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 장미의 유혹. (13)
또박또박하고 명료한 발음이 귀에 꽂혀 들어왔다. 나는 망연히 그 소리를 듣다가 뒤늦게 입을 열었다.
“…어째서?”
왜 나에게 이런 제안을 하는 거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왜, 굳이 나를 찾아와 나를 자신의 편으로 삼으려 하는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저 또한 당신에게 흥미가 생겨 버렸거든요.”
“하….”
흥미, 흥미라고…. 나는 그 단어를 곰곰이 입안으로 굴렸다. 그러다 이내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픽, 하고 새어 나왔다. 나는 앞으로 흐트러진 잔머리를 쓸어 올린 후, 그녀 쪽으로 몸을 훅 당기며 낮게 읊조렸다.
“웃기지 마.”
나는 싸늘한 시선으로 그녀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정말 네가 나에게 흥미를 느끼고 네 사람이 되길 원했다면 이딴 같잖은 협박을 해선 안 되지.”
부자들의 방식은 모두 이러한가. 그것은 아니리라. 내 주위로 있는 부자만 몇인데 이런 말 같지도 않은 방식으로 접근해 나를 사려 드는가.
“아빠한테 말하려면 말해. 난 상관없어.”
비록 만천하에 내가 조커란 게 알려져 내 프라이드도 뭉개지고 아빠와 갈등이 빚어지겠으나, 이따위로 무너질 내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난 크게 좌절한 경험이 있었다. 그것은 날 단단하게 만들어 주기엔 충분했다. 언제나 그렇듯 모두 한때의 찰나만 넘기면 모든 건 해결되어 있을 그저 해프닝에 지나갈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어리숙한 10대의 청소년이 아니다. 세상 물을 어느 정도 먹은 사회인이었다. 겨우 이딴 같잖은 협박으로 날 손 위에 굴리려 했다면 그것은 지나치게 얕은 생각이었다.
“네가 나에 대해 얼마나 조사했는지 몰라도 넌 나에 대해 전부 알 순 없을 거야.”
당연한 일이었다. 현재의 나는 그녀가 조사한 과거와 다른 인물일 테니.
“전부 알 수 없다, 라….”
백장미의 눈빛이 낮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것은 한순간이었다. 그녀는 고요히 다시 미소를 지은 채 눈을 감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맞는 말이겠군요. 제가 아는 건 그저 종이에 적힌 글자뿐이니까요.”
백장미가 다시 눈을 떴다. 그 안에 감추고 있던 오만의 빛이 서려 있었다.
“그렇지만 모두에게 공평한 건 있죠.”
나는 그 말에 반사적으로 이맛살을 찌푸렸다. 본능적으로 꺼림칙함이 느껴졌으나, 그걸 채 파악하기도 전에 백장미가 입을 열었다.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에 대한 욕심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법 아니겠어요?”
그녀가 자리에서 느릿하게 일어섰다. 그러곤 내 얼굴로 손을 뻗어 내 볼을 쓰다듬듯 어루만졌다.
“제가 당신께 그 모든 걸 드리죠.”
내 볼을 만지는 그 손끝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가웠다. 어쩐지 등골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당신의 활동 보고를 봤어요. 프로에 진출할 생각이 없으면서도 꾸준한 트레이닝과 더불어 운동과 선수들을 향한 진지한 자세가 참 인상적이더군요.”
볼을 스치는 손가락이 천천히 이동해 턱에 다다랐다. 그녀는 내 턱을 살며시 쥔 채 자신의 쪽으로 살풋 잡아당겼다.
“게다가 성격도 당신의 아버지와 판박이인 듯싶은데….”
백장미의 눈이 예쁜 호선이 그려졌다. 하지만 나는 눈앞에 있는 그녀의 얼굴에 반응할 틈이 없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그 말들이, 내 심장을 덜컹이게 만들었다.
“당신, 정말로 위를 향할 생각이 없나요?”
“뭣…….”
머리가 멍해졌다. 더 이상, 더는 들어선 안 된다고 머리가 경고 등을 요란하게 울렸다. 하지만 내 몸은 쇠사슬에 묶인 것처럼 꼼짝도 하질 않았다.
“당신은 당신 아버지를 그리 두려워하질 않죠. 방금 확실히 알았어요. 당신은 아버지처럼 길에서 이름 날리는 걸 수치스러워하는 거야, 그리고 또 언제나 그 위를 동경하고 선망하죠. 그러지 않고선 이리 강박적으로 정체를 숨길 리가 없죠. 그렇지 않나요?”
확고한 말이 비수처럼 가슴에 꽂혀 날아왔다. 내 턱을 쥔 그녀의 손아귀의 힘이 강해지는 게 느껴졌다. 그녀의 낯이 부쩍 내 얼굴로 다가왔다.
“선수로서 그 뒤를 강하게 받쳐 주는 스폰은 필수 불가결일 테죠. 내가 당신을 막는 그 벽을 모두 제거해 줄게요. 당신은 정상을 향해 자신의 할 일에만 매진하면 되는 거예요.”
달콤한 속살거림이 귀를 간질였다. 당장 그 입 닥치라고 윽박이라도 질러야 했다.
그러나 어째선지 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렸다. 우습게도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나 자신도 제대로 의식지 못했던 감각이 일깨워졌다.
“잘 생각해 보세요.”
잘 생각해 봐.
“당신은 선수로서, 최정상에 서고 싶지 않나요?”
너는 정말 다시 선수가 될 생각이 없는 거야?
백장미의 말과 심연에 파묻혀져 있던 속삭임이 동시에 내 귓가에 울려 퍼졌다. 속이 울렁거렸다. 망연히 벌어진 입은 어떤 말도 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당신의 절대적인 조력자가 되어 드리지요. 그 누구도 당신의 길을 방해치 못하게. 최강 그룹과 저희 백화 제단이 합병하는 그날, 당신은 이 나라에서 감히 넘볼 수 없는 힘을 얻게 되는 겁니다.”
문득 그녀의 말을 듣자, 이전 생의 과거가 되살아났다.
스폰을 해 주겠다며 기이하리만치 친절한 웃음을 달고 왔던 이가 있었다. 가계는 기울어진 지 오래였고, 체육관은 폐관하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아빠는 고집스러울 만치 나를 키우겠다는 오기로 겨우 버티고 버텨 냈다. 그러니 믿을 동아줄은 나를 지탱해 줄 든든한 스폰만 바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즉, 석연찮더라도 그 사람을 붙잡는 방법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그곳은 이름을 들어 본 적 있는 유명한 기업이라 괜찮을 거라 여겼다. 그래서 그 순간만은 그 기업이 우리를, 나를 구원해 줄 줄 알았다.
그러나.
아빠와의 마찰이 있고 나서 그 스폰은 단절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조력을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름이 난 기업이었기에 나를 스폰 해 줄 만한 여타 기업에도 입김이 뻗쳤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한순간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럼 지금은? 지금은 어떠한가.
체육관은 멀쩡하고 지난 생에서보다 월등히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며,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었나?
정답은 아니었다.
이번엔 괜찮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선수를 다시 해도 되지 않을까.
이번에야말로 정상을 노려도… 되지 않을까.
회원들의 활기가 북적이는 체육관을 보며 나는 올라오는 미련을 조용히 등 돌리기를 수차례였다. 더 이상 실패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미련하리만치 한 사람, 그 한 사람을 이겨 보고 싶다는 빌어먹을 호승심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그 길을 걷는 순간, 최정상을 목표로 지향할 것이다. 비로 이 세계에 그 사람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나 이 세계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었다. 이 놀라운 세계에 선수로서 발을 담는다는 건… 내게 있어서 정말 꿈같은 일일지도 몰랐다.
“저는 당신이 선수가 되고 싶어 하는 걸 알아요.”
나긋하고도 달콤한 속삭임이 귀를 간질였다. 그 말의 무게는 내 가슴을 무겁게 억눌렀다.
“……읏.”
나의 온 치부가 드러난 것만 같았다. 낯이 부지불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 참기 어려운 감정에 나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며 마주 보던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 기저에 깔아 놨던 미련이 타인을 통해 모두 까발려졌다. 가까운 가족도, 하물며 나조차도 이러한 내 감정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 생전 처음 보는 타인이 그런 나를 꿰뚫어 보았다.
“그러니 나를 잡으세요. 내가 당신을 정상으로 올려 줄게요.”
하지만 백장미는 내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두는 것을 허락지 않았다. 그녀는 잡고 있던 내 얼굴을 꽉 붙들며 강제로 자신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재차 마주 본 그녀의 눈동자는 어쩐지 광기마저 어린 것 같았다. 그 기백이 순간 나로 하여금 그녀에게 질리게 만들었다. 더 이상 표정을 관리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뜨며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여기서 더 입을 열어 봤자 더 득이 될 것도 없었다. 더 이상 말할수록 수렁에 빠져 다른 치부가 더 드러날까 두려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체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는가. 어째서 나를 이렇게까지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인가.
“네 말마따나… 그래. 난 선수가 되고 싶…, 싶을지도 몰라.”
되고 싶다고 말하려던 걸 가까스로 참아 냈다. 백장미의 말은 틀린 게 하나 없었다. 너무 맞아서 심장이 너덜거릴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완전히 인정해선 안 되었다.
“그렇지만 네가 날 도울 필욘 없잖아.”
백장미가 하는 모든 말은 내게 있어 모두 수수께끼 같은 말에 불과했다. 백장미의 이 제안들은 매혹적이란 걸 인정한다. 한순간 모든 상황을 뒤로한 채 넘어가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특히나 최강혁이 관심을 두고 있는 여자라면… 네 적이라고 여기는 게 맞지 않아? 내가 네 뒤통수를 치고 최강혁을 노리면 어쩔 건데.”
말도 안 되는 개소리였다. 최강혁이 나에게 흥미가 생길지언정 이성으로서 관심을 둘 리가 없을 테니 말이다. 무엇보다 최강혁에겐 주연희가 있었다. 바로 여자 주인공이 말이다. 그런 주연희를 두고 내게 관심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백장미의 입장에서 보면 나는 굉장히 기이한 인물이며 신경에 거슬리는 존재가 틀림없었다. 특히 최강혁에게 위해를 조금 가했다는 이유로 주연희를 괴롭혔던 그녀였다. 그런데 최강혁이 흥미를 가지고 있는 나를 그동안 가만히 두고 있던 것도 모자라, 이번엔 자기 편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니, 너무나 이상하지 않은가.
말을 이으면 이을수록 흔들리던 이성이 진정되어 생각을 정돈하기 시작했다. 그래. 이상해. 너무 이상했다.
그녀는 왜 나를 적으로 두지 않고 아군으로 만들 생각을 했는가.
‘아니, 아니야. 본질은 그게 아니야.’
백장미가 나를 그동안 건들지 못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던가.
‘이 녀석, 설마….’
그저 추측에 불과했지만 이런 도박 수 정도는 한번 던져 볼 가치는 있었다. 결론을 내린 나는 내 얼굴을 붙잡고 있던 손을 덥석 붙잡았다. 그리고 올라가지 않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 올려 조소를 그려냈다.
“너, 한도훈이 무섭구나?”
그러자 백장미의 눈이 커지더니, 곧 불쾌한 것처럼 와락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정곡이었군.’
혹시나 싶어 한번 던져 본 미끼였다. 그런데 월척이 낚여 버렸다. 그럼 나야 당연히 그 찾아온 호기를 놓칠 수야 없지 않겠는가.
“아하-. 그동안 날 건드리지 못했던 이유야 알고는 있었는데, 이건 또 몰랐네. 한도훈이 얼마나 무서웠으면 나를 회유하려고 드는 걸까, 응?”
최대한 능청을 가장했다. 여유를 되찾은 것처럼 붙잡은 그녀의 손을 적당한 힘으로 꽉 쥐려 했으나, 감정이 격해진 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 탓인지 백장미의 그 고운 얼굴이 일그러져버렸다.
“그런데 사람 잘못 봤어.”
그런데 이건 정말 고통 때문이었을까? 표독스러운 그녀의 눈빛이 내 눈과 똑바로 마주쳐 왔다.
뭐, 그래 봤자 상관없지만. 나는 떨려 오는 숨을 진정시키기 위해 조용히, 깊게 숨을 들이마신 후, 그녀에게 단언했다.
“날 가지고 어떻게 이용해 먹을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네 의도대로 순순히 이용당하지 않을 거거든.”
나는 말을 마치고 쥐던 손을 내팽개치듯 뿌리쳤다. 그 힘의 반동에 의해 백장미의 몸이 잠깐 휘청였다. 백장미는 그것이 못내 자존심이 상했는지 이제껏 유지하던 모든 포커페이스를 무너트리며 나를 죽일 듯 쏘아보았다.
“또 네가 제대로 착각하는 모양인데, 선수의 길을 가지 않은 건 내가 직접 고른 나의 선택이야. 하등 상관없는 네가 내게 이렇다 저렇다 할 입장이 못 된다고. 그러니까….”
건방 떨지 마.
강압적인 경고가 내던져졌다. 이 이상 나를 건드리면 나도 이젠 어떻게 나올지 장담 못 한다. 나는 주먹을 꽉 쥐며 싸늘히 백장미를 노려보았다.
“당신, 후회하게 될 거야.”
백장미도 지지 않고 나를 똑바로 죽일 듯 쏘아보았다.
“후회? 무슨 후회. 아-. 그 빽 얘기?”
나는 픽, 웃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하나도 안 미안하지만, 난 이미 든든하다 못해 충분한 지원군들이 있거든.”
그렇다. 나에게는 이미 훌륭한 아군들이 있었다. 한순간 마음이 들춰져 이성이 조각나 당장 떠오르지 못했던 생각들이 연이어 찾아들었다. 왜 이제야 이런 생각들이 나는 걸까. 참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 변태 새끼를 믿는다고?”
변태 새끼…. 한도훈, 너는 대체 밖에서 뭘 하고 다니길래 호칭이 저따위니. 그런데 정말 반박할 말이 없다는 게 참… 웃길 노릇이었으나, 나는 우선 모른 척하며 능청스럽게 대꾸했다.
“걔를 믿기보단 내 감을 믿는 편이지.”
무엇보다 너보단 한도훈이랑 편 먹는 게 훨씬 이득일 것 같거든. 지금만 봐도 한도훈이었다면 여기서 물러설 놈이 아니었다. 아까는 속수무책으로 끌려가 한도훈의 여자 버전인 줄 알았건만, 지금 보니 아니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한도훈만큼 노련하진 못한 모양이었다.
“대체 왜…! 나는 장차 최강 그룹의 안주인이 될 사람이야. 미리 줄을 잘 서는 게 너한테도 이로울 텐데?!”
봐라. 지금도 이렇게 흔들리지 않는가. 그것도 확정되지 않은 미래를 거론하면서 말이다. 한도훈은 가벼워 보이는 외향과 달리 모든 것이 완벽해질 때까진 그 무거운 입을 절대 열지 않았다. 또 원체 가진 게 많기 때문인지 몰라도, 그는 자신의 수중 안에 있는 것을 최대한 이용하는 편이었다. 만일 아직 가지지 못했다면, 그것을 갖기 위해 온갖 계책을 세웠겠지. 그것은 백장미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잔뜩 표독스러워진 백장미의 얼굴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찬찬히 입을 열었다.
“불쌍하다.”
“……뭐?”
“좋아하는 사람에게 표현을 그따위로밖에 못하는 네가 불쌍하다고.”
더불어 최강혁도. 그가 백장미를 좋아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여부는 모른다. 하지만 그 자신은 원치 않게도 그녀의 손아귀 안에서 놀아난 격이었다. 나는 이 난해한 관계에 대해 혀를 작게 차며 자리에서 몸을 돌렸다.
“둘이서 알아서 해결해. 엄한 사람 피해 끼치지 말고.”
더 있어 봤자 의미가 없었다. 나는 무심하게 손을 내저으며 그 자리를 벗어나 문으로 향했다.
“잠깐, 거기 서…!”
나를 붙잡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나는 듣지 못한 척 무시하며 문을 열었다.
카페 문을 열고 나서자 부쩍 더운 공기가 훅 밀어닥쳤다. 평소라면 불쾌했을 법한 더위였으나…
“읏-차.”
지금은 어쩐지 답답한 곳을 벗어난 듯한 해방감에 숨통이 트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숨을 크게 쉬며 기지개를 쭉 폈다. 무거웠던 가슴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