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화. 발아 發芽 (14)
쏙!
텁!
옆에 있는 소파에 앉은 로리가 팝콘을 던졌다. 소파에 늘어져 있던 에이미가 참새처럼 입만 뻐끔뻐끔 벌리며 기술 좋게도 받아먹었다.
“얘들아, 나 무슨 일 있….”
흥분한 채로 집 문을 걷어차고 들어오던 매그의 눈에 거실 풍경이 들어왔다.
매그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했다.
“음… 로리?”
“응?”
“내 동생은 동물원에 있는 동물이 아니야.”
로리가 팝콘 한 알을 에이미의 입에 던지며 대답했다.
“알고 있어.”
전혀 알고 있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잖아.
매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시트콤에서 특유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니나도 그 웃음소리를 따라 킥킥 웃었다.
“로리, 그만 던져. 에이미. 너도 네 손으로 집어 먹어.”
로리가 알겠다는 듯이 팝콘 통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는데?”
“아! 들어봐. 나 있잖아….”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던 매그가 양손을 하늘로 뻗으며 외쳤다.
“오디션에 합격했어!”
매그의 자랑에 로리가 텐션을 높여 축하해 주었다. 그때, 소파 위에 늘어져 있던 에이미가 고개를 슬쩍 들었다.
“주연이야?”
“아니.”
“그럼 조연?”
“아니. 엑스트라! 그런데 화면에 얼마나 나오는 줄 아니?”
에이미가 정말 관심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삼 분?”
매그가 손가락을 튕겼다.
“비슷했어. 정답은 삼 초야! 들었어? 화면에 삼 초나 내 얼굴이 잡힌다고!”
“저번에는 1초였잖아. 세 배나 늘었네?”
로리가 매그의 장단을 맞춰주었다.
네 자매에게 단련된 로리에게 이 정도 장단을 맞춰주는 것쯤이야, 누워서 수프를 마시는 수준이었다.
일 초에서 삼 초가 된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전혀 모르겠는 에이미는 호들갑을 떠는 두 사람에 점점 떫은 표정이 되었다.
“정확히는 0.8초였어! 빨리 가서 톰에게 자랑해야지! 워후!”
매그가 신나 하며 방으로 달려갔다. 에이미가 한심함이 그득 담긴 눈초리로 매그가 사라진 쪽을 보다가 다시 소파에 늘어졌다.
잠시 피식 웃던 로리가 물었다.
“톰이 누구야?”
“새 남자친구.”
“그건 데이빗 아니었어?”
“그건 전전 남자친구.”
쿨하게 대답한 에이미가 말했다.
“팝콘 더 줘.”
“그래.”
로리가 팝콘 통을 들고 에이미에게 팝콘 한 알을 던지려던 때였다.
쾅-!
우수수!
깜짝 놀란 로리가 팝콘 통을 놓쳤다. 그대로 에이미의 얼굴에 팝콘이 쏟아진다.
“뭐야, 얼굴에 음식 던지기 놀이 하는 중이야?”
껄렁껄렁하게 걸어오는 소녀.
오늘도 불량한 차림새에 짙은 스모키 화장을 한 조였다.
로리가 친절하게 말했다.
“그건 노는 게 아니라 괴롭히는 거야, 조.”
“그래?”
찰싹!
곧바로 망설임 없이 던진 젤리가 로리의 뺨에 착 달라붙었다. 로리가 뺨에 붙은 젤리를 떼더니 입에 집어넣었다.
“맛있네.”
“그렇지? 네가 좋아하는 사과 맛이야.”
“세상에! 좋아하는 맛으로 챙겨주다니!”
오늘도 조와 로리의 케미는 완벽했다. 로리가 좋아하는 맛을 알고 있는데 사랑이 아니라면 뭐란 말인가?
니나가 감동했다.
“역시 조리야!”
니나는 조리-조와 로리 러브라인을 미는 팬덤-였다!
그때, 팝콘을 먹던 티미가 딴지를 걸었다.
“매리거든?”
매그는 지금 방황하는 중일 뿐이며, 바로 옆에 있는, 진정한 운명인 로리를 곧 알아볼 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 티미가 분한 표정을 지었다.
“네가 아무리 부정해봤자, 대세는 조리야.”
니나가 가소롭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 티미가 억울한 눈초리로 니나를 보았다. 조리가 압도적인 건 사실이나, 매리도 나름 메이저였다.
저 성격 더러운 돼지는 소수파를 존중할 줄 몰랐다!
티미가 분노에 떠는 사이, 그런 티미를 비웃듯이 조가 로리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왜 하필 바로 옆에 앉는 거야!’
이젠 별게 다 거슬리는 티미였다.
거만한 자세로 다리를 꼬는 조를 보던 로리가 의아한 투로 물었다.
“오늘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저게 기분이 좋은 거라고?”
머리카락에서 팝콘을 떼어내던 에이미가 괴상한 표정을 짓는 걸 가볍게 무시한 조가 로리에게 핸드폰 화면을 보여주었다.
“보여?”
“안녕하세요, 우드 출판사입니다. 귀하의 원고 블라블라… 조?!”
조가 씨익 웃었다.
“내 소설을 단편집에 넣어서 출간하기로 했어.”
“조! 축하해!”
“지금 출판사에 가봐야 해. 집 잘 보고 있어, 로리.”
로리의 뺨을 툭툭, 두어 번 두들긴 조가 콧노래를 하며 사라졌다. 로리가 뒤늦게 여긴 내 집이 아니라 네 집이라고 항의했지만 조에게 깔끔히 무시당했다.
다시 평화를 되찾은 에이미가 머리카락에 붙은 팝콘을 떼어 먹을 때였다.
“로리! 에이미!”
붉게 상기된 얼굴의 사랑스러운 소녀, 베스가 달려왔다.
로리와 에이미가 서로를 마주 보았다.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생각이 통하고 있었다.
“설마 베스까지…?”
에이미가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보고 있는 니나와 티미도 같은 심정이었다.
‘설마 베스도?’
흥미진진한 얼굴로 팝콘을 먹으며 화면에 집중했다.
아니나 다를까.
베스는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나 오늘 학원에서 피아노 대회 우승했어! 그래서 콩쿠르에 나가기로 했어!”
“오….”
한참을 재잘거리며 말한 베스가 얼른 콩쿠르 준비를 해야겠다며 방으로 올라갔다.
벌떡!
불퉁한 얼굴로 소파에서 일어난 에이미가 외쳤다.
“나만 아주 쓸모없는 인간이 된 느낌이야!”
“에이미, 넌 제일 어리잖아.”
로리가 위로해 봤지만,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에이미에게는 닿지 않았다.
그 이후.
에이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매그는 오디션 합격.
조는 출간.
베스는 콩쿠르 대회.
…나만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 것 같잖아!
에이미는 본래 오만하고 자기애가 강한 인물이었다. 자매들에게 뒤처지는 느낌이 드니 분하고 억울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건 그날 밤 더욱 심해졌다.
마치가 자매들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할 때 엄마에게 에이미를 뺀 세 자매가 축하받자 에이미의 자격지심에 불이 붙어버린 것이다.
“에이미, 더 안 먹어?”
“안 먹어!”
퉁명스러운 기색으로 방으로 올라간 에이미는 다음 날 아침까지도 저기압이었다.
베스가 걱정스러운 낯으로 에이미를 보았다. 에이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니냐는 베스의 말에도 매그와 조는 심드렁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베스의 걱정은 금방 해결되었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등교해 베스의 걱정을 샀던 에이미가 나갈 때와 다르게 활짝 핀 얼굴로 집에 돌아온 것이다.
“에이미, 무슨 좋은 일 있어?”
베스의 질문에 에이미가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학교에서 미술 대회를 연대!”
“정말? 미술 대회에 참가할 거야?”
“응! 내가 상 탈 거야! 나도 상 탈 수 있어!”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막내가 다시 기운을 되찾은 것 같았다.
베스가 천사표 미소를 지으며 에이미라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해주자, 에이미가 당연한 것 아니냐고 우쭐거렸다.
빨리 가서, 미술 대회에 참가할 그림을 그려야지!
아침부터 신이 난 에이미가 콧노래를 불렀다. 서랍장에서 그림 도구를 꺼내는데, 아이들의 수다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너 미술 대회 참가할 거야?”
“아니. 해봤자 상도 못 탈 텐데, 뭐.”
“왜?”
“걔가 나갈 거 아니야?”
에이미의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갔다.
역시, 자신이 나간다는 소리를 듣고 아이들이 자신감을 잃….
“아, 유진 말이야?”
우뚝.
한껏 콧대를 높이던 에이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유진이라니?
에이미가 아니라?
“응. 저번에 걔가 그린 거 봤는데 진짜 잘 그리더라. 분명 유진이 우승할 거야.”
“걔도 참가한대?”
“하지 않을까?”
아이들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쾅!
에이미가 거칠게 서랍을 닫았다. 드러난 에이미의 얼굴은 야차처럼 심술궂게 일그러져 있었다.
“유진…!”
감히 자신의 미술 대회 우승을 노리는 건 그 누구도 용서할 수 없었다! 에이미가 유진의 이름을 곱씹으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게 사건의 시작이었다.
에이미는 친구들로부터 유진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물어보는 족족 좋은 이야기만 나오자, 에이미의 반감은 더욱 심해졌다.
쉬는 시간.
에이미는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몰래 유진의 반으로 향했다. 수상스러운 걸음걸이에 에이미에게 시선이 몰렸다.
그리고.
화면이 유진으로 추정되는 남자아이를 비췄다.
가르마를 낸 검은 직모 아래 길고 검은 속눈썹이 하늘거렸다.
물감이 이리저리 튀어 있는 미술용 앞치마를 입은 유진이 캔버스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손을 움직이는 몸짓이 무척이나 신중했다.
단순히 붓질하는 장면일 뿐인데, 캔버스를 바라보는 시선과 몸짓 하나하나에서 그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림 그리는 게 그렇게 재밌나?’
나도 이따가 그림이나 그릴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잘생겼잖아? 누구지?”
니나가 감탄했다.
‘뭔가, 어딘가 익숙한 얼굴인 것 같은데. 어디서 봤더라…?’
니나가 끙끙거리며 기억을 되새길 때였다.
“유진! 미술 대회에 낼 그림이야?”
반 친구의 물음에 유진이 환하게 웃었다.
“응. 그러려고 생각 중이야.”
“와! 우승은 네가 하겠다!”
“그래? 괜찮아 보여?”
“완전! 이렇게 예쁜 그림 처음 봐!”
“아! 생각났다!”
“뭐가?”
“쟤! 쟤 걔잖아! 네 운명!”
“뭐?!”
티미가 깜짝 놀라 화면 속의 유진을 보았다. 유진은 햇살 같은 웃음을 띤 채로 친구와 대화하고 있었다.
떠오르는 흑역사에 티미가 괴로운 얼굴을 했다.
때는 바야흐로 몇 주 전.
인터넷에 떠다니는 ‘세계에서 제일 예쁜 소녀’라는 사진을 본 티미는 한눈에 반해버렸다. 검은 머리, 흰 피부, 청순한 얼굴까지! 사진 속 소녀는 티미가 바라고 그려온 이상형 그 자체였다.
거기까지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티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집에 돌아와 동생에게 얘가 내 운명이라며, 꼭 결혼하겠다는 포부를 늘어놓았다.
‘…내가 미쳤지.’
왜 그렇게 나댔을까.
아직까지도 니나가 티미를 놀리고 있는 흑역사였다.
티미가 다시 화면을 보았다.
이렇게 보니, 대체 왜 여자애라고 생각했는지 이해가 안 됐다. 곱상하게 생기긴 했어도 아무리 봐도 남자애였다.
티미가 고통스러워하는 걸 본 니나가 행복해했다.
친구와 대화하며 웃는 유진을 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바람피우는 남자친구라도 보는 것처럼 손수건을 물어뜯으며 유진을 노려보는 에이미였다.
언뜻 보아도 그림의 수준이 굉장히 높았다. 에이미는 엄청난 위기감을 느꼈다.
아, 안 돼.
에이미가 눈을 부릅떴다.
“…우승은 내 거야. 절대 아무한테도 못 줘!”
이대론 안 된다.
방법이 필요했다.
탁탁!
에이미가 어디서 났는지 모를 화이트보드를 가져와 막대로 쳤다. 시력도 좋으면서 안경까지 쓴 채였다.
[에이미 미술 대회 우승 작전 회의]
화이트보드 상단에 커다랗고 삐뚤빼뚤하게 써진 글씨에 조가 번쩍 손을 들었다.
“나 가도 돼?”
“안 돼!”
쯧.
혀를 찬 조가 소파에 몸을 기댔다.
회의 참가자는 매그, 조, 베스, 로리, 그리고 고양이 위키.
물론 참가자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강제 참여였다.
“거기, 집중해!”
에이미가 로리의 어깨에 기대서 핸드폰을 하는 조에게 경고를 날렸다. 귀찮음을 온몸으로 티 내며 눈을 한번 굴린 조가 한숨을 쉬며 핸드폰을 닫았다.
“오케이. 그래서, 뭐가 문젠데?”
말해보란 듯이 팔짱을 끼는 조.
에이미가 미술 대회가 열린다는 것과 자신이 우승해야 하는데 아주 강력한 라이벌이 있다는 것까지 이야기하자 베스가 손을 들었다.
“저, 에이미. 그러면 에이미 네가 그림을 열심히 그리면 되는 거….”
“쉬이-.”
“읍? 으붑?”
조가 손가락으로 베스의 입을 틀어막았다. 에이미에게 가까이 다가오라고 손짓하는 조.
쪼르르 달려온 에이미에게 조가 눈을 맞추었다.
“에이미, 베이비 걸, 잘 들어. 인생은 혼자 사는 거야. 알겠어? 잡아먹지 않으면 잡아먹히는 냉혹한 세계라고!”
“조, 여기는 정글이 아니야.”
“쉬.”
이젠 아예 베스의 입을 틀어막았다. 베스와 눈이 마주친 로리가 포기하라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이거나 먹으란 듯이 케이크를 내밀자, 어깨가 축 처진 베스가 로리와 사이좋게 케이크를 나눠 먹었다.
“기다려봐.”
손바닥을 잠시 들어 보인 조가 소파 아래를 더듬기 시작했다. 이윽고 무언갈 찾았는지 조가 눈썹을 들었다가 내렸다.
“자.”
“이, 이게 뭐야?”
“밧줄이야.”
“대체 소파 밑에 밧줄이 왜 있는 거야?”
로리의 타당한 의문을 무시한 조가 말했다.
“가서 묶어. 포박술은 내가 알려줄게. 창고에 가둬두면 무서워서 꽁지 빠지게 도망치느라 미술 대회 따윈 생각도 안 날걸.”
“조?”
한쪽에서 손톱을 손질하고 있던 매그가 고개를 들었다.
“혹시… 그거 범죄인 건 알고 있지?”
“그것도 모를까 봐? 소년원에 있을 때 납치죄로 잡혀 온 애가 알려준 거야.”
매그, 베스, 에이미, 로리의 시선이 조에게로 향한다.
그 차게 식은 시선에 조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눈썹을 꿈틀했다.
몇 초 후.
시선을 이기지 못한 조가 밧줄을 내려놓곤 손을 들었다.
“아, 알았어. 알았다고. 장난이었어.”
“정말?”
“아니.”
아까부터 계속해서 웃음이 터졌던 니나가 한 번 더 웃었다. 니나는 조의 저 정신 나간 모먼트가 너무 좋았다.
니나의 옆에서 티미도 낄낄거리고 있었다.
“조, 그런데 너 진짜 포박술 할 줄 알아?”
궁금한 듯이 묻는 로리에 조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 음흉한 표정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낀 로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궁금해?”
“아니.”
“해줄까?”
“아니, 아니, 아니! 아니라니까!”
잠시 후.
대롱대롱 묶인 로리가 체념한 얼굴로 묶여 있다. 조가 흡족한 얼굴로 자신의 작품을 보았다.
손을 탁탁 턴 조가 말했다.
“좋아, 에이미. 네 눈높이에 맞춰줄게. 밧줄은 됐으니까.”
“일단 내 눈높이부터 내려줄래?”
“에이미, 뭐든 상상력이 중요해. 봐. 그 애가 미술 대회에서 우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상상해봤어? 출전을 못 하게 하면 돼.”
“좋은 거 가르친다.”
매그의 힐난에 어깨를 으쓱한 조가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하나 꺼내 왔다. 에이미에게 건네자 에이미가 한 입 마셨다.
“유통기한이 삼 년 지난 거야.”
“푸흡!”
에이미가 그대로 뿜었다.
“삼 년이나 지난 걸 왜 주는 거야!”
퉤, 퉤. 에이미가 입에 남은 포도 주스를 뱉어내는데 조가 태연히 말했다.
“그걸 걔한테 선물로 줘. 화장실에 있느라 학교도 못 나올걸?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
에이미가 솔깃한 얼굴을 했다.
“내, 내가 우승하겠지?”
“바로 그거야!”
“저, 얘들아. 다 좋은데 나 좀 내려주지 않을래? 슬슬 팔이 저린데.”
“어떻게 건네주지?”
“그건 네가 생각해 봐야지. 그리고 여자애가 주는 선물을 싫어하는 애는 없어.”
“고마워, 조!”
“아니, 얘들아! 얘들아! 조! 베스! 매그! 에이미!”
작전 회의가 끝나자 자매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홀로 대롱대롱 묶여 있는 로리만이 거실에 남았다.
아련하게 자매들을 부르는 로리를 마지막으로 화면이 바뀌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