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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븝미쟝이 되었다-141화 (141/172)

#141화. 수정 언냐야…… 오디 갓서여……

2학년이 되고 나서부터는 이전보다 더 많은 시험이 치러졌다.

다만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1학년 때는 다른 계열의 생도들도 함께 시험을 치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

대부분 마법 계열을 선택한 생도끼리만 서로 시험을 치렀다.

그리고 그 시험은 대부분 실전이 아니었다.

물론 그것은 내게 너무나도 좋은 일이었다.

애초에 마법 계열 생도들에게 서로 치고받고 싸우라는 무식한 소리를 할 만한 교관은 없었으니까.

대부분이 술식을 재구성하여 다른 마법으로 바꿔 보라든가, 아니면 더블 캐스팅과 같은 고난도의 테크니션을 연습시키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 나 같은 경우에는 이미 옛적에 끝난 훈련이었다.

단순 반복 연산만 하는 마법 같은 경우에는, 더블 캐스팅이 아니라 트리플, 쿼드 캐스팅까지 할 수 있었다.

“……나도 안 되는걸.”

실제로 그것을 보여 주니, 담당 교관이 굉장히 어이없어하기도 했다.

도대체 연산 속도가 어느 정도기에 그런 미친 짓을 할 수 있냐고.

“호에에…….”

그에 대해서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웃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대답도 할 수가 없던 것이기도 했다.

내 모든 힘은 근원은 매일같이 저주하는 이 특성 덕분이었으니까.

일종의…… 치트키와 같은 것이었다.

내가 잡다한 연산을 처리하지 않더라도, 그저 마력의 흐름만 제어하면 마음대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술식을 외우는 방법을 모른다.

그저 그런 ‘척’을 할 뿐.

그러니까…… 지금 내 앞에서 부탁을 하고 있는, 1학년 생도에게 마법을 가르쳐 줄 수가 없다는 이야기였다.

“부탁드려요. 제발…… 요즘 진전이 없어서…… 아무리 고민해 봐도 저는 정통 마법에는 재능이 떨어지는데, 그렇다고 특성에만 의존하기에도 너무 불안하고. 물어볼 곳은 또 길마님밖에 없으니까.”

“븝미쟝도 도움이 안 될 것 같은데여…….”

길마님……이란 호칭은 처음 들어보네, 또.

들어보고 싶던 소리이기는 했으나, 지금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

저번 입학시험 때 세 명에게 보낸 길드 가입 권유.

개중 한 명은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답신을 했고, 다른 두 명은 가입했다.

그 두 명 중 한 명이 바로 이 녀석.

북 매지션이라는 비교적 특이한 특성을 가진 마법사였다.

일종의 부적과 같은 용도로, 책을 서술하여 마법을 사용하는 녀석.

술식을 미리 책에 저장해 뒀다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미리 준비만 해 놓는다면 스무 번이건 서른 번이건, 마력이 되는 한 계속해서 마법을 뿜어낼 수 있는 밸런스에 어긋난 특성.

하지만 그것을 가졌음에도, 꽤나 고민이 많은 것 같았다.

이렇게 특성에 의존해서 이론 쪽으로만 치중해도 되는 걸까?

그런 의문을 내게 물어 오고 있었다.

이걸, 시발 내가 어떻게 답해 줘.

특성에 의존하기로는 내가 이 세계관에서 제일인데.

실전에서는 술식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는 반쪽짜리 마법사다?

나는 아예 술식 자체를 모른다.

그냥 그 복잡한 연산 공식과 무슨 계보니 어쩌고 하는 마법사들의 용어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내가 어떻게 하라고 첨언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제발요. 어떻게…… 한 마디라도 좋으니까.”

하지만 녀석은 진심인 듯, 내가 어떻게 해답을 내놓아 주기 이전까지는 이곳에서 떠날 마음이 없는 듯했다.

처음에는 교관한테 가서 물어보라고 했는데, 교관으로서도 워낙 특수한 케이스인지라 마땅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 답이야 이미 내 머릿속에 정해져 있긴 하다.

나는 이 녀석의 미래를 알고 있으니까.

결과적으로 이 녀석은 자신의 특성이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란 걸 믿고, 사파 마법사가 되기를 택한다.

정통 마법사로서는 딸리는 재능을 특성으로 커버하며 후일 상당한 수준까지 자신의 능력을 끌어 올린다.

그러니까 네 특성을 믿어!

……라고 말하면 그만이지만…….

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게 문제였다.

에이, 씹.

모르겠다, 나도.

“우사인볼트가 왜 세상에서 제일 빠른 줄 아는 고애오?”

“우사인볼트……가 뭔데요?”

……아, 여기선 없나?

“호엥헹…….”

나는 잠시 목을 가다듬은 뒤, 다시금 입을 열었다.

“뇌신 옵바야가 왜 세상에서 제일 빠른 줄 아는 고애오?”

“뇌신…… 그거야 당연히…… 특성 때문에…….”

“아니에여! 끝까지 갔기 때문인 고애오!”

이럴 땐 잘 모르겠다고 해야지.

바른말을 해 버린 녀석 때문에 뭔가 말이 우습게 되어 버렸다.

원래 초장부터 개소리 비슷한 것이긴 했지만서도…….

“끝까지…….”

하지만, 저 나름대로는 뭔가 감명이라도 받은 듯이, 내 말을 되뇌었다.

솔직히 이해는 잘 못하겠는데…….

“감사합니다!”

……니가 만족했으면 됐지.

뜬금없이 찾아오고, 또 뜬금없이 사라지는 녀석의 뒷모습에 중지를 치켜세우려 했다.

안 그래도 피곤한데 지랄이야 지랄이…….

“나쁜 손 안 대!”

하지만, 그마저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몸이었다.

*    *    *

지금 내가 펼치고 있는 공식적인 사업…… 그러니까 양지에서의 사업은 물론 중요한 것이었다.

내키는 대로 돈을 쓸 수 있는 이유 또한 바로 그것 때문이었으니까.

다른 여타 길드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많은 수준의 돈들.

길드원들이 필드에 나가서 획득해온 드랍템과 부산물, 일반적으로는 그것들을 모두 가공업체에 처분해 버린다.

그럼으로써 얻는 수익금을 길드에 일부 배당하고, 길드는 그 대가로서 경매에서 따낸 던전들 혹은 제한 필드의 출입권을 배분한다…….

그것이 일반적인 구조였다.

하지만 패스파인더는 그와 달랐다.

필드에서 얻는 모든 것을 공방으로 보냈다.

개개인들이 모두 10등급 이하의 필드나 던전은 쳐다도 보지 않을 정도의 강자들.

그렇기에 보내지는 재료들 또한 경매나 양지의 시장에서는 되려 물량이 부족한 상등품이었다.

그렇게 보내지는 재료들을 공방에서 포션이나 아티펙트, 장비 따위로 가공해 판매.

중간 유통 과정 또한 없으니 그냥 돈 복사 치트를 쓴 것처럼 돈이 불어났다.

‘길드는 무적이고, 븝미쟝은 신이에양!’

한창 신이 났을 때 그런 말을 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에서야 과로로 인해 반쯤 시체가 된 공방 인원들을 보고 수량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아무튼 양지의 사업은 그렇게 순조로이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반대, 그러니까 음지의 사업 또한 분명 필요한 것이었다.

결국에 빌런들을 포함해, 여러 사건들은 음지에서부터 그 근원이 시작된다.

당장 얼마 뒤에 있을 사건.

재앙의 시작인 그 물품 또한 비공개 블랙마켓에서 거래가 될 터였다.

“븝미쟝 멍청한 고애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블랙마켓에 접속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일반 등급 회원까지 모두 제한 없이 열람이 가능했고, 돈만 주면 언제든지 상위 등급 회원이 되어 경매에 참여도 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최근 일어난 여러 사건 때문에 기승을 부린 빌런들.

그 대처로 빌런들의 주요 수입원인 블랙마켓들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자, 일반 회원들의 열람을 막아 버리고 승급 또한 거부하고 있었다.

“하와와와와…… 안 보이는 고애오…….”

아예 도메인 자체를 삭제해 버린 곳 또한 있었다.

다른 정보 관련 사이트도 사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여서, 한순간에 추적이 끊겨 버렸다.

‘그 물건’에 대해서.

“븝된 고애오…….”

최근 일어난 하프포낙스 사건이라든가, 그보다 더 전의 가짜 교황, 그리고 드라이어드 같은 건들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한 ‘제대로 된’ 에피소드.

그것이 딱 2개월 뒤에 일어나게 된다.

악룡(惡龍)의 강림.

그 사건으로 인해 동아시아권 전체의 히어로들을 모아서 대립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중 거의 1/3 사망하는 괴멸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지금 내가 찾아야 하는 블랙마켓에 풀린 몬스터들의 알 중 하나가, 그 악룡이 잠들어 있는 알이었다.

“안 되는 고애오…….”

히어로 판타지 내의 세계관은 원래대로라면 5년 정도가 지난 후에는 완전히 망가지게 된다.

전 세계가 괴멸적인 타격을 입고, 일부 지역은 무정부 상태에서 반인륜적이고 원시적인 통제에 따라 살아가게 되는…… 그런 세계관이다.

그 시작이 바로 이번 악룡 에피소드.

하지만 나는 그런 미래를 원하지 않았다.

그걸 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 하고 묻는다면 나는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었다.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길 원하는 놈들, 최근에도 많이 마주치지 않았는가.

“납븐 옵바 언냐야 들이 사면 안 되는 고애오……."-

지금도 산재해 있는 빌런들.

개중 중국에서 활동하는 거대 집단 중 하나가 블랙마켓에서 악룡의 알을 사 간다.

원래라면 부화하지 않았을 알을 굳이 부화시켜서, 재앙을 불러온 것이 바로 그들이었다.

그 대가로 놈들의 절반 이상이 괴멸당하기도 했지만…… 어쨌건 그 이상으로 히어로 측이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러니까 꼭 그 이전에 내가 알을 확보해야만 하는데…….

그리고 그 확보할 만한 방법과 계획 또한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어이없이 막혀 버린 것이었다.

“수정 언냐야…… 어디 간 고애오…….”

원래라면 이수정을 닦달해서 해결해냈을 문제다.

그녀는 분명 블랙마켓에서 상위 등급 회원일 테니까.

딱히 그걸 걸린다거나 해서 히어로 명부에서 제명당한다고 해도 상관이 없는 사람이기도 했고…….

하지만 지금 이수정은 아카데미도 나오지 않은 채 벌써 열흘 이상 잠수를 타고 있었다.

멍청하게도, 내가 그것을 눈치챈 건 고작 이틀 전.

그러니까 거의 8일 동안이나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배신, 배신 그리고 또 배신.

인생이 배신 그 자체로 얼룩진 이수정이다 보니, 한동안은 정말 열심히 감시했다.

어딘가로 사라지면 그 즉시 잡아 올 수 있도록.

하지만 최근 들어 그녀를 너무 풀어 줬다.

어쨌든 이제는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확신까지 하고 있었던 중이었기에.

그것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지, 이제 와서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내 금력이 물론 그녀에게 매력적이긴 하나, 필수 불가결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사음으로…….』

“하와와와…….”

제기랄, 받지 않는 전화를 계속해서 걸며, 나는 손톱을 물어뜯었다.

하필 이런 시기에 사라질 게 뭔가.

나는 속으로 이수정을 저주했다.

잡히기만 하면, 진짜 이번에는 두들겨 패서라도 버릇을 고쳐 놓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다.

“호에……?”

그때, 순간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기억 하나.

두들겨…… 패?

“수정 언냐야……? 거기 있나여?”

이수정이 지금쯤, 갈만한 장소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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