

"그럼 결론은 하나양도 저에게 배워야 겠네요."-혜미-

"헤헷! 그렇게 되네요. 잘 부탁 드려요."-하나-

"저기… 이쪽 좀 봐주세요."-헌팅맨-

"헤헷! 한꺼번에 스키를 배우면 재미있겠다. 혜미 언니 스키 타는거 빨리 가르쳐

줘요. 나도 한번 저렇게 멋지게 타고 싶어요."-민지-

"후훗! 그래요? 분명 민지양이라면 빨리 배울수 있을 거예요."-혜미-

"저, 저기… 옆에 사람이 말하거든요…."-헌팅맨-

"민지도 백성님과 비슷하게 운동신경은 아주 좋은편이니까. 분명 빨리 배울 수 있

을거야."-아리아-

"옆에 헌팅맨들이 있거든요. 한번쯤 쳐다봐주세요……."-헌팅맨-

"그럼 아무래도 처음 타는 것이니 걷기부터 연습해야 되겠죠? 무슨 스포츠든 레포

츠든 걷기가 가장 기초니까요."-혜미-

"제, 젠장!"-헌팅맨-

-줄줄…-

눈물 흐르는 소리다. 눈길한번 받지 못한 헌팅맨들은 설움의 눈물을 흘리며 그 자

리에서 유유히 사라졌다고 한다. 역시 엑스트라 답다고나 할까?

사실 하나라면 헌팅맨들의 말을 무시하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겠지만 사미일행과 같

이 다닌 뒤로부터는 그녀는 이런 헌팅 당하는 일을 경험한 적이 많이 있었다. 한번

이 아닌 어딜 나갈때마다 매번 당하는 헌팅이니 언제부턴가 그런 말은 귀에 들어오

지 않는 경지까지 왔다. 그걸 자신은 아직 자각을 못한 상태인데 어찌보면 하나도

언제부턴가 정상적인 점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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