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화 〉091 - 당신만이 우리의 희망입 / 아 제발 그러지 마세요
잠시 조평이의 역사, 그래 플레이 로그를 돌아보도록 하자.
우선순탄치않은 시작이었지만 우연한 계기로 안정적인 직장을 구했다.
직장을 구하고 보니 새로운 사실도알게 되었고, 미지에 대한 호기심에 그들과 연을 이었다.
그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리스크가 큰 판단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매력적인 인물들이었고, 그래서 그들에게 호감을 느꼈다.
그들과 함께하며 많은 모험을 했고 속도 많이 썩혔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많았다.
여기까지가 황금기.
고점이 왔다면 저점은 반드시 따라온다.
아키야와의 인연이 저점에 해당한다.
그리고 인간의 삶에상승곡선이 있다면 건너편에는 하강곡선이 있다.
저점이 찾아온다는 소리는 하강곡선을타는 중이라는 소리기도 하다.
주절주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냐고?
“…”
“그, 시엘라…씨?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시발.
생각해보니 이 여편네 아키야 탐지 센서가 달려있었지.
“아뇨. 별일 아니랍니다.”
별일은 아니지, 큰일이니까.
대차게 꼬이는 구나 정말로.
아키야는 확신이 없으니 그저 경계를 지속하되, 도화선이 타들어가는 속도를 늦추는 선에서 물러났다면.
시엘라는 내가 아키야와 무언가의 대화를 하고 왔다는 사실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상태니, 언제든지 활동할 준비를 마칠 것이다.
그녀의 이미지 속의 아키야는 온갖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는 수배자.
시엘라의 입장에서 아키야의 과거를 알리도 없고, 그녀의 행동기준과 정확한 목적을 파악하고 있을 리도 없으니.
이유가 있어서 활동하지 않을 뿐, 충분히 위험한 범죄자라는 이미지가 굉장히 강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에는 자신이라는 존재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겠지.
아키야에게 있어서 시엘라와 페칸스를 포함한 북서지부의 모든 구성원들은 이유 없이 적대할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녀는 짐작도 못하고 있을 것이다.
말을 해도 높은 확률로 믿지 않을 것이고, 아키야의 흔적을 덕지덕지 바르고 온 내가 한 말이라면 더더욱 믿지 않겠지.
의심은 있지만 확신이 없어서 천천히 타오르는 시한폭탄과, 의심은 없어도 확신만이 남아서 안전핀에 손이 올라간 투척폭탄.
그것이 지금 그 둘의 상태.
확신이 없어 터지지 않는 폭탄은 확신을 얻거나 계기만 있으면 터진다는 뜻이고.
의심이 없어 터지지 않는 폭탄은 의심이 생기면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난 그 둘의 폭파범위에 교집합에 속하겠지. 솔직히 곱게 디질 가능성은 없다.
‘죽음이 두렵냐?’고 물으면 게임인데 두렵겠냐만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는데 찾아오는 죽음은 선호하지 않는다.
죽는 순간까지 죽음에서 무언가를 배워야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싶지는 않다.
생명력 25
지구력 25
이능력 92↑
체력 4
근력 4
민첩 4
재주 4
적응 177↑
분배 가능 능력치 187점
>전투 59점
>오브젝트 25점
>이벤트 73점
(한이 서려 불길한 것/그림자에 숨은 뱀/사이를 걷는 법/병마의 앞에서/분리수거 등)
>점수달성 30점
(현재 1922점)
그리고 무가치하게 죽지 않기 위해서는 유의미한 무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생각보다 많이 쌓였다. 역시 존버를 오래한 보상이 달콤하다.
나머지 스탯은 늘어날 생각은 안하지만 갱신을 안 하고 성장치를 누적시킨 결과, 이능과 적응이 스탯투자 없이 합계 30가까이 성장했다.
근데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New!)당신은 정제기관이 변화하는 것을 느낀다.
(New!)당신의 정제기관은 [방출]에 걸맞게 변화했다.
(New!)당신은 [흡수]의이능을 소실했다.
유지력이 개작살이 났다는 것과.
(New!)강렬한 기운이 혈관을 타고흐르는 것을 느낀다.
(New!)과열된 기관이 가라앉는 것을 느낀다.
(New!)폭주가 가라앉는 것을 느낀다.
(New!)체내를 흐르던 기운이 제어되는 것을 느낀다.
(New!)극광의 기운이 모여드는 것을 느낀다.
(New!)색채가 물러난다.
(New!)기울어짐이 바로 잡힌다.
(New!)[특성을 발견했다.]
[‘백주대낮의 어둑시니’ - 당신에게 서린 것은 시간과 관심을 가지고 커지며, 그것은 당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해의 범위와 그것이 생각하는 해의 범위는 다를 수 있다.]
(New!)[몸에 한이 서리는 것을 느낀다.]
[‘내려앉은 데이메어’ - 잃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떠오르는 나이트메어’ - 잊는 다면 남김없이.]
씨발 처음 보는 특성이랑 처음 보는 체질이 생긴 것 정도가 되겠다.
***
-머임?
[21세기를 인도하는 OO의 빛 에모몽] : 머임??
-??
-머임?은 무슨 시발 유희라 방송 켜!!!
[21세기를 인도하는 OO의 빛 에모몽] : ?
-뭔 갈고리 너 시발 방송 켜는 날이잖아! 시간 지났어!
[21세기를 인도하는 OO의 빛 에모몽] : 아 진짜? 에베베야 도방 가능?
-미친련임?
-미7련인가?
우선 방출이 흡수를 잡아먹고 강해졌다.
많이 강해진 것 같아서 그냥 생각하기도 귀찮으니 이능력을 200까지 올리고 남은 건 다 적응에 두들겼다.
체력과 지구력에 나눠서 찍을 생각도 하고 어느 정도를 맞출지도 고민하고 그랬는데, 뇌가 갑자기 하얗게 변해서 생각을 포기했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특성과 체질이니까.
우선 이벤트의 목록.
대충 필넴 토벌과 관련된 이벤트들이 우수수 달성 되었고, 아키야에 관련된 이벤트가 하나, 그리고 시엘라와 아키야에 대한이벤트가 하나.
마지막으로 ‘한이 서려 불길한 것’ 어쩌다가 달성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보통 달성하거나 발견하면 그에 관련된 매세지가 뜨는데 그 매세지를 내가 놓쳤을 리도 없고, 그렇다면 내가 던진 무언가의 돌멩이가 수면을 두들겼고, 그 결과 알아서 달성이 된 경우.
아키야의 도화선에 불이 붙은 이유가 저거로군.
그리고 특성…아.
북서지부의 정화기둥.
극광화.
아키야가 내 몸에 박아 넣었던 그림자.
그리고 금호의 힘으로 지워진 그림자.
정보는 부족하지만 이미 일어난 결과가 부족한 근거를 보충한다.
언제부터 내 몸에 저 기이한 기운이 감겨있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정화기둥의 기운이 극광화에 특성으로 인해 말려들었다면?
아키야의 이능이 그 기운에 무언가의 작용을 했다면?
그 효과가 강제로 지워지면서 작용하던 힘이 사라져 그 중심을 잃은 기운이 몸에 들러붙었다면?
그런가, 나 때문이었나.
아니지 나 때문은 아니지, 금호 때문인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체질.
이건 진짜 모르겠는데?
내가 이 녀석들의 효과를 누렸다고?
흐린 날의 여우 불이 사라지기는 했는데 그거랑 관련이 있나?
정리할 요소가 없지만 정리하자.
아키야는 아다리에 불운이 겹친 결과 나를 트리거로 폭주했다.
아키야가 폭주한 결과 시엘라 역시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리베르타스는 페칸스에 합류를 했고, 아키야와 시엘라가 대립구도를 취한 이상, 리베르타스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시엘라가 경계하는 인물인 동시에 리베르타스의 인물이다.
추가로 정리할 요소는 이정도.
열심히 생각을 한 결과치고는 너무나도 초라하지만, 어쩔 수 없다.
처음 플레이하는 세력과 경험해본 적 없는 루트, 처음 보는 진행과 그로인해 출현한 금시초문인 특성과 체질.
무엇하나 나에게 친절한 것이 없는 상황.
“그래도 스탯은 봐줄만 하다. 이정도 스탯이면 작은 역경정도는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작은 역경의 예시 아키야
-예시2 시엘라
-응애 나 작은 역경 갤주야 죽어줘
-뭐! 22층밖에 안되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2위니까! 저정도는 이겨낼 수 있지!
-그래도 에베베 금호한테서 해방됐네
-겜 굴러가는 거 보면 훼방된 것 같은데
-그렇긴 해
[21세기를 인도하는 OO의 빛 에모몽] : 제발 2299따리 제발 22층따리 시엘라언니 유이언니 제발!!
-이 씨발 너 가서 방송하라고
-개가튼련아!
[21세기를 인도하는 OO의 빛 에모몽] : 켰는데?
-시발련아 활키우기 같은 급조한 방치형 코드덩어리 켜놓지 말고 방송을 하라고!
-이제 겜조차 아니네 ㅋㅋㅋㅋㅋㅋ
[21세기를 인도하는 OO의 빛 에모몽] : 에베베베베 안들림~
진짜 시발 쉽지가 않네.
방송도 게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