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화. 일상의 균형 (1)
[배우 이도현, 페어리 픽처스 기대작 ‘Pathfinder’, 르옌 역으로 캐스팅 확정!]
[이도현 차기작은 할리우드 스케일? 판타지의 전설, M, Paul의 에 합류!]
[배우 이도현, ‘역시 월드 클래스’]
[페어리 픽처스, 파격적인 행보… 세계의 관심 집중]
[‘Pathfinder’ 이도현, 3만 8천 대 1의 경쟁률 뚫고 캐스팅… ‘지원자 중 거의 유일한 동양인이었다’]
기사가 나가자 미친 듯이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 헐 미친 이거 진짜임?
⌞진짜겠냐 ㅋ
⌞몰카잼?
- 실화냐 ㅅㅂ;;
- 패스파인더? 내가 아는 그 패스파인더?
- 이도현 진짜 미친 거 아니야???
⌞ㄹㅇ 어나더 레벨 너무 놀라워서 별로 놀랍지도 않음;
- 3만 대 1 경쟁률 ㄷㄷㄷㄷ
⌞반올림하면 4만 대 1임
⌞+ 심지어 거의 유일한 동양인이라고
⌞그것 혼혈 제외하면 순수한 동양인은 이도현밖에 없었대
⌞마음이 웅장해진다… 개쌉먼치킨 현실판이네
⌞와 나 지금 완전 소름 돋아
⌞난 얘가 뭔가 해낼 줄은 알았는데 그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음ㅎㄷㄷ
- 근데 이거 정해진 거 맞아? 기사 잘못 난 거 아니야?
⌞그 편이 현실성 있을 듯
⌞아직도 별로 안 믿김; 차라리 개꿀잼 몰카라고 하면 ㅇㅈ함
⌞ㅇㅇ 개꿀잼 몰카임
⌞그럴 줄 알았어 ㅎ!!
⌞아니 여기저기서 다 현실 부정 중인 거 너무 웃김ㅋㅋㅋㅋ
⌞그래서 너는 믿겨?
⌞아니;
소식이 뉴스 방송까지 타고 나자, 그 열기는 막을 수도 없이 인터넷을 점령했다.
[배우 이도현의 캐스팅 역, 르옌 누바라에 대해 알아보자!]
[이도현의 캐스팅이 놀라운 이유 11가지]
[할리우드와 엠 폴을 반하게 한 이도현의 매력은?]
[국내 판매량 급증… 그야말로 ‘관심 집중’]
[페어리 픽처스 ‘이도현은 최고의 배우, 새로운 바람을 이끌어 갈 것’ 무한한 신뢰 보내….]
한국에서 관심이 들끓는 것은 과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에는 영화에 관심이 없는 이들까지도 이 소식을 듣고, 접했다.
그리고 난리가 난 건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었다.
- 이도현? 걔가 누군데?
- 페어리가 미친 게 틀림없어 :(
- 내 르옌을 돌려내! 르옌은 원숭이가 아니야!
- 오, 난 이 사실을 정말 믿을 수 없어. 패스파인더는 내가 정말 사랑하는 소설이야. 나는 패스파인더 영화가 이렇게 망쳐지는 걸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맞아. 페어리와 엠 폴은 캐스팅을 다시 해야 해. 이건 소설의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야.
- 이건 최악이야. 제발 누가 꿈이라고 해줘. 르옌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그가 칭챙총이라니!
⌞오디션 과정에서 비겁한 짓을 한 게 분명해. 그러지 않았다면 그가 뽑힐 리는 없었을 거야.
외국의 뉴스, SNS, 커뮤니티에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 전 세계에 포진하고 있는 의 팬들이 캐스팅을 납득하지 못하고 분노한 것이었다.
한국에서와는 반대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날 선 혐오 표현과 인종 차별적인 발언에서 멈추지 않고, 한 커뮤니티에서부터 해시태그를 건 반대 운동까지 일어났다.
#르옌은_원숭이가_아니다!
그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마지막으로 남은 후보가 윈저 프란시스란 걸 안 후에 새로운 태그를 달기도 했다.
#르옌을_윈저에게_돌려줘!
이 처참한 SNS 운동은, 여타 국가들이 동양인을 향해 갖는 혐오와 차별적인 시선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비난의 소리가 주체할 수 없이 높아지자, 반대로 그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생기기 시작했다.
- 다들 이게 무슨 짓이야? 지금 너희가 하는 짓은 히틀러나 다름없다고.
- 정말 제정신이 아니야. 르옌이 동양인인 게 뭐가 문제인데? 소설에서 그의 종족이 백인이라고 나와 있던 적은 없어. 그가 연기만 잘한다면 아무 문제 없는 거 아니야?
윤리 의식이 깨어 있는 이들로부터 시작한 여론은 금방 몸을 부풀려 반대 의사를 표하는 이들과 부딪쳤다. 세상에는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혐오하는 사람이 있는 한편, 그 아이가 보호받아야 할 미성년자이며 정당한 과정을 거쳐 뽑혔음에도 비윤리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는 걸 아는 이들도 있는 법이었다.
한국인들은 분노했다. 여태 표면 위에 드러나지 않았던 차별적 시선과 혐오에 외국 계정까지 찾아가 하나하나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한국인들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국가에 속하는 이들 또한 이 사태를 단순히 한 영화의 캐스팅 문제로 보지 않았다. 이건 사회 문제의 일면이었다. 이 사건은 다양한 국가의 뉴스와 토크쇼 등, 방송을 타며 더 유명해졌다.
그런 소란에도 페어리 픽처스는 잠잠했다. 그들은 이런 역풍을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놀라지도 당황하지도 않았다. 그들이 침묵하는 사이 여론은 날이 갈수록 부풀어 올랐다.
그중 가장 분노하고 흥분한 곳은, 다름 아닌 이도현 팬 카페, 잼잼이었다.
[진짜 혐오스럽다.]
인간이 이렇게까지 더러운 줄 몰랐어. 없던 인류애마저 다 부숴버리네. 진짜 사람이면 말하기 전에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짖고 싶으면 그냥 사족 보행하고 다니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