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아낌없이, 기꺼이

""야. 네가 날 언제 봤다고 주영이래."
잘생기고 잘나가고 잘 노는 애.
고등학교에서 충족할 수 있는 ‘잘’의 조건을 모두 갖춘 사람, 문주영이다.

"아씨, 좀 더 착하게 말할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문주영을 매번 후회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마주치는 순간순간을 이어 붙여 매일로 바꾸고 싶은 사람, 윤나은이다.
주영에게 나은은 첫사랑이었다. 지독한 순애보였다.

한 번의 겨울과 한 번의 봄이 지나갔다.
열아홉의 아이들은 스무 살의 어른이 되었고, 끊어진 연결고리를 붙잡은 건 주영이었다.
"네 11번 자리는 찾기 쉬웠는데 이번에 찾는 건 좀 어려웠어. 잘 지냈어? 윤나은."
졸업 후에도 널 줄곧 찾아다녔다, 주영은 나은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네가 내 마음속을 볼 수 없는 게 차라리 다행이다 싶어. 볼 수 있다면 넌 도망갔을 거야."
주영은 1년 전 그날보다 훨씬 위험하고 아찔한 선전포고를 던졌다, 어른의 얼굴을 하고.
여전히 주영에게 나은은 첫사랑이었다. 이미 지독하게 앓은 순애보는 더욱 깊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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