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역부터 월드스타 (226)화 (227/582)

제226화. Xmas Movie (4)

- 오랜만이네. 몇 달 만인가?

“네, 리암이 바빴잖아요.”

목소리에는 어느 정도 섭섭함이 녹아 있었지만, 그보다는 반가움의 감정이 배는 커다랬다.

- 흐하, 내가 좀 바쁘긴 했지. 촬영지 찾는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중이거든.

그는 조사차 들렀던 장소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름 억양을 주어 가며 설명했지만, 안타깝게도 리암은 구연이나 표현에는 그다지 재능이 없어서 도현은 부족한 부분을 상상력으로 채워야 했다.

- 아직 딱 와닿는 곳이 없단 말이지.

쉴 틈 없이 이곳저곳을 유랑객처럼 돌아다녔으면서도 아직도 성에 안 차는 모양이었다. 한참 시시콜콜한 이야길 나누던 도현이 말했다.

“그래서, 오늘 전화한 용건은 뭔가요?”

냉랭하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이었으나 리암도 도현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런 부분에 섬세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관계가 아니었다.

비즈니스보다는 가깝고 너무 사적이지는 않은 관계. 혹은 배우와 감독, 추가하자면 배우와 그 배우의 열렬한 팬 정도일까.

후에 어떻게 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랬다.

- 얼마 전에 네 생일이었잖아.

“기억하고 있었어요?”

- 당연하지. 그걸 잊겠어? 내 첫 영화의 주인공이고, 내게 베니스 심사위원 특별상을 쥐여 준 배우인데!

그는 꽤 열렬히 웅변했다. 그가 다시금 도현의 칭찬을 빙자한 찬양을 시작할 기색이자, 도현은 말을 돌렸다.

“잊지 않고 전화해줘서 고마워요, 리암.”

부담스럽고 어색한 찬양의 말을 피하려는 의도기는 했으나, 진심이었다.

- 나 참, 이럴 땐 선물을 내놓으라고 닦달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하, 제가요?”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웃는 도현에 리암은 속으로 꼬마가 은근히 칼 같다고 생각했다.

- 네 집으로 선물을 보냈어. 아마 며칠 내로 도착할 거야.

“미리 안 알려줄 거죠?”

- 그러면 끌러보는 재미가 없잖아.

“좋아요. 나중에 보고 후기 알려줄게요.”

가벼운 대화는 이윽고 도현의 촬영에 가 닿았다. 도현은 그에게 여름 방학 동안 촬영에 내내 몰두했던 것에 대해 말해주었다.

- 개봉은 언제쯤인지 알고?

“감독님은 올해 안에 개봉하고 싶다고 말하긴 했어요. 정확히는 –크리스마스 시즌에요.”

- 오.

리암이 짧게 감탄했다.

- 어지간히 자신이 있나 본데.

“네?”

- 그 시즌에는 영화가 우후죽순 개봉하거든. 가장 영화관을 많이 찾는 시기니까. 특히, 예산을 때려 박은 초대형 작품들이 주로 개봉하는 시즌이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이번에 페어리에서 새로운 히어로 영화를 하나 개봉한다던데. 그것 말고도 에드워드 녹스가 출연한 영화가… 아마 <미드나잇 댄스>였나. 그것도 그때쯤 개봉을 노리고 있고.

듣기만 해도 쟁쟁한 경쟁 상대에 도현의 입이 조금 벌어졌다.

- 뭐… 잘 되면 서로서로 시너지를 받기도 하지만…. 보통 저예산 영화나 인지도가 낮은 감독의 작품은 이 시기에 개봉하면 거의 도박이라고 봐야지.

“그런 줄 몰랐어요.”

도현이 얼떨떨하게 말하자, 그의 반응에 신이 난 리암이 실컷 떠들어댔다. 리암의 이야길 들은 도현이 허탈하게 웃었다.

“하하… 전 마음의 준비를 해 둬야겠네요….”

그의 반응이 심상치 않음을 뒤늦게 알아챘는지, 리암이 허둥지둥하며 그가 한 말을 주워 담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이미 도현은 마음을 놓아버린 상태였다.

- 그, 뭐냐. 너무 가망이 없다 싶으면 내부에서 개봉일을 변경할 테니까 괜히 앞서서 걱정할 필요 없… 아니, 애초에 네가 출연한 영화인데 망할 리가 있나?

횡설수설 말을 내뱉던 리암이 돌연 태도를 바꿨다. 놀리려는 게 아니라 진심이 가득 담긴 음성이었다. 거의 한 종교를 믿는 사람 수준의 깊고도 맹목적인 신뢰였다.

- 나는 내 다음 작품도 너를 주인공으로 세우고 싶었는데 마땅한 시나리오가 없어서 이러고 있는데…. 너를 데려다가 세웠으면 그 정도는 해야지!

리암은 내가 행운의 토템이나 승리의 여신쯤 되는 걸로 생각하는 게 아닐까. 도현은 합당한 의문이 들었다.

생일 다음 날 산처럼 쌓인 선물을 보면서 니콜라스는 진지한 낯으로 도리토스 교단을 만들어보는 게 어떨지 물었다.

정말 끔찍하다 못해 말을 한 게 니콜라스만 아니었더라면 멍청한 발언이라고 생각했을 말이었는데, 그를 보니 만약 교단이 있었다면 왠지 리암은 열렬한 도리토스 신봉자가 되어 있을 거 같았다.

주교복을 입고 도리토스를 열창하는 리암을 상상하던 걸 그만둔 건, 리암이 질문을 던질 때였다.

- 어때,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음, 완성본을 봐야 알 것 같아요.”

- 뭐,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기는 하지.

리암의 말을 들으며, 도현은 내부 시사회가 언제쯤 열릴지 생각해 보았다. 12월에 개봉한다고 치면… 11월 중순이나 말쯤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상당히 포스트프로덕션 기간이 짧은 것 같았다.

포스트프로덕션은 촬영을 마친 후에 진행되는 과정으로, 영상 편집부터, 사운드, DI 작업을 거쳐 프린트 필름을 떠서 시사회 준비까지의 기간을 말했다.

이 기간은 영화마다 천차만별이었다. 몇 년이 걸려도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3~4개월 만에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보통 이 기간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가 CG의 여부였다. CG가 많이 필요할수록, 더 정교한 CG가 들어갈수록 포스트프로덕션 기간은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났다.

그런 면에서 은 상당히 이 과정이 가벼운 편이었는데, 가장 까다롭고 시간을 오래 잡아먹는 CG 작업이 그다지 필요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스티브 로이 감독이 포부 넘치게 크리스마스 개봉을 외친 건 나름대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살아 있을까, 감독님.’

도현의 표정이 조금 아련해졌다.

때에도 급박하게 베니스 영화제 일정에 맞추느라 리암과 로잔나가 죽음 직전까지 갔다 왔었다. 굳이 보지 않아도 그의 작업실이 어떤 광경일지 알 것 같았다.

리암과 전화하고 정확히 이틀 후.

한 투박한 상자가 집에 도착했다.

그가 방문했던 지역들의 엽서가 한데 모인 상자에, 도현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 * *

패트리샤는 책이 싫었다.

왜 싫으냐고 묻는다면, 그건 유전자 단위부터 각인된 본능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패트리샤는 부모님도 까만 글씨가 빽빽한 책을 읽으면 울렁거리는 얼굴을 하면서 왜 자신에게는 독서를 강요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건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본능이자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를 거스르려는 건 자연의 섭리에 벗어나는 일이라는 패트리샤의 열변에도 부모님은 그녀가 책을 다 읽을 때까지 감시했다.

이렇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할 수가!

가끔씩 부모님은 꼭 불합리의 화신 같았다. 패트리샤가 얼마나 논리정연하게 말을 하든 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책에 대한 패트리샤의 증오는 커져만 갔다.

그런 패트리샤에게.

“우리 도서관 갈래?”

가장 친한 친구의 제안은 퍽 달갑지 않은 말이었다.

패트리샤는 아주 심오하고 중대한 고민에 빠졌다. 심각한 낯은 일생일대의 고민을 하는 사람의 것이었다. 따라갈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게 문제였다.

누군가는 간단히 친구만 보내면 되지 않느냐고 묻겠지만, 그건 정말 하나도 모르고 하는 소리였다. 이맘때쯤 아이들은 화장실을 갈 때도 함께했다. 심지어 화장실이 아니라, 한 층이나 떨어진 도서관이었다!

갈등하는 눈빛을 하던 패트리샤는 결국 증오심보다 우정과 의리를 택했다. 그녀 나름대로 커다란 희생을 한 것이었다.

우정을 우선시한 스스로가 대견해져서 어깨가 으쓱 올라갔다.

그리고 패트리샤는.

“안녕, 무슨 책 찾고 있어? 혹시 도움이 필요하니?”

도서관의 요정을 만났다.

* * *

친구와 함께 도서관에 온 것까진 좋았는데, 아무 책이나 골라서 가져가면 될 걸 자꾸만 책을 보면서 움직일 생각을 안 했다. 패트리샤가 언제 가냐고 물어도 ‘으응, 잠깐만. 이것 좀 보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게 세 번째 반복되었을 때 패트리샤는 그녀의 친구가 순순히 이곳을 나가지 않을 거란 현실을 인정했다.

따라오기는 했지만,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만화책이라도 있나 싶어서 책장 주변을 빙빙 돌며 대충 눈으로 훑을 때였다.

문득 다가온 인기척에 패트리샤가 고개를 들었다. 상대는 패트리샤보다 눈높이가 높아서, 조금 고개를 들어야 했다.

여기까지가 방금 있었던 일이었다.

단언컨대 패트리샤는 그렇게 눈송이같이 생긴 사람을 처음 봤다.

패트리샤는 검은 눈동자가 흔하고 볼품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몇 발짝 앞에서 패트리샤를 응시하는 새카만 눈동자는 검은 다이아몬드가 존재한다면 그것을 갈아서 뿌려놓은 거 같았다.

잠깐 거기에 한눈이 팔리느라 패트리샤는 상대가 했던 말을 몇 박자 늦게 기억해냈다.

“어, 차, 찾는 책이요?”

“응.”

순간 만화책을 말하려던 패트리샤는 대신에 다른 대답을 했다.

“사실 생각해둔 책이 없어요. 그냥 둘러보는 중이었거든요.”

“그래? 무언가 찾는 거 같길래, 봐둔 책이 있는 줄 알았어.”

“그냥 마음에 드는 책이 없었을 뿐이에요.”

사실 맞았다.

하지만 패트리샤는 만화책을 찾아다녔다고 순순히 말하기 싫었다. 괜히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럼 내가 책을 고르는 걸 도와줘도 될까? 내가 독서 클럽 소속이거든. 물론 계속 구경하고 싶다면 그래도 좋아.”

패트리샤는 책에 조금도 관심이 없었지만, 친절하게 말하는 소년과 좀 더 대화하고 싶었다.

그녀는 피터팬이나 여타 환상적인 동화를 볼 때마다 ‘세상에 저런 게 어딨어’라고 말하는 꽤 염세적인 꼬마 숙녀였는데, 이제는 요정이 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눈앞에서 말을 걸고 있었으니까.

요정이 아니라면 저렇게 반짝반짝하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사람이 무슨 반짝이 가루도 아니고, 혼자만 뒤에서 플래시라도 비추는 것처럼 빛이 날 리가 없지 않은가.

패트리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더했다.

패트리샤의 끄덕임을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는지, 요정이 물었다.

“그럼 평소에 무슨 책을 제일 좋아해?”

“음….”

어물어물 대답을 못 하고 있자, 다시 질문이 날아왔다.

“그럼 뭘 좋아해? 모험, 우정, 사랑 이런 것도 좋고, 음악이나 정치, 경제, 철학도 좋고…. 아니면 음, 그래. 좋아하는 동물을 말해도 괜찮아.”

중간에 조금 이상한 게 껴 있는 거 같았지만 패트리샤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너무 광범위해서 대답하기 힘들자, 결국 가장 간단해 보이는 질문에 대답했다.

“기린이 제일 좋아요.”

“기린 좋아하는구나.”

요정은 다른 품평을 덧붙이지 않고 그저 고개를 주억이며 수긍했다. 잠시 곰곰이 무언가 생각하는 듯싶더니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책장 사이로 사라졌다.

홀로 남은 패트리샤가 눈을 깜빡일 때였다.

“여기, 역시 이 책이 있더라.”

언제 다시 돌아온 건지. 방금 찾으러 갔던 거 같은데 일 분도 되지 않아서 돌아온 요정이 패트리샤에게 책 한 권을 내밀었다.

패트리샤는 딱딱한 커버로 감싸인 얇은 책을 받아들었다.

책의 표지를 본 패트리샤의 눈이 왕방울만 하게 커졌다.

표지에는 기린 세 마리가 커다랗게 그려져 있었다! 두 마리는 목이 아주 길었는데, 한 마리는 그 반절조차 안 되게 짧았다.

패트리샤가 굵게 써진 제목을 확인했다.

[기린은 풀잎을 좋아해]

“그 책은 어때? 일단 기린이 나오기도 하고… 나름 재밌게 읽었던 책이거든.”

‘네 살 때’라는 말은 적절히 생략한 채였다.

패트리샤는 이 책이 마음에 쏙 들었지만, 자존심이 상했다. 딱 봐도 동화책 수준이었다. 이건 패트리샤를 완전히 코흘리개 어린애로 본 게 틀림없었다.

“너무 유치하잖아요!”

패트리샤가 불퉁히 말하자, 요정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니야. 이건 그저 그런 기린의 이야기가 아니거든.”

패트리샤가 새침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부모님도 그녀를 살살 달랠 때마다 저렇게 꿀 같은 목소리를 하곤 했다. 패트리샤는 절대 이런 모욕적인 취급을 받고 넘어갈 생각이 없….

“거기 목이 짧은 기린이 있지? 그 기린의 이름은 라마인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야. 선천적으로 목이 짧게 태어나서 먹이 경쟁에서 뒤처졌지. 야생에서 먹이 경쟁에 뒤처졌다는 건 곧 죽음과 직결되는 이야기야. 라마는 나무에 달린 풀잎을 따 먹지 못해 굶어 죽는 위기에 처했어…. 매일 매일….”

아련한 음성에 우수에 찬 눈빛이 덧대어졌다.

“세상에.”

패트리샤의 눈이 흔들렸다.

목 짧은 라마가 나무에 달린 풀잎을 따 먹으려고 애처롭게 고개를 빼 드는 장면을 상상하니 마음이 지끈거리는 기분이었다.

“배고픔에 지친 라마의 앞에 한 동물이 나타났지. 그 동물은….”

그 동물은?

패트리샤는 애가 탔다. 후우, 요정이 안타까운 숨을 내쉬었다.

“이건 정말 놀라워. 네가 읽어봐야만 해. 나의 말솜씨로는 충분히 표현하기 불가능하거든. 아무튼 중요한 건, 이 책은 라마가 자신이 가진 불리함을 극복해내고 기린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시련과 정신적 성장을 그려낸 소설이라는 거야.”

홀린 듯 이야기를 듣던 패트리샤가 품에 책을 소중히 안았다. 당장 가서 그 동물이 뭔지 확인하지 않으면 오늘 밤에 잠도 안 올 거 같았다.

그 모습을 훔쳐보고 있던 사서는 생각했다.

‘내가 직원을 고용했나?’

독서 클럽의 봉사 활동은 명목상의 활동이었다. 아이들을 도서관에 붙들어 놓는 시간을 늘리려는 게 가장 큰 의도였다. 두 번째는, 봉사 정신을 길러주는 것 정도일까.

그런데 이번에 들어온 소년, 도현은 달랐다.

처음 왔을 때부터 할 일을 묻더니, 일주일 후에는 책의 배치를 모조리 외워버렸다. 틀리거나 헤매는 법이 없어 이제는 사서가 책을 찾을 때 도현에게 종종 물어볼 정도였다.

게다가 사서가 하는 양을 지켜보더니, 그녀를 따라서 도서관을 헤매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어째… 나보다 일을 잘하는 것 같기도 하고.’

도현이 도서관에 오기 시작한 지 몇 주. 그녀는 할 일이 없어져 강제로 빈둥대는 중이었다.

너무 과하게 잘했다.

너무.

* * *

이상하네.

도현의 고개가 옆으로 기울었다. 사르륵, 움직임에 따라 검은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흩어졌다.

“왜?”

“아니, 사람이 많은 거 같아서.”

“…착각이겠지.”

“그런가?”

뭔가 날이 갈수록 도서관을 찾는 인원이 늘어나는 거 같았는데. 잠깐 그렇게 생각하던 도현이 이내 기분 탓인가 보다 하고 넘겼다.

도현은 금방 수긍하고는 책 분류하는 일에 도로 몰두했다. 그런 도현을 물끄러미 보던 헤더가 툭, 말을 내뱉었다.

“오늘 올림피아드 반에 올 거야?”

“으응, 아무래도 가겠지.”

“저번에 선생님이 줬던 기출문제는 다 풀었어?”

“아, 그거? 응, 다 풀었어. 너는?”

“나는 마지막 두 문제가 좀 어렵더라.”

“이따가 내가 알려줄까?”

“그럴래? 내가 너네 반으로 갈게.”

“좋아, 그렇게 하자.”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개학 후 한 달 반.

도현이 해리의 회유와 설득과 부탁에 항복하여 ‘임시 올림피아드 반 소속’이 된 지 한 달째이기도 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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