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065 - 으아아아! 오라버님! 동생을 제게 주십시오!
피안의 활에는 특이한 능력이 한 가지 존재한다.
정해진 수준 이상으로 시위를 당기면 사용자에게 근력에 반비례한 반발이 가해지는 것이 그 첫 번째요.
반발을 근력으로든, 체력과 생명력으로든 견뎌낸다면 활의 장력이 더강해져 화살의 세기도 강해지는 것이 그 두 번째.
그리고 그 둘이 반복되어 끊임없는 순환이 반복되는 것이 그 세 번째다.
최소조건은 25는 그 능력을 발동시키지 않는 선에서 활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치.
적정조건인 50은 그 능력을 4단계까지 올려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치.
그리고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는 5단계는 그 근력에 관계없이 신체에 반발이 가해지기 때문에, 일종의 배수의 진이라고 볼 수 있는데.
███████!
이미 불이 붙어버린 장작에게 배수는 별 의미가 없지? 내가 나아갈 방향은 진작부터 한 곳이었으니까!
█████-!
귀가 멀었나?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이 역시 어쩔 수 없지. 녀석과의 전투에 있어서 청각은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닌 것 같으니까, 없으면 없는 대로 전투를 이어간다.
어차피 경기장 위에서도 집중하면 소리는 제대로 안 들렸어.
██!
몇 단계지? 4단계에 도달했나?
███████-!
███████████!
음 이번거로 확실히 5단계에 도달했다.
아마 난 죽을 것 같고, 4단계부터 제대로 튕겨내지 못하는 녀석을 보아하니, 녀석도 충분히 죽을 것 같으니 만족스러운 결과로구나.
███!
오, 집게발을 뚫었다.
“█ ██ ███ ██!”
음, 내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군.
나름 미성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만족했는데, 잠시 동안 삶의 낙을 하나 잃었다.
어? 너 왜 이족보행 안 해?
뭐야 너 기어 다닐 수 있었?!
이족 보행하는 절지류 특. 본래 형태로 돌아오면 존나 빨라짐. 시발!
그래도 정신 차리기 전에 다리를 세 가닥은 찢어발겨놔서 그 속도가 시원하지는 않다.
근데 저렇게 발발거리면 이제 노리는 다리를 끊기는 힘 들겠지?
그럼 머리.
███████████!
███!
옆으로 피할 생각 이셨나본데, 안 그래도 신체 밸런스 이상한데 절반가까이 찢겨나간 다리를 가지고 안일하게 판단했죠?
그 눈까리 하나 잘 받아가마-!
가볍게 당겨 아래쪽에 균열을 낸 뒤 언덕을 마저 오른다.
녀석의 진로를 얼마나 막아 줄지는 살짝 애매하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낫겠지.
후, 이 반발력을 이용해서 뒤로 가속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우리 장인어르신 어떻게 만든 건지 몰라도 이 반발감은 귀신같이 나에게만 꽂혀 오냐.
통증이 없으니, 냉정하게 숨이 막히는 것이 느껴진다.
크흐, 짜릿해. 삶이 불타는 기분. 참을 수 없다. 이런 짜릿한 기분을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다고?
균열을 만들어놓은 절벽이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고 가쁨 숨을 내쉬며 언덕을 오른다.
이젠 별로 높지도 않은 정상이 왜이리 벅차게 느껴질까.
화살을 다 썼으니 새로 5개를 꺼낸다. 이미 몸에 감각도 없겠다. 얼마든지 시위를 당길 수 있으니까.
지면에 맞아도 상관없는 위치, 빠르게 지향사격으로 우선 한 발.
██!
땅에 맞았다.
하지만 방금 전 사격으로 지면에 새겨놓은 균열은 커졌고, 절벽에 다리를 박아 넣기 시작한 녀석은 이내 균열에 휩쓸려 그 기세를 죽인다.
이어지는 두 발.
다리를 꿴다.
███████████-!
███!
██-█████-!
드디어 비명이 터져 나오는구나.
이어서 왼쪽 집게발.
절벽에 매달리려는 행동을 차단하며, 동시에 녀석의 큰 공격수단 중 하나를 무력화 시킨다.
세 발 째.
연달아 네 발, 그리고 다섯 발.
꼬리의 얇은 부분을 노려서 잘라낸다.
███-! █████-!
이제 변수는 지웠다.
위기를 느꼈는지 과감하게 떨어지는 것을 상정하고 도약한다.
하, 저 몸집으로 과감하게 뛰어버릴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근데 하필이면 저게 정답이네.
이어서 화살을 세 개 더.
██-!
눈을 마저 날리고 싶었지만, 이미 만신창이가 된 왼쪽 집게를 아싸리 포기하며 시야를 지키는 모습.
그대로 패착이 될 수도 있는 과감한 도박수와, 버릴 것은 과감하게 내던지는 판단력.
그리고 그러한 대가를 치루면서까지 달려드는 의지.
너의 수 모두 먹혔구나.
그렇구나, 너 또한 불타오르기 시작했구나.
나 또한 그에 응하는 것이 맞겠지.
남은 화살은 몇 개지? 모르겠다. 감각이 붕 뜨는 기분.
쥐어지는 만큼 꺼내들어 모조리 시위에 건다.
그 사이 녀석은 다시 뛰었다. 균열을 봤을 텐데, 어차피 나에게 시간을 주면 승리도 멀쩡한 승리가 아니라는 판단과 과감한 수 싸움.
따라서 도약한다. 녀석은 언덕의 중턱에 착지했고, 이제 한 번의 도약으로 나는 사거리에 들겠지?
하지만 너도 내가 여기서 도박수를 둘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걸?
넌 모르겠지만 나에게도 끝이 다가왔거든, 하지만 난 너와 달라.
삶은 나의 목표가 아니고, 생은 나에게 있어서 태우기위한 장작일 뿐.
이왕 생을 태우기로 마음먹은 이상,불완전한 생존보다는 완전한 죽음을 바라겠다.
넌 나와 함께 가는 거야.
허공으로 내던져지는데 아찔하지는 않은 기묘한 느낌.
녀석은 이제 착지의 균형을 잡은 시점.
난 녀석의 머리를 향해 날고 있다.
팽팽하게 당겨진 시위에 힘을 더한다.
녀석은 이제 나를 바라본다. 과연 우리의 시야는 마주쳤을까? 혹은 엇갈렸을까?
녀석의 머리가 가깝다. 오른쪽 집게발이 들어 올려지고, 시위에 매긴 화살 3개를, 그 팽팽한 긴장감을 끊어낸다.
터져나가는 오른쪽 집게발. 이런 효과가 있었나? 모르겠다.
녀석의 머리가 더더욱 가까워지고, 남은 아직 쏘아지지 않은 화살을 마저 시위에 걸치고, 그 긴장을 빠르게 풀어낸다.
“내가 이겼어.”
다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
푸른 하늘.
개운해진 나의 속만큼이나 맑고 푸른 하늘이었다.
?
“나, 살았네?”
“네, 살렸어요.”
“…치에키?”
“네, 저 맞아요.”
“…으음, 당황스럽네, 얼마나 지났어? 시간. 이왕 말해주는 김에 어떻게 살아남았는지까지 말해줄래?”
시간은 5시간정도.
치에키의 이능은 활성화.
이 두루뭉술하고 애매모호한 이능은 대상의 신체, 혹은 신체에 적용되는 약물계열이나 에너지를 의도적으로 활성화시키거나, 이미 활성화 된 요소를 증진시키는 것.
나의 혈투덕분에 가시초도 무사히 채집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져온 선인장을 이용해 즉석에서 약을 제조, 본래라면 가시초을 얼마나 채집해야하는지 확인하려고 가져온 것이지만, 덕분에 내가 살아남았다는 내용.
그런데 가시초였구나, 가시꽃인줄 알았는데.
5시간이라, 저녁이 되어버렸나.
치에키의 말로는 움직일 생각은 하지도 말라했으니, 3일차는 되야 움직일 수 있겠지? 그럼 폐허로 가서 뭔지 모를 필넴을 잡고 돌아오면 시간이 맞을까?
“에베베야 어떻게생각해?”
“상상이상으로 유능하구나 생각하고 있어. 솔직히 이 페이스면 그냥 앙귀스 들렀다가 다시 나와도 되겠는데?”
-오랜만에 주모몽이었다
-크으 주모~
-주모몽 네 녀석! 당장 우리 에자의 몸에서 나가!
-맨날 방 켜놓고 선인장이랑 복싱하는 것만 보다가 간만에 주모몽 보니까 존나 어색하네 ㅋㅋㅋㅋㅋㅋ
-ㄹㅇ 아까까지 작두 타다가 넘어져서 TV에 머리 부딪히고 작두 분질러먹던 그 에모몽 맞냐?
-아니지 ㅋㅋㅋ 그게 어떻게 동일 인물이야
[‘신궁에모몽’님 50000원 에몽가 보호 협회에 기부되었습니다.]
[영화값]
-확실히 에자 외모로 항상 진지하고 병신짓 안하면 밸런스 넘사지
[‘사망토론’님 1000원 에몽가 보호 협회에 기부되었습니다.]
[병신 짓 안하는 에모몽 VS 활 못 쏘는 주모몽]
-오, 이거 좀 예리한데
-병신 짓 빼면 외모 밖에 안 남는 에모몽이랑 활 빼면 외모 밖에 안 남는 주모몽이라
-난개인적으로 둘 중에서 희라가 더 이쁘더라 ㅎㅎ
-너도? 나도 희라가 더 이쁜 거 같음
음, 그런가, 다행이다.
솔직히 이제 개운해서 어찌되던 상관없는 기분이었는데, 새삼 담서를 생각하면 웃는 얼굴 한 번 보고 싶은 이 기분은 도무지 사라지지를 않아.
그리고 개운하게 모든 것을쏟아부었는데, 불합격이면 착잡하잖아.
그런가, 합격인가.
“크흐~기분 좋다. 이대로 자면 꿀잠 자겠는데? 얘들아?”
-지랄 마 너도 시발 비석 안보여주고 런하냐?
-아 씨발 에베베새끼한테 좆같은거 배우지 말라고!
-선 넘지 마 진짜로
-자꾸 그러면 캡슐에 똥을 싸버리겠다
-? 그건 무슨 논리냐?
-내가 막 정신병자 짓거리 하면 캡슐 규제 같은거 걸리지 않을까?
-너의 삶에 규제가 걸리지 않을까?
-사람이 언제 죽는지 아나?
-생물적으로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캡슐에 똥 싸는 것 정도면 충분하지
풉, 아하하하하하하하!
“그래? 아쉽네, 근데 괜찮아 나도 지금 너무 궁금하니까. 이대로 치에키 일행한테 업혀서 앙귀스까지 가야겠다~, 나 그럼 진이 완전히 빠져버려서 자동진행만 눌러놓고 우리 잠깐 쉬다오자, 이건 괜찮지?”
싫어도 이건 양보 못 하지롱~
***
생명력 9↑
지구력 20
이능력 14↑
체력 9↑
근력 36↑
민첩 7
재주 11↑
적응 6↑
>전투 – 77점
>오브젝트 – 11점
>이벤트 – 21점
(되찾은 산맥/배식개시/빈민들의약사/사막의 절망/뱀들의 목자)
>점수 달성 – 14점
(561점)
(New!)이능력을 개화했다. [포착]
(New!)이능력이 강화되었다. [포착]
(New!)이능력을 개화했다. [응시]
(New!)이능력이 강화되었다. [응시]
(New!)세계가 멀어지는 것을 느낀다. [집중광(集中光)]
(New!)이능의 흐름이 느껴진다. [이중적응]
(New!)흐름의 변화가 느껴진다.[극광활성]
(New!)시야의 변화가 느껴진다. [중심와]
(New!)시야의 변화가 느껴진다. [극광시]
(New!)신체의 변화가 느껴진다. [산수유]
(New!)근육의 변화가 느껴진다. [억센 힘줄]
[‘포착’ - 당신의 시선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본분을 잃지 않는다.]
[그 효능은 당신의 의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신이 원하고 실천할 능력만 있다면 항상 그 기대에 부흥할 것이다.]
[‘응시’ - 당신은 시야에든 것이라면 놓치지 않고, 시야에든 것이라면 잃지 않는다.]
[시야에 넣을 수만 있다면 시야는언제나 당신의 제어 하에 존재한다.]
[‘집중광’ - 극한, 그 끝에서 당신은 빛을 발한다. 당신은 항상 최후에 빛나고, 최후를 불태우는 방법을 알고 있다.]
[사람들은 그러한 당신의 빛에 모여들고, 그러한 당신의 빛에 의지할 것이다.]
[‘이중적응’ - 당신의 몸에는 두개의 흐름이 흐른다.]
[이것이 득일지 실일지는 당신에게 달려있다.]
[‘극광활성’ - 당신의 신체는 가혹한 환경을 이겨냈고, 그러한 환경 속에서 죽음을 극복했다.]
[세상은 이로서 당신에게 조금 더 친절하다.]
[‘극광시’ - 세상이 당신에게 손을 뻗는 순간, 당신은 그 손을 잡았고, 당신의 눈은 그 증거를 받아들였다.]
[‘중심와-맹금’ - 당신의 눈은 맹금의 것과 닮아있다. 이제 당신의 한계는 인간의 것과 동일하지 않다.]
[‘산수유’ - 계속하여, 변하지 않기를, 단지 그 아름다움이 이어지기를.]
[‘억센 힘줄’ - 당신은 자신의 한계와 겨뤘고, 승리를 쟁취했다. 이제 당신의 한계는 세상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닌, 당신의 의지로 멈추어지는 것이다.]
[근력을 사용할 때 언제나 추가 보정치가 적용되며, 반동으로 인한 피해에 항상 절반이하의 보정을 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