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028 - 너희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우리 잠시 사복검이라는 무기에 대해서 진지한 고찰을 해보자.
연검과 헷갈리는 경우가 있으나 연검은 그나마 현실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사복검은 여러 면에서 실용성이 없다 시피하다.
우선 사복검의 특징으로는 평소에는 장검이지만 모종의 조작을 통해 검날이 갈라지고 그 마디마디를 와이어 같은 것으로 이어 칼날채찍과도 같은 모습을 취할 수 있고, 다시 모종의 조작을 통해 검의 형태로 돌아올 수 있는 무기.
그렇기 때문에평상시 혹은 검의 형태를 취하는 순간에는 와이어가 줄어들던 아니면 아래쪽으로 감겨져있던 강하게 당겨져 검의 형태를 유지한다.
채찍으로 사용하는 순간에는 와이어가 느슨하고길어져 긴 사거리를 가지게 된다.
그럼 첫 번째로 그 연결의 강도가 의심이 된다.
아무리 검의 형태를 취해도 기본적으로 갈라져 있는 것인데.
정상적으로 병장기끼리 맞부딪혔을 때 과연 버티는가?
두 번째로 검 자체의 내구도.
검을 와이어로 이었다면 그 검의 날은 속이 비어있는 것이 아닌가?
빈 공간이 적다면 검의 형태를 취하는 순간 정상적인 형태로 돌아오기 위한 조작이 힘들거나 불가능할 것이고,
빈 공간이 많다면 속이 텅 빈 검의 내구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조작성.
위의 모든 부분은 판타지적으로 해결한다 치고 어떻게 조작할거야?
3번이 가장 큰 이유지만 아무튼 종합적인 이유로 현실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는 무기.
그리고 굉장히 하드보일드한 현실성 짙은 판타지인 OO에도 마찬가지로 어울리지 않는 무기.
실제로 OO에도 사복검은 단 3종류만이 존재한다.
예의 할범이 주는 그것.
지금 담서가 들고 있는 저것.
그리고 마지막 한 자루는 비밀.
-너 자꾸 그렇게 말하다 말면 정말 화낸다?
-그러나 놀라울 정도로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흑 시발…
결국 실질적으로 작품 내에서 사복검을 사용하는 존재는플레이어와 담서 뿐. 그 외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할범의 손자는 등장과 함께죽어버리니까.
어거지로 들려준다면 사용할 수 있는 존재는 꽤 되겠지만, NPC에게 존재하는 재주라는 스탯은 그 NPC가 현재 사용하는 무기에 맞춰서 출력이 되는것이다.
생각해봐, 플레이어에게 작동하는 재주스탯은 꽤 오버밸런스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냥 높아지면 모든 무기와 방어구에 대한 숙련도가 올라가는 거라고?
그래서 NPC의 재주는 사실상 공격력을 실측하기 위한 요소에 불과하다.
아마 다른 무기를 들려주고 재주를 확인할 수 있다면 재주스탯이 변한 것을 볼 수 있겠지만, 일전에 말했듯 NPC의 스탯을 확인하는 방법은 정식으로 보스전이 벌어진 순간.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NPC가 자신이 없는 무기를 사용해 줄 리가없잖아?
이야기가 많이 샜다. 본론으로 돌아가자.
전에 사복이에게 추천했던 이능력의 조합.
염력과 동조, 그리고 연결.
염력은 말 그대로의 능력이다.
사실 플레이어에게 있어서는 별로 유용한 능력은 아니다.
우린 21세기의 지구를 살아가는 지구인이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OO의 이능력자들처럼 정제기관을 만들 수 없다.
그러니 염력이 있어도 사실 잘 사용할 수 없긴 하지만, 괜찮다.
실제로 담서도 염력을 이용해서 검을 휘두르지는 않는다.
그러니 플레이어도 중간 중간 보조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돼.
동조는 자신이 제어하는 물체의 제어력이 증가한다는 정말 이해와 납득이 안가는 능력.
단일로 뽑히기도 하는데 뽑으면 그냥 아 이번 회차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능력의 상세효과는 염력의 영향을 받는 물체, 혹은 기타 여러 이유로 이능력으로 제어중인 물체의 제어 자유도와 효율 강도 등이 상승하는 능력.
손으로 제어하는 것에도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왜 굳이 평생을 살아오며 사용한 믿음직한 신체 근육이 아닌 이능력으로 제어를 해.
손가락이 없으면 또 모를까.
연결은 그야말로 사복검을 조종하기 위한 것. 사실 더 유용한 방법이 많지만 사복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으니 사복검에 맞춰서 설명을 하자.
손에 닿은 사물의 제어력이 상승한다.
무슨 소리인가 싶지? 잘만 사용하면 손에 닿은 상태로 제어중인 물체를 신체의 연장선처럼 사용할 수 있다.
활을 활대만 잡고 한손으로 사격을 할 수도 있고, 총을 자동으로 장전할 수도 있으며, 석궁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도 있지만, 아무튼 사복검을 완벽하게 활요하기 위한 전제조건.
덕분에 다른 NPC들은 사복검을 다루기는 하지만 다른 밑바탕이 되는 능력이 없다면, 채찍으로만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능력들의 종합버전.
총 집체.
극한의 상위호환이 바로,
그녀의 고유능력.
참고로 난 못 다룬다.
그때부터 난 사복검에 대한 로망을 접었다.
사복검이라는 무기는, 오직 담서에게만 허락된 것이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그녀처럼 사용할 수 없었다.
바로 지금 검을 휘두르고 있는 그녀처럼.
***
넓은 횡 베기
그와 함께 늘어나는 검신
이건 거리를 두는 것으로는 절대 피할 수 없다.
저 검 생각보다 존나 많이 늘어나거든.
몸을 숙이며 회피 동작을 취해본다.
몸을 숙였다고 안심해서는 안 되기에 네 자루의 창과 늘어난 검신을 시야에서 지우지 않고 구를 준비를 한다.
베기의 동작이 끝나기도 전 이미 다시 끌어당겨져 검의 형태로 돌아가고 있는 검.
그 속도는 찰나
완전히 본래의 형태를 되찾은 검은 휘둘러지던 경로를 끊고 그대로 내려쳐진다.
염병. 대각으로 구른다.
구르면 100% 창이 날아오겠지만 바로 대가리가 쪼개지는 것 보다는 구르면서 어떻게든 대처해 몸에 구멍 나는 것이 살 가능성이 높다.
정 방향으로 구르면 구멍이 나는 부위가 머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를 하려는 것처럼 나를 노리고 있는 세 자루의 창.
한 자루가 안 보이는 것이 굉장히 거슬리지만 이길 수 없는 심리전.
얌전히 뒤로 누워 등이 땅에 닿게끔 한다.
아마 한 자루는 지금 위에서 오겠지?
팍!
눈으로 확인하고 구르면 늦는다.
담서는 지금 내가 살면 생포해서 정보를 캐고, 죽으면 그대로 묻어버릴 생각으로 가득한 상태.
내가 지금껏 보아오고 배워온 그녀의 패턴대로 생각을 지우고 행동한다.
배가 땅에 닿는 순간 온 몸을 비틀며 몸을 튀겨 일어선다.
뱃가죽이 뜨거워지는 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이미 긁혔나?
중요치 않지 살았잖아?
그대로 정면
검이 자신의 몸을 늘리며 나에게 쏘아진다.
이제 2페이즈에 들어갔다고 봐도 되는 건가.
사복검의 현실성은 차치하고 사복검의 단점은 크게 두 가지 종 베기의 성능이 횡 베기의 성능보다 약하다는 것, 그리고 찌르기를 배제한 무기라는 것 정도가 있다.
우선 종 베기, 기본적으로 항상 늘어진 상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검의 형태에서 채찍의 형태로 변하는 과정과 종 베기의 시작점에서 끝 지점까지 도달하는 시간.
둘의 시간이 맞물리지 않는다.
그리고 찌르기.
사실 찌르기는 해도 된다.
근데 찌르는 행위는 사복검의 장점을 잘라내는 행위임과 동시에, 다른 동작에서 이어지기 위해 무조건 2공정을 거치는 행위.
그렇기에 사복검으로는 종 베기와 찌르기는 잘 행하지 않는다.
근데 쟤는 아니야 ㅎㅎ
뻗어지며 직선으로 질러지는 검.
그 검로는 직선상에존재하는 모든 것을 꿰어버리겠다는 의지를 담고, 망설임 없이쇄도해온다.
본래라면 형태가 망가지고 굽어져야할 터인 그 검로는 장애물이 있다면 뚫어버리며 뻗어온다.
그렇다. 그냥 늘어난 것과 마찬가지.
회피동작을 잡는다. 점 공격이니 피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문제는.
그대로 갈고리를 그리며 추진력을 얻어서 내리쳐지는 검로.
분명 굽는 동안에는 형태를 유지하던 그 검이 내리쳐지며 형태를 풀어헤친다,
관성 따위는 엿장수한테나 줘버렸는지, 그 추진력을 온전히 받아서 내리쳐지는 채찍.
점이었고, 선으로 변해야 하는 공격이, 한 면을 덮어버리듯이 내리쳐진다.
아니 내리치는 것은 그 뒤에 이어질 동작을 위한 준비작업.
대각선으로 그어지는 공격을 안쪽으로 숙이며 피한 결과.
그 긴 검신의 끝은 나의 뒤에 하지만 그 주인의 손은 나의 앞을 지나고 있는 지금.
차라라라라락!
소름 끼치는 귀를 긁는 소리와 함께 검신이 다시 합쳐지기 시작한다.
이대로 휩쓸리면 아마 찢겨 죽겠지?
이대로 크게 굴러야 하는데… 아니, 이대로 이어지면 그대로 덫에 걸려 찢기느냐 찢겨 죽느냐를골라야 한다.
마침 끝을 돌려 나를 향해 쏘아지는 창.
잡을 수 있나?
못 잡으면 어때, 그럼 죽어야지.
창을 잡…! 았다!
핫하! 나의 능력은 고정!
절대 쉽게 놓치지 않지.
이대로 날아간…!
담서의 왼손이 허리춤에 있던 집이 없는 검을 향해 이동한다.
아 진짜? 여기서 천수국을 뽑겠다고?
그렇게 화났어?
검이 자신을 묶던 끈에서부터 풀려난다.
역수로 쥐어졌던 검을 정수로 바꿔 잡으며 등뒤로 넘긴다.
금방이라도 휘두르겠다는 듯이 몸을 감은 팔에 힘이 들어간다.
가볍게 쥐어졌던 검의 날이 날카롭게 서며 그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대로,
대각선을 그리며,
나를 향해,
그어지지 못했다.
“하하! 담서 안녕!!!”
쾅!
***
“후, 오른쪽 다리 부러졌고, 양 팔이 망가졌고, 신체 전체에 자상. 우리 빨간 막대는 4도트정도 남았나? 출혈도 끝났으니까 이제 진짜로 살았네.”
옆에서 튀어나온 정체모를 후드 덕분에 숨을 돌릴 시간이 생겼다.
노바투스 소속이겠지?
-머선일이고!!
-빨리 상황 파악 시켜줘
-오, 담서한테 가면 사복검을 배울 수 있다고 했는데, 저걸 보면 사복검을 포기해야한다는 것을 가르치니 혹시?
-사복검을 잘 다루는게 아니라 먼가 상상도 못한 방법으로 싸우네?
-건담이었자너;
-나의 빛, 나의 희망, 충분히 만족스럽다. 지금 담서 보러간다 ㅅㄱ
-저걸 보고 포기를 안해?
“자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해도 나도 잘 모르겠네. 일단 사복이 아직 안 갔으면 알아둬라 나도 방금 기억났는데, 게임 시작시점을 기준으로 2주 뒤가 앙귀스 진혼제거든?”
그때 우리 담서 양의 심기가 굉장히 불편하다 이 말이야.
그래서 지금 내가 죽을 뻔 했고.
본래라면 이렇게까지 공격적이지는 않는데 지금의 담서는 단 1의 대화도 할 생각이 없었다.
-대체 그놈의 석산무늬가 뭐 길레
-저 모습을 보면 대화를 한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가는데
“자 우선, 내가 들고 온 이 대검. 이게 바로 담서의 유일한 가족의 유품입니다.”
-아?
-!
-인성 개 빻았네
-그걸 들고 와?
“자, 당신들이 들고 오라고한 것입니다. 심지어 들고 담서네 앞마당으로 오라고 한 것도 당신들이죠?”
-그걸 하란다고 하네 ㅉㅉ
-맞아! 우리가 죽으라면 죽을거야! 죽을거냐구!
“응 늦게 켰으니까 조금 미안해서, 하나쯤은 들어주려고 했지 밤새달라고 하면 월요일 날 연차 쓸라 했는데, 아쉽다잉”
-? 아 시발
-1패 적립!
-이건…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
-시발 또 진거야?
-왜 우리는 지기만 해?
“아무튼 OO에서 석산은 더는 이 세상에 없으신 그분의 상징이에요. 도난당한 유품, 심지어 그 사람의 상징이 그려진 유품, 그걸 들고 자기 집 앞을 알짱거린다? 개 좆밥새끼가? 그것도 곧 그 사람을 비롯한 희생자들을 기리는 진혼제인데? 절대 못 참지”
그 결과물이 지금이라고 보면된다.
물론 그걸 감안해도 천수국을 뽑은 것은 예상 못했다.
그나저나 저 친구 잘 싸우네.
“구경 좀 하자. 어차피 나 지금 못 걸어”
-로빈 팝콘이나 가져오도록
-무슨 맛으로 시켰냐?
-캬라멜팝콘 국룰이지
-어니언을 걸러? 시발 사도네
-팝콘에 뭘 뿌려 처먹는 새끼들이 사도를 타령해? 팝콘은 미원에서 나온 맛소금맛 팝콘이면 충분하다
“난…”
-딸기 밴 씨123발
시무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