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화 〉076 - 처음엔 지지만 성장하면...!
무난하게 녀석을 잡았지만, 그에 비해서 걸리는 시간은 그렇게 자비롭지 않았다.
일단 도주를 밥 먹듯이 하는 녀석이었고, 맷집도 튼튼하며, 소환형 보스이기도 해서 결과적으로는 2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소비했고, 그 말은 저녁이 다가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작 2시간 지났는데 2시간이나 지났다니 믿기질 않네, 최근에 담서랑 너무 많이 놀아서 그런가?”
인간에게 가상에서나마 시간이라는 벽이 낮아진 것은, 동시에 현실에서의 시간이라는 벽이 상대적으로 더욱 높아진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한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는 에모몽과 그에 수긍하며 시청자들과 저녁을 고민하는 강줌이.
[벼서리꾼] : 속보. 이 몸 등장.
-?찐이노;
-찐이야?
-찐이네
[벼서리꾼] : 그렇다 만년동안 응어리진 증오를 선사하기 위해 친히 강림했다. 이 시발 슬로우 모드는 평생 유지하냐? 개답답하네
-ㄹㅇㅋㅋ
-ㅇㅈ ㅋㅋㅋㅋㅋ
“오, 얘들아 도둑온데”
먼 과거 생존게임 플랫폼 대회에서 혼자서 대형 그룹의 식량을 서리하며 버티고, 그 그룹이 망하면 다른 그룹의 식량을 도둑질하며 버티고, 버티고 버티고 버텨서 마지막에 이르러 하이에나로 승리를 거머쥔 그 후로, 그는 줄곧 이러한 이름으로 불렸다.
이삭도둑도, 서리꾼도, 이삭 줍는 여인들이라는 그림을 그린 화가인 ‘장 프랑수아 밀레’에서 유래된 밀레그림도둑도 모두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이름.
개 또라이 그 자체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정상적인 게임을 할 때만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그 외에 모든 순간이 하이라이트인 순덕이나 에자, 강줌이랑은 다르게 현실에서는 지극히 정상인이다 보니, 보통 합방 컨텐츠를 진행하는 날에는 언제나 중립기어역할을 하는 사람인데.
이러한 설명에서 느꼈겠지만, 신은 한 사람에게 완벽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는 가상현실에서는 현실에서 제정신을 유지한 대가로 주화입마에 빠지고 광인이 되고 만다.
대체 VR로 ‘길건너 친구들’을 왜 하는 거야? 시발 놀랍지만 서리꾼의 메인 컨텐츠는 타이밍에 맞춰 길을 건너는 것이 다인 길건너 친구들과 뽑기다.
동전을 넣고 돌려서 데굴데굴 거리는 플라스틱 캡슐을뽑는 그거 말고, 달고나 부숴서 모양 잡는 그 뽑기.
그 외에는 먼 옛날의 추억을 책임지던 녹색친구들과 빨간색 친구들이 나오는 눈싸움 플래시게임이라던가, 아무튼 이상한 녀석인데, 순식간에 채팅창을 휘어잡고 시청자들과 개 뻘소리를 늘어놓으며 똥판을 내고 있는 것을 보니, 내가 가상현실에 있는 것이 그에게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
분명 1배속으로 플레이중이라서 PC나 모바일로도 볼 수 있을 테니, 그는 현실일 텐데….
아무튼 각자 식사를 주문하고 다시 모여서 가볍게 쉬운난이도의 보스를 몇 마리 토벌하고 사용 가능한 스탯을 늘린 뒤 식사 겸 휴식시간을 가지기로 결정.
나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전업 방송인이라서 식사도 켜놓고 하는 것 같기에 방송을 구경하려고 했는데…
[벼서리꾼] : 끄지마! 너 끄면 난 어디가라고! 나의 대화의 자유를!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지마!
미친놈.
하긴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30분 동안 떠들며 정을 나눈 이들과 순식간에 헤어지는 것은 시발 좆도 상관없지 않나? 다른 곳에 가도 어차피 네임벨류가 있으니 상관없을 것 같은데?
모르겠다. 알아서 하라지.
그 결과.
[벼서리꾼] : 미안해 잘못했어 제발그런거 먹는거 내게 보여주지마
-아 씨발! 씨발! 씨발!
-우유에 딸기를 넣고 갈 길래딸기우유를 먹나 했죠, 그걸 미역국에 부어 버리더라고요. 바로 눈물이 흘렀죠.
-너때문이야!너때문이야!너때문이야!너때문이야!너때문이야!너때문이야!너때문이야!너때문이야!너때문이야!너때문이야!
“어, 너희들이 켜달라고 한 거야 알아서 감수해”
아이 맛좋다.
밥을 먹으며 대창이 돼버린 채팅창을 잠시 구경하다가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들은 무엇을 먹고 있는지 도방을 하러 순회하던 도중.
“얘네 뭐하냐?”
베니스 커넥션을? 너희들이? 진짜로?
…
베니스 커넥션, 한국에서는 한 예능프로그램으로 인해 ‘모노레일’이라는 게임으로도 알려진,
그 원본이 되는 이 보드게임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앞면과 뒷면에 각각 직선형 수로와 ‘ㄱ’자 수로가 있는 16장의 타일을 이용해 수로를 연결하는 게임이고,
두 플레이어는 서로 번갈아가며 타일을 놓아 완성되는 타일을 놓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두 플레이어는 각각 자신의 차례에 1~3개의 타일을 놓을 수 있고, 타일은 당장 연결되게 늘어놓을 필요는 없지만, ‘=’의 형태처럼 타일끼리 맞닿아있도록 연결해야 하며, 도중에 남은 16장을 사용해서 수로를 완성할 수 없거나, 혹은 수로 자체가 연결할 수 없는 형태라면 불가능함을 선언하는 것으로도 승리를 취할 수 있다.
허나 상대가 불가능함을 선언했을 때 자신이 수로의 완성을 성공한다면 승리는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지금 그들이 하고 있는베니스 커넥션은 ‘ㅏ’모양의 수로에 뒷면에는 직선이 4장 ‘ㄱ’이 4장씩 있어서 합 24장의 타일로 게임을 하는 확장판인데.
이러한 부분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지금 이걸 이용해서 판치기를 하고 있다.
갑자기 왜 급커브를 하냐고? 아니 난 내가 본 것을 실황중계하고 있을 뿐이야.
에자가 부들거리더니 갑자기 판을 내려치면서 타일을 뒤집었고.
“어! 뭐야! 이거 불가능하네! 불가능! 뿌!뿌! 에모몽 승리!”
도저히 내 눈을 믿을 수가 없네.
-너도? 나도 못 믿겠어
-그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나는 매일매일이 지루하지 않고 새로워, 놀라워, 짜릿해, 난 축복받은 것일까?
-에모몽이랑 같은 시간을 살아간다? 그건 죽을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저주가 아닐까?
-닥전
-닥후
-이건 솔직히 후도 그럴싸해
-그래도 에모몽이 있어서 유희라도 있는 거니까 난 전
-희라는 인정이지
-희라 양궁 할 때는 진짜 여신이었는데
-시발 21세기의 한국이 희라를 품기에는 너무 좁았다
“놀랍다. 시발 놀라워.”
더 놀라운 것이 뭔지 알아?
상대는 그걸 보고 깨우친 듯이 감탄을 하며 패배를 인정했다는 거야.
저게 시발 종합격투기 최강의 챔피언이 맞냐?
어? 순덕이 아니었냐고? 순덕이 지금 고양이랑 싸워서 졌다.
집사가 주인을 어떻게 이겨, 그래서 순덕이는 지금 머리에 주인을 얹어놓고 정자세식사수련법을 실행하고 있단다.
“1번만 더해! 남자는 삼세판이지!”
“네~ 남자아니구요~ 21세기의 차가운 도시여자 에모몽에게 2번의 기회는 없습니다! 이 몸의 현명함에 무릎을 꿇으시지!”
뜨거운 시골 촌년에게 현명함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이상 정신력을 소모할 수는 없으니 편자의 방송으로 도망쳐야겠다.
하지만, 도망쳐 도달한 곳에 결국 희망은 없기 마련이고, 편자는 지금 수동으로 숨쉬기와 수동으로 눈 깜빡이기 그리고 수동으로 침 삼키기 중에서 무엇이 가장 불편한지 투표를 하고 있었다.
“아…”
-아…
-아…
-제발 기각해줘
세상은 어둡고, 잔혹했으며, 증오와 혐오만이 가득했다.
***
“이보세요, 이삭도둑님, 레벨이 어떻게 되세요? 저희 3렙 미만은 안 받는 숙련팟인데”
“아, 제가 이거 부캐라서, 본캐는 5렙 넘어요.”
“아 그러면 본캐 닉네임 좀 알 수 있을까요?”
“아 본캐 닉네임 에베베레인데 한번 검색해 보시겠어요?”
“에드베레야 미친놈아”
“? 그게 왜 에베베가 됨? 에자 혀는 병신이냐?”
“왜 갑자기 나를 때리는 것이지? 과녁이 되고 싶다는 뜻인가?”
“과녁, 관역, 여러분 그거 아십니까? 사실 관역시가 맞는 말입니다. 한컴오피스에 입력하면 오타 표시하는 빨간 줄이 안 나오거든요.”
-서리꾼 참여한지 7초, 개판이 되었다.
-어차피 미친놈들 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7초 만에 이렇게 십창이 날 수 있다니 세삼 존경스럽다.
혼란스러운 의식의 흐름대화를 듣고 있으니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군, 다음 보스나 생각하자.
시간을 보니 앞으로 2마리? 정도 더 잡고 잡면 딱 적당할 것 같다.
우리 도둑이가 피지컬은 괜찮지만 스탯이 완전 새삥이니까 뭐가 좋을까?
“야 투표 받는다. 큰 거 레이드, 작은 거 일기토”
-닥전
-전이지
-후도 볼만 한데 라인업이 좋아서
-난 후
-전전전
-전전전?세?
-ㄴㄷㅆ
-씹덕판별기 확실했구요
-솔직히 너의 이름정도면 인싸지
-너의 이름이 인싸라고 해서 선생님이 인싸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선생님께 허락된 인싸는 인사이드 외에는 없어요.
“그래 내가 너희들에게 뭘 기대하겠니, 내가 정한다.”
다음 목표는 성벽 분쇄자다.
…
[성벽 분쇄자]는 아쉽게도 그 이름에 걸 맞는 성벽이 적어서 그 위용을 스토리에서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왜 그러한 이명을 받게 되었는지 만큼은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생김새의 괴수다.
원형은 가젤, 사슴일 수도 있고, 이미 그 형태가 너무 변한 나머지 정확한 원형을 지목할 수는 없고, 대충 그런 계열이구나 생각하는 정도?
우선 단단하고 커다란 뿔은 결코 과하지 않은 크기로 50cm정도의 높이를 가지고 있으며, 벼락이라도 내리치는 듯한, 불규칙적인 형태를 가지고 옆으로도 넓게 퍼져있다. 때문에 신체의 크기에 비해서는 작은 높이지만 실제로 그 길이는 2m에 인접하여 그렇게 작아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3m정도의 높이와 5m정도의 길이의 몸체는 튼튼하고 각진 실전 압축 근육으로 이루어져있으며 그 색은 사막과 황야라는 배경에 쉬이 어울리지 않는 선명한 녹색의 털.
때문에 무리를 지어 행동하지는 않지만 결코 작지 않은 크기의 신체가 선명한 녹색을 띄고 있으니 본래라면 굉장히 쉽게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하필 숲 지형에서 조우했네.”
토벌모드의 지형은 OO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북서지부는 건기의 사바나 혹은 사막이나 황야라고 부르기에 적합한 지형을 지니고 있지만, 동쪽으로 조금 많이 이동하면 살움근이 서식하던 산맥도 있고 그곳에는 나름 물도 흐른다.
더 많이 이동하면 그래도 평상시에 사바나 같은 느낌도 난다.
중앙까지 이동하면 완전한 사바나 기후의 지형이 반겨주며, 남쪽지부나 동쪽지부는 숲까지는 아니어도 나름 삼림도 있고 풀밭도 우거진 목초지 같은 느낌의 지형이 반겨준다고 한다.
나는 가본 적 없지만, 그리 말하는 NPC들이 있으니 맞겠지.
한 발 더 나아가서 완전 동남쪽으로 깊게 파고 들면 숲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바다는 서쪽지부를 지나서 서쪽으로 쭉 이동하면 나온다고 하는데, 그 거리는 정확히 모르겠다.
아무튼 그러한 OO의 세계를 축소해놓은 듯한, 그런 지형을 가지고 있는 토벌모드는 매번 랜덤이지만 사막과 사바나 그리고 풀숲과 정글까지 다양한 지형이 살짝 비현실적으로 인접해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는 그중 정글과 풀숲의 사이 삼림지형에서 녀석을 조우하고 말았다.
다시 말하지만 녀석의 신체는 녹색이고, 이곳은 삼림, 우리 중에서 에모몽과 편자를 제외하면 녀석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능력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나머지는 녀석이 움직이면 그 움직임을 보고 대응할 수는 있지만, 나는 솔직히 쉽지가 않네.
다행인 점은 샌드웜을 잡으며 내가 깨우친 것이 있어서 메인 오더를 잡고 버퍼로 전향했다는 것이 위안거리일까?
솔직히 이 피지컬 괴물들 사이에서 칼밥 좀 먹었다고 설치기에는 너무 격차가 크더라고.
“베베야! 내 앞에!”
“확인, 강줌이는 에자 커버해주고, 편자랑 도둑이가 좌우로 몰아줘!, 순덕이가 메인으로 나서!”
내가 선택한 이능은 활성화와 공간장악. 치에키와 같은 이능을 가진 활성화는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서 아군의 모든 스탯을 증진시켜주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그 효과를 잘 유도하면 우리 피지컬충들의 부족한 적응을집중적으로 향상시켜줄 수도 있다.
그리고 공간장악은 내 적응에 비례하여서 주변의 공간을 내 것으로 삼아 범위 안에 있는 이들에게 이능을 적용시킬 수 있고, 두 가지를 잘 활용하면 가운데에서 브리핑만 해도 버프를 줄 수 있는 사령탑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발견과 동시에 당겨진 시위가, 화살이 그 손을 떠나 사슴에게 쏘아지고, 화살을 뿔로 쳐내지만 이어지는 두 번째 화살에 발목을 뚫린 녀석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에자에게 매섭게 달려든다.
그런 녀석의 뿔을 잡으며 녀석의 돌진에 제약을 가하는 강줌이, 녀석이 머리를 흔들자 결국 그 손을 놓으며 위로 튕겨나 날아가지만, 그 잠시의 틈은 이들에게는 짧지 않았고, 그 짧지 않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에자가 남긴 상흔을 키우며 칼집을 새겨 넣는 순덕이.
인파이팅은 녀석보다는 순덕이의 영역이었고, 흐름을 가져오지 못함을 본능으로 감지한 녀석은 좌로 뛰며 거리를 두지만…
“오겡키데스까!”
그곳은 도둑이의 영역이다.
녹용의 목을 향해 내리 찍히는 대낫. 몸을 틀어 피하지만 그의 낫은 충분히 높이를 낮추자 바로 그 각도를 틀며 다리를 베어내듯이 당겨지고, 그 영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낮게 도약하자, 그 순간을 기다렸다가 날카롭게 파고드는 창끝.
녀석의 목에 긴 상흔이 생기고, 그 분노를 깊게 파고들어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온 편자에게 쏟아내려 하지만…
“그대로 몰아쳐!”
공중으로 던져졌던 강줌이의 낙하와 함께 그 의지는 짓밟힌다.
그대로 녹용의 뿔을 잡고 녀석의 목에 착지해 녀석의 행동을 방해하는 강줌이와 그런 강줌이를 믿고 과감하게 더 파고드는 편자 그리고 그 뒤를 따라붙는 순덕이.
거기에 저런 난전 속에서 귀신같이 녹용의 다리만을 꿰어내는 에자와 다리만을 베어내는 도둑이까지.
다시금 이들이 의도 하에 합방을 한 횟수가 손에 꼽는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
-오겡키데스까는 왜 튀어나온거냐?
-이랏샤이마세가 아니었을까?
촉빠-벼잘알 ㅇㅈ 확실하다
-6명이 모였는데 어떻게 어디 내놔서 당당한 사람이 한 명이 없냐?
-그래도 갤주는 봐줄만 하지 않음?
-딸기우유미역국?
-ㅈㅅ
-현실기준이면 그래도 벼가 제일 낫고 그 다음은 편자 아닐까?
-염병 촉빠가 정상일 리가 없는데 무슨 망언을?
-네 다음 서주대효도
-인의를 앞세운 서촉의 배신자가 할 말은 아닌 듯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위해 피로서 효도를 증명해야해!
-솔직히 복룡봉추들고 그거 밖에 못했는데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 아닌지?
-그래서 여백사는 무슨 죄인지?
“대체 오겡키데스까에서 여백사까지 가는 이유가 뭔데 미친놈들아”
아, 광폭화 들어간다.
녀석의 이능은 발산.
얼핏 보면 순수계통의 방출과 비슷하지만, 전신으로 발산하는 방법 밖에 없으며,
그 힘을 방출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고 무기인 방출에 비해,
발산은 그 발산하는 양을 조절할 수 없고 무조건 쌓아둔 이능력을 모두 발산해야한다.
그 단순한 파괴력의 합은 방출이 비할 바가 아니지만,
적응에 관계없이 이능력만의 영향을 받다보니 성장치가 낮고,
집중하여 방출할 수 없어서 그 공격력이 분산되며,
어지간해서는 일회성이라는 점으로 인해 하위호환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진가는 이능을 발동한 후에 찾아온다.
“광폭화! 그대로 거리 벌리고 정비하면서 속도를 눈에 익히자! 근력은 빨라진 거 보고 감으로 파악해!”
체내의 모든 이능을 한 순간에 발산하고, 그 과정에서 모든 신체의 신경과 근육을 활성화 시키고 강화시키는 것이 발산의 주 효과, 사실그 과정에서 나오는 이능의 충격은 부가옵션에 불과하다.
이때 강화되는 수치는 적응에 비례하고, 그 지속은 이능력의 최대치에 비례하며, 발산 후에는 전투를 지속하는 동안 빠르게 이능력이 차오른다.
물론 빠르게 차오른다고 하더라도 그 속도는 최대치에 도달할 정도가 되지 못 해서 결국 소모하다보면 점점 약해지지만, 글쎄 최상의 스탯을 가지고 있는 상태의 저 녀석에게도 해당하는 일인지는 모르겠다.
기본적으로이능력의 회복속도는 인간보다 동물들이 빠르기도 하고.
“2배는 족히 빨라졌는데…저 정도면 부딪힐 때의 충격은 4배가 넘을 수도 있겠다, 강줌아 조심해.”
주변을 맴돌며 틈새를 노리던 녀석이 생각을 바꿨는지 빠르게 쇄도하고, 그런 녀석의 앞을 도둑이가 막아선다.
“내가 한번 기세를 죽일 테니까, 네가 이어 받아, 알았지?”
그가 쥔 무기는 ‘전장의 처형인’이라는 이름의 대낫.
특징으로는 그 날을 일자로 세워서 워 사이드로 활용할 수도 있으며 직각으로 굽혀서 낫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으로,
저렇게 더욱 굽히면 날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튼튼하게 설계된 날의 등을 이용해 타격전에 돌입할 수 있다.
푸르르르르르륵!
“와우! 4배보다 더 높다고 생각해라, 팔 저릿한 게, 장난이 아니야”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 기세를 반절 이상 줄이는데 성공한 도둑.
그런 도둑의 뒤를 이어받는 강줌이.
회전과 체중을 실어 후려치는 발차기, 그 다리에 감긴 이능을 보건데 강줌이의 이능은 경화.
강화의 이능은 전혀 실리지 않은 것이 그의 자존심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고, 그런 그의 선택은 결단코 허세가 아니라는 듯이 발차기의 궤도에 직선으로 들이받은 녹용은 그 생각치도 못한 충격량에 그 기세를 완전히 죽일 수 밖에 없었다.
“오, 야 나 다리가 안 움직이는데?”
경화로 인해 부러지지는 않았겠지만, 그의 반응을 보아하니 잠시 동안 그의 한쪽 다리는 쓰지 못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가 만든 기회를 빠르게 낚아채며 달려드는 순덕이와 그 턴을 가능한 한 길게 가져가기 위해 퇴로를 막으며 움직임을 제한하는 편자.
그리고 주어진 턴을 최대의 효율로 사용하기 위해 시위를 당기는 에몽이.
다시 그물에 걸려든 녹용은 그 압박감에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지만, 그들은 그것을 쉬이 용납할 만큼 어수룩하지 않았고, 강해진 자신의 힘을 제대로 발하지도 못한 채, 다시 이능을 발산하며 흐름을 억지로 끊어내고 도주하는 것을 선택하고 말았다.
“여기까지! 우리도 정비하자.”
첫 번째 광폭화는 일단 끝났다고 봐도 좋고, 우리도 멀리 튕겨져 나가며 부상을 입은 도둑이와 다리가 아직 불편한 강줌이가 있으니 태세를 가다듬고 추격을 하는 것이 옳다.
-어 느그 군주 손제리
-어 느그 후계 유선
-십새가 건드릴게 없어서 유좆을 건드리네 그게 제리 인성이냐?
-시발 너는 좆권 건드렸잖아 정정당당하게 육손까지만 해라
얘들은 왜 아직도 이거로 싸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