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드래곤-257화 (257/277)

(262) 이세계 드래곤 [28] 12.스키장에서 생긴 일.

하얀빛을 뿜어내는 훤한 눈밭. 사이좋게 오순도순 한 연인들. 가끔 보이는 날다람

쥐들. 깔끔한 푸른색에 하얀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상쾌한 날씨…… 등등등 어떠한

수식어를 갖다 붙일 정도로 이 모든 광경이 아름답게만 보인다.

그중 유난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어느 한 꼬마 아이가 보인다. 대략 나이는

8살로 보였고, 한번쯤 납치를 하고 싶을 정도로 살인적인 외모를 자랑하는 아이였

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과 잘 어울리게 그 꼬마 주위에는 상당한 미녀들이 따르고

있었다. 총 5명이었는데, 하나같이 예쁘다, 아름답다 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게

그 어떤 미녀보다 굉장한 미모를 자랑했다.

그녀들 주위에 있는 구경꾼(?)들은 하나같이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을 뿜어내고 있

었다. 하지만 아무도 쉽사리 접근하지는 않았다. 한번쯤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

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였으나, 그저 평범한 미녀라면 상관없지만 저런 엄청난 미

녀들이라면 조금 부담되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예쁠수록 자존심이 강하다고 하니,

무척 자존심까지 쌔게 보여 더더욱 접근하기가 힘들었다.

"흠…."

하지만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그 무엇보다 접근하기 힘든 이유는 다른 것이 있었

다. 바로…….

"백성님!! 뭐해요!? 빨리 와요!!"

"지금 뭐 하는 건가요!? 왜 거기서 가만히 있어요!?"

…그녀들 주위에 남자 한 명이 존재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 남자의 부러움과 질

투에 의해 구경꾼들은 설음의 눈물을 흘린다.

"크윽!! 죽고 싶다."

"젠장, 세상은 불공평해."

"크흐흑! 젠장이야."

"어머니! 왜 저를 이렇게 태어나게 해 주셨나요!! 외모를 이렇게 잘생기게 만든 바

람에 저 아름다운 여성들이 저에게 접근하지 않잖아요!! 어머니! 왜 저를!! 하필…

!!"

주위 눈총이 무척 따가웠다. 바로 윗대사를 내뱉은 엑스트라의 주위에 있는 인간들

은 자신들이 신고 있는 스키를 벗으며 두 주먹을 불끈 움켜쥐어 살기가 피우기 시

작했다. 그리고 일격필살! '다구리엔 장사 없다!' 라는 검법을 펼쳤다. 그 후 그

엑스트라를 본 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남자가 있다는 그런 연유로 아무도 접근하지 않는 화제의 5인방 여인들의 정체는

모두 옛날 5분전부터 눈치 챘듯이 사미, 아리아, 민지, 혜미, 하나였고, 꼬마는 설

화였다. 모든 인간들의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으로 설음의 눈물까지 흘린 요주의 인

물은 카이란이었다.

"헤헤헷! 언니 이거 꽤 어려워요."

안면에 밝은 웃음이 가득 찬 귀여운 소녀 설화. 그녀들은 지금 설화 때문에 초급중

의 초급에서 스키를 타면서 놀고 있었다. 그중 카이란은 그런 설화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참나 어이없는 꼬마녀석… 어떻게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가출이나 하다니

…."

어쩐지 애초에 어떻게든 집에 가기 싫다는 모습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그

녀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은 조금 시간이 걸렸다.

"내가 가출했을 때 나이는 300년 이상이나 흘렀었어. 그런데 10살밖에 안된 녀석이

벌써부터 그런 짓이라니… 미래가 훤히 보인다, 보여."

집을 가출한 소녀 설화. 어쩐지 카이란이 말하는 투는 설화가 자신보다 빨리 가출

을 했다는 점에서 불만이 많은 것 같았다.

"백성님 뭐하시는 거예요?"

아리아가 어설픈 스키 실력으로 다가온다. 초급중의 상초급코스인데도 아직 익숙해

지지 않았는지 엉덩이를 뒤로 내뺀 어정쩡한 상태였다.

"그냥, 저 꼬마 녀석보고 있었지."

아리아도 똑같이 설화에게 시선이 가진다.

"왜요? 아까 그렇게 정한 것이 후회되세요?"

아리아의 질문에 카이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젖으며 대답했다.

"아니, 그다지. 어차피 나중에 알 것인데 그렇게 조급하게 할 필요가 없으니까."

시간이 남아도는 드래곤이니 무슨 일이든 조급해 할 것은 없다. 빌린 돈을 못 갚아

서 누군가에게 시달리거나, 누군가가 생명을 위협받아 쫓기는 상황이 아니리면(카

이란이 이런 일을 겪기는커녕 오히려 그런 짓을 벌일 확률이 더 높다) 굳이 시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하긴요. 그렇지요. 그러니 그렇게 생각하셨으면 얼굴 인상 좀 푸세요. 어차피 며

칠만 보내면 되는데 뭐하러 그런 것을 생각하시는 거예요."

카이란의 팔짱을 끼면서 아리아는 억지로 일행들이 있는 쪽으로 끌어들였다. 마저

못한 표정으로 카이란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뭐야? 가출!?"

"…네, 흑… 설화는 가출했어요. 그래서 집에 들어가면 안 되요."

그렇겠지 가출했는데 집에 들어가면 어찌되겠나…. 초전박살로 깨질 확률이 120%를

넘어서서 최소한 사망이다.

"그래, 집을 나간 이유가 뭔데?"

집을 나갔다면 분명 이유는 존재할 것이니 카이란은 그것을 물어본다.

"없어요."

정말 간단 명료한 이유다. 그것을 믿는다면 정말 바보나 다름없다.

"없는 것이 어딧어!? 빨랑 못 불어?"

"으아아아! 정말 없단 말이에요!! 전 그냥… 인간세계가 궁금해서 나온 것 뿐이란

말이에요!! 으아아앙!!"

"……."

그걸로 가출 사유가 되긴 하다. 그런데 아리아가 갑자기 설화 앞으로 나서서 미세

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설화의 어깨를 툭툭 친다.

"원래 다 그래. 궁금하면 그런 식으로 다 하기 마련이니까."

동변상련이라는 말이 이때만큼 어울리는 것은 없다. 아리아도 설화와 비슷하게 13

살 때 인간세계가 어떤 곳인지 궁금함을 못 참아 가출했던 일이 있다. 그러니 아리

아는 설화의 마음을 잘 알고 이해하고 있어서 따뜻한 시선으로 아득한 추억을 되새

기며 감회어린 표정으로 부드럽게 웃어주었다.

"…10살주제 벌써 가출이라니… 참나 어이가 없다."

카이란도 머나먼 옛날옛날 옛적에 인간세계가 궁금해서 가출한 했던 철부지 드래곤

일 때도 있었다. 지금도 거기서 거기지만, 어쨌든 그런 아득한 추억이 있기 때문에

그는 설화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카이란은 이해는커녕 어이없기만

했다. 지가 뭔데 10살에 가출을 하는지 자신은 300년이 넘어서야 가출을 했었는데

… 누군 10살, 13살, 누군 100살이 넘어서라니… 뭔가 불공평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카이란은 불만이 많다는 표정으로 투덜투덜거렸다.

"헤헷! 아리아 언니가 그렇게 말해주니, 설화 안심이 되요."

투덜투덜거린 카이란의 말은 무시하고, 설화는 아리아의 말에만 반응을 보였다.

<아, 주인님 속이 너무 좁은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불만이시라니… 하여튼 주인

님은 너무 이기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원래 주인님에게는 자존심 빼면 아무것도 없으니 당연한 말 일 겁니다.>

속이 좁다며 투덜거리는 실프의 비해 운디네는 그런 카이란의 말을 이해한다는 식

으로 말을 했다. 하지만 운디네의 말도 은근슬쩍 해석해보면 바보취급하는 말이었

다. 마치 그에게 있는 거라면 자존심 이것 하나밖에 없다는 말로 들리니까.

-찌릿!-

그것을 느꼈기에 카이란은 실프와 운디네에게 무섭게 째려보았다. 감히 주인을 욕

하다니… 너희가 그러고도 하인인지… 아무래도 하인 교육 잘못시킨 것 같다. 아니

, 이건 교육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언제부턴가 그녀들이 타락한 것 같았다. 순진했

던 그녀들의 모습이 이제 보기 힘들었다.

"시끄럽고, 어이 꼬마."

모든 만사를 제쳐두고 이제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해 카이란은 설화를 불렀다.

설화는 찌릿 무서운 눈빛으로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새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왜요? 도.마.뱀 아.저.씨?"

엄청 강조한 그녀의 대답소리였다.

<아∼ 주인님 굳었다.>

<이런 것이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것이지요.>

설화라고 자신의 이름을 아까부터 밝혔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꼬마라고 하니 설화

는 그대로 앙갚음을 해주었다. 하지만 드래곤에게 저런 식으로 말할 수 있는 종족

이나 인간은 아마도 전 세계 통틀어 설화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민지도 그렇게 말

할 수 있겠지만 정체를 모르니 제외된다.

"‥이… 이… 꼬마녀석!!"

세상에 살다살다 보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 카이란은 처음 겪어 본다. 설마 이런

밤톨만한 꼬마녀석에게 이런 모욕적인 말을 들을 줄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 심

지어 꿈에도 조차 나오지 않았는데, 이런 현실이라니… 역시 세상은 살고 봐야 하

는 것인가?

"흥! 왜요!? 이제 설화는 오빠가 무섭지 않아요! 그러니 그렇게 무섭게 노려봐야!

이제 소용없다고요!!"

물러서지 않고 강경하게 대처했다.

"오호라∼ 그래? 이 간댕이 부운 꼬마녀석! 너 오늘 죽었어!!"

카이란은 무서운 기세로 달려나간다.

"흥! 쳐봐요! 그런다고 무서워할 줄 알아요! 설화는 안 무서워요!"

설화역시 만만치 않게 주먹을 불끈 쥐며 덤벼보란 식으로 상대한다. 상대는 10살

먹은 어린 꼬마! 정신연령이 비슷한 둘이니 상대하기 부족함이 없다.

"배, 백성님! 애예요! 애! 그러니 그만둬요!!"

진심으로 달려드는 카이란을 향해 아리아는 허리를 붙잡으며 말리기 시작했다.

"놔봐! 오늘 아무래도 이 버릇없는 꼬마녀석 혼내줘야겠어!"

"어디 혼내줘봐요! 아리아언니! 말리지 말아요! 이래봐도 설화 한 싸움해요! 그러

니 저런 오빠, 한번쯤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알려줘야 할 것 같아요!!"

솔직히 새끼손가락 하나만으로 설화정도쯤은 골로 보낼 수 있다. 그런데 대체 무슨

깡인지… 처음에 울었던 주제에 말이다.

"어휴! 정말! 둘 다 그만둬요옷!!!!!!"

지축이 흔들리는 엄청난 포효였다. 설화와 카이란은 서로 덤비려는 모습에서 딱 멈

추었다. 아리아는 부리부리한 눈빛으로 이 둘을 무섭게 쏘아보았다.

"정말 애도 아니고! 뭐하는 짓이에요!? 백성님도 나이 값 좀 하세요! 3600년이 하

루 이틀만에 된 나이인가요!? 애 상대로 뭐하는 짓이에요!? 그리고 설화 너도 그만

하고!"

"네."

"네…."

무서움을 느꼈는지 고분고분 둘을 사이좋게 대답했다. 얌전한 애가 한번 성질 내면

무섭다고 하더니 아리아를 뜻하는가 보다.

"그럼, 서로 화해했다고 보고, 아까 백성님이 얘기한 부분으로 넘어가죠."

빙긋 언제 화를 냈냐는 듯이 아리아의 표정은 순식간에 악마에서 천사로 변모됐다.

정말 무서운 변화무쌍이었다.

"……."

"……."

막상 얘기를 꺼내자니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둘 사이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저기 말야…, 어쩠든 너 가출한지 며칠 됐냐?"

침묵이야 어쩠든, 먼저 설화를 부른 것이 카이란이었으니 볼일을 물어보았다. 설화

는 그 물음에 검지손가락을 펼치며 대답했다.

"오늘 가출했어요."

설마 했지만 예상했던 대답이었다.

"그럼? 그럼 너 말야 네 부모에게 혼나기 전에 나와 같이 네 녀석 집에 가자."

그 말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는 설화. 설마 집에 가자는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해 놀람에 의해 당황하는 모습으로 양팔을 저었다.

"시, 싫어요! 설화는 집에 가지 않을 거예요! 절대로 안 갈 거예요!"

"왜 싫은데? 맞는것도 무서워하면서 그렇게 울어된 녀석이. 그냥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돌아가서 아무 일도 없었던 척 하는 것이 어때? 그게 너로서는 좋을 것

같은데 말야."

그것도 괜찮은 생각이었지만 설화는 기겁해서 부정한다.

"싫어요! 오늘 처음으로 가출했는데! 제가 왜 돌아가야 해요!? 전 아직 인간세계에

볼 것이 아주아주 많이 있어요! 그러니 맞아 죽더라도 궁금한 것은 볼거예요!!"

목숨보단 구경이라는 건가? 결의가 단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것을 엿본 카이란은

아무래도 강요를 해 봐야 소용이 없을 거란 것을 알자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래? 그럼, 여기 있게 한 대신 조건하나만 걸지."

"무슨 조건이요?"

조건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카이란은 씩 웃으며 말했다.

"별 것 아냐. 여기 있게 해 주는 대신, 나중에 너희 집에 함께 간다는 조건을 내밀

생각이었거든. 어때? 내 제안에 응락해 주는 것이."

생각할 자시고도 없이 설화는 시시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싫어요. 왜 제가 오빠 생각에 따라야 해요? 전 저대로 자유가 있어요. 여기 세상

이 오빠건가요? 여기 있게 해주는 대신 조건을 내밀게요. 전 그 제안에 따를 필요

가 없는 것 같아요."

명백한 거절의사였다. 하지만 예상한 대답이었기에 카이란은 여전히 안면에는 웃고

있었다.

"그래? 너 말야. 어디 갈곳은 있어?"

"갈 곳요? 당연히 없죠. 있을 리가 있겠어요."

오늘 가출해서 이곳 발은 처음 들인 아이에게 갈곳이 있을 리가 전무했다. 그러니

설화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럼 너 돈이라는 것은 있냐?"

"돈이요? 돈이 뭐예요?"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겠지만, 침착하게 카이란은 지갑에서 한글을 만드신 세종

대왕님의 얼굴이 그려진 지폐 한 장을 꺼내들었다.

"이게 돈이라는 것이지."

"헤에∼"

설화는 카이란이 꺼낸 돈을 잡아서 보았다.

"이걸 어디다 쓰는 건데요?"

지금 설화의 눈에는 그저 종이 쪼가리로 밖에 보이질 않으니 이걸 어디에다가 쓰는

건지 잘 몰랐다.

"이게 있어야지 뭐를 살수 있고 밥을 먹을 수 있어. 기브 엔 테이크(Give and take

)도 모르냐? 이대로 그냥 가버린다면 배고파서 하루도 못 버티고 집으로 돌아가 버

릴걸. 그건 내가 장담하지. 설마 이슬만 먹고산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

어린아이에게 있어서 밥 안 먹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하루면 오래간다.

돈도 없이는 어디를 간다는 것은 세상살이 정말 힘들다.

"전 눈만 먹고 살수 있는데요."

"……."

이슬만 먹고산다는 말과 다를 바 없는 대답이었다. 이런 대답 예상치도 못해 카이

란은 뒤통수 한방 후려 맞은 느낌을 받았다. 괴물들인가? 밥도 먹지 않고, 눈만 먹

고살게. 드래곤도 마나만 먹고살기 힘들다.

"어, 어쩠든 돈 없이는 지내기 힘들어. 넌 이곳에 와서 뭐든 구경만 하고 가려는

것은 아니겠지? 어렵게 가출했는데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간다면 억울할 것

같지 않냐? 최소한 과자나 인간들이 먹는 음식쯤은 먹어봐야 않겠어."

"아까 점심때 실컷 먹어서 이제 설화는 먹는 것에 미련이 없어요."

간단한 대답이었다. 카이란은 얼굴 인상을 찡그렸다. 생각보다 쉽게 넘어오지 않으

니 짜증이 절로 나려고 했다. 좋은 조건을 주는데도 왜 그렇게 마다하는지… 겁을

먹게 그냥 확! 드래곤 아이와 피어를 사용해 쉽게 해결해 버릴까보다. 뭐하러 자신

이 이런 조건을 내밀면서 설득하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럼 넌 이제부터 구경만 할거냐? 그러면 무슨 재미야? 왔으면 즐겨야지.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앞으로 며칠간 모든 것을 우리가 책임져 줄 거란 말이다.

말 그대로 넌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 물론 공짜는 아니야. 대신 너의 집에 나

를 데려다 달라는 조건이 붙어. 어때 꽤 괜찮은 조건 아니야?"

구미가 당기는 꽤 괜찮은 조건이었다. 물론 그의 말대로 구경했다가 그냥 간다는

것은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도 기껏해야 3일이면 한계일

것 같으니 차라리 엄마에게 혼나더라도 며칠간 재미있는 생활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잠 잘 곳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

는데, 그것을 쉽게 해결해준다면야 그녀로써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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