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악연

"잠깐 사이에 빠져든 깊은 잠이었다.
긴긴밤 그를 괴롭게 했던 그 꿈 속.

‘폐하, 제가 용서하는 날까지 절대 용서받지 마세요.’

그녀의 입에서 쏟아져나오는 말은 모두 저주였다.

‘용서를 구하지도, 제가 당신을 용서하길 바라지도 마세요. 그 지옥에서 제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계속, 계속 살아가세요.’

분명 그가 촬영한 드라마 <월하연>의 작가, 이유현이었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이한 사람처럼 미소 지었다.
무척이나 슬픈 행복이었다.

***

“내가 왜 좋아요?”
“좋으니까?”
“진지하게 묻는 거예요. 첫인상이 좋은 것도 아니었잖아요. 오히려 나빴으면 나빴지. 그런데도 내가 왜 좋아요?”
“예뻐서.”

손바닥에서 심장이 뛰는 기분이었다.

“나한테만 쌀쌀맞고 못되게 구는데도 예뻐서.”
“……못된 걸 예쁘다고 하면 어떡해요. 강준영 씨 취향 이상해.”
“이상해도. 작가님이 나한테 못되게 굴고 거리 두고 무서워해도. 그래도. 안 무섭고 싶을 만큼.”
“……이렇게 빨리,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러니까. 작가님은 시간이 중요하다고 했으니까.”

죽어 몇 번을 다시 태어나는 동안, 당신은 세상을 내려다볼 줄만 알았는데.

“좋다고 고백해 놓고 당신이 내민 손만 겨우 잡고 있잖아요.”
“……”
“그러니 자각 좀 해 줘요.”

이제 무릎을 굽히고 나를 올려다봐 주기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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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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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23-07-2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