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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븝미쟝이 되었다-79화 (79/172)

#79화. 외모를 가꾸는 븝미쟝이애오…….

메인 시나리오의 악역 처리하기 5/5(회)

보상이 지급됩니다!

갑자기 떠오른 메시지. 그것은 분명 내게 긍정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히든 미션. 그 내용은 메인 시나리오의 악역들을 처리하는 것.

5회라…… 나는 그 내용을 보고 왜 갑자기 이런 메시지가 떴는지 알 것 같았다.

앞서 내가 조우한 빌런들. 가짜 팔찌를 장물로 속여 팔다 잡힌 빌런, 일리아와 카페에서 봤던 그 빌런, 메이슨 길드와 함께 들어갔던 던전에서 만난 빌런들, 그리고 시험 중에 만났던 빌런에, 지금 물리친 베히모스까지…….

정확히 각각 다른 5개의 빌런 집단에 속해 있는 이들을 쓰러뜨리거나 혹은 계획을 망쳤다.

“호에에에.”

내가 본래 스펙업을 위해 진행하던 퀘스트는 명성도를 상승시키는 것. 하지만 그에 최근 제동이 걸렸다.

저번 10,000 명성도 퀘스트가 학기 중에 클리어된 이후, 다시 등장한 조건은 50,000의 명성도. 기한을 무려 3년으로 주기는 했지만 50,000의 명성도라면 적어도 국내에서는 나를 모르는 사람이 없어야만 했다.

하지만 아직 그 정도가 되기에는 요원한 것이었고, 그에 자체적으로 마법이나 정령들에 대한 스펙업을 진행하려고 했던 건데…….

아무래도 이런 요소가 숨겨져 있었던 모양이다.

보상: 커스터마이징 룸 개방

커스터마이징 룸에 들어가시겠습니까?

커스터마이징 룸?

나는 그 메시지를 보고 흠칫할 수밖에는 없었다. 이건, 그냥 문자 그대로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애용하던 시스템이다. 왜냐면 룩딸충이었으니까.

캐릭터가 스펙업을 하는 것보다 예쁘게 코디를 하기 위해서 게임을 하는 이들. 나는 개중에서는 스펙업 또한 굉장히 중시하는 편이었지만, 성능이 좋은 무기를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존재했다.

그런 이들의 돈을 쪽쪽 빨아먹던 것이 바로 이 커스터마이징 룸.

나는 그것을 깨닫고, 잠시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에 외모를 꾸미는 것뿐이지 나한테는 도움이 되질 않는 곳이라는 게 아닌가…… 재미는 있겠지만.

“하와와와…….”

그래도, 뭐.

안 들어가 볼 필요는 없고.

나는 헛기침을 내뱉으며, 외쳤다.

“븝미쟝 드러가는 고애오!”

커스터마이징 룸으로 이동합니다.

*    *    *

내가 커스터마이징 룸에 도착해서 가장 처음 느낀 감각은 후각이었다. 내부에서 풍겨 오는 달큰한 향기. 그것을 맡자 몸이 나른해졌다.

“헤으으응…….”

당도한 곳은 커다란 백색의 문.

나는 술 취한 사람처럼, 향기에 취한 채로 비틀거리며 그 문을 열었다.

드러나는 내부는 온통 따뜻한 색으로 점철되어 있는 공간이었다. 대부분이 연분홍색으로 칠해져 있거나 애초부터 그런 색깔이 통상적인 물건들이 있는 곳.

무슨 어린애들 콩순이 장난감 세트 같은 색감에, 나는 잠시 거부감을 느꼈다.

다만 떠올려지는 기억 하나. 게이머 시절 내 커스터마이징 룸도 여기랑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때는 사람들이 질색팔색을 하는 게 재밌어서 그렇게 만든 것이지만, 어쨌든 내가 이 디자인을 욕할 바는 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같았다.

“거울씨 엄청 큰 고시애오…….”

나는 가장 먼저 화장대로 향했다. 그곳에 떡하니 놓여 있는 것은 화장대에 달려 있는 거울치고는 굉장히 큰 것. 내 전신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거울이었다.

화장대에서는 원래 얼굴을 수정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곳에서도 같은 방식이지 않을까.

나는 게임에서처럼, 화장대를 손으로 건드렸다.

그와 동시에 떠오르는 메시지.

성형을 하시겠습니까?

성형……이라.

나는 솔직히,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내 망발에 의해 만들어진 미소녀 다나 크리스틴, 그러니까 지금의 내 얼굴은 조금 어려 보이는 걸 제외하면 그 나이대에서 최상의 외모였다.

그게 이제, 내가 아니었다면 참 좋았을 테지만…….

아무튼 얼굴을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억지로 바꿔 봤자 주변 사람들이나 놀라겠지, 더 나아질 수는 없을 것이었다.

“한번 보기나 하는 거시에얌.”

하지만 나는 수락했다.

어차피 내가 세부 항목을 선택하고 조정하지 않으면 성형은 되지 않는다.

그냥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히어로 판타지와 같은 시스템인지 확인하려는 의도였다.

신체 부위를 선택하십시오.

부위: 눈, 코, 귀, 입, 손, 발, 팔, 다리, 가슴

“먼가…… 이상한데여?”

이어 떠오르는 시스템창을 확인하고, 나는 의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게 도대체 무엇인가. 원래는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히어로 판타지에서는 그냥 유저의 자율 조정에 따라, 딱히 부위를 나누지 않고 전신 커스터마이징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래서 상당수의 캐릭터들이 다들 선남선녀였다. 물론 불사신선처럼 이상한 컨셉충들도 많았지만…….

이런 식으로 부위별로 따로 진행한다거나 하는 것은 처음 들어 보는 방식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선택했다.

1. 시력 강화

2. 야간 투시

3. 매혹안

4. 석화안

5. 분노안

6. 흑화안

7. 미래안

8. 과거안

…….

…….

50. 용안

그에 나타나는 항목들, 나는 그것들을 보고 입을 쩍 벌릴 수밖에는 없었다.

시력 강화와 야간 투시 같은 경우에는 문자 그대로의 효능을 발휘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다음이 문제였다.

매혹안. 그것은 작중 중후반부터 등장하는 서큐버스 퀸이 사용하는 능력이었다. 그 대상이 남자라면 초월적인 정신력을 가진 이가 아닌 이상에야, 혹은 기능에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에야 완벽히 홀릴 수 있는 눈.

스토리상 서큐버스 퀸을 토벌하러 갈 때 끼어 있었던 남자들은, 모두 후자에 속한 이들이었다. 딱 1명 장선우를 제외하고. 그 녀석은 전자로서 파티를 이끌었고 실제로 매혹에도 완강히 저항해 내었다.

그다음으로 석화안, 이건 조만간 조우하게 될 메두사의 능력이었다. 그 본신의 힘은 강하지 않지만, 눈을 본 이들은 죄다 돌처럼 굳어 버리는 사기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는 소환수조차 그렇게 되는지라 많은 사람들이 메두사에 의해 돌로 변해 버렸다.

물론 그 정체가 밝혀진 이후에, 설화에 나오는 공략법대로 처치당하지만…… 사기적이라고밖엔 할 수 없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었다.

분노안, 이건 뭔지 모르겠고.

흑화안. 이건 알겠다. 앞선 눈들보다는 별로지만 이것 또한 메인 빌런이 쓰던 거다.

그 뒤로 이어지는 것들 모두가 히어로 내지는 빌런, 몬스터 등등. 비중 있게 등장하던 이들의 능력 중 눈에 배양되어 있던 것들이었다.

“호에에, 목이 마르는 고애오.”

침이 절로 꼴깍거리며 넘어간다. 개중에 하나만 있더라도 나는 순식간에 이쪽 세계관에서 강자의 반열에 들 수 있었다. 정말, 이걸 가지게 해 준다고?

나는 떨리는 손으로 석화안을 선택했다. 단순한 메커니즘을 가졌으면서도 사기적인 능력. 메두사 같은 경우에는 멍청해서 죽은 거지, 영리하게 사용한다면 이만한 능력도 없었다.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부족합니다! 요구 BP: 150,000, 현재 BP: 3,700.

“븝미쟝 놀리지 마는 고애오…….”

역시, 될 리가 없나. 나는 입맛을 쩝 하고 다셨다. BP가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족히 지금의 40배는 필요했다.

나는 다른 눈들도 모두 선택해 봤다. 싼 건 8만 정도, 비싼 건 60만까지 나가는 것도 있었다. 되레 석화안이 싼 편에 속하는 것이었다.

BP, 이게 뭔지 알면 최대한 열심히 구해 볼 텐데. 이어 그 항목을 누르자 설명이 떠오른다.

BP(븝미포인트) 븝미쟝이 하와와 하면 호에에, 하고 얻을 수 있는 포인트인 거에얌.

……아주 염병을 떨어라.

아무튼 나는 이어 눈에서 빠져나와, 다른 항목들도 살펴봤다. 제일 싼 시력 강화조차 5,000BP였으니 여기에선 살 것이 없었다.

“호에에, 이거도 좋고…… 요거도 조은 고애오…….”

다른 항목들 또한 모두 사기적인 능력들로 들어차 있었다. 개중 끌리는 것은 미다스의 손이나 아킬레우스의 발과 같은 것들. 하지만 물론 BP가 부족했다.

“후에…….”

꼴받게 하네, 싯팔.

결국 아이쇼핑만 잔뜩 한 꼴이 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BP를 어떻게 쌓는 것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지금 일정량을 보유하고 있는바, 나중에는 저것들 중 하나 정도는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있기는 했다.

뒤이어 향한 곳은 드레스룸. 비교적 아까 화장대와는 다르게 단출한 공간이었는데, 나는 반색할 수밖에 없었다.

“호에에, 븝미쟝 옷들이에얌!”

그곳에는 내가 보유하고 있는 장비들. 그러니까 김수혁이 만들어 준 방어구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따로 입고 다니거나 할 필요 없이, 이곳에서 꺼내 입으면 되는 것 같았다.

디자인을 변경하시겠습니까?

심지어는 디자인까지 바꿀 수 있는 모양. 나는 반색하며 그것을 선택했다.

성능이 좋아서 매 전투 때마다, 심지어 지금도 입고 있기는 했지만 상당히 민망했다.

지금 입고 있는 것만 하더라도, 개중 가장 수수한 스타일임에도 노출이 상당했다. 그나마 이 정도까지는 용납이 가능하더라도, 다른 옷들은 정말이지 남 성향 잡지에서나 나올 법한 옷들이었다.

그걸 무난하게만 만들 수 있다면!

나는 기쁜 마음으로 디자인들을 확인했다. 그리고 옷장을 닫았다.

탁.

원래는 쾅, 소리 나게 닫으려고 했지만 몸이 그런 행동을 하게 놔두지 않았다.

내가 이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것은 시스템에서 추천 커스터마이징으로 내놓은 시안들 때문이었다.

“아가야는 못 입는 고애오…….”

원래도 레오타드 수준의 옷이었던 것을, 무슨 곳곳에 구멍이 숭숭 뚫린 그라비아 의상처럼 바꿔 놨다. 이게 지금 커스터마이징이라고 해 놓은 건가?

나는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공간에 기대를 둘 수밖에는 없었다. 그곳은 원래 보지 못한 공간이었는데, 누울 수 있는 간이침대 같은 것이 놓여 있었다.

시술소에서 시술을 받으시겠습니까?

성형에 이어서 시술인가.

어디 한번 보기나 하자 싶어 그걸 눌렀다.

1. 액세서리 장착 제한 확장

2. 목소리 변경

3. 체형 변경

4. 체질 개선

5. 문신

그리고 떠오르는 항목들에,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2번과 5번 같은 경우에는 잘 모르겠지만, 다른 것들은 내게 당장 필요한 것들이었다.

급하게 확인해 보니, 지금은 불가능해도 대략 10,000 정도의 BP만 더 모은다면 실제로 시술이 가능한 것들. 나는 쾌재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하와와와와!”

특히 체질 개선, 만약에 이걸 통해서 이 쓰레기 같은 몸이 조금이라도 개선된다면. 올스텟 555에서 666만 되더라도 정말이지 행복할 것 같았다.

“후에에…….”

나는 꽤 시간이 지난 후에야 진정할 수 있었다. 아직 안 살펴본 항목도 있었으니 그 또한 살펴봐야만 했다.

그것은 바로 문신. 이 조그만 몸에 뭔 문신인가 싶었지만, 그 내용을 보니 구미가 당길 수밖에는 없었다.

이능을 직접 사용하게 해 주거나 마나양 혹은 회복 속도를 늘려 주는 것들. 모두 비싸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쓸 만한 것 같았다.

“호에?”

하지만 그때, 잠시 내 움직임을 멈추게 하는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바로 하복부에 새기는 문신, 나는 그것을 보자마자 눈을 가리고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헤으응, 븝미쟝은 안 되는 고애오…….”

[마망이 될 수 있는 확률이 증가하는 고애오!]

하겠냐고,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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