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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004 - 탑이 개싸움하면 보통 눈치 빠른 정글이 잘 크지 (5/99)



〈 5화 〉004 - 탑이 개싸움하면 보통 눈치 빠른 정글이 잘 크지

내가 처음에 말했던가?

이 개똥같은 코드덩어리는 게임이 아니라 변수 시뮬레이터라고.

왜냐 온갖 상상도 못한 변수와 상상했지만 가능성이 낮아 배제한 변수.

존나 아무것도 안 해도 임의로 일어나는 NPC들의 랜덤패턴으로 인한,
혹은 나의 작은 행동으로 인한 나비효과.

내가 생성한 캐릭터로는 극복하지 못하는 하지만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미션들.

대충 짐작했겠지만 지랄 맞은 일이 일어나서 화가 났다는 뜻이다.

“아이 씨발!!!! 시작하고 아무것도 안했는데 특성 때문에 이렇게 조져놓는 게 말이냐 방구냐!!!!”

-ㅈ된건 알겠는데 왜 ㅈ된거냐
-ㄹㅇ 너만 웃지말고 같이 웃어

“이게 웃는 거로 보이냐!!!!”

눈치 챘을까?

그래 시발 병자멸시가 문제였다.

그라티아는 외벽의 특히 바깥쪽에 자리를 잡은 조직이다.

아 참고로  세계관상에서 벽 밖은 위험하다. 나름 괴물들도 있는 세계관이고,
전쟁도 있었다고 하니 아마 핵전쟁 같은 일이 있었던 게 아닐까?


지구는 아니니까 완벽하게 같은 발전과 흐름을 가지고 있지는 않겠지만,
인간이 만든 인간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배경일테니 비슷하겠지.

아무튼 파라디수스 양반들은 안 그래도 대부분 선민사상이 강하다.
내벽에서 나오고 싶지 않아하고, 외벽민들이랑 얽히고 싶지 않아한다.


그런데외벽의 외곽에 붙어있는 곳이니 파라디수스의 시선에서도 1차적으로 벗어나고,
외벽민들에게 자신들이 가장 위험한 곳에 자리 잡았다는 선전효과도 볼 겸 외곽에 자리를 잡은 것인데.
 그런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당연하지만 외벽민들에게도 계급차이란 존재한다.
차별당하는 이가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은 너무 희망적인 관측이지.
그들도 자신들보다 못한 이를 찾고 차별하고 박해한다.
대표적으로 감염자들이 있고.

파라디수스에게 이번 보급 역시 습격당할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라고 정보를 줘야했다.
말로만 해서는 신용이 없지. 어느 정도의 증거는 가져가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본거지로 찾아가야겠지?
심지어 그라티아의 본거지는 난 알고 있지만 공적으로 알려진 장소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핵심전력들을 제외하고는 사방팔방에 흩어놨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습격작전을 알고 있고,
적의 핵심전력이 모여있는 곳 역시 알고 있다? 아주 간단하게 해결할  있는 미션이어야 했는데.

필연적으로 외곽지역은 감염자가 많겠지? 안 좋은 지역이니까. 빈민가까지는 아니지만.

아 참고로 빈민가는 벽 밖에 있다.
3번 세력이 거기 있지.

그라티아의 본거지까지 간다면 필연적으로 감염자들과 마주칠 것이고?
나의 병자멸시가 울부짖을 것이고?
오늘따라 유독 감염자가 많았고?

시발  모임이라도 있나?

대규모 이벤트가 아니면 임의 발생이라 실제로 모임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요는 다수의 감염자들이 나의 멸시룡이 울부짖는 적의에 예민해졌고, 그로 인해 그라티아는 현재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뭐 여기까지는 좋다 이거야.
이정도 고난은 나에게 1의 피해도 주지 못한다.
몇 번이나 했던 방식대로 정보를 수집하고 증거를 확보한  파라디수스의 과격파에게 은밀하게 정보를 넘기려했다.

근데 시발 감염자들의 미묘한 분위기와 그라티아의 경계태세로 인해 설렁설렁한 마음으로 순찰을 돌아야  파라디수스 순찰병이 각 잡고 순찰을 돌기 시작했다.

아니,  개무능한 취소 무능하진 않다.
게으름에 안주하고 현상에 틀어박혀 만사를 설렁설렁 처리하던 양반들이 어떻게  정보망은 확실하게 있는지 이리 빠르게 대처를  줄이야.

그래도 여기까진 감당할 수 있는 변수였다.

내 짬을 얕보지 마라. 무사히 임무를 수행했고 성공적으로 비등한 전력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반쪽짜리 정보였기에, 보급이 2회 연속으로 완전히 막히는 일은 피했지만, 손해는 피할 수 없는 상황.
그라티아 입장에서는 성공은 했지만 완벽한 승리와 아쉬운 승리로 1.5점 정도 앞서가는 상황을 유도했는데.

멸시룡의 울부짖음으로 인한 감염자들의 동세변화,
그로 인한 그라티아의 경계강화,
 그로 인한 파라디수스의 순찰강화,
순찰강화로 인한 필연적인 군과 감염자들의 마찰,
그 여파로 인한 감염자들의 불만증가와 거기에서부터 연결되는 그라티아의 전력증가.

그야말로 원한의 연쇄작용.

앰창 지랄 병자멸시의 스노우 볼.

파라디수스는 절찬 두들겨 맞고 있었다.

“이게 시발 말이냐 좆이냐?”


-입에서 나왔으니 좆은 아니고 말좆 즈음 될 

“아이~씻팔!!!”


-초반부터 왜 그렇게 죽상이야


“병자멸시가  받게 하잖아 씨팔 젖밥 특성이


-ㅋㅋ
-재시작 한번 할래?

“시바 지랄하지 마 난 여기서 굴하지 않는다.”

그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이번 전투 얻어먹을 게 많아졌다.
다행히 나의 스탯은 초반 깡패 짓하기 좋다.


이능력 특화형 스탯이었으면 초중반 이후의 폭발력에 기대할 수 있는 대신 능력을 따지 못한 초반에는 동네 들개만도 못한 전투력을 가지겠지만,
전투특화형 심지어 상대적으로 방어구가 안 좋은 일반 반군들에게 압도적인 효율을 발휘하는 민첩과 재주.

그리고 내 손에 들린 것은 ‘뱀의 단도’ 만큼은 아니지만 초반에 효율이 좋고 얻기도 쉬운 ‘파라디수스 제-보급형 한손 검’

이렇게까지 전장에 직접 간섭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방치해두면 개싸움으로 끌고 갈 수도 없을뿐더러 파라디수스와 척을 져버릴 수도 있으니 여지가 없다.

“이 서늘하고도 묵직한 감각. 2회 차 만이구만, 기나긴 모멸과 핍박의 시간…지긋지긋하던 차였다.”

‘개좆밥’을 탈출할 때다.

우선 뒤쪽으로 돌아서 들어간다.


전력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단순 머릿수의 영향이 크다.
감염자들은 보통 이능력을 깨우친 이들이 대다수기에 무시할 수는 없지만,
결국은 오합지졸 부대분류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

필연적으로 후열에는 원거리 계열 능력자들만 남아있기 마련이고,
한 타임 포격을 실시한 이후에 힘 조절도  해서 탈진한 이들을 베어 넘기기 시작하면,
스스로 혼란에 빠져 반격은 꿈도 못 꾸고 썰려나가기 마련이다.

“우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선 하나 일부로 맨 뒤가 아닌나에게서 세 번째 정도에 위치한 녀석을 벤다.

두 명에게 뒤를 내주게 되지만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미지의 적,
그리고 눈앞에서 썰려나간 동료와 절찬리 남은 힘을 모아 2차 포격을 실시한  앞의 동료들.

물론 전력에 생각이 미칠 리 없지. 그저 당황한 마음에 소리 지르는 혼란싸개가 될 뿐.

“으아아악!! 적이다!!”

느긋하게 소리질러주기를 기다려주자 아니나 다를까 바로 혼란토템이  모습.

토템은 둘이나 필요 없다. 가까운 녀석을 머리를 놓아줬다.

“여기 적이 있…!”

이제 내 존재를 완전히 알아채겠지만 페이스 조절도 못하면서 분노를 풀기위해2번이나 전력투구를  녀석들에겐 여력 따위 남지 않았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쳤는데 혼란토템까지 열일을 하니 다급한 마음에 심장을 구기며 이능을 짜내보지만 어  돼 수고했어.  가고.

얼추 10분? 대략 9명 정도의 인원이 있었던  같지만 한명을 제외하곤 더는 없어 모두 다  경험치야.
한명은 전열의 혼란토템이 되어줘야 하니 내버려 뒀다.


-깔끔했다
-파밍 달달하고


다만 할 일 다  녀석들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전세에 영향은 크지 않을 터. 비록 혼란토템 하나를 던져뒀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는지.


***

나름 분투중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똥 싸움 중이라고, ‘개 털린다.’의 사전적 정의가 필요하다면 지금이 아닐까?
상상도 못한 변수가 하나 더 있었네.

반골.
어떤 권력이나 권위에 순응하거나 따르지 아니하고 저항하는 기골.

나와 동일한 위치의 상대, 나보다 밑에 위치한 상대, 권력자지만 나와 관련이 없는 상대에게는 발동하지 않는다.


그래야 했다.

정보를 건넨 대상이 순찰대장이였던 것 같다.
나를 하대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헤어질때, 마지막에 가서야 의심의 눈초리와 경계심을 내비쳤던 것도 같다.

특성은 나의 행동과는 관련 없이 NPC에게 영향을 미친다.
하기야 파라디수스의 순찰대장이시니 일반인 그것도 외벽민, 자신의 아래로 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그 순간 반골특성이 빛을 발했다면, 보고는 하지만 경계심을 비추면서 보고를 했을 것이고, 그럼 내 예상보다 파라디수스의 전력이 적을 수도 있다.

발광.
‘필 발’, 그리고 ‘빛 광’을 사용한다.
‘빛을 발하다.’ = ‘발광하다.’ 라고  수 있지 않을까?

그래 반골특성이 발광했다.
지랄 발광을

망설일 세도 없이 뛰쳐나가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순찰대장 새끼는 지 좋을 대로 포장해서 날 엿 먹일 것이다. 생판 모르는 외벽민 새끼보단 자기 목이  소중하니까.

혹여 라도 파라디수스 측에서 보급선의 수비를 굳건히 할까봐 일부러 경계심을 유발하여 수비 병력을 줄이려 했다고 포장하지 않을까? 시발 사람 말을 왜 안 믿어 개새끼

어떻게든 파라디수스의 손해를 줄여야해 지금 파라디수스에 힘을 너무 실어준다면 균형도 안 맞고, 그라티아 역시 날 의심하겠지만.

파라디수스와 영원히 척을 지고, 그라티아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것 보다는 파라디수스에 힘을 크게 실어주면서 의심을 벗을 여지를 두고, 그라티아에서는 의심의 가능성만 두는 것이 미래가 밝다.

먼저 보낸 혼란싸개가 활약을한 덕에 전열 역시 힘이 양분되어있다.

원래부터 그라티아에 소속되어있던 이들과 아직 혼란싸개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은일반 감염자들.
그리고 혼란싸개의 범위에 들어가서 당장 어제까지 같이 핍박받던 동지들의 죽음에 당황하는 감염자들.

전자는 아직 교전중이고 후자는 나를 경계하고 있다.

어차피 제대로 전선유지조차 못하고 페이스 조절마저 못하는 감염자들 따위 정면에서 맞부딪혀도  쉬운 사냥감인데,
내가 기습하는 양상이라면내가 질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좋다.

어중간하게 용기를 내서 앞으로 다가오는 녀석과 그 뒤를 경계하면서 다가오는 두 놈.
셋이 같은 방향을 경계해서 어쩌자고 사주경계도 못하냐.

그 뒤 어중간한 거리를 두고넷.

함께 전진할 용기조차 없어 일렬로 서서두리번거리고 있다.
지들 딴에는 경계랍시고 하는 것이겠지만, 한 방향만 눈이 빠져라 뚫어도 모자를 판에 두리번거린다? 눈을 감고 감각에 집중하느니만 못하다.

빠르게 달려들어 무의미한 쐐기 형 전방경계대형의 날개를 찢었다.

2초. 왼쪽에 서있던 녀석의 목이 오른쪽 녀석에게 날아가는데 걸린 시간.
이로써 오른쪽 놈은 사실상 전력 외. 녀석이 반응하기 전에 앞 놈 역시 등에서부터 심장을 향해 칼을 박아줬다.

추가로2초 오른쪽 놈이 동료의 머리를 보고 비명을 지르는데 걸린 시간.
그리고 앞 놈을 정리하고 자세를 추스르고 재차 기습할 준비를 마치는데 걸린 시간이기도 하다.

내버려 둔다.
아직 기습의 이점은 잃지 않았다.
저들은 나의 위치를 모른다.
오히려 적의 혼란을가중시키는데 한 몫을 단단하게 해주었다.
베스트 플레이어의 전략부문에는 혼란싸개 3인방을 차례대로 수상시켜도  것이다.

가운데 놈을 향해 달린다.

아직 저들은 날 보지 못했다.

왼쪽부터 1,2,3,4번 이제 3번은 없다.

4번의 능력은 발화성방사.


눈앞에서 옆에 있던 동료가 죽었으니, 뒷일도 생각 안하고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보인다.
3번을 찌를 때부터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앞으로 굴러서 범위를 벗어난다.

이제 2번도 없다.

무책임하고 생각 없이 전력을 다해 아군을 구워버린 4번 역시 무능력자나 다름없다.

 3초 비명포탑은 아직 본분을 다하고 있다.

1번 자세히  봤지만 근력강화계열 바로 옆에서 2번이 구워지는 것을 보고 거침없이 단창을 내던진다. 믿고 있었다고 네가 4번을 향해 달려들 것을.

건너편에 아군이 있건 없건 이미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아군의 비명과 동료의 시체를 보고 바로 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방향으로 전력투구 자세가 무너진 1번을 가볍게 정리해준다.

이제 남은 건 비명을 지르다보니 뒤에 있던 듬직한 친구들마저 잃고만 비명포탑.
이젠 비/명포탑이 되었다.

15명. 내 검에 이슬이 되어 사라진 습격대의 수.
5명. 혼란싸개의 증원요청을 듣고 찾아온 감염자들의 수.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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