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0화 〉079 - 나는 날아가는 새 뒤를 잘 돌아보는 편 (80/99)



〈 80화 〉079 - 나는 날아가는 새 뒤를 잘 돌아보는 편

지루하고 재미없는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누자.

스탯에 대해서는 지난 번에 나눴으니 오늘은 이능과 특성 그리고 체질에 관한 이야기가되겠다.

우선 이능.

이능에 대해서는 스쳐 지나가듯이  번 이야기를 했는데, 게임적으로 이해가 가기 쉽도록 정리를 해볼까?

우선 스탯포인트가 쌓이는 방식이 그러하듯 OO에는 경험치라는 것이 존재한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시각적 정보가 없을 뿐이지.

그리고 그 경험치는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요소에도 존재한다.

이능은 이능력과 적응의 스탯에 영향을 받는 요소지?
때문에 이능력과 적응 스탯에 영향을 주는 행동이나 경험을 한다거나, 굳이 관련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환경에 있다면 자연스럽게 경험치가 쌓인다.
특히 적응이라는 스탯은 그 이름에서부터 유추할  있듯이 OO의 세계관을 꿰뚫는 스탯이기 때문에 스탯에 투자를 하면  경험치의 쌓이는 배율도 올라가고, 쌓아야할 목표치도 낮아지는 식으로  배의 효율을 발휘한다.

그렇게 목표치에 도달하면 이제 이능을 개화할 준비는 끝나고, 경험치가 쌓이는 동안에 있었던 경험과 활동에 따라서 개발자들만이 인지하고 있는 내부 연산을 통해 적합한 이능력의 카테고리가 정해지고,  범위 안에서 임의로 정해져서 플레이어에게 주어진다.

이중적응이나 삼중적응으로 이능력의 최대치가 늘어난 경우에도 마찬가지, 단  경우에는 앞서 지니고 있는 이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카테고리의 폭이 크게 제한되고, 때에 따라서 지정된 범위 내에서 경험치와 일치하는 이능이 없다면 경험치는 충족되도 이능이 개화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쇄골의 사이에 극광석을 박아 넣는 행위는 이상한 사탕을 먹는 행위와 같다고 보면 된다. 순식간에 경험치를 목표치까지 끌어올리는 과정이고, 살아남는 다면 이능을 개화하는 것이지.
근데 그 과정에서 내부연산을 거칠만한 활동전적이 없으니까 그 결과 값은몇몇 요소를 배제한 후 완전하게 임의로 정해지는 것이고.
이때배제되는 몇몇 요소의 예시가 흡수 같은 계열이다. 그 외에도 있지만 단순히 생각해서 이건 좀 특이하구나 싶은 능력을생각하면 된다.

흡수 같은 경우에는 말하자면 정해진 범주에 소속되는 계열의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그것을 자신의 이능력으로 삼고, 동시에 신체를 일시적으로 강화하는 이능이다.

 번째로 효과가 복합적이고, 두 번째로 인간이라는 종이 일반적으로 접할  있는 경험이나 행동에서 비롯되는 효과가 아니다.

 가지  있는데 가장  기준은 이렇다. 참고로 앞에 것은 내가 생각하는 기준이고 뒤에 것은 아키야의 의견이다.

이제 여기서 일전에 이야기 했던 능력을 저격하는 방법이 나오게 되는 것이고. 두 번째 세 번째 이능을 개방하기 위해서 빌드업을 짜는 방식을 좀 알 것 같지? 물론 만능은 아니지만.
진짜 만능은 조건을 충족하고 NPC에게 직접 주입받는 방법이지. 원하는 이능을 가진 NPC가 있다면 말이야.

이능은 이정도로 하고 이제 특성과 체질로 넘어가자.

특성과 체질 이 둘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건 게임적인 설명밖에 없는데 왜냐하면 일단 NPC들에게는 특성이나 체질 같은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선 간단히 분류하자면 특성은 눈에 보이는 시스템적인 영향이 없는 계열, 체질은 시스템적인 영향이 있는 계열이다.

대표적으로 이미 이슬이 되어 사라진 변붕이의 특성에는 병자멸시와 반골이 있었지? 모두 게임이라는 범주의 시스템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끝물에 가서야 발견한 대식가체질은 많이 먹으면 일정 시간동안 스탯에 증가치를 얻을 수 있는 체질이었고, 그 외에도 직접적으로 스탯이 오르지는 않더라도 간접적으로라도 보정이나 시스템에 영향을 끼치는 녀석들이 체질.

기준이 좀 애매하긴 하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냥 전략게임에서 내실에 영향을 주는 계열이 특성 전투에 영향을 주는 계열이 체질이라고 생각하면 대충 일치한다.

그리고 NPC들에게 이러한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
특성은 돌려서 말하자면 그 인간의 가치관과 성격, 기벽  인간의 내면을 구성하는 요소를 뜻하는 바이기 때문에, 개발자가 아닌 내가 정의하기는 애매하지만 게임 속이라고는 하더라도 하나의 세계를 살아가는인물들에게 그러한 내용의 꼬리표를 달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플레이어는 외부인, 그러한 이들에게는 내가 한 행동이 OO라는 세계에서 어떠한 가치관으로 이어지고 어떠한 성격과 기벽으로 표출되는 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통역기의 역할을 하는 거지.

물론 초반에 랜덤으로 특성이 주어지는 것은 굉장히 꼬운 경우가 많다. 그것은 변붕이도 인정하는 부분일 것.

특성이 그러한 내면의 버릇이라면 체질은 외적으로 표출되는 신체에 새겨진 세월.
살다보면 젓가락을 이상하게 잡지만 젓가락질을 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올바르게 잡더라도 콩을 잘 집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왼손잡이도 있고 오른손잡이도 있으며 양손잡이도 있다.
주손과 주발의 방향이 같은 사람도 다른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멀티태스킹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한 요소가 바로 체질.

 역시 마찬가지로 NPC들에게는 삶을 살아온 흔적.
이 역시 마찬가지로 유저들에게는 OO를 살아가기 위한 지원.

그리고 이러한 특성과 체질은 게임을 시작하는 순간 임의로 정해져서 주어지며, 알려주지 않는다.
이는 비석에 가서 알려달라고 사정을 해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능도 그렇지만 솔직히 이능은 발동을 시켜보면 알 수 있거든.

비석이라는 것은 내가 쌓아온 경험치가 어떠한 결과를 낳았는지 보여주는 거울이며, 그 보상과 대가를 어떻게 사용할지 정할  있는 편의적 요소일 뿐이고, 나의 행보를 간략하게 그리고 원한다면 자세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연표니까.

하지만 우리는 이미 특성과 체질이 발견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지? 그것이 전투중인 경우도 있는가 하면 비석의 앞인 경우도 있을 것이고?
어떠한 경우에 그러할까?

답은 정확하게  효과를 모두 체험했을 경우.
인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효과를 모두 온전하게 체험해야한다.

변붕이의 병자멸시와 반골은  효과를 받는 대상은 없었지만 효과가 발동하기 위한 조건이 충족되었고, 효과가 발동했다. 그래서 병자멸시와 반골을 발견한 것이고.
인지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애초에 시스템으로도 대략적으로만 알려줄 뿐 제대로 알려주지 않잖아?

 대표적인 예시가 에모몽의 집중광.

대략적으로 보이는 효과는 아군의 사기증진. 하지만 당연히 그것으로 끝이 아니고 에모몽은 그 효과를 이미 누렸다.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그리고 그 효과를 명확하게 인지했던 하지 않았던.

체질 역시 그와 마찬가지다.

그럼 비석의 앞에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체질과 특성은 그 효과를 이미 보는 과정에서 시스템이 판정한 기준을 충족하여 일시적인 효과가 아닌 플레이어의 고정적인 요소로 자리를 잡기 때문.
그리고 그 판정을 내리는 순간이 비석의 앞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반대로  좋은 체질이  가능성도 있지만 비석에서 정산을 하며 그 전단계의 체질에서 멈추는 경우도 0은 아니지.

내가 에모몽을 괜히 혹사시켰을까?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고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지키고 싶은 것을 모두 지킬 정도로 팔을 넓게 뻗고 가슴을 크게 벌리려면 어지간한 스노우볼로는 부족해.

초반 스탯이 중요한 이유? 비석을 늦게 가면 늦게 갈수록 스노우볼이 커지니까.
네임드 하나 제대로 잡으면 20씩 30씩 이벤트까지 붙으면 40씩 50씩 던져주는 스탯이 있는데 고작 55~110사이로 뽑히는 스탯에 목숨을 거는 이유를 이제 좀 알까?

물론 산수유를 뽑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산수유가 뽑혔다는 것은 그 효과가 에모몽에게 좋고 나에게 하찮고를 떠나서 시스템이 공식적으로 너는 근본 없는 근성론자고, 정신 나간 정신력을 가지고 있으며, 의미 불명의 의지력을 가지고 있다고 못을 박아준 것이다.

이참에 명시하고 가자.

산수유는 4페이즈까지 존재한다.

우선 1페이즈 발동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스탯 전체가 언제나 소폭 상승하며 기분이 살짝 고조되는 효과가 있다. 자신에게 알 맞는 수준의 단것을 섭취하면 기분이 좋아지듯, 소소한 느낌의 정신고조 효과가 있다.

2페이즈. 일단 저 빨간 막대가 완전히 회색 막대로 변하면 발동한다.
그 효과는 사망과 통각의 유예와  생명력이 소모되는 동안 걸린 시간에 반비례한 스탯의 증폭. 그리고 고조된감정의 극대화 및 지속적인 피로감 유발. 여기서  피로감은 증폭되는 스탯의 양에 비례하며, 2페이즈가 유지되면 될수록 그리고 2페이즈 동안에 받은 피해량이 누적되면 누적 될수록, 그 패널티는 커진다. 그리고 감당하지 못하고 그 특수능력이 종료되면.

이어지는 3페이즈. 이제 그 열매가 지는 순간.
우선 산수유의 불사는 생명력이라는 수치에 변동을 막는 무적이 아니다. 무한하게 음수로 떨어질 수 있는 죽음의 유예일 뿐.
그리고 3페이즈가 찾아오면 이제 저 밑바닥까지 처박혀버린 생명력의 대가를 치러야지? 보통 죽는다.
안 죽는 방법은 죽음이 찾아오기 전까지 눈을 감지 않고 피해도 입지 않고 회복을 통해서  음수의 생명력을 양수로 되돌리면 되는데, 보통 2페이즈를 유지하다가 정신줄을 놓고 3페이즈로 진행돼서 3페이즈를 제대로 겪어 보지도 못하고 죽는 게 일반적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미친 에모몽은 2페이즈를 끄지 않고 유지하며 안전한 장소에서 3페이즈를 이행하여 맨 정신으로 생명력을 회복한 뒤, 잠 들었지.
미친 여자….

그리고4페이즈, 다시 꽃이 피기위한 대기시간. 이 동안은 산수유가 완전히 효과를 잃는다. 그 대기시간은 여러 가지 요인을 통해서 산출해서 정해지는 것 같은데, 명시되어 있지 않으니 모르겠다.
여러 가지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에모몽이 골렘을 잡고 얻은 재사용 대기시간보다 내가 그라티아 네임드랑 싸우고 얻은 재사용 대기시간이 더 길더라고? 난 7분 정도였고 에모몽은 시바 시간을 측정하는 게 의미 없을 정도로 길었는데?

단순히 시스템의 수치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모든 면모에서 내가  짧아야 정상인데 에모몽이  짧은 것을 보면 다른 요소가 있는 것이고, 그러한 부분에서 에모몽이 나보다 10배는 넘게 우수했다는 뜻이겠지.
산수유 켜고 자동진행을 어떻게 하냐고~

아무튼 이제 체질과 특성에 대한 개념과 메커니즘이 좀 이해가 되었을까?

이 이야기를 어째서 했느냐!

‘흐린 날의 여우 불’

이게 체질이야 시발…

이게 체질이라는 것에는 매우 많은 문제들이 즐비해있는데, 우선 큼직한 것부터 지목해 보자.

첫째로 내가, ‘플레이어이며 현실의 인간인 나’가 아닌‘나의 아바타 에베베’가 이것을 발견했다는 것은 이 체질의 효과를 완벽하게 체험했다는 뜻이다. 시발 무슨 효과인데? 시발메뚜기 츠시와의 싸움에서 내가 느낀 평소와는 다른 요소는 모두 현재 보유 중인 특성과 체질 및 이능에 대응이 가능하다. 어떤 변수가 어째서 일어났는지 모두 역산이 가능하다. 즉  녀석은허공에서 튀어나온 효과를 가진 의문의 체질이라는 것.

둘째로, 체질은 외적인 요소라고 했잖아?
상태이상에 대한 보정이라면 저항확률을 50%에서 75%로 올려준다던가?
스탯에 대한 보정이라면 50의 스탯을 30으로 감소시키고 다른 스탯을 상승시키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냥 순수하게 70으로 올려주는 경우도 있겠지?
 외에도 이능이 10의 소모 값을 가지고 10 위력을 발휘해야하는데 12의 소모 값으로 15의 위력을 발휘하도록 할 수도 있고?
많은 경우가 있겠지만,  모든 경우가 이로운 경우는 아닐 것이다.
이 체질이 이로운 체질인지 해로운 체질인지 혹은 양날의 검인지 제대로 인지조차 못한 상황이라는 것.

셋째로, 인지하더라도 이 체질은 분명히 내 몸에 있는 나의 체질인데, 비석에서 이렇게 명시가 되어있다. ‘나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라고.
이게 무슨 소리야 시발.

 결과 난 지금 선물인지 폭탄인지  다인지 조차도 모르는 것을 손에 쥐고  포장지인지 도화선인지 모를 것과 상호작용하는 방법도 모르며, 그 여파가 어느 정도인지도, 그냥 씨발 아무것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내 몸에 생겼다.
그리고 그것을 알려줄 유일한 동아줄인 금호는…

“응? 에베베는 친구니까!”

이 지랄을 하고 있네, 씨~발

나 리베르타스에서 제대로 살아갈  있을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