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024 - 힘으로 안되는 일은 힘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보자
미션모드라 사실 온라인 컨텐츠에도 관심은 많았다.
다만 당장 눈앞에 놓인 사건들에 더 관심이 많았지.
첫 3개월 차에 PVP가 나왔는데 그때 나 루미나랑 플룻 연습하느라 바빴다고, 금발미녀랑 악기연습 VS 땀내 나는 수컷들과 피, 땀, 눈물 흘리며 PVP.
닥전아님?
그렇게 루미나 루트를 밀고 나니 이 시뮬레이터의 진가를 알게 되었다.
그 후로는 무슨 모드가 생기던 당장 이 세계의 끝을 보고 싶었고, 처음 파라디수스의 이야기를 완전히 끝을 본 그날 난 아마 정말로 이 게임에 모든 것을 다 파헤치기 전까지는 이 게임을 접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미션모드가 열리는 순간 이미 그라티아의 뒷사정도 담서의 상처도 알고 공감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막 여운도 남고, 그들의 이야기를 잊을 수 없어서,
막 서로 치고 받고 싸우는 일을 보면 막 가슴도 아프고,
어느 한 세력의 편을 들어주자니 반대편 세력에 서있는 그들이 시선이 너무 가슴 아팠지만,
결국 게임이잖아? 조금 시간이 흐르니너무 과몰입하는 것 같아서 진정이 되었다.
그리고 진정이 되고 나니, 그들이 안쓰러워 상황이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모두에게 공감했기 때문에 세계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졌다.
조금 아이러니하게도 공감하고 이해한 이들을 꺾으며 진상을 파헤치다가 루미나 앞에서 좌절했지만….
아무튼 미션모드라는 컨텐츠에 지금 막 처음들어 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왜냐고?
“야 나 아무것도 못하는데?”
-아 ㅋㅋㅋ 튜토도 안 밀어놨냐고
-맞지 진짜 1도 안했으면 저게 맞지 ㅋㅋ
-아 이걸 보고 앉아있어야 한다고?ㅋㅋㅋㅋㅋ
“대체 튜토리얼이 뭐길레”
***
<목표지점이 확인되었습니다.>
<목표지점까지 이동해 보세요!>
시스템 메시지가 굉장히 친절하네.
심지어 미니맵 기능도 있다.
스탯도 즉석에서 찍을 수 있다.
앗, 그래도 인벤토리는 없다. 아쉽네 인벤 있으면 해보고 싶었던 일이 좀 있는데.
자세히 보니 미니맵도 일단 반쪽짜리 미니맵이긴 하다.
지형의 고저만 얼핏 보이고 자세한 것들은 안 보인다.
별다른 장애물은 없었고 그냥 여우나 전갈이 몇 마리.
근데 지형이 숲이네? 미션에 오면 숲을 볼수 있었구나. 이건 몰랐던 사실이다.
이렇게 맑고 청량한 녹음을 볼 수 있었다면, 조금 미리 해볼 걸 그랬다.
-ㄹㅇ 튜토 쌉좆노잼
-이대로 네잎클로버 찾는 거 1시간 동안 볼 생각하니 화난다
? 무슨 소리지?
***
그렇다 이들은 스토리 모드에서 생략한 만큼의 튜토리얼을 죄다 미션에 두들겨 쳐 박았는지 튜토리얼의 수준이 남달랐다.
그렇게 20분을 넘게 걸어 다녔다.
진짜 산이라는 지형을 가로지르거나 선회하는 선택지를 제시하여 각자의 장단점을 알려주고,
호수와 강, 바다 등의 지형의 특색을 알려주고,
만복도와 갈증, 피로도 등 스토리 모드에서 나오는 많은 현실적인 시스템을 설명해줬다.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는 본편에서는 볼 수 없는 지형과 그로 인해서 변화한 생태와 괴수들, 역병여우 같은 역병여우 아닌 무언가의 녹색 여우를 보고 조금 당황했었다.
뭐 결국은 역병여우는 잡몹이지만.
그리고 많은 시청자 친구들이 원성을 지르고 있는 미션.
아마 이번 미션은 숨어있는오브젝트 찾기인 것 같다.
지금까지 진행한 5개의 튜토리얼은 미션모드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지형과 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대처 방법.
그리고 이제부터 진행할 미션들은 이후에 맞이할 미션들에서 찾아올 시련과 장애들을 미리 체험해보는 단계.
대표적으로 첫 번째인 지금은 길이 막혀있고 열쇠를 찾아서 문을 열고 가면 되는 간단한 스테이지지만, 문에 열쇠구멍 보니까 별로 쉬워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문도 장난 아니게 튼튼하고.
무엇보다 미션모드에서는 스탯이 PVP에서 비해서 굉장히 낮고, 자유분배스탯도 최대 10밖에 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에게 주어진 모든 스탯을 다 털어 넣어도 근력이 22가 한계다보니까 딱 만져보니 근력 한 50은 돼야 부숴볼만한 문을 두들겨서 부수는 것은 안 될 것 같다.
특히 하체스탯이 기본, 분배, 변동 모두 5에 자유스탯도 7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시엘라 선생님의 힘을 빌릴 수도 없으니.
얌전히 열쇠를 찾아야 할 것 같았니?
왜 이런 개똥같은 수풀에서 열쇠 찾기를 시키냐면 이능력을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란다.
[고유]움브라
아 이거 솔직히 제대로 쓸 자신 없는데.
-뭐야 또 고인물이 이상한 마술 부리려고 한다
-고인물? 이미 물조차 안남은 썩은 내 구덩이지
-ㄹㅇ ㅋㅋ 물이라는 표현도 아깝지
“집중 흐트러뜨리지 마 잘못하면 죽는다고.”
눈을 감고, 열쇠구멍에 손을 댄 뒤, 공간을 파악하는 느낌으로.
파악한 공간을 채우는 느낌으로.
열쇠의 구조를 생각하고, 힘을 준 뒤, 돌린다.
찰칵
“바로 컷”
-먼데 머 보여주지도 않았어
-잠금해제임?
-막 연기같은거 뿜어져 나오던데 그거로 연거임?
“내가 무슨 말 할지 알지?”
-시발 누구껀지라도 알려줘 그럼
-또 또 안알려준다고 하겠지
-맨날 스포만 감질나게 존나 해놓고 중요한건 하나도 안알려줌
-아직 담서 얼굴도 못봤다
-ㄹㅇ ㅋㅋ 우리 복검이는 기껏 열심히 갈고 닦아왔더니 바로 터져죽기까지 했는데, 아직 사람다운 조언 하나 못들음
“아 어쩌라구우우 안들려 애뱁뱁뱁배 꼬우면 보지 말던가”
다음 스테이지나 진행해야지
-이 씨발 너 말고 볼 거 없는 거 알고 그딴 말하는 거지
***
우리 개쌉뉴비 시청자친구들의 예상과 다르게 네잎클로버 찾기 퀘스트는 몸을 웅크릴 일도 없이 10분 만에 모조리 끝났다.
그간 나온 내용들은 잠긴 문을 돌파하기 위한 방법을 비롯해서,
열 수 없는 장애물을 돌파하는 방법.
육로가 막혔을 때의 해결 방법.
그 외에도 자연의 힘을 이용해서 장애물을 치워버리는 미션이나 괴물들을 내쫓고 길을 뚫는 미션 등 많은 것들이 있었지만.
결국 포인트는 도감이 빈곤하면 몸이 고생하는 미션들. 모조리 1분 미만 선에서 정리해 줬다.
-선생님 대체 무슨 삶을 살아오셨습니까
-몇 번이나 말하지만 우리가 뭘 안했음
-그걸 인정하면 지는 거라고 생각해
-머야 갤주 튜토 벌써 다 끝났냐? 나 이번 주 챌린지 아직 못 깼는데 버스 좀 태워줘
챌린지는 매주 바뀌는 한정 도전 미션이라고 한다.
미션모드에 대해서 좀 알아보자면.
1 랜덤 난이도의 랜덤 미션은 제약 없이 할 수 있다.
2 매주 갱신되는 미션은 난이도별로 나뉘어져 있으며 랜덤 미션보다 경험치 수급양이 많다.
3 랜덤미션과 챌린지미션을 통해서 획득한 경험치는 계정레벨을 올리는 것에 사용할 수 있고 그렇게 올린 계정레벨은 미션모드와 생존모드에서 사용 가능한 추가 자유스탯에 사용할 수 있다.
과연 어쩐지 사람들이 미션에만 쳐 박혀 있는 이유가 있었다.
스토리에서는 강해지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고, 심지어 지 멋대로 끝나기도 하는데.
미션에서는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끝낼 수 있고, 노력에 따라 어느 정도 성장도 가능하고, 목표도 명확하다.
아마 나라도 스토리모드의 매력에 빠지지 않았으면 미션모드에 모든 시간을 갈아 넣었을 것 같네.
“야 근데 너희들은 미션만 줄창해서 렙 높은 거 아니야? 몇 렙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보다 반년 더 했으면 스탯이 배는 넘을 것 같은데, 난 이제 1렙인데? 내가 도와줄 수 있어?”
-맞아 사실 거기까지 생각 안했어
-난 지금 눈치 챔 ㅎ;
-너가 너무 유능해서 혹시나 했지 ㅎㅎ;
“우선 맛보기로 뭐 하나 해보고 생각하자 그럼”
랜덤모드는 완전 쌩 초짜인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팀원도 랜덤으로 매칭이 되니까, 챌린지 모드 난이도는 낮은 걸로 해볼까?
-이걸 쫄튀해?
-남자답지 못하다
아니 어차피 다 한 번씩 깨서 렙업 해야 하자나 멍청이드라
“자 방코드 88992186인데 미쳤네 이거 매주 리셋되서 0부터 시작하는 거 아니야? 리셋이 언제지?”
-월요일 넘어가면서 리셋됨
“와 그럼 한 파티에몇 명이지? 5명? 거의 5억 명이 했다고?”
-아니지 난이도가 7종류에 실패해서리트할 수도 있으니까 더 적지
-아랫난이도는 걍 랜매로 돌리니까5억 될 수도 있고
뭐 그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남들도 좋아해주는 것은 기쁜 일이니까.
-야 근데 에드베레가 무슨 뜻이냐?
-그르게 지난번에도 이름 에드베레였지?
“그거? 딸기야, 내가 딸기를 좋아해서, 독일어인데 그건 내 어린 시절의 부끄러움이 좀 담겼다고 생각해줘”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독일어는 못 참지 ㅋㅋㅋㅋㅋㅋ
-야 너도 좀 그런 느낌이야? 나도 옛날에 닉 슈바인이었어
아니 그건 돼지라는 뜻이잖아
***
생명력 10
이능력 25
지구력 5
체력 10
근력 3
민첩 5
재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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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미션모드는 그냥 순수하게 미션모드의 경력으로 밀어 붙이는 부분이 많아서 나의 한계가 명확하게 보였다.
그럼 난이도 보정이 어떠냐가 관건인데 해보면 알겠지?
-갤주 스탯 초라한 거 진짜 어색하네
-스토리에서는 랭킹 1위던 내가 미션에서는 신삥 청정뉴비!??
-들어간 얘들 속도 미쳤냐, 개빠르게 차네.
-야 근데 이거 파티원이 사용한 스탯 비례로 난이도 보정 먹잖아 갤주 괜찮은 부분?
-그러네 나 지금 막 스탯 500개 꾹꾹 눌러서 썻는데
-나도 나 420개 다 씀
-500개는 시발 망령이 쳐 등판을 했네
? 처음 듣는데 시발롬들아?
***
500, 470, 470, 420 차례대로 이 좆고인물들의 스탯 사용양이다.
그리고 내 7개. 합쳐서 1867개다.
스탯을 500개를 사용하면 균형 있는 근접형 캐릭터라는 전제하에 생명력과, 지구력, 체력, 근력, 민첩, 재주 총 6개의 스탯에 복합적으로 투자를 해서 약 50배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스탯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낮은 단계에서 더 효과가 크니까.
만약 생명력과 체력을 배제한다면 더 강해지겠지만 그래도 OO라는 게임 자체가 그렇게 여유를 부릴만한 환경은 아닌지 그러는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몹들이 50배가 강해지지는 않았을텐데.
-한 5배는 강해졌을 걸? 사용한 스탯의 평균치 1당 1%정도 강해진다고 알고 있음
-10% 될 때마다 추가 보정 있어서 더 쌔면 쌧지 약하지는 않을 듯
“오 그럼 내가 7개니까 나머지 4명한테는 개 이득인건가?”
-음 사람수 비례해서 나오는 몹의 양이 늘어나서 딱히?
-원래라면 한 5.5배 강해져야할 거 5배 강해진 대신에 한명이 없다시피 한거면 전력이 20% 감소했으니까 손해 아닐까?
그런가. 요는 내가 1인분을 해주는 거라는 건데. 그냥 힐토템이나 해야겠다.
“우리 친구들은 뽑기로 뽑느라 아직 모를텐데 방출계열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얻을 수가 없어. 제대로 정규루트를 밟아야 열리거든”
이능력의 기본이자 정석이고 로망인 방출 능력을 보여주도록 하지
-머야 왜 또 너만 써
-왜 그런거 안 알려주냐고!!
“알려주고 싶었어, 반골이랑 병자멸시가 같이 나오지만 않았다면 말이야”
-앗
-코건…야쩔 수 업지…
***
우선 미션은 스무스하게 흘러갔다.
평균 465라는 스탯은 평균 93이라는 레벨은 판치기로 얻어낸 경험치가 아니었고, 그들은 그에 준하는 실력과 판단 그리고 피지컬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재생이라는 이능의 성능은 적응에 영향을 받지 않고 체력과 지구력 그리고 생명력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난 그냥 재생에너지를 내뿜는 토템의 역할만 하면 된다는 거지.
참고로 미션 목표는 디펜스였다. 스토리모드에서는 보지 못했던 늑대와 곰들, 거기에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인간형 괴물들 스프리건? 이랑 닮았던 것 같다.
-ㅗㅜㅑ 성능 확실하네
-저게 그 나노강화제인가 뭔가 하는 그거임?
-힐토 레전드긴 해
“보통 난이도라 그런가 별거 없네. 못 깬 거는 뭐였어?”
한 판 만에 스탯이 무려 25개나 늘었다. 미션만 잘 맞으면 비벼볼만 할 것 같은데?
-깨주게? 나 난이도 파각에서 막혔음
-5랩 뉴비한테 파각 버스 받는 것도 좀 웃기긴 해
-자존심은 이미 내던져 버린지 오래다.
어디보자 미션 종류는 탈취?
“탈취가 뭐야? 뭐 잠입해서 물건 빼돌려?”
-ㅇㅇㅇ
-평소에는 그냥 몹 잡으면서 천천히 나아가면 되는데 이번엔 몹이 좀 많이 쌔서 붕괴보다 어렵다는 얘들도 많더라
음 해보면 알 것 같은데, 그나저나 난이도가 파각이랑 붕괴라고? 난 개인적으로 파각루트가 더 어려웠는데.
네이밍 미스 아닌가?
-그게 루트이름이라는 걸 저희는 지금 알았는데요?
“뭐 그건 별로 안 중요하지. 그럼 한번 해보자 나 스탯 30개 쓸 수 있으니까 다른 친구들도 들어오면 50개 밑으로 해줘. 그래야 내가 뭔가 할 수라도 있지. 버스 탈 친구는 비밀번호 보냈으니까 미리 들어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스무스하게 민첩형으로 진행해 보자.
어차피 잠입인데 몹마저 평상시보다 강하다면 그냥 안 걸리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 좋겠지?
이능력도 파워풀하게 휘두르기보다는 적재적소에 조금씩 활용할 수 있는 쪽이 좋을 것 같으니까.
생명력10
이능력10
지구력20
지구력에만 투자를 해주자.
이능력을 포기했으니까 적응도 사람답게 활용이 가능하도록 10으로만 맞춰놓고, 남은 32개의 포인트로 재주와 민첩에 15개씩, 그리고 체력을 좀 뽑고 남은 2개를 합쳐서 근력을 10.
체질도 재주와 민첩 위주로 챙겨주고 무기는 단검 아!
“야 니들은 이런거 없지?”
[뱀의 단도]
[뱀 문양이 새겨졌던 단도. 주인의 독니로 다듬어졌다.]
[그녀는 다시 잠들었다.]
[내구도 100/100]
[공격력 142~166]
-? 뱀의 단도? 그 단도?
-?? 최소공이 140인 무기가 있는 것도 놀랍고, 그게 단검인 것도 놀랍도, 그 무기의 내구도가 100인것도 놀랍네
-내구도 100짜리 무기를 본 적이 없는데 그 무기가 뱀의단도라고?
-우리 도감이 빈곤하고 빈약한 건 맞지만 그래도 단검이 공 140이면 선 넘지
크으, 반응 좋고.
참고로 나도 이 칼 써보는 건 처음이다.
이 칼 획득하면 게임 끝나거든.
자 그럼 어디 언박싱 한번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