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3화 〉052 - 님 물건은 옥천에 갔다구요 (53/99)



〈 53화 〉052 - 님 물건은 옥천에 갔다구요

아귈라의 지부는 딱히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일반인 시민들은 아귈라를 애용할 일이 없고, 그나마 아귈라를 애용할 정도의 일반인이라면 다른 지부에 인맥이 있는 북서지부 기준 고위층.

그도 그럴게 개판 난 세계에서, 특히나  개판  북서지부에 남아서 살겠다는 것은 어지간히 북서지부에 남겨둔 것이 많다는 뜻이니까.

아무튼 내벽민까지는 아니지만 별일 없이 야생인 플레이를 진행한다면, 얽히기 힘든 것도 맞고, 그러다보니 알려져 있지 않다는 거지.

무슨 뜻이냐면 내가 이렇게 당당하게 찾아가도 별 지장은 없다는 뜻이다.

“어서 오세요. 독수리입니다. 받을 물건이 있으시다면 자택에서 기다리시는  빠르시고, 보내실 물건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보시고, 꼭 보내셔야한다면 오른쪽에 서류작성하시고 제가 없을 때 접수 부탁드립니다.”

성의도 없고, 의욕도 없고, 예의도 없는 목소리.

접수원 자매  언니쪽에 해당하는 인물, 접수원 로자리아.

동생과 반대되는 선명한 빨간색 머리카락. 듣기로는 염색이라 했는데 이능력을 얻으면서 머리색자체가 바뀌었는지 이제는 검은 털이 안 난다고 한다. 둘이 같이 사고에 휘말렸는지 동생은 파란머리로 고정이 되어버렸고.

아무튼 자매가 쌍으로 접수원이라는 직업이 연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친절 예의성의 의욕 그런 것들을 싸그리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소장에게 주워진 보답은 하고자 하는지 나름 맡은 바 소임은 다 하니까 걱정은 하지 말자.

“그럼 분실물 접수는 어디로 가면 되죠?”

“예? 분실물을 왜 여기서 찾으시는…?”

“그야 아귈라의 분실물이니까요?,  봐도 일반 배송품은 아닌데, 게다가 인장도 파라디수스 인장이고, 그런 물건이 마을 한복판에 놓여있었다면 아귈라의 분실물이 아닐지?”

빨리 수색조가 활동 중인지 확인해 보시죠?

“아?”

당황한 표정으로 위층으로 올라가는 점수원양을 구경하며 잠깐 이능을 활성화 한다.

어제 습득한 능력이기도 하고, 방출계열과 흡수계열을 사용하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라 적응해둘 필요가 있거든.

극광화의 효과 덕분에 이렇게 이능을 활용해도 마지막 한 발자국을 내딛지 않는 이상은 남들이 내가 이능을 활용하고 있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하기도 하고.

그렇게 잠시 뒤.

“물류총괄 발러다. 우선 물품 회수에 대한 감사를 표하지.”

“감사는 됐고, 물건 좀 받아 가시죠?”

“그래, 받아가야지 근데 그건 그거고 잠시 시간을 좀 빼앗아도 되겠나?”

물론이죠. 그러려고  건데.


***



“우선 다시 감사를 표하지, 하지만 이건 물어야할 것 같군. 내가 알기로 자네와 같은 사람은 아귈라에 적어도 북서지부에는 없거든. 다른 지부에서 인원 보충이 온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고.”

그런 인물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아귈라의 분실물을 알아보고, 그 분실물의 인장마저 알아본 뒤에, 아귈라의 지부에 가져왔다.

의심할만한 상황은 맞지.

“하지만 제가 말씀드릴 이유도 없겠죠?”

“그래  또한 맞지.”

“하지만 조건을 하나 들어주신다면 말해드려도 상관은 없어요.”

1. 아귈라에 받아줄 것.

2. 하지만 직접 배송을 하기에는 신체가 미약하니 배송원의 호위역 정도로.

3. 리베르타스 쪽으로 배정해줄 것.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노바투스에서는 아귈라의 흔적을 단 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다.

아귈라의 사상이 노바투스와 어울리는  같지도 않고.

요컨대 상황을 보고 때려 맞춘 것인데, 가능성이 나름 있다고 생각해.

“흠, 정말 그거로 충분한 건가?, 받아주는 정도야 어렵지 않고, 호위역으로 배분하는 것도 어차피 현 북서지부에서는 대부분 2인1조로 배송을 진행하는 상황이니까 상관없다.”

뭐 그렇겠지 결국 택배회사고, 중요시 여겨지는 것은 물건을 들고 런하는 것만 문제인데, 현 북서지부는 상황의 특이성으로 인해 중요품은 2인1조로 배송하니까  부분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에 비해서 자신들의 정보가 노출되었다는 것, 그것도 인장에 관련된 정보가.
이건 나름대로 주의 깊게 확인해야할 문제다.
일의 경중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소리.

근데 솔직히 나도 알바 아닌 게, 아귈라는 단 한 회차만에 정보자체는 모두 밝힐 수 있다고? 딱히 비밀조직이나 군조직도 아니니까.

둘러대는 것이 문제인데, 뭐 적당히 떠들면 알아서 납득하겠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별거 아니거든요. 일전에 아귈라 소속이었던 지인이 있습니다. 뭐 같이 살다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고, 무엇보다 이 인장. 장성한 나무에 맺힌 열매라니 오히려 숨길 생각이 없는 쪽이 문제 아닐까요?”

물론 난 나머지 세 개의 인장도 자세히 보면 구분할 수 있다. 근데 그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고, 상대가 인지하고 있는 정보도 아니지.

“흠…, 뭐 듣고 보니 틀린 말도 아니긴 하지. 다만 무력의 수준은 확인해봐야겠는데?”

“그렇게 하세요.”

그 정도는 예상한 부분이었으니까.



***


“너냐? 신삥이?”

근데 이거는 예상 못했는데.

“잘 부탁한다. 난 하토. 내 옆에 붙고 싶다고 했지?”

검은 머리카락이 정돈도 제대로 되지 않고, 얼굴에도 피로가 짙다.

정말 업무복지가 완전 똥쓰레기라는 것을 전신으로 표출하는 모습.

“솔직히  혼자가 더 편한데, 어지간한 무력이 아니면 솔직히 배송 중에 짐이 하나 늘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집배원 하토.

북서지부를 개판 쳐놓고 아귈라에 취직해야만 볼 수 있는 인물.

개판이 난 냉전 상태의 북서지부를 자유롭게 활보…활강하며 자기 업무에 충실한 인물.

솔직히 아귈라의 내다놓은 최고 또라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그런 개판이 상황에 전쟁판이던 냉전판이던 가리지 않고 날아다니는 것도, 그런 자신에게 포화가 꽂히던 말던 신경도 안 쓰고  일을 하는 것도 그렇고.

실제로 피탄도  당하는 꼴을 보면 신경 안 쓸 만하기도 한데, 그와 별개로 사람의 심장이 어떻게 되어 있나생각 정도는 할 수 있잖아?

아귈라의 방침도 그렇지만 그 방침이 실행되는 것도 직원들의 협조가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세삼 OO에는 정신이 멀쩡한 사람이 없는 것일까?

아무튼 그의 전투스타일은 알고 있다. 정확하게는 그가 어째서 피탄 당하지 않고 하늘을 날아다닐  있는지에 대한 비밀이지만.

그의 능력은 공간장악과 장악한 공간에 대한 왜곡.

총 두 가지.

그 방향성은 자신에게 향해지는 에너지의 왜곡으로 하늘을 나는 방법도 그냥 단순히 가해지는 중력의 방향을 왜곡시켜 정확하게는 하늘로 끌려가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걸 어떻게 조절해서 하늘을 나는 건지 시발 난 아직 납득을 못했는데, 현실이 그렇다 하는데 어쩌겠어.

당연히 피탄 당하지 않는 것도 그 능력의 활용인데, 일단 무언가의 투사체를 왜곡하면서 비행인지 부유인지 알 수 없는  행동을 이어가는 것도 일반적으로 능력을 활용하는 범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무력을 행사하는 일이 잦은 인물은 아니지만 무시할 인물은 아니라는 뜻이지.

그가 나를 공격할까? 아니면 단순히 실력만 볼까? 전자라면 내가 질 수밖에 없는 구도, 후자라면 나의 활용도를 보여주기만 하면 되니까 괜찮다.

그나저나 그런가 어디 가서 죽을 위인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등장률이 100%가 아닌가 했더니, 리베르타스가 빠질 때 같이 빠지기 때문인가.

노바투스일 수도 있지만 리베르타스 쪽으로 배정해달라는 말에 부정을 안했으니 리베르타스가 맞겠지.

부디 별일 없이 끝나기를.

***


시발 별일 없이 끝나기를 바란지 어언 3분 지금 나는 절찬 좆되는 중이다.

공간장악이란 어떤 능력인가.

이능력을 이용해 주변에 자신의 공간을 만든다.

눈으로 보인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기감을 펼친다고 보면 좀 알기 쉬울까?

공간장악의 능력은 정말 그것뿐이다.
애초에 메인 능력이 아니거든.

영역을 펼쳐놓으면 해당 영역에 대하여 자신의 영향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능력을사용할 때 추가 보정을 따르고, 아무튼 이런저런 보조가 많이 들어간다.

그럼 왜곡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

그럼 이제 그가 어떤 식으로 능력을 활용하여 행동을 하는지 대충 감이 왔을 거야?

그러나 그 상상에 왜곡을 저렇게 가속도를 얻는 용도로 사용하여 나에게 쇄도해 오는 것은 없었을 걸?

시발.

다시 말하지만  하체는 적응을 제외하면 합쳐서 5정도 나온다고.

그가 쇄도해오면 전 방향으로 이능을 방출하면서 맞부딪혀서 힘 싸움하려는 그의 의도 자체를 밀어낸다.

그  물러선 그를 보며 흩뿌린 에너지와 그가 흘리고 간 에너지를 회수하며 신체의 피로를 일시적으로 회복.

그럼 자세를 다잡은 그는 다시 쇄도해오고 전황은 1번으로 돌아간다.

문제가 있다면 나의 이능은 소모 값도 크고 이능력의 잔량을 보면 그 사용 횟수도 한정되어 있지만, 그의 이능은 소모 값도적고 이능력의 잔량은 아무리 봐도 나보다 많겠지.

 상황에서 내가 바랄 수 있는 건 그냥 적당히 하고 써 먹을 만 하다는 판단 하에  놔주는 것.

시발 이제 힘들다고 좀 놔줘.

그렇게 수 분간 더 치고받은 뒤 정말로 내 파란 게이지가 바닥을 치는 순간.

“생각보다 더 많이 유능한 녀석이네, 이정도면 내 대신 일을 시켜도 되겠는데?”

그런 말과 함께 나의 의식은 끊어졌다.



***

정신을 차렸을 때는이미 저 기괴한 상황이 나를 습격해왔다.

“반갑다. 나는 북서지부장 이즐. 자네가 그 독특한 신입이지?
정신이  든  같으니 간단하게 설명해주지.”

“자네는 이제리베르타스를 전담하는 집배원이 될 걸세, 리베르타스로 가는 물건들 중 급한 물건은 없으니 느긋하게 배송해도 되거든. 덕분에 하토를 다른 곳으로 돌려도 되니 한 시름 덜겠군.”

“본래라면 2인1조로 구성해야  상황이지만 자네정도의 무력이라면 혼자서도 충분할거라고 의견이 일치되었기에 혼자서 리베르타스를 담당할건데, 그 외에는 일이 없으니 그 부분은 안심해도 괜찮네.”

“그 외에 다른 부분들은 완전히  정신이 되면 협의를 통해 정하도록 하지. 괜찮겠나?”

그리 말하고는 방을 그는 방을 나갔다.
대답 따위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듯이.

 그렇구나, 이건 흔히 ‘독박을 썼다.’ 라고 말하는 상황이다.

어쩐지 가혹할 정도로 밀어붙이더라니 시발.

그래도 어떻게든 리베르타스와 접점을 이을 선은 만들었다.

그럼 이제 상황을 정리해보자.
독박을 쓴 건 쓴 거고, 그와 별개로 나름 어떻게든 첫 선로를 놓았으니까 이제 행보를 정해야지.

우선 리베르타스는 이탈시켜야 하는가?

이탈한다면 나는 그들을 따라갈  있는가?

하토가 이들을 따라가는 것은 100%가 아니다 북서지부가 개판이 된다면 하토는 북서지부에 남는다.

그 이유는 알게 되었다. 리베르타스의 전담임무는 많지않은 편이라고 했으니, 다른 인원을 넣었거나 했겠지.

이번 회차에서 내가 세력구도에 끼친 영향이라고 부를만한 것은 아귈라의 분실물을 주워온 것.

그게 뭘까? 그리고 그것이 뭐냐에 따라 전황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허면, 만일 내가 그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그들의 이탈도 막을 수 있을까?

루트의 시작은 꼬였지만, 이대로 리베르타스가 이탈한다면 결국 중립을 취하는 아귈라의 소속으로 북서지부의 끝을 특등석에서 관람한다는 결과가 나올 뿐,  변화는 없을 것이다.

결국 리베르타스에 한 번은 가 봐야 뭘 좀 알겠네.

“자 여기까지.”

-너 왜 우리한테 화풀이해?

-이걸? 여기서 끊어?

-나도 순정이라는 게 있는 시청자다.

-ㄹㅇ 뇌가 순정 그 자체임 아무것도 안 들어있음

-시발  갑자기 나 때려


“아 뭐 어쩌라고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데,내일 할 일 존나 많다고.”

개백수새끼드라!


-커...흑...

-그...그만둬! 뭐시기 금지조약에 따라서 그 이상의 팩트는 불법이야!

-팩트멈춰!

-멈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