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2화 〉031 - 거기 녹색버튼이 있죠? (꾸욱) 그게 바로 자폭버튼입... (32/99)



〈 32화 〉031 - 거기 녹색버튼이 있죠? (꾸욱) 그게 바로 자폭버튼입...

아키야.

전 중앙 연구소장 아키야.

현 그라티아의 수장 아키야.



-근데 어떻게 불러냄?

-발작버튼도 일단 뭐 만나야 하는거 아님?

-그라티아 근처에서 무야호 외치면 나오냐?

“괜찮아 아키야는 움브라 오너니까”

움브라.

아키야의 고유능력으로 OO 최고의 범용성을 가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다루지도 못하고 필요도 없어서, 보여주지도 못했고 설명도 안했지만.

단순히 자신의 형태를 바꾸는 정도면 최고의 범용성을 가진 능력일 리 없지.

정확하게 짚어서 요약하기는 힘들지만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렇다.



***


‘극광석이 내뿜는 에너지는 이미 세상 모든 곳에 퍼져있어.’

‘낙원에 세워진 기둥도 에너지 자체를 막아주는 것이 아닌, 에너지를 정화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 한계인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고, 그 기한 또한 영구적이지 않아. 그 후 나보다 우수한 사람이 나왔다면 모를까’

‘따라서 언젠가 인류는 결국  에너지에 적응하던,패배하던 선택의 기로에 놓일 거야.’

‘그렇기 때문에 낙원이라는 조직은, 스스로를 낙원의 주인이라 칭하던 작자들은 정제된 에너지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극광석  자체를 받아들여야하고, 가능하다면 안전하게 받아들이고 싶어 했지. 뭐처럼 세상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죽으면 허망하잖아?’

그래서 탄생한 것이 아키야와 세피가 소속되어있던 ‘낙원 중앙 연구소’

연구는 착실히 진행되었고,  과정에서 인간이 감염자가 되는 리스크를 지운 채로 이능력자로, 적응자로 변화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냈다.

이론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직 확인 과정이 필요했으나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도달점인 셈인데.

그 과정에서 알게  것이 하나 더 있었으니.

인간은 극광석이내뿜는 에너지와 융합할 수 있다.
정제되지 않은 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고, 본인 또한 그 에너지의 일부가될 수 있다.

과학의 진보의 가능성을 느낀 그녀는 상부에 성과를 보고했고, 상부는 연구소를 폐쇄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면 더 아프고, 뒤통수는 모르고 맞아야  충격이 크다고 하던가? 더 라는 부사는 알다시피 비교격이다.
딱히 안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다고 안 아픈 것은 아니고, 뒤통수는 알고 맞아도 골이 울린다.

딱히 낙원이라는 조직을 믿은 것은 아니지만 상상이상으로 빠르게 자신들을 배제하고 쳐내는 판단에 감탄하던 아키야는 연구에 사용하던 개량되고, 압축되고, 변이된 돌멩이를 부수기로 했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너희도 가질 수 없다는 심보.
어떻게 부술까고민하던 그녀는 옆에 있던 다른 광석을 쇄골에 박아 넣는 것으로 의도적으로 정제기관을 형성하려고 했고, 성공했으며,  과정에서 제발 저걸 어떻게든 부숴버릴수 있는 이능력을 희망했다.

그래 내가 의도적으로 이능력을 뚫는 방법도 아키야에게 배웠다.

다만 그 과정에서 문제의 돌멩이는 어디론가 없어졌고, 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세상에 적응하고 이능력을 각성하는과정에서 그 돌멩이를 흡수했음을 느꼈다.

그리고 연구소를 뜨기로 했다.

 과정에서 발견한 세피를 비롯한 연구진들에게 자신의 선택과 판단을 말하고, 너희는 너희의 선택에 따라 행동하라고 말한 뒤 연구소를 떠났다.

이능력을 각성하고, 본인이 문제의 돌멩이를 흡수한 것을 느낀 그 순간.

‘세상이  것이 되었다는 사실을 직감했어.
사실  것이 되었다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긴 해.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나는 세상과 무언가를 공유하게 되었다고 할까?’

처음 듣고 이해가전혀 가지 않았지만, 능력을 사용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대기 중에, 세상 온갖 곳에 퍼진 극광성의 에너지를 우리가 아우르라고 부르는  에너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고, 하나가 될 수 있고,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

단, 하나가 되는 것은 쉽지만 다시 둘이 되는것은 어렵다.

인간이 시각을 잃으면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기 위해 촉각과 후각, 청각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청각 또한 잃게 되면? 후각과 촉각마저 잃게 되면?

미각은 본인의 존재를 입증하는데 직접적으로 활용하기 힘들지만  미각마저 잃게 되면?

그 어떠한 감각도 없는 인간이 자신이 지금 여기에 있음을 인지할 수 있을까?

아우르와 하나되는 느낌이 그러하다고 한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활용을 못 해서 그런가?
확실히 아키야가 활용하는 것과 내가 활용하는 것은 그 범주가 다르긴 하다.

아무튼 세상 모든 곳에는 이미 아우르가 퍼져있고,
자신의 신체는 그 일부가 혹은 전체가  아우르와 하나가 될 수 있고,
다시 둘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잃었던 것을 되돌리는데 이능력을 소모해야 하고,
하나가 되어있는 동안에는 아우르가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물론 그녀가 말하는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시각과 청각, 후각 그리고 촉각의 범주와는 다를 것이다.

말이 길었는데 그래서 아키야는 오른쪽 눈이 없다.

붕대로 감추고 다녀, 아는 이들은 없지만 그녀의 오른쪽 눈은 언제나 세상과 하나가 되어있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의 영역을 지켜보고 있다.

굳이 눈이 아니어도 보는데는 지장이 없지만 자신은 태어나기를 인간으로 태어나서 눈을 동화시키는 것이 더 편하다고 했던가?
그래서 오른쪽 귀도 없다.

그 상태가 너무 오래되어서 그런지, 그녀의 얼굴 오른쪽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검게 변한 흔적이 있다.

 주변을 덮고 귀로 이어져서 목을 타고 신체로 뻗어 내려가는 중인 검은 흔적이.

얼핏 보면 문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문신은 보통 메시지를 담잖아? 그림으로든, 문자로든, 근데 그건 그냥 검은 색이야.

아무튼 그래서 아키야는 사실 언제든지 부를수 있다.

충분한 미끼만 있다면.


***

-음 OO라는 게임은 알면 알수록 내가 무력해지는 것 같아

-잘 이해가 안 되긴 했는데 대충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다는 거지?

-마치 내 직장같네

-직장? 똥 싸는 곳 바로 위 거기?

-너구나 우리 집 대문 앞에 똥싸고 간게

-?

“원래라면 역린이  만한 무언가를 가져와야 하는데. 우리에겐 세피가 있잖아? 가보자.”

물론 언제든지 아키야를 폭주시킬 정보가 나에게는 있다.
아키야가 북서지부에 존재하는 이유이자, 목적.

근데 그 버튼 누르면 진짜 감당이 안  것 같아. 마지막 수로 남겨두자.

바쁘게 움직이는 노바투스 친구들 사이를 헤치고 세피에게 다가간다.

그녀도 내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지 나에게로 다가오는 모습.

잠시 뒤에 그녀의 갑자기 궁금하다. 그녀는 아키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녀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어떤 대응을 보여줄까?

“사람 없는 곳에서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니 잠시 올라가지.”

일방적으로 목적을 전한  올라간다.
4층이라고 했던가?

등 뒤로 그녀가 따라오는 것이 느껴진다.

2층, 3층, 그리고 4층.

멀지 않은 거리가 유독 원망스럽네. 뭐라고 말을 꺼내는 것이 좋을까?

 지를까? 지르자.

“아키야. 그녀가 이곳에 있다.”

살짝 커진 눈동자.
그리고 크게 변하지 않는 표정.

“굉장히 반가운 이름이네요, 그리고 큰 우연이구요. 과연, 소장님은 어디에 계신가요? 한번쯤은 찾아뵙고 싶은데.”

과연 별다른 감정은 없는가, 하긴 그녀의 사상과 목적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 것이 그녀라고 봐도 무방하다.

세피의 능력이 뭔지 모르기 때문에 아키야는 그녀가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지만.
그녀는 살아남았고, 아키야의 조언에 따라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
그 선택에는 아키야가 먼저 걸어간 길이라는 믿음 또한 있었다. 아마도 있었겠지?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을 수도 있지만, 나름 신뢰하던 연구소장이니까.

그러니 세피에게 아키야는 그저 반가운 존재.

“그녀는 그라티아의 수장으로 존재하지. 그리고 내 생각에 지금 북서지부를 혼란스럽게 하려면, 그녀의 도움이 필요해. 그래서 네가함께해줬으면 한다.”

시엘라나 유이 둘 중 하나는 아키야가 막아줘야 하거든.

***



놀랍도록 간단하게 그녀는 나를 믿어줬다. 왜지? 뇌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아니면 상관이 없는 건가?

거짓이던 사실이던? 혹은 이능력이 간파를 한다던가 그런 쪽 계열인가?

아무튼 오랜만에 은인에 가까운 존재를 만나러간다 + 본인도 활동에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한다

 가지 이유로 그녀는 현재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고.

“난 스탯 좀 찍자. 꽤 쌓였을 것 같은데”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처치하거나 해서 경험치를 얻은 바는 없지만 담서만큼 차이가 많이 나는 상대랑 교전해서 살아남았고 무엇보다 지금 점수 꽤 높을 걸?

무려 둥지지기를 둥지파괴자로 진화시켰는데.

생명력 22
이능력 10
지구력 25
체력 10
근력 30
민첩 30
재주 30
적응 5
투자가능 능력치 – 132점

>전투 – 17점
>오브젝트 – 30점
>이벤트 – 55점
(둥지부수기/복수의 시작/지옥으로가는 길/뱀 머리 자르기/남은 자의 폭주/연출단원/여우불)
>점수 달성  30점
(1000점-10/1500점-20)
현재 달성 점수 1507점

(New!)시야가 넓어짐을 느낀다. [시각진화]
(New!)감각이 무뎌짐을 느낀다. [통각장애]
(New!)신체의 기민해짐이 느껴진다. [회피 기동]


근데 생각한 것보다 4배정도 많네?



-뭐냐 OO 이렇게 개혜자게임임?

-해
-명
-명
-해
-해
-해
-명
-해

-1500점이나 딸 수 있는 이유는 알겠고 이벤트들만  설명해줘 진짜루;



일단 전투. 17점이나 나올 줄은 몰랐는데 그냥담서랑 싸우고 살아서 그렇다.
전투라는 항목은  그대로 내가 전투를 하기만 해도 쌓이는 항목이고, 담서 같이 강한 상대라면 내가 피해를 주지 못했어도 교전했다는 사실이 경험치가 된다.

본래라면 5점 예상했는데 담서가  많이 화가 났는지 17점이 쌓였다.

오브젝트.
이건 확신할  있다.
엘레나라고 했나? 그 단원이 한 행동이 나와의 합동으로 취급되어 나에게 보상이 들어온 것이다. NPC들은 보상을받고 스탯을 강화할 수 없으니까.
게다가  기여도가 꽤 높았나본데.

점수야 그냥 점수고 문제는 이벤트.

“시발 생각보다 많이 떴네.”

별로 좋은 소식은 아니다.

하나같이 다 사망플래그에 속하는 이벤트다.

우선 ‘둥지부수기’
보통 달성하면 담서가 죽거나, 내가 담서에게 죽는다.
그간 나대신 폭탄에 불을 붙여줄 NPC가 없었는데 노바투스에서  잘만 빨면 앞으로 스탯 먹기는 10배는 쉬워질 것 같다.
 그대로 담서가 부정적인 계기로 세상에 나오면 달성된다.

‘복수의 시작’과 ‘지옥으로 가는 길’
담서가 세상에 나오기를 결심했는데, 그 과정에서 율의 개입이 없다면 달성된다. 이 이벤트가 취소되지 않으면 담서는 죽는다. 자살이든 타살이든.

‘뱀 머리 자르기’
본래라면 담서를 암살했다는 결과와 함께하는 이벤트인데.
앙귀스의대가리를 없애면 달성된다.
즉, 지금 담서는 앙귀스의 수장으로 남을 생각도, 앙귀스의 둥지지기로 남을 생각도 없다는 것.
더 이상 위의 두 이벤트를 취소시킬 가능성은 0에 수렴하고, 담서가 죽지 않으면, 난 죽는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그것을 입증하는 ‘남은 자의 폭주’
율의 의사에 따라 발동하는 이벤트.
얘는 원래라면 담서가 죽어야 발동하는 이벤트인데, 꼬라지를 보니 이번 회차의 앙귀스는 이미 북서지부의 대재앙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연출단원’ 이건 노바투스 가입기념 스탯일거고.
‘여우불’ 시발…이건 금호 때문인 것 같은데 대충 계산해보니 5포인트 정도는 얘가 먹었네? 만나면 5포인트 주는 인물이라고? 뭐하는 새끼들이야 대체.

생명력 22 > 40
지구력 25 > 40
체력 10 > 60
민첩 30 > 60
적응 5 > 14

내 신체활용능력은 63이상의 민첩을 활용할 수 없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내가 깝칠 수 없는 싸움이다.

따라서 우선 체력과 민첩에 존나 많은 투자를 하고 이어서 생명력과 지구력에 투자를 한다.

남은 거는 적당히 적응에 때려 넣었다.

고정을 장기적으로 활용할 순간은 없을  같으니까 성능이나 올리는 것이 맞는 판단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리고 특성과 체질.

‘시각진화’는 눈이 좋아지는 특성이라고 보면 된다. 그냥 진짜 그런 특성이야, 시력이 좋아지기 보다는 동체시력이 상승하는 느낌?

‘통각장애’는 ‘후각장애’랑 같은 것 아직 단계가 낮으니까 얘도 괜찮다. 너무 높아지면 통각수치가 낮아져서 반응이 둔해지겠지만, 이정도면 지금부터 일어날 난전을 헤쳐나가는 데에  도움이 되겠지.
일일이 따끔해하고 화끈해하고 하다가는 집중력이  버틴다고.

‘회피기동’이녀석이 사실 당첨이지.
내가 인식했으나 회피하지 못하는 공격에 대하서 시스템적 보정이 들어가서 일시적으로 게임의 진행 속도가 느려진다.

이거 믿고 민첩에 더 투자할까도 생각했지만, 아쉽게도 우리 고넴친구들은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공격도 많이 하거든….

그래서 체력과 생명력으로 보험을 챙겼다.

유일한 아쉬운 점은 적응을 14로 늘렸는데 몸을 감돌던 새로운 흐름은 아직 개화하지 않았다는 것.

이능력이 2개면 좀 더 위안이 될 텐데, 인생이란 것이 원래 좆대로 안 되는 거지.

-딸기는 돼지야! 130포나 먹고도 배가 고파!!?!!

-엄마는집에 갈거야! 딸기는 여기서 혼자  먹어!

-사실 엄마는 갤주였고

-아 엄마 밥 먹는데 방해하지 말라고 ㅋㅋ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