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9화 〉018 - 물이 맑으면 미꾸라지는 잡혀 (19/99)



〈 19화 〉018 - 물이 맑으면 미꾸라지는 잡혀

휴드라는 신중하다.

다소 과한 면이 없잖아 있을정도로 그는 신중하다.

그럼 어떻게 소란을 피워볼까?

거리에 불정도만 질러도 휴드라는 아마 전선에 직접 서기보다는 혹시 모를 연관성을 예상하고 진상을 캐고자  거야.

근데 여기에  지르면 그 정체불명의 세력이 날 좋게 봐주냐가 관건인데,
시바 내가 이뤄놓은 것들이 있는데 이 정도는 괜찮겠지?
불붕이와  이렇게 잘 어울리는 상관관계도 없지.

‘불.지.른.다’

***

병신겜 불지르는 것도 일이다.

그거 아니?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들은 생각보다 불에 잘 안 타.

그리고 이런 곳에서 휘발유 같은 것을 구해서 불을 지르는 역시 쉽지 않고.

다행히 사람이 도망친 것인지, 사람이 안살아도 가스정도는 연결된 상태였던 것인지.
적당히 빈집에 들어갔더니 불지를 여지정도는 있었다.

전기라는 자원은 상대적으로 희귀해졌지만,
가스라는 자원은 난데없는 광산의 발달로 흔해졌다.

무슨 차이냐고? 전기는 새로 든 사람이 신청을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지만
가스는 그냥 방치해두는 차이가 있다.

위험하지 않냐고?

솔직히 높으신 분들이 그런 것에 얼마나 신경을 쓰겠어.
북서지부는 사실 상 버리는 곳이라고.

아무튼 이곳이 21세기보다 좋은 것은 가스비가 무료라는 것이 아닐까?
요즘 현실에서 가스를 사용하는 가정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빈집에 들어가서가스폭발을 일으키고 건물 하나를 통째로 불태웠다.

그 여파로 주변에도 불이 옮겨 붙었고.

이정도 소란이면 휴드라도 이곳에 관심을 가지겠지?

혹시 모르니   소란이 될 수 있도록 옆 건물로 퍼지게끔 수를 써 두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정말 있는 개새끼 짓과 없는 개새끼 짓을 모두 다 하시는군요?

-범죄이력 : 지나가던 멀쩡한 사람 모욕하고 멸시함,  작전방해, 살인, 무단침입, 방화

-흉악범이자너;

***


성문을 향해 뛴다. 그사이에 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기여도는 높으면 높을수록 좋으니까.

음?

“저기 지금 오른쪽에 수상한 얘들 있었지?”

-수상? 무슨 뜻이지 물이 상해서 썩었다는 뜻인가?

-제가 수상스키는 아는데 수상한 얘들은 못봤는데요?

“도움 안 되는 녀석들! 저기 오른쪽 3층에 회색 옷 입고 움직이는 2인조 못 봤어?”

-나 얘가 항상 자기 피지컬이  좋다고 해서, 그냥 적당히 잘하는 수준인가보다 했거든? 나머지는 경험 빨이고

-다 기만이었다 ㄹㅇ

“미안해, 너희한테는 기대 안 할게…”

너희 중 한명정도는 루미나를 잡아줄 인재가 있을 거라고 믿었었어.

뭐 그건 그거고 일단 체크.
기회가 된다면 저기를 조사해보자.
흔적을 크게 남겼을  같지는 않지만, 안하는 보다는 낫겠지?

이제 서둘러서 외벽으로 이동하자.


***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외벽을 향해 이동하고 있자, 도마뱀의울음소리가들려오기 시작했다.

아직 팔팔한 것을 보니 기여도 걱정은 안 해도 될  같네.

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잠시.

시발 많이 팔팔하네?

휴드라가 전선을 이탈하며 무슨 전술을 선택하고 갔는지 몰라도,
전적으로 시간을 버는데 집중하여 장기전을 유도하는 중인 군인친구들.

빨리 기여도 쌓고 가능할 것 같으면 막타와 심장, 안될 것 같으면 경험치만 먹고 도망칠 예정이었던 나에게는좋지 않은 상황.

아직 몸에 냄새 나나? 내가 다가가서 녀석이 더 공격적으로 바뀌면 좋겠는데.

녀석에게 다가간다.

슬슬 후열에 있던 이들은 나의 존재를 눈치 챈 것일까?
잔잔하고 탄탄했던 전선에 얕은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경계에서 그쳤나?

외벽까지 얼마나 남았지?

아직 수색대는 움직이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내가 도마뱀을 건드리기 시작하면 같이 싸워줄까?

이제 곧 외벽이다.
그리고 저곳만 넘으면 바로 괴물의 사정권이라고 볼 수 있고.

수색대의 분위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과연 저들은 우선순위를 어떻게 잡을까?

공교롭게도 그들은 생각할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
저 새끼가 발악을 하기 시작했거든.

기억하지? 내 냄새.

그럴 거야, 곤히 자던 너를 깨운 냄새잖아?

「고오오오오오오오옹!!」

강한 적의가 담긴 울음.

적의인지 전의인지 배고픔인지 알바아니지만 확실한 것은 녀석의 의욕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는 거지.

수색대는 당연히 그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을테니.

필연적으로 전황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우선 족히 3배는 될 것처럼 늘어난 나무줄기의 양과 길이,
그리고 확연히 빨라진 속도까지.

마치, 이제야 진짜로 잠에서 깬 듯한 모양새.

파라디수스 친구들 역시 지금처럼지연전을 유도하며 안정적으로 시간을 버는 전술은 더 이상 무리라는 것을 눈치 챘는지, 진형을 바꾸는 모습이 눈에 띈다.

잠에서 깬 녀석은 전의가 가득 차올랐지만,
그만큼 상황파악도 잘하게 되었는지 말 그대로 코앞까지 다가온 나를 우선 시 하기보다는,
주변에 무수히 펼쳐진 더 위협적인 장애물들을 먼저 떨쳐내려는 모습.

실제로 거리를 주면 내가 더 위협적이지만 한낱 도마뱀이 그런 것을 구분할리 없으니 그저 보기에 더 빠른 녀석들을 위협적이라 판단한 것이리라.

덕분에 안정적으로 접근을 했고,
사실 무사히 접근만 하면 기여도 누적은 어렵지 않다.

잡는 건 어렵지만 이 상황에서는 우선 내가 의심스러워도 가장 큰 적을 먼저 처리하려 들지 않을까?

그러니 다리에 우선 한방.

팔에 힘을 쥔다.

부러진 검이지만 12의 재주 스탯은 어디에 힘을 실어야 할지,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
휘두르는 방향과 각도는 어디인지까지,
몸에 각인되었던 것이 자연스럽게뿜어져 나오듯.

사선을 그리며 내리쳐졌고 녀석의 다리에는 길쭉한 상흔이 생겼다.

재주가 한 20만 되었어도 훨신 효과적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랬으면 다른 문제가 생겼겠지?

열심히 묘사를 한 것 치고는 녀석은 별 반응이 없다.

그야 그렇겠지 저 크기를 가지고 이정도 상처에 반응하는 것도 웃기다.

특히나 줄기의 감각이 예민한 만큼 다른 곳의 감각은 둔한 편이라 더욱 그렇다.

  덕분에 쉽게 기여도를 쌓을 수 있지만.

그저 흐름에 몸을 맡긴 채 1분을 넘게 검을 휘둘렀다.

슬슬 오른팔이 ‘주인 이제 난 안  다음에 보자’라는 말과 함께 감각을 놓았고,
녀석도 슬슬 내가 아니꼬워졌는지,
줄기에 싣던 모든 집중을 다리로 돌리기 시작했다.

이쯤에서 페어플레이를 한번 해줘야겠지?
그래야 저들이 가진 나에대한 경계를 낮출 수 있을테니.

안쪽으로 크게 파고든다.

예상 못한 움직임에 날 짓밟으려던 다리가 갈 길을 잃고 헤맨다.

빠르게가로질러 대각선에 위치한 다리까지 이동한  다리에 손을 짚고,
근력 17로 될까? 사실 안될  같아 그래도 해서 손해 볼 거 없잖아?
고정을 발동하고 반대편으로 뛰…!

-머함?

후,다시 뛴…!


후우, 안하지~ 씨팔~

칼이나  먹어라!

오른손이개판이 났기에 왼손으로 휘두른다.

게임의 시스템의 덕이라고 할까?
나의 정신적 어색함을 제외하면 재주의 영향을 받아서 휘두르는 검법은 왼손과 오른손을 가리지 않는다.

현실에서 따로 운동을 하는 이들은 차이를 느낄지 몰라도 난 쌩 일반인이다 이 말이야!


-듣고 보니 그렇네 그랬던 것 같음

“솔직히 힘이 30만 넘었어도 넘어뜨릴  있었을 거야.”

결국 초반에나 강하지 중반부터는 준비  하면 혼자 잡을  있는 몸집만 큰 잡몹이니까.

-넘어뜨린다고 잡을 수 있는 건 아니지?

“당연하지, 평균 30은 되면 쉽게 잡겠지만 하나만 30이면 힘들지”


-한때 평균 스탯 40을 목표로 했던 적이 있었다.

-아 ㅋㅋ 파밍을 30%만 하는데 어떻게 제대로 성장을 하냐고

-난 경험치를 반의반만 가져가는 사나이


열심히 긁히다보니 슬슬 간지럽고 짜증이 나는지 뒷발로 나를 밟으려했다.

그리고 나는 이미 그 옆발로 자리를 옮겼고.

이 녀석도 나름 뇌가 있는 생물이니 이런 짓을 반복한다고 넘어지지는 않지만,
신경을 여기에 돌리면 필연적으로 줄기를 이용한 전투가 무뎌지고,
그 결과 파라디수스의 접근을 허용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 수색대 친구들은 전투력은 상대적으로 타 부대에 비해 낮은 대신 전황을 읽고 최적을 행동을 취하는 것에 특화되어 있으니 알아서 등을 타고 올라가줄 거라고 믿고 있어?

「부오오오오오아앙!」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내 믿음이 보답 받는 소리가 아닐까?

정답이라는 듯이 격해지는 다리놀림.

 방향은 나를 노리고 밟기 위한 행동보다는 등 쪽에서의 강한 통증에 힘과 중심을 잃고 주춤거리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옳았고,
이어지는 격한 울음과 수색대원들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외침이 그 예상에 힘을 더해줬다,

이제 다리를 더 긁어봤자 의미는 없을 것 같다.

그럼 신발 벗어야징


-뭐고?

-ㅇ?

-??


“자 지금부터 고정능력의 최대이자 최고의 강점 설명 들어간다.
이거 할 줄 알면 그 뒤로는 어디가서  OO 고정능력 활용도 1티어 급이라고 해도 된다.
더 좋은 활용법은 난  찾았다. 알게 되면 공유 좀 해줘.
그럼 간다.”

신발을 벗는 이유는 고정이맨 살에 닿아야 발동하니까.

알겠지? 다리 타고 걸어 올라갈 거야 배까지.

멀쩡한 다리에 조심스럽게 다시 한 번 손을 대고 능력을 발동시킨다.

적응에 투자를 했다면,
이능력 수치가 충분하다면,
그리고 능력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감각을 인지했다면,
번거롭게경로를 보고 감각을 예민하게  필요는 없지만.

셋 중 하나라도 모자란 것 같다면 미리 준비를 하면서 낭비되는 이능력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21세기 지구를 살아가는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에게는 쇄골 사이에 아무것도 없다고.
제 아무리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고 해도 완벽할 수는 없다.

제작진은 어떨지 몰라도. 아마 걔들도 잘 못  걸?
어쩌다가 나온 발상과 생각인지는 몰라도 지구를 살아가는 인류인 이상  똑같을 거야.

그러니 감각을 예민하게,
낭비되는 힘을 줄이고,
결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걸음씩 분배해서,

뛴다.

벽을 밟고 뛴다는 행위는 굉장히 어색하고 묘한 감각이다.

인간은 중력이라는 비호에 서있는 것이 익숙하지,
그 중력을 내가 제어하며  걸음걸음에 싣고,
등 쪽에서부터 나를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중력에 저항하는 행동은 다른 게임에서는 난 느껴본 적이 없다.

무릎을 지난다.

남은 이능력 게이지 얼추 8할 낭비가 있었나보다 본래라면 허벅다리를 넘어 배라 부르기에 합당한 위치에 도착했을 때 남을 거로 생각한 양이 8할이었는데.

보폭을 늘린다.

보폭이 늘면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필연적으로 내딛는 힘 또한 늘어난다.
그럼 익숙하지 않은 만큼 쇄골에 들어가는 힘 또한 커지기 마련이고,
자연스럽게이능력의 사용량 또한 커지고 만다.

그렇기에 힘을 빼며몸을 내던지듯이 달린다.

공중에서의 체류시간이 길면 중력에 잡아먹히고 만다.

내딛는 힘은 줄이고 박차는 힘만을 키운다.

온 몸의 힘을 빼고 다리에만힘을 주고 박차고,
내딛어 착지하는 순간 다시금 이능력을 순환시킨다.

어색한 감각.

아마 익숙해질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 난 현실을 살아가는 존재니까.

하지만 어색한 만큼 오히려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아마 난 OO를 접지 못  거야.

어느덧 허벅지.

7할에 4푼? 살짝 아슬아슬하다.
고정을 쓰는 것이 오랜만이라 그런가?

배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이능력을 끌 수 없다.

걸음 또한 어색해질 수밖에 없다.

 발이 모두 허공을 유영하는 순간,
중력이 나를 옭아맬 것이다.

수직에서의 발돋움은 중력을 거스르는 발돋움이지만,
수평에서의 발돋움은 중력을 따르는 발돋움.

어중간하게 힘을 많이 주면 순식간에 추락하고 만다.

걸음 한 걸음 힘을 강하게, 낭비가 생기더라도 안전하게.

남은 거리 6할? 지금부터면 충분할 것 같다.

조심스럽게 웅크리고,
단도를 꺼낸다.

날을 조심스럽게 배에 대고,

“아 이렇게 수그리고 단검으로긁으면서,
고정능력 빨로 달리는 거 진짜 오랜만인데,
혹시 떨어지면 이해해라?”


-가냐? 진짜로?

-달리냐?! 달리냐!? 긁냐??

-가즈ㅇ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괴성이 들린다. 반응 빠르네.
벌써 어려워지겠다.

바닥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5할

뒤를 쫓듯이 쏟아지는 핏물.
그러고 보니 이 녀석 연두색이었지.
피가.

4할

이거 이능력이 못 버틸 수도 있겠다.
그래도 괜히 아낄 바에는 달리다가 추락하겠다.

3할

허리 아프다. 하필뱀의 단검이라 날이 뽑혀 나오는 순간 내구도가 작살날 것이다.


2할

 이능력 없는데 이제? 끝까지 긁지는 못하겠다. 막판 버스트 달려야지.

다리에 힘을 끌어 모아서,

전방으로 발사되듯이,

쏘아진다.

검 날이 부서지는 감각을 느끼며.

중력이 나를 당긴다.

허공에 내던져지는 해방감.

지면이 나에게 다가오고.

녀석의 배가 멀어진다.

아, 이능력,다 쓰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졸려져.


***

일단 잠 들지는 않았다.

체력은 6이었지만 생명력은 22나 찍어뒀으니까.

기절할 것만같은 몸을 이끌고 이동하던 것은 기억하는데.

정신 차리니 처음 보는 곳이었다.

캐릭터가 정신을 잃어서 알아서 자동진행 모드가 켜진 것 같은데.
그렇다보니 사이에 진행된 일을 모르겠네.

“야 얘들아 나 간만에 힘 너무 써서 지쳤으니까 쉬다가 저녁 먹고 온다. 있다 보자.”

-? 시발 뭐야 다음 내용 보여 주고가!

-아잇 싯팔! 이걸 끊어?

-어디가! 가지마! 방송 켜놓고 먹어! 시발!!!!

캡슐에서 나가야 하는데 뭘 켜고 먹어 미친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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