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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화 〉059 -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문장의 시작요소 (60/99)



〈 60화 〉059 -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문장의 시작요소

메뚜기.

먼 과거, 흉작이라는 재난의 선봉장이었고.
그러한 메뚜기 떼는 누리, 황충, 혹은 로커스트라는 별도의 명칭까지 있는 농업시대의 그야말로 재앙신.

개중에는 천억 마리가 넘게 뭉치기도 하고,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곱절에 달하는 작물까지 먹어치워 1톤의 메뚜기 떼가 2500명분의 식량을 거덜 낸 이력까지 있는 곤충이다.

역대 최대의 메뚜기 재앙은 최소 12조 5천억 마리라고 하니 과거 얼마나 큰 재앙이었을지는 굳이 논할 필요가 없으리라.

그러한 사실과 별개로, 사람이 ‘시발 저게?’라는 부사와 지칭대명사를 명사의 앞에 같이 붙인다면 어떤 상황일까?

일단 뒤에 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는 경우겠지?

예를 들자면 ‘시발 이게 말이 돼?’ 라던가,
‘시발 저게 뭐야?’, ‘시발 이게 게임이냐?’ 같은.

그럼 메뚜기에 ‘시발 저게’가 붙으려면 어떤 경우일까.

우선 당연하게도 잡식성이다.

‘아니 잡식인데 그게 여치지 왜 메뚜기임?’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둘의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차이는 더듬이의 길이거든,
녀석의 더듬이가 영구적으로 잘려나간 것이라면 모를까 나름 훌륭한 재생력을 가진 녀석의 더듬이가 모종의 이유로 자라나지 않게 되었다는 예측보다는 그냥 메뚜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막이라는 지형에 맞는 붉은색 갑피와 4쌍의 다리.

그중에  쌍은 사마귀의 앞발처럼 낫의 형태를 하고 등에서부터 뻗어져 나와 있으니, 사실 다리라고 하는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발톱도 아니고 뭐라 할까 등톱?

나보다 큰 키.

머리부터 꼬리까지의 길이 말고, 지면부터 머리 끝을 측정한 높이가 나보다 크다.

2M정도 될까?

길이는 얼마나  길지 말할 필요가 없겠지?

거기에 그러한 신체를 지탱하고 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담아서 외치는 것만 같은 굵고 튼튼한 다리.

물론 20배나 되는 높이를 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족히 10배는 뛸 수 있다.

거기에 더해 날개라는 기관의 목표는 어디다가 팔아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저 거대한 몸집에 어울리는 두껍고 단단한 날개.
아니, 날개는 무슨 등에 그냥 방패가 2장이 있다고 봐도 좋다.

깔끔하게 정리하면 존나 큰데, 큰 만큼 굳건한 다리와 날지는 못하지만 튼튼한 날개를 가지고, 튼튼한 날개가 방패라면 창의 역할을 하는 등톱.

여기까지가 전투적인 요소로서 인지하고 갈만한 부분.

-진짜 존나 크네...

-ㄹㅇ 저게 메뚜기라고?

-저게 12조 5천억 마리가 몰려다니면 지구는 이미 멸망했을  같은데

-근데 저 시발 꼬리 깃은 왜 있는 거임?


화려하고, 크고, 눈에 띄는,
공작을 시기하여 온갖 조류의 깃털을 모아 꽂고 나타난 까마귀랑은 비교가  되는 정말 휘황찬란하다고 할 수 있는 꼬리 깃.

곤충한테 깃털이 있는 것도 놀랍지만 왜 하필 꼬리 깃?

이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끔 만드는 웅장한 자태.

“왜 존재하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일단 용도에 맞는 구애용이나 위협용이라고 생각해”

실제로 전투용으로 활용하지도 않고 위협도 이미 저 몸집만으로 충분하지만 아무튼 그렇다.

굳이 사족을 덧붙이자면 새끼발톱 같은 존재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 시발 존나 건치미남이네

-아ㅋㅋㅋㅋㅋ 지금 봤노ㅋㅋㅋㅋㅋ

-시발 존나 가지런해 기분 존나 나빠



그래. 건치다.

메뚜기에 이빨이 왜 있냐고 묻는다면 글쎄다. 일단 정확하게는 이빨이 아니지만.
거친 사막이라는 환경에서 턱 안을 보호하기 위해서 생겨난 키틴질로  방벽이 이빨의 형태를 시발 나도 모르겠다.

돌출  입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처럼 둥그런 형태로 둘러싸진 이빨이 아니긴 하지만 뭐, 곤충의 턱에 이빨이 나 있다고 생각하면 저런 느낌 아닐까?

무엇보다 사실 저게 수염? 혀?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곤충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큰 관심을 가지지 않거든, 아무튼 곤충이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격렬하게 움직이는 그것.

다만 왜 씹는 턱이 있는 곤충이 저런 촉수를 같이 가지고 있냐는 건데, 다시 말하지만모른다.

녀석의 진화과정을 봤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니까.

“포인트는 저게 갈라져서 리버의 앞 촉수처럼 까닥거린다는 사실이지.”

-오; 제발;

-왜 하필 파괴자가 아니라 리버죠?

-카락스 당신이 옳았어

-지금까지 나온 정보,
저 사이즈로 20M를 넘게 뜀,
날갯짓은 할 수 있지만 날지는 못하고 추함 방패로 쓰임,
등에 저 낫은 자유자재로 움직임,
건치지만 사실 이빨이 아니고 촉수임,
사막에 위장하기 위해 검붉은 몸체를 가졌지만 공작보다 화려한 꼬리 깃 덕분에 의미는 없음,
시발 더 있냐 이제 없었으면 좋겠는데.

-착한 장문;

-지옥에서 돌아온 뒤틀린 황천의 곡식살해자;

-저는 곤충을 좋아하지 않지만 저것은 곤충에 대한 모욕이네요

-다행히 존나 이상한 곳에 숨어있어서 평범하게 진행하면 절대 못 만난다는 사실이 마지막 위안이다.

-ㄹㅇㅋㅋ

그래 난 지금  녀석을 잡으러 왔고, 이 녀석은기본적으로 작중 시간대에서는 자신의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본래 이렇게 한자리에 알 박는 녀석은 아닌데, 지금은 사정이 있어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중이라고 할까?

위치는 북서지부에서도 북쪽지부에서도 조금 많이 위쪽.

하루 만에 왔다갔다 할 거리는 아니지만, 우리 친구들이 간절히 원한결과 이렇게 원정을 나오게 되었다.

리베르타스의 이벤트가 일어날 가능성이 0은 아니지만 흐름을 보아하니 정비를 하고 자리를 잡는 시간이 2~3일은 걸릴 것이라 판단했고,
그 사이에 그라티아를 박살내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

시발 진짜로 믿는다. 금호야 은호야.

그래서 잠시 다녀올 곳이 있노라고 밀레와 첸에게 이야기를 전한 후 3일 안에는 돌아올 것이라고 일정도 알린 뒤 하염없이 북으로 걸어 녀석의 영역에 들어왔고, 이곳에서 가방 한 가득 싸들고 온 감자 줄기를 바닥에 냅다 뿌려서 녀석을 불러냈다.

별거 아닌 행동이고 별거 아닌 방법이지만 굳이 해볼 것 같지는 않은 행동.

나도 시엘라에게 듣지 않았으면 몰랐을 방법. 누가 여기까지 감자 줄기를 잔뜩 싸들고 와서 이런 곳에 뿌리겠어 솔직히.

근데 페칸스에서 시키더라고 아 ㅋㅋ

-? 페칸스 루트 타고 있으면 그 새끼 만나러 가야됨? 좆됐네

-극광석 먹고 심부름하는 흑우 업제잉? ㅋㅋ

-시엘라 사랑했다 시발년아

-혹시 여제님의 의견은 들어보셨나요?

-고백했더니 지금은 신경 쓸 곳이 많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 이정도면 그린라이트 아니냐?

-그린랜턴이네요 가서 반지나 닦으세요


“사실 저렇게 끔찍하고 혼란스럽게 생겼지만 잡는 방법은 솔직히 어렵지 않아, 오히려 쉽지.”

우선 녀석이 이곳에 정착한 이유를 알아야 하는데, 이것은 페칸스의 루트를 진행하면 알게되는 부분이지만, 녀석은 지금 산란…은 아니고 양육기에 접어든 상태다.

“저기 배에 조금 다른 느낌의 껍질 보여? 아기주머니야. 흔히들 캥거루로 알고 있는, 호주의 왈라비들이 가진 그거.”

 안에 굉장히 굉장히 굉-장히 많은 메뚜기들이 들어있고, 양육기가 끝나 저들이 적당히 이 사막에서 생존할 수준이 되면 일시에 풀려나서 북서지부의 식량을 모조리 갈아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니 미리 원흉을 없애 달라.

이것이 시엘라의 의뢰인데.

사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의뢰야. 페칸스의 루트를 진행하다보면 중간중간 그러한 부탁이 나오게 되거든.

마치 RPG 게임에서 나오는 서브퀘스트, 하나의 커다란 막을 넘어가기 전에 나오는, 막을 넘어가면 다시 수행할 수 없는, 그러한 느낌의 서브퀘스트.

실제로 수행을 안 하고 내버려두면 유이가 시간을 내서 치우러 가게 되고, 그럼 이 의뢰는 영원히 사라진다. 당연히 목표가 죽었으니까.

다만, 이제 알만큼 알잖아?

유이가 자리를 비운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던 너희의 책임이고, 유이가 북쪽 멀리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능력을 발동해서 안개를 흩뿌리게 되면 그로 인해 일어나는 일도 너희의 책임이다.

물론 모르는 이들도 있는  같지만, 아니 채팅창을 보면 모르는 이들이  많은 것 같지만 뭐 그건 그때의 즐거움으로 남겨두자.



-이제 과연 곤충이 맞는 걸까?

-오~ 곤충의 근간을 뒤흔드는 육아체계를 가지고 있네요?

-그럼 저 주머니 안에 알이 있는 거냐?, 유충이 있는 거냐?, 아니면 진짜 시발 말도  되게 새끼 메뚜기가 들어있는 거냐?



“음, 셋 다 맞는데 지금의 시기라면 유충일 수도 새끼일 수도 있어.”

정확히 어떠한 번식의 체계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번식행위를 한 저 새끼는 자신의 주머니에 직접적으로 알을 낳아 품고 다니다가, 그대로 부화시켜 유충으로 만들고, 그대로 성장시켜 새끼로 만든 뒤, 사막의 열기에 그리고 극광의 대기에 적응할 수준이 되면 세상에 저 재앙을 풀어놓는다.

시엘라가 의뢰를 하는 시기에는 분명히 어느 정도 성장을 한 메뚜기들이 쏟아졌는데, 과연 지금은 메뚜기가 쏟아질지 아니면 새끼 메뚜기나 유충이 쏟아질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저게 역린이고, 녀석은 상황 상 역린을 건드리지 않으면 능동적으로 행동하기보다는 수동적으로 행동을 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전황을 이끌어갈 수 있어.”

건드리면? 새끼를 최소 5자릿수로 잃은 어미가 무슨 대응을 할까 과연?

“게다가 건드려도 새끼를 죽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데, 저거 존나 튼튼해서 특히  주머니는 배는 튼튼한 것 같더라.”

 뜯어서 방패로 쓰면 좋으니 알아두도록.


-북서지부에 대장간도 있어?

-그러게 대장간에 장비 제작 같은 거는 해 본적이 없네

-아  개에반데 성능충 아웃

-아 성능 갓인데 룩딸충 아웃



“? 그런 게 어디 있어 그냥 손잡이  만들어서 들고 다녀야지”

존나 튼튼하고 사막의 열기와 극광의 대기에 같이 적응해서 내화성까지 뛰어난 저 껍질을 어떻게 가공하겠어요. 깔깔깔

-괜찮아 사실 그럴  같았어

-ㅇㅈ

-기대하니까 실망하는 것이다!


***



현재 나의 점수는 992점.

노바투스를 지워버리는 행동에 조금이라도 기여를 했으면 1000점이 되었을까? 스탯 10점이 아쉬워지는 순간이지만, 어쩔  없지.

그 외에도 이벤트와 전투를 통해 획득한 스탯이  51.

작은 이벤트도 많았지만, 리베르타스를 정착시키는 이벤트도 수행했고, 노바투스를 지워버리는 이벤트도 습득했다.
거기에 시체청소부까지.

모두 합쳐 70점의 포인트.

그래도 사람이 사람답게는 지내야할 것 같아서 우선 하체를 3으로 다시 조정했다. 근력이 1이니까 마치 현실의 나보다 힘이 모자란 것 같더라고, 너무 불편해.

 더 높게 조정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일상생활에만 지장이 없으면 되겠지 뭐.

따라서 남은 65개의 스탯은 모두 적응으로.

결과

생명력 10
지구력 10
이능력 60
체력 3
근력 3
민첩 3
재주 3
적응 160

남김없이 적응에 두들기기에는 고작 2남은 스탯과 마침 58인 이능력이 날 처연한 눈으로 바라보는 듯해서 참지 못하고 끝자리를 맞추고 말았다.

이 적응으로 방출을 사용하면 아마 2세대 NPC는 한명도 남김없이 감염자로 만들어버릴  있을 것이다.

딱 200까지만 조정하고  후로는 이능력에도 투자를 해두고 두 번째 이능을 볼 준비를 해야겠다.

우선 전투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할 행동.

“저거 뒷다리는 존나 튼튼하기도 하고, 아마 양육기라서 가능한 한 안 뛰려고 할 거야, 그러니까 앞다리 부터 끊으렴!”


콰과과과가가가가가각!


무언가를 끊어내기 위한 용도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한 효과음과 함께 손에서 이능을 뿜어냈고, 뿜어진 이능은 빠른 속도로 뻗어져서 녀석의 다리를 두들긴다.


끼이-기기기-끼익!

철판을 긁는 듯한 날카로운 파열음.
녀석의 울음소리다.
아마 신체를 구성하는 갑각이 단단해지고 변화한 결과가 아닐까?
그렇게 불쾌감을 절로 부르는 비명과 함께 옆으로 넘어지려는 몸을 등에  갈퀴를 통해 지탱하며 길지 않은 더듬이를 까딱이고, 눈을 빛낸다.

곤충에게 눈동자가 있는지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얼굴  옆으로 난 눈이, 나와 마주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시 한 번 손에 이능의 기운을 집중시키고 녀석의 반응을 기다린다.

몸을 돌리려고 하지만 몸이 너무 크기 때문일까? 잃어버린 앞다리 한쪽이 유독 아쉬운 듯 힘겹게 균형을 유지하더니, 이내 뛰지 않고는 자세를 바꾸지 못할 거라 생각해 뒷다리에 힘을 주는 녀석.

콰가가가가가가가-각!


미리 준비해놓은 이능의 고삐를 다시 풀어놓는다.

끼기기기기기기기기긱!


“야 이제 곤충 같네, 곤충이 다리가 시바 6개면 됐지 8개가 뭐야 8개가, 그치?”

근데 어쩌나 다리가 6개라고 그게 3쌍이라는 뜻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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