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인소에 갇혀버렸다 !-192화 (192/306)

193. 수면 아래. (2)

***

한 사람의 선택과 영향력은 얼마나 큰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킬까.

모르긴 몰라도, 그 사람만을 위해 만들어진 한 사이트엔 큰 파문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리라.

그리고 그것은 단 하나의 게시글에서 비롯되었다.

[제목 : 빅뉴스!!!!!!!!!!!!!!!!!! ㅁㅊ 빅뉴스!!!!!!!!!!!!!!!!!!!!]

[내용 : 우리의 조커님이..........!

최강혁이랑..........................!!!!!

맞다이까셨다!!!!!!!!!!!!!!!!!]

[조커사랑나라사랑 : ????????????????????????]

[조커외조빱 : ???????????????????????????????????]

[조커의충직한몸종 : ??????????????????????????????????]

[조커따까리 : ?????????? ㅅㅂ이게무슨일임??????????????? 못살아님설명좀해봐요나지금손ᄄᅠᆯ린다구요오ㅗㅗㅓ]

[♡♥조커포에버♥♡ : WHAT?]

[조블리♥♥♥ : 네ㅔㅔ에ㅔ?????...이게 뭔일이에요.............?????????????]

하하 호호. 하며 여느 날과 다름없이 조커를 찬양하고 있던 사이트는 순식간에 뒤집혔다. 이것은 사이트에서 신나게 수다를 떨던 이에겐 날벼락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조커 VS 최강혁

이게 무슨 뜻인가. 현 사대천왕과 숨은 최강자인 두 사람과의 대결이라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조커님은 이제는 정말 정체를 숨길 생각이 없는 건가. 그런데 누가 이긴 건가. 당연히 조커님 아니겠느냐! 하지만 최강혁도 존나 세다!! 이런 세기의 대결이 펼쳐졌는데 왜 다른 사이트는 조용한 거냐!!! 이 정보는 어디서 나온 출처냐 등등 한순간에 게시글의 댓글은 100에 다다랐다.

[☆조커팬1호☆는바로나 : 나 왜이거 1빠로 발견못함 못사라님설명어디가서요이거무슨예의죠????? 당장 설명해줘요 나 진짜 진지함 당장 말 안하면 당신 집 쳐들어가서 깽판칠것]

[└(작성자)조커없인못살아 : 님은 진짜 그럴 것 같아서 무서움... 진정하셈.... 설명해드릴테니깐......]

작성자는 그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빠르고 긴 장문의 글을 써 내리기 시작했다.

[(작성자)조커없이못살아 : 댓글 새로 파서 설명해드림. 제가 드디어 오늘 조커님으로 추정되는 분은 영접한 것 같거든여? 지금 쓰는 것도 거의 바로 알게 되자마자 쓰는 거랑 다름없음!

사실 이거 거의 추측이긴 한데 아까 카페에서 검은 모자 검은 마스크 똭 쓰고 계신 분이 계셨음. 첨엔 걍 그냥 와~ 우리 조커님도 저런 차림으로 서열싸움 휩쓸고 다니시는데~ 하고 그냥 넘기려 했거든요?? 근데 세하고넘들이 그분 곁을 지나가면서 도방고 학생 한명이 세하고랑 붙고 있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막 귀가 기울여지고 그랬음.

도방고 학생이 혼자 붙고 있다고 하면 왜... 당연히 그러지 않나요? 거기가 진짜 네임드들 총 집합소나 마찬가진데! 게다가 최근에 최강혁이 요즘 시끄러웠잖아요? 당연히 이번엔 최강혁vs세하고구나~ 하면서 어차피 이기는 건 최강혁ㅋ 했었더랬죠ㅋㅋㅋㅋㅋ 상대가 전혀 안되자나여??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래서 전 제 갈길 가려하는데 갑자기 그분이 벌떡!!!!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거예요!!! 그것도 살인미소를 흩날리면서 모자랑 마스크를 뙇!하고 바로 쓰면서!!! 하씨 그때 생각만하면 지금도 심장이 벌렁벌렁........... 저지금죽어도 여한이없습니다........]

[└♡♥조커포에버♥♡ : 왜 여기서 끊김. 피 말려 죽이실 생각? 나도 님 죽일 생각.ㅇㅇ]

[└조커따까리 : 평소라면 말리겠는데... 오늘은 진짜 동감. 사이트장님 이번만 눈 감아 주세요.]

[└조커사랑나라사랑 : 이 자를 사형하라-!!!!!!!!!!!]

[└조커의충직한몸종 : 내용은 듣고 사형시키죠]

내용이 잠시 끊기자 그 아래로 달린 유저들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사형! 사형! 부르짖는 댓글들이 과열된 양상을 띠었다. 곧 혁명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눈이 뒤집힌 유저들은 이 인간 집 어디냐는 말까지 나올 즘, 이어진 설명으로 겨우 잠잠해졌다.

[└(작성자)조커없이못살아 : 야이인간들아 진정 좀 해;;;;; 님들 기다리다 숨넘어갈 것 같아서 일부러 쓰다가 잠깐 끊은 거라고;;;;;;]

[└(작성자)조커없이못살아 : 이어서 작성함. 아무튼 그래서 사실 거기까진 좀 아무래도 조커님이라고 넘겨짚기엔 무리가 있잖음? 솔까 엄청 따라가고 싶었는데 내가 진짜 극한의 인내심을 발휘해서 참았음. ...사실 너무 빨라서 못 잡음. ㅈㅅㅈㅅ.

쨌든 지친 발걸음으로 터덜터덜 다시 카페에 왔음. 근데 그 세하고 놈들 분위기가 심상찮은 거임. 뭔데뭔데 하면서 대충 그 근처에 자리잡았거든요? 근데 갑자기 최강혁이랑 조커가 싸운다는 거 아님?! 실황 중계하는 놈 최강혁 무서워서 다 떠났다고 해서 없을 줄 알았는데 한놈이 기어코 남아있었던 거임. 게다가 영상촬영 돌리고 있길래 나도 같이 몰래 지켜봄ㅇㅇ

와근데 ㅅㅂㅅㅂㅅㅂ 조커님 존나 셈!! 진짜 미쳤음!!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더 쎔!!! 작은 영상에서도 느껴지는 그 강함에 내 가슴이 웅장해짐.... 걍 존나 빠르고 존나 셈!!!! 빈말 아니고 진짜 주먹이 안 보임!!!! 진짜 입 틀어막고 구경하고 있는데 조커님이 갑자기 멈추시는 거임! 갑자기 뭔가 싶었거든요? 근데 알고보니까 웬 멍청이가 조커님 근처에서 얼쩡거리고 있었음. 눈치껏빠져야지 그새끼진자

님들 다 알죠? 우리 조커님 조오오오온나 착한 거. 암튼 그래서 그새끼 때문에 조커님 동작이 눈에띄게 둔해진 게 딱 보이는 거임. 피할 수 있는 걸 못 피해보이고!!! 게다가 알 사람들 다 알겠지만 두사람 피지컬차 조졌잖음? 이게 겜이 되나? 싶을 정도로 장난 아니잖음? 근데 보통 이런 싸움은 체격이 작은 쪽이 잽싸게 치고 빠지고 해야되잖음? 근데 그걸 못하는 거임 우리 조커님이!!!!!!!!! 그래서 다 후려맞고!!!!

아진짜 그 세하고 새끼 반드시 찾아내서 조져버릴 거임 결국 그 새끼 때문에 우리 조커님이 얼굴을 정통으로 후려맞았거든???? 그리고 이어서 조오오온나 위험한 한방처럼 보이는 일격이 조커님께 향하는 그순간!!!!!! 내가 진자 너무 화나서 벌떡 일어났다? 당장이라도 방해한 그새끼 조지겠단 마음으로????????? 근데 ㅅㅂ!!!!!!! 우리 조커님이!!!! 우리 조커님이...!!!!!!!!!!!!!!!!]

[└♡♥조커포에버♥♡ : 이 ㅅ....아름다운 양반이 또 이상한 부분에서 끊네?]

[└조커가최강 : 사형~~~ 예~~~~ 사형입니다~~~ 공개 처형 가죠~~~~~]

[└조커의충직한몸종 : 목을 걸기에 딱 좋은 날씨네요.]

[└조커없음내목숨도없음 : 처형대 준비하겠습니다.]

[└조커따까리 : 이건 진짜 사이트장님이 말리셔도 소용없습니다.]

[└조블리♥♥♥ : 근데 그 세하고 사람들 진짜 누구죠?]

[└☆조커팬1호☆는바로나 : 이ㅅㅂ새끼들이 감히 우리 조커님을 방해해???? 하... 그와중에 우리 조커님 인성 어쩜 좋죠...?ㅜㅠ나눈물나진짜ㅠㅜㅜㅠㅠㅜ이러니 내가 조커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

[└조커의충직한몸종 : 걱정마세요. 그 새끼들 잊지 않고 반드시 조지겠습니다. 그리고 작성자님도 빨리 설명 이어주시죠.]

중요한 순간에 내용이 끊기자 인내심이 바닥을 긁기 시작했는지 유저들의 반응이 첨예하게 곤두섰다. 거기에 목숨의 위협을 느꼈는지 작성자는 빠르게 말을 이어 갔다.

[(작성자)조커없이못살아 : 아 님들 진짜 진정 좀 하라니까... 드라마 모름? 드라마. 원래 이런 건 긴장감이란 게 생명임;;;;]

[└조커의충직한몸종 : 드라마 엑스트라처럼 묻어드릴까요?]

[└(작성자)조커없이못살아 : 님은 왤케 살벌함... ㅈㄴ무서움...;;;; 여기 진짜 능력자들 많아서 그냥 들리지 않는다구요 여긴 정상인 인간 하나도 없다지만 님 그래도 여기서 가장 정상이었잖아요 돌아와요 몸종님;;;;]

[└조블리♥♥♥ : 신입이 여기 적응 완벽히 한 거죠! 님 빨리 뒷내용이나 말하시죠 안 그럼 척추를 무처럼 뽑아드림]

[└(작성자)조커없이못살아 : 천사같은 조블리님마저...........ㅠㅠㅠㅠㅠㅜㅜ]

야박하기 짝이 없는 댓글들의 향연에 장렬히 전사한 작성자는 눈물을 삼키며 다시 말을 이어 갔다.

[(작성자)조커없이못살아 : 흠흠.... 암튼 그래서...

우리 조커님이 위기의 순간!!

빡-!!!

하고 발로 최강혁을 걷어찬 거 아닙니까!!! 여러분!!!!

우리 조커님 존나 멋지셨음 어떻게 그 순간 발이 나갈 수 있지??? 진짜 농담 아니고 바로 맞기 직정이었거든요??? 미친 반사신경임!!! 진짜 대박인 듯 걍 미침!!!!!]

[└♡♥조커포에버♥♡ : 꺄아아아아아아!!!!!!!♥♥♥♥♥ 조커님 사랑해요!!!!!!♥♥♥♥♥♥♥]

[└조커의충직한몸종 : 역시.]

[└조커사랑나라사랑 : 캬......]

[└조커없음내목숨도없음 : 전설은 어딜 가지 않네요.]

조커의 활약이 밝혀지자 팬들은 환호했다. 상대가 상대다 보니 혹시나 그대로 당했을까 싶었던 의혹은 순식간에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다들 조커를 칭찬하며 열광하던 와중, 한 댓글이 달렸다.

[└조커의충직한몸종 : 아 근데 결국 이긴 건 누군가요? 반격했단 이야기 이후로 내용이 안 달린 것 같은데요?]

[└조커없음내목숨도없음 : 아]

[└조커따까리 : 아]

[└♡♥조커포에버♥♡ : 당연히 우리 조커님 아니겠어요!!! 우리 조커님은 최강이니까요!!!]

[└조커외조빱 : 옳소! 옳소!]

[└조커님사랑합니다 : 우리 조커님이 이겼겠죠 그쵸? 못살아님. 그러니까 게시글 올린 거 아니에요???]

당연히 조커가 이기지 않았겠냐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그래서 당장이라도 축하 파티를 할 기세였으나, 그 뒤로 작성자의 말이 달렸다.

[(작성자)조커없이못살아 : 어. 음.. 분위기 아작내서 미안한데요]

[└(작성자)조커없이못살아 : 그 뒤론 몰라요....]

[└조커외조빱 : ?]

[└조커따까리 : ?]

.

.

.

(이하 중략)

이전과 달리 확연히 위축된 글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달리는 물음표의 향연은 수를 세기도 힘들 정도였다. 그러한 물음표 공격에 작성자는 울면서 댓글을 이어 갔다.

[(작성자)조커없이못살아 : 제가 모르고 싶어서 모른 게 아니라요ㅠㅜㅜㅠ 조커님이ㅠㅜㅜ 구경꾼들 다 꺼지라고 하셔서ㅠㅜㅜㅠ그래서 몰라요ㅠㅜㅜㅜㅜ 안 꺼지면 진짜 죽일 것 같이 무서워서.....영상으로 보는 저도 움찔할 정도로 기백이 쩔으셨...하...존멋......암튼 거기 있는 사람은 오죽하냐고요... 그래서 영상도 거기서 끝...ㅠ]

[└♡♥조커포에버♥♡ : 크윽... 조커님의 명령이셨다니... 그럼 어쩔 수 없죠...]

[└조커외조빱 : 패기없는 새끼들.... 조금이라도 더 버텨주지....하...ㅅㅂ]

[└조커없음내목숨도없음 : 아 다른 사이트에도 최강혁이랑 싸우는 거 이제 올라오네요. 못살아님 진짜 빠르게 올리신 거 맞는 듯.]

[└☆조커팬1호☆는바로나 : 아 그럼 특별히 봐드림]

근데 결국 이긴 것은 누구인가. 팬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조커냐, 최강혁이냐. 누구의 쪽에 승부가 달렸는가. 도무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물론 그들의 마음속 승리자는 당연 조커였다. 그러나 사이트의 규칙상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건 금지였다. 그래서 그들은 선뜻 말을 못 하고 방황하고 있는데,

[♡♥조커포에버♥♡ : 아! 그럼 이번에 도방고 체육대회 있지 않아요? 그때 확인해보는 건요?? 두 사람 분위기 보면 알지 않을까요?!]

하나의 제안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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