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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화 〉060 -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문장의 시작요소 (61/99)



〈 61화 〉060 -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문장의 시작요소

근육질의 다리.

아니 곤충이니까 근육질이라고 표현을 하는 것은 이상하니까.
…특수합금으로 만들어진 다리…?

더 이상하네,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속이 꽉 들어차고,  재질도 일반적인 곤충의 키틴질이 아닌 흡사 강철이라 불러도 무방한 굵고 튼튼한 다리.

물론 강철보다  튼튼할 수도 있지만 결국 곤충의 다리다.

연결부는 약하고, 애초에 OO에서 강철은 그렇게 과신할만한 금속이 아니다.

이능이 160에 도달한 조팽이의, 왼손의 투명용이 그 관절을 향해서 울부짖는 순간 끊어지고 마는 것은 예견된 일이지.

그리고 거대한 몸을 지탱하기 위해서 특히나 더 든든하게 진화한 앞다리와 가운뎃다리가 그것도 한쪽만 끊어진다면, 결국 녀석의 기동성은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근데 이건 내가 생각을 못했네.”

██████-!

형언할 수 없는 울음, 원래라면 저렇게까지 넘어지지 않는데, 괜히 무방비한 타이밍을 노리겠다고 뒷다리에 힘을 주는 순간을 노려서 다리를 끊은 결과, 착지에 실패하고 온 체중과 중력의 가속도의 보정을 받은 힘으로 바닥에 엎어지고 말았다.

당연히 주머니 속에 있었을 존재들은 모두 깔끔하게 메뚜기전이 되었으리라.

좆됐네. 리얼루다가.

한 쪽 다리를 끊어서 기동력을 봉쇄하고 원거리에서 거리를 주지 않은 채로 일방적으로 갉아먹는다?

모두 녀석이 수비적이고 수동적으로 나온다는 전제하에 성립할 수 있는 일이다.

근데 본의 아니게 대차게 역린을 연타했으니 이제 녀석은 잃을 것이 없다. 눈앞에 먹이를 먹고, 영양소를 모아서 새끼를 낳기 위한 준비를 다시 0부터 시작하겠지.

공세로 전환한 녀석에게 끊어진 한쪽 다리 두 짝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어차피 앞다리와 가운뎃다리는 균형을 잡고 걷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 순수하게 이동만을 위해서라면 그냥 뛰어다니면 된다.

뛸 때마다 배가 땅에 부딪히겠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누적되는 데미지에 쓰러질지도 모르지만, 일단 그게 날짜 단위로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라는 게 문제지.

끊어진 다리를 허공에서 생성하는 것은 무리지만 손상된 장기와 상처 난 배를 재생하는 것은 비교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쉬운 일이고, 녀석의 재생력은 그것을 실천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에 비해 나는 이제 녀석의 도약을 피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녀석이 혹시라도 끊어진 다리를 주워서 재생하는 것도 막아야하며,
녀석의 등에서 뻗어져 나오는 갈퀴에 스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머릿속에서 방아깨비의 뒷다리를 잡고 노는 나에게 곤충을 괴롭히지 말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플래시백 된다.

좆 같은 내 인생, 엄마  들을 걸.

뒷다리를 끊을  있으면 좋겠지만, 녀석의 뒷다리는 몸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부위는 그 두꺼움으로 인해, 뻗어져나가 접혀진 부위는 날개 끝에서 나오는 극광석의 기운을 거부하는 힘으로 인해, 쉽사리 끊어낼 수 없다.

심지어 저렇게 날뛰기 시작했다면 더 답이 없지.

███-!

높은 도약, 그러고 보니 녀석의 정식 명칭 ‘높이 뛰는 츠시’라는 이름이었다.

이능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녀석이 진화한 방향성은 내구도와 진동유발.

체내에 가해지는 힘을 일정량 외부로다시 되돌리며, 외부로 가하는 충격은 그 진동을 키워서 강하게 넓게 울린다.

때문에, 녀석이 뛰면 땅이 울리고, 페칸스가 개입하지 않을 경우 새끼를 이끌고 북서지부를 거쳐서 서쪽으로 내려갈 때, 북서지부는 느닷없는 지진에 시달리게 된다.

그 강도와 규모는 실제 지진에 비해 한없이 부족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북서지부의 한 가운데가 진원지이기도 한데, 무슨 의미가 있으랴.

곤충새끼가 뛸 때마다 지진이 울리는데 버틸 리 만무하고, 북서지부는 신명나게 개 박살이 나며, 그것을 수복하는 이벤트가 열릴 정도.

지금이야 거리도 머니까, 상관 없는 일이지만 그건 북서지부의 이야기고나한테는 매우 상관이 크다.

옆으로  먹던 힘까지 아끼지 않고 뛴다고 해서 피해지는 범위가 아니다. 심지어 ‘달린다.’는 의미에 ‘뛴다.’로는 저 몸통에 깔리는 것만을 면할 뿐, 땅의 흔들림에는 고스란히 노출되어야 하니까 타이밍을 맞춰서 도약도 해야 한다.

그리고 착지한 내가 균형을 다잡으면, 녀석도 이미 공중에 있을 것이고, 그럼  다시 회피에 시간을 써야하니, 완벽하게 일방적인 손해교환.

근데 지구력10과 민첩3으로는 내가 밀리거든.

그럼 이제 남은 방법은 녀석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것.

나를 짓뭉개기 위해서 정확하게 위로 떨어지는 녀석을 요격해봤자, 산산이 부술  없는 이상 의미는 없다.

따라서 우선 뒤로 거리를 두고, 수직방향이 아닌 대각선방향으로 투명 드래곤의 포효를 쏟아낸다.

콰드드드드드드득!

공기 중에서 나는 소리라고는 믿을  없는 파열음.

하루 종일 밖을 걸어서  덕분에 스톡된 이능력의 양은 많지만, 구멍 뚫린 둑에 물을 붓기 시작한 이상 그 끝은 멀지 않았으니, 단기결전을 내야 하는데.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콰지직!

██-!


공중에서 뒤로 크게 밀려나는 녀석.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요격을 하여 밀어냈으니 착지 지점은 상당히 멀어졌다.

‘지진의 여파가 미치지 않는가?’를 따지자면 그건 아니지만, 그건 타이밍을 잡아서 이능의 힘을 빌려 도약을 하면 될 일이고, 그렇게 되면 녀석은 다시 나를 향해 뛰는 것 말고는 수단이 없다.

그럼 다시 요격하고, 도약.

녀석은 격추당하고, 밀려난 뒤, 도약.

무한한 반복.
그러나 그것으로는 뚫을  없다.
나름 전력을 담아서 토해낸 공격이었는데 다리의 관절을 끊었지, 녀석의 다리를 부순 것은 아니다.

 튼튼한 얼굴 정면이나 배를 뚫어낼 가능성은 적다.

방법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챙겨서 들고 온 극광석 도핑을 이용해 뒷다리를 끊는 것.

가능하면 오른쪽. 한 쪽 다리를 완전하게 밀어버리면 그때부터는  짧은 가시촉수에 불과하고, 그럼 시간은 나의 편이 된다.

반대로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으니, 실패하면 타이틀화면이 나를 반겨주겠지.

방법이 없지는 않다. 어떻게 해서든 기회는 만들어낼 수 있다.

우선 도핑으로 방출의 단계를 올린다.
그리고 강화된 방출을 이용해 날개에서 흘러나오는 방해를 뚫고뒷다리의 연결부를 가격한다.
그러면 녀석의 자비심 없는 40단 뛰기에도 잠시 딜레이가 올 것이고.
 사이에 녀석의 다리를 끊어낸다.

그럼 이제 문제점.

도핑으로 방출이 강화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강화된 방출이 방해를 뚫지 못할 가능성 또한 있다.

왜냐하면 녀석의 방해는 극광의 대기에서저항하기 위해 발달한 것이고, 놀랍게도나의 순수계열 방출은 극광의 대기와 동일한 성질이라서 존나 이렇게 카운터를 맞네?

와중에 녀석의 40번의 필살 뛰기 중 한번만 가격돼도 난 끝장이  것이고.
녀석의 뒷다리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 필살 뛰기의 범위에 아슬아슬하게 안 닿는 위치를 고수해야한다.

근데 해야지  어떻게 방법이 없는 걸?

우선은 다시 한  투명 드래곤의 목청을 가다듬으며 꿍쳐둔 극광석을 꺼낸다. 가장 기운이 짙은 녀석으로.


███-!

콰드득-! 콰직!

뒷걸음질을 치며 다시 녀석을 밀쳐내고, 토실토실하고 속이 꽉 찬 극광성을 과감하게 입에 털어 넣는다.

극광화가 있으니 최소한 감염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아픈 건 어쩔 수 없지.

악! 시발! 이건 뼛속까지 아프다!

그래도 우연히 잘 맞았는지 가지런히 나있는 건치가 어중간하게 3/4지점에서  개가 빠진 것을 보니 아픔이 조금 가신다.

하지만 그 통증으로인해 갈라져서 까딱거리기 시작한 ‘건치였던 것’들을 보니 기분은 나쁘네. 으으,  저런 디자인을 하는 거야.

외부에 존재하는 극광석의 에너지와 체내를 맴도는 에너지, 그리고 신체에 급격하게 밀려들어온 에너지까지  가지의 힘이 섞이고, 신체를 뒤엎기 시작한다.

이 감각은 확실하게 이능이 강화되는 감각은 아니다. 자세한건 기운을 다스리고 진정시켜봐야 알 것 같은데, 그럴 시간은 없으니까 그대로 왼팔에 힘을 싣고 두 번째 극광석을 꺼낸다.

저 눈치 없는 새끼 사람이 악역이면 악역답게 깨달음의 벽 앞에서 주인공이 각성하는 클리셰를 밟고 있으면 눈치껏 제자리에 처박혀 있어야지 이걸 뛰네.

뒤로 물러나며 가능한 한 고점에 도달한 순간을 노려 재차 요격을 가하며 극광석을 씹어 먹는다.

몸을 휘감던 에너지가, 제대로 다듬어지지도 않은 채로 거칠게 회로를 타고 밖으로 쏘아진 흔적이,  과정에서 난 상처가, 체외의 기운과 체내의 기운에 다시 덮어진다.

제아무리 정제되지 않은 에너지 그 자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체내에 머무르는 에너지와 대기 중에 흩어져있는 자연의 에너지, 그리고 극광석이 뿜어내는 원초 그대로의 거친 에너지는 차이가  수밖에 없고,
그것을 증명하는 듯 나의 이능력 게이지는 파란색을 넘어서 짙은 남색으로, 그리고 보라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2개째를 완전히 씹어 삼켰지만 여전히 이능은 강화된  같지 않다.

이미 익숙해진 과정을 반복하며 녀석을 떨쳐내고 남은 3개의 극광석을 모조리 꺼내 삼킨다.

극광화의 특성은  그대로 병을 막아줄 뿐, 죽음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단기간에 노출되는 양이 그 제한을 넘을 경우 사망판정 주사위를 굴리고, 성공하면 감염판정 주사위를 굴려서, 모두 성공  이능력자.
전자만 성공 시 감염자.
모두 실패 시 죽은 자로 변하는 메커니즘.

극광화는 그중 후자의 주사위를 굴리지 않고 성공판정을 내려주는 것에 불과하다.

첫 번째 주사위는 손으로 굴려야 한다는 것이고, 지금 그 주사위가 굴러가는 것이 본능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고작 3일전에 20과 1밖에 없는 주사위를 굴렸는데, 회차 시작 4일차에 다시 주사위를 굴리게 생겼다.

그래도 이번엔 완전 혜자지.

대충  9이상이면 살지 않을까?

체력이 5만 됐어도, 이능을 이렇게 자비 없이 사용하지만 않았어도, 3번을 연속으로 섭취하지만 않았어도, 그중 세 번째에 3개를 동시에 먹지만 않았어도, 주사위 조차 굴릴 필요가 없었겠지만.
인간은 시련 끝에 성장한다.

내 삶은 이미 운명이라는 모루 위에 올려져 시련이라는 망치를 받을 준비가 되었고, 남은 것은 부러지거나 더 날카로운 검이 되거나.

***



 놈이다.

몇 번이고 재도전을 할 수 있다고 하여, 자신이 쌓아온 것을 언제든지 내던질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꽁돈 조차도 함부로 쓰기 아까워하는 이들이 인간이다.

하물며 자신이 쌓아올린 재산이야 어떨까? 물론 OO의 회차가 실가치가 있는 재산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노력이담긴 기록임은 틀림없다.

수틀렸다고 그 기록을 모조리 판돈으로 걸고 승률 60%의 도박에 주사위를 굴리는 것은 아무나 할  있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일주일의 여가시간동안 쌓아온 것을 걸고 주사위를 굴리라고 하면 누가 굴릴까. 져도 처음으로 돌아갈  손해는 없지만, 다르게생각하면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판돈으로 걸린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정말 무가치하게 버릴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절대로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재화.

시간.

그러나 그는 언제나 망설임이 없고, 실패를 웃어넘길 수 있는 이다.
비록 실패하는 장면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그럴 각오가 있으니 저렇게 가볍게 임하는 것이겠지.

후원은 막혀있고, 채팅은 묻히기 쉬우니까, 어떻게 쪽지라도 보내볼까?
과연 응할까? 사실  모르겠다.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이 전투의 끝에 피곤해지면 응하고, 아직  만하면 다음 기회로 미루지 않을까?
정말 딱 그 정도의 변수.

“그래도 순덕이만 밀어주는 건 비겁하다고!”

나도 봐달란 말이야! 빼애앵!

***



됐다 시발.

사실 된 건지 아직 잘 모른다.
근데 이능력 게이지가 완전히 시꺼먼 색이된 것을 보니, 뭐가 되기는 했다.
이능도 그 감각이 변했으니, 정말로 뭐가 되기는 했다.

“근데 시발 이게 눈이 안 보여 버리네.”



-3인칭으로 도-망-챠-!

-3인칭도 안보임 ㅅㄱ ㅋㅋ

-어…어디로 가야하오

-목표…목표를 못찾겠당…

-용의 눈으로…앗 화살이…

-엘딘 궁 없음?

-나무에 박았징

-존나 그걸 키로도 아니고 엘딘이 벌목으로 박았네 시발거


당장 눈이 보이지 않아 불편하지만, 이번에 뚫린 특성으로 인해 일단 지금의 교전은 문제가 없을 것 같은 게 그나마 위안일까?

눈이 안 보이는 것을 감안해도 이번에 나온 주사위 눈은 17~19의 사이.
심지어 이 실명도 영구적인 실명이 아니다. 다른 특성 획득이  떴거든.

[특성을발견했다.]
[‘물들은 시야’ - 당신의 감각은 극광으로 물들었고,  결과 당신은 주변의 흐름을 예민하게 느낄 수 있다.]
[그 예민함은 극광석의 에너지에 특히 더 민감할 것이며, 그러한 변화는 다른이들에게도 느껴질 것이다.]
[이 일이 끝내 어떠한 일을 초래할지는 아직 짐작할 수 없다.]

검은 화면에 그저 특성을 알리는 메시지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상황.
영구적인 실명이라면 추가로 특성이 출력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니, 적어도 영구적인 실명은 아니다.

공중에서 이능이 흩어지는 느낌.

벌써 뛰었나? 지금까지의 경험을 기반으로 뒤로 세 번의 도약. 아니 늦었으니까 한 번  뛰자.
그리고 이능이 흩어지는 위치를 느끼며 사선을 정하고 손에 이능을 휘감고, 그 기운이 맹렬해짐을 느낌과 함께 거칠게 토해낸다.

손에 이능이 감기는 속도가 수준이 다르다.
세기마저도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정말로 ‘방출한다.’보다는 ‘제어하지 못하고 놓친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방식의 이능의 발현.
그리고 소모되는 생명력.

뭐 시발?

진정하자. 저게 반발 데미지일까? 아니면 생명력을 소모한 것일까?

██-! ██-███-!!

콰직! 콰지직! 콰드득! 끼기기기긱긱!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소리. 확실히 파괴력은 그 궤를 달리하며 상승했다.
그것은 이제 신경질보다는 통증이 앞서는 발악이 담긴 울음소리로도 파악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빨리 다음 도약이 오기 전에 소모된 생명력이 반발인지 소모인지 확인해야한다.

약간의 힘을 모아서 이왕 확인하는 거 이능이 흩어지는 자리를 향해 쏜다.
녀석의 방해를 얼마나 뚫어낼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하니까.
강해진 것은 맞지만 일시적인 실명이라고는 하나 얼마나 유지될지 모르는 이상, 기존의 플랜은 이미 백지로 돌아갔고 단기결전도 고민해 봐야한다.

줄어든 생명력은 매우 약간.

시발 조금 모아서 쐈는데 손가락이 아린것을 보니, 여전히 반발인지 소모인지 모르겠다.

적응은 이능력에 대한 저항력도 같이 올려준다고 했지? 내 이능이라고는 하지만  스탯의 기형적인 구조를 생각하면 충분히 반발 데미지를 받을 수 있다.

단지 지금까지는 방출이라는 특성상 그리고 흡수라는 이능으로 인해 반발 보정이 매우 강하게 들어가 반발이 없었을 뿐, 이미 오래 전부터 양날의 검이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그 선을 넘었을 수도 있고.
만약 그렇다면, 스탯의 투자나 이능의 제어로 어느 정도 억제가 가능할 것이다.
방출을 컨트롤하는 것은 오랜만이니까. 그래서 대충 쓰다 보니 낭비된 힘이 흩어지면서 반발 데미지가 들어오는 것일지 모른다.

반면 소모면 많이, 너무 많이 귀찮아지는데. 이건 당장은 해결할 방법이 없다.
적응존나 높으니까 그냥 치료제 달고 살아야지.

일단 생명력이 깎여나가는 양을 보건데, 녀석을 잡는 동안은 큰 지장이 없으리라 생각이 된다.
게다가 마침 녀석의 날개도 더는 내 이능을 막지 못할 것이고.

-어이 저 이능은 뭐지?

-아아...그것은 나도 모른다.

-나도 뉴비기 때문이지

“아아, 이것은 나도 아직 정확히 모른다. 비석에 가면  수 있지.”

사실 잠시 시간이 주어지면 파악할 수도 있는데, 저 새끼도 이번에 처맞고 나서  이상의 장기전은 나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승부수를 띄울 기세다.

어떻게 아느냐고? 뛸 시간이 한참이 지났는데 제자리에서 부들거리면서 이능을 흩어내고 있으니까, 아마 포물선으로 뛰는 것이 아니라 직선으로 쏘아질 생각이 아닐까?

아니면 말고, 어디까지나 츠시의 입장에서 내려진 판단을 추측한 거지, 장기전이 딱히 내게 유리한 건 아니거든.

생명력 존나 많이 깎인다고!!!

그러니까 한 수로 끝낸다.

낮은 궤도의 포물선을 그리며 뒤로 물러나는 츠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일까?

쇄골에서부터 휘감겨서,
폐부를 지나 심장으로,
다시 심장에서 뻗어져 나와 전신으로,
전신을 순회한 뒤 그 마지막 종착점으로 왼팔을 지목한다.

쇄골이 시작인 것을 보니 일단 이능이 늘어난 것은 확실하다. 순수계열은 정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쇄골을 거치지 않거든.
과연 그래서 생명력이 소모된 것인가?

지속적으로 깎여나가는 붉은 게이지.
귓가를 긁어내는 맹렬한 바람소리.
심장을 조여 오는 이능의 순환까지.

츠시가 쏘아진다.
대기 중의 이능을 느낄 것도 없이, 강렬한 살기와 함께 쏘아진다.
공기의 흐름을 느낄 필요도 없이, 맹렬한 투지와 함께 쇄도한다.

오랜 세월을 그 신체에 새겨오며, 적응을 거듭하고, 진화를 반복해온 그 거대한 존재가.
자신의 삶을 내질러 온다.

끈을 놓는다.
왼손을 휘감던 이능이,  제어를 상실하고 날뛴다.
전신을 타고 흐르던 그 흐름이, 고삐에서 풀려나 날뛰는 이능에 이끌려 빨려나간다.
쇄골을 맴돌던 에너지도, 폐부를 긁어내던 기운도, 심장을 조이던 힘도, 하나도 남김없이 달려 나간다.

크고,

시끄럽고,

그렇기에 도리어 조용한.

굉음.

생명력이 점멸한다.

붉은 실선이, 내 삶을 나타내듯 조용히 깜빡거린다.

소음 속에 정적.

그러한 정적을 부수…

“에베베야? 살아있어?”

아잇 씻팔  니가 부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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