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5화 〉할배들은 대개, 손자는 좋아하지만 자식은 싫어한다 [4] (65/108)



〈 65화 〉할배들은 대개, 손자는 좋아하지만 자식은 싫어한다 [4]

"야."

"왜?"

"재밌냐?"

"뭐가?"

"이 시간부터 이러고 싶냐고."


-와하하하!

-한  더 받아!

현재시각 11시. 점심도 되지 않은 쨍쨍한 아침. 가게에는 벌써 만취한 등신들로 가득했다.

"지는 우리보다 빨리 와놓고."


"그건.."


반박할 수 없었다. 아니, 반박하지 않았다.  상황을 설명하는 데에 어디에서부터 이야기를 끌고 와야 하는지,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 보다, 가만히 있는 것이  유익함을 깨달아서이다.


"뭐 어쩌라고. 말이라도 해 보시지?"

"아니, 니 말이 맞다고."


"표정이 좆같은데? 무슨 말을 하려고  거야? 빨리 말 안 해?"

맞으면 맞다고 지랄. 아니면 아니라고 지랄. 나더러 대체 어쩌라는 거냐.

"그래, 니가 킬러조라고? 생긴  평범하군."

내가 쓸데없는 취조를 받고 있듯이, 노친네도 쓸데없이 등신들을 취조하고 있었다. 마왕  때문에 내 보고서가 전부 의심스러워졌나보다.

"맞는데, 어르신은 뉘쇼?"


"그건 알 필요 없고. 묻는 말에  가지 대답이나 해라."

"오로넬같이 말하시는구만. 그래, 알고 싶은  뭔데?"

노친네가 욱 하는 걸 참는 게 보였다. 자기도 하고 있는 반말 때문은 아닐 거고, 나랑 닮았다는 것 때문이겠지.

"말을 그렇게 잘 탄다면서? 도적 상대로 쫄지도 않고 돌진을 시킬 수 있다더군."


"그래. 자랑스러운 애마들이지."

"빨간 망토 도적단한테 쫓겨서 여기로 온 것도 확실하고?"


"..."

마부는 대답을 유보했다.


"그건 이 사람들밖에 모르는 건데.. 당신, 그걸 어디서 들었지?"

어느새 어르신에서 당신으로 호칭이 격하되었다. 하긴, 저딴 식으로 말하는데 존중을 해줄 리가 없다. 본인도 딱히 받고 싶어 하진 않지만.

"방금 여기서 들었는데."

"아, 그럼 인정이지. 그것도 사실이야."

뭘 근거로 저 노친네의 말을 믿는 건지, 엄마 친구라고 하면 납치범도 따라갈 놈이다.


"그래..   정도면 됐어. 다음은.. 너. 넌 시트린이군. 왕궁에서 본 적이 있었지 아마?"


"응? 할아버진 누군데?"


볼일이 끝나자마자 용사에게로 돌아서는 노친네였다. 기분이 더러울 법도 한데, 마부는 개의치 않고 옆자리의 늑대와 함께 술을 마셨다.


그러고 보니  노친네는 저걸 보고 놀라지도 않는다. 역시 저 정도 살면, 말하고 두 발로 걷는 늑대는 놀랍지도 않는 건가.

"야, 야. 오로넬."


"응?"


마법사가 어깨를 두드렸다.


"대체  노땅은 누구야? 말본새가 너랑 비슷한 게, 암만 봐도 니 지인인데."


노땅이라니, 살아있는 화석인 이 놈이 그런 말을  자격이 있을까.

"모르는 노친넨데."

"그럴 줄 알았다, 시발. 너한테 물어  바에야 내가 직접 물어보고 말지."


정말로 예상했다는 듯이, 내말이 끝남과 동시에 마법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노친네에게로 향했다.

"야, 너. 오로넬이랑 아는 사이지?"


"응? 넌 누구지?"

"내 질문에 먼저 대답 해.  질문은 그 다음이다.  남자랑 아는 사이 맞지?"


누군가 손가락으로 이쪽을 찌르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모르는 새낀데?"


"돌겠네, 진짜."


"시오, 시오! 이 할아버지 대단해! 여기 있는 사람들에 대해 다 알고 있어!"

이미 말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저놈과 노친네는 구면이다. 저놈 머리가 나쁠 뿐.


"시오라.. 그래, 니가 마가리스의 마법사인가?"

"나도 알고 있는 거야? 나에 대해선 뭘 알고 있지?"

"뭐.. 여러 가지. 시답잖은 이유로 마가리스를 떠난 것,  나이가 될 때까지 연애 한 번 못해본 것, 널 데리러  기동대가 여기서 전멸한 것."


두 번째 건 암만 봐도 시비 거는 건데.

"음, 많이 알고는 있네. 혹시 나한테도 뭐 물어볼 거 있어?"


"있었는데, 방금 그 대답 덕분에 필요 없어졌다. 자리로 돌아가서 술이나 마셔라."

"쯧."

짜증은 나지만 뭐라  말은 없었는지, 마법사는 혀를 한  차고는 자리로 돌아왔다.

"거봐라. 모르는 새끼라니까."


"처맞기 전에 닥쳐."

원하는 대로 입을 다물어줬다. 몇 분 지나면 자기가 심심해서 먼저 말을 걸겠지.

"그래. 넌 누구지?"

노친네는 아직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또 다른 등신을 붙잡아 질문을 이어갔다.

이번엔 어떤 놈이 걸렸나 싶어 고개를 돌렸더니, 이게 웬일인가? 쪽수가 많으면 걱정 없다던 멍청한 제자년이 아니던가? 아무래도 이년의 뻘짓도 이번이 마지막인 듯하다.

"ㄱ, 그레이입니다."

가명을 지어낼 때는 아무렇게나 막 씨불인 말같이 만들라고 그렇게 말했거늘, 그레이 같은 건 얼마든지 애쉬에서부터 파생된 이름이라 추측할  있다.


"그레이라고? 그런 이름은 처음 듣는데?"


노친네가 이쪽을 힐끗 쳐다봤다. 나는 테이블 위에 올려둔 손으로 중지를 만들어줬다.

"아, 네. 전 여기 온지 얼마 안 돼서요. 마을에서 과일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음.. 하긴, 그때 이후로 가게에  놈들도 있겠군. 과일가게라고 했나?  술집을 알 정도면 평범한 과일가게가 아닐 텐데?"


"에이, 평범한 과일가게에요.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데, 우연히 공짜 술집이 있다고 들어서 겨우 찾은 거에요."


"맞아, 거긴 평범한 과일가게라고. 일하고 있는 내가 보증하지."


마부가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이 녀석의 지원은 의심을  키울 뿐이었다.


"킬러조를 직원으로 두고 있다고? 킬러..? 그러고 보니 그레이라는 이름.. 뭔가.."


"아아! 발프씨! 럼주 나왔어요! 몬드씨가 심심해하시잖아요. 빨리 가서  잔 마셔 주세요!"

"응? 아, 그렇군. 저 녀석을 너무 오래 내버려뒀네. 잠시 다녀올 테니 기다리고 있어라."


잔을 받아든 노친네는 몬드 할배가 외로이 앉아 있는 자리를 향해 걸어갔다. 하여간 친구란 것들은 중요한 순간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기가 막힌 순간에 나타난 제리스 덕분에, 제자년은 지긋지긋하게도 살아남고 말았다.


"그래서, 내 잔은?"


봤냐는 듯한 웃음을 짓고 있는 제리스에게, 갑자기 사라진 내 럼주 잔에 대해 물었다. 가만히 있던 잔이 사라지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보다 애쉬씨를 어떻게 해야 하는  아니에요? 발프씨 눈빛이 장난이 아니시던데?"


정작 제자년은 가만히 있는데 이 녀석이 호들갑이다.


"괜찮아, 괜찮아. 뒤지고 싶어서 지발로 왔는데 내가 뭘 어쩌겠냐? 그냥 냅둬. 자연사야. 안 그러냐, 등신아?"


"어어어어, 어떡하죠 싸부!? 큰일 났어요!"


"이제 알았냐?"


"어어, 어떡하지, 어떡하지? 과일가게 이야기까지 해 버렸는데!?"

"뒤져야지 뭐."

"네에에? 제자가 불쌍하지도 않으세요?! 당신의 가르침을 받은 유일한 제자가, 세상에서 사라져도 괜찮으세요!?"


"어. 평생의 오점이거든."


"안 돼애애액."

마을에서 해 준 경고들을 귀똥으로 들어 처먹고는, 그것이 현실로 다가오자 이제야 정신이 드나보다. 지금이라도 어딘가로 도망친다면 몇 년은 더 살 수 있을 텐데, 역시 머리가 멍청하면 몸이 고생이다.


"..라고 할  알았죠?"


제자년의 눈빛이 바뀌었다.  녀석을 가르칠 때에도, 여기서 다시 만난 뒤에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눈이다.


"으윽, 멸치  새끼.. 술에다 뭘  거냐..?"


퉁!

잔을 떨어뜨리고, 노친네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뭘 탔냐니, 저건 내가 마시던 술인데.

"아니요. 저건 싸부가 마시던 술이 아니에요. 정확히는 그 술에 수면제를 탄 물건이죠. 제리스가  노인네의 이목을 끄는, 바로 그때에."


뭐지. 이 새끼.


"아아, 그 표정. 너무 오랜만이네요. 지릴  같으니까 그만해 주세요, 싸부. 저도 궁지에 몰리면 이 정도는   있다고요."

과연, 이것이 평범한 기지였을까? 그 짧은 순간에, 우연히 수면제를 가지고 있었다 해도, 그것을 사용할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그 눈.. 나는 지금껏 이년에 대해 잘 못 평가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에게 배운 것들을 잊은 게 아니라 잊은 척을 하고 있는 거라면, 그렇게 골빈 척을 해서 저년이 얻는 게 대체 뭐지?

"오..로넬..!"

이런 심오한 고민을 하게 둘 술집이 아니다. 해결되지 않은 의문을 남긴 채, 나는 현실로 돌아와야만 했다.

"뭐, 뭐야! 이쪽으로 오지 말라고 이 노친네야!"

쿵!


거구의 노친네가 쓰러졌다. 마지막으로 뻗은 팔로, 나를 밀친 뒤에.

쨍그랑! 쨍그랑!


유리로  병과 잔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노친네 한 명이 엎어졌을 뿐인데, 가게 안에는 지진과 맞먹는 수준의 충격이 전해졌다.


-하하하하!


개새끼와 애새끼들은 뛰기만 해도 즐겁다던데, 저놈들은 술과 잔이 깨지는데도 마냥 즐거운 모양이다.

"이 씹새끼가, 역시 아는 사이 맞구만!"


마법사가 술잔을 쥔 채 천장을 가리고 섰다. 술잔은 왜 가져온 거지?


"아아악! 붓지마! 술 붓지 말라고! 죽여 버린다!? 야! 빨리 아무나 이년 좀 막아!"

-와하하하하!

-하하하!

겉과 속이 온통 술로 가득 찬 채, 등신들의 웃음소리만이 귓가에 맴돌았다.

~


부스럭. 부스럭.

"..으음..!"


눈이 떠졌다. 내 잠귀가 밝은 것도, 소음이  것도 아니었다.

숙취. 존나 큰 숙취. 깊은 잠에 든 인간의 눈도 번떡 뜨이게 할 정도로 심각한 숙취 때문이었다.

"뭐냐, 깬 거냐?"


깨질 것 같은 머리를 붙잡으려던 손을 내리고, 이불을 걷었다.

"그래. 당신 때문에 깼는데. 왜 이딴 시간에 옷을 입고 있는 거냐?"


"옷 입는 이유가 하나밖에 더 있냐? 밖에 나가려고 지."


"그러니까 이 시간에 뭐 하러 나가는 거냐고 묻고 있는 거잖아. 치매냐?"


"뭐, 그럴 나이긴 하지."

뭐지?  이 새끼가 내 말에 수긍하고 있는 거지? 진짜 치매인가?

"니 보고서. 구라는 그 한 문장뿐인 거냐?"

"그래. 아마도."

"후.. 방금까지 생각을 하다 겨우 깨달았다. 그게 밝혀지면 누가 가장 큰 피해를 보는지. 내가 니 새끼를 완전히 역적새끼로 키우진 않았나 보구나."


"사실 원본은 아직 보관하고 있는데, 그거 보내줄까?"

"이 씹새끼가. 당장 태워라."

꼬맹이가 뒤척거리자 황급히 입을 틀어막는 노친네였다.

"이 녀석은 바닥에 떨어뜨려도 안 깨니까 신경 쓰지 말고. 넌 진짜 괜찮냐? 무단으로 이딴 델 오고. 하루 이틀 걸리는 거리가 아닐 텐데?"


"일은 걱정 안 해도 된다. 다른 놈한테 맡기고 왔거든."

"대리 같은 건 뒤져도 안 쓴다더니, 손녀가 그렇게 보고 싶더냐?"

"뭐, 그것도 있긴 하지. 하지만 내가 여기에 온 진짜 이유는, 니 새끼에게 일생일대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뭐? 이거 보내는 거?"

보고서의 초안을 들어 올려 보였다.


"그건 시발 태우라고! 아니다, 내놔. 내가 처분할란다."


글자로 빼곡히 채워져 있던 종이쪼가리는, 가루가 될 때까지 찢어진 끝에,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것으로 생을 마감했다. 자물쇠로 잠겨있는 서랍장에 들어있는 것 보다, 저게 나을지도 모르지.


"후.."

노친네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너.  자리를 이을 생각 없냐?"

"이미 하고 있잖아. 너네나라 첩보원."

"아니, 그거 말고."


"뭐? 그 자릴 주겠다고? 왜? 나 왕이랑 존나 싸울 건데?"

"나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내 자리는 아무에게나 줄 자리가 아니지. 나처럼 생각하고, 나처럼 행동할 수 있는 건, 너밖에 없다."


"그렇게 말하니까 좀 역겹네."

"이딴 곳에 처박혀있기 싫다며? 이건 니가 왕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음.."

머릿속에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좆같은 일들이 흘러갔다.

마가리스에 잠입하기 위해, 알기도 싫은 지식들을 강제로 때려 박은 일. 체르프 공화국에 방문해, 아르겐의 요리를 먹긴 커녕, 부총리를 암살하기 위해 3일 동안 굶었던 일.


이 20년간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한  보니, 이 일은 어딜 가나 좆같은 일 뿐일 거다.


그렇다면 노친네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 일을 이어받는 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수많은 국가의 수많은 등신들과 마주하며, 그놈들의 비위를 맞춰주면서  병신 같은 이름을 종이쪼가리에 적으라고 하겠지.

그에 비해 여기는..

~


동대륙과 서대륙을 이어주는 유일한 육로, 로그브릿지. 그곳에는 화려하게 치장된 마차 한 대만이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스럭. 부스럭.

 시간동안의 정적 끝에, 마차의 맞은편에서 노인 한 명이 나타났다. 말에게 먹이를 먹이고 있던 마부는, 곧바로 노인을 향해 달려가 고개를 숙였다.


"하아.. 뛰어오니 며칠 안 걸리는구만."

"오셨습니까, 발프님. 언제든지 출발 가능합니다."

"그래.  대리인가 뭔가 하는 씹새끼가 일을 얼마나 조져놨는지 확인해야지. 최대한 빨리 가지."

"네, 알겠습니다."


노인이 자리에 오르자 곧바로 문이 닫혔고, 마차가 움직였다. 목적지에 미리 도착해, 3일이라는 시간동안 휴식을 취한 말의 속도는 엄청났다. 과연, 급행마차라고 불리울만 했다.

"하.. 그 새끼.. 애비가 늙은 몸을 이끌고 세상의 끝과 끝을 횡단하며 기회를 물고 와 줬거늘."

노인은 '그 새끼' 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생각해보니까, 니가 앉아있던 자리는 냄새나서  앉겠다.'

'뭐? 그게 이유냐? 그딴 좆같은 말장난으로 기회를 차버리겠다고?'

'좆같은 말장난이라.. 그래.  인생이 워낙 좆같아야지. 여길 가도 좆같은 일, 저길 가도 좆같은 일. 근데 거길 간다고 안 좆같을까? 아니지. 새로운 좆같은 일이 생길 뿐이야.'


'그래서, 익숙한 좆같음에 만족하고,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근무지에서 평생을 허비할 거냐?'

그러자 '그 새끼'가 웃으며 대답했다.

'여긴 말이야, 좆같지만 재밌거든. 천 년 뒤의 문물들을 만들어 오는 등신, 자기 적과 절친이 된 등신, 맨날 밥만 찾는 등신에, 그 등신을 지켜주겠다며 지랄하는 등신. 어디서도 보지 못한 등신들이 나날이 늘어만 간다고.'

'난 말이야. 그 등신들을 보고 있는 게 너무 재밌어. 다른 좆같은 일들은 잊을 만큼. 그러니까 이딴 곳까지 와서 당신이 거짓말을  필요는 없어. 뒤질 생각 따위 1도 없으면서 갈 때가 됐니 마니 지랄하지 말라고.'

'내 답은 이걸로 끝이니까, 슬슬 꺼져. 어차피 그 대리인가 하는 놈이 해놓은 일도 싹 다시 할 생각이잖아.'

"훗, 그 씹새끼가.. 첩보원이 되가지고 즐겁다는 듯이 실실 쪼개기나 하고 말이야.."


노인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마차가 흔들리는 탓에, 턱을 괴고 있는 손이 움직여서일지도 모른다. 불편하기만  자세를 고쳐, 팔짱을 끼고 몸을 뒤로 기대었다.

'이제 내가 있을 곳을 찾았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할배.'


난생 처음 보는 '그 새끼'의 웃는 얼굴을 떠올리며, 노인은..


"그래. 평생 거기서 살아라.  후레새끼야."

노인은, 아들과 같은 얼굴을 한 채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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