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역부터 월드스타 (355)화 (356/582)

제355화. 종영, 그리고 (10)

두 사람의 걱정과 달리 미션은 수월하게 끝났다. 장군이, 이쁜이, 발발이의 밥을 챙겨주러 온 노인이 마당에 덩그러니 서 있는 두 사람을 보고 고개를 갸웃이다가.

“매실나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한 곳을 가리켰기 때문이었다.

“뒤에 있잖아.”

“…아?”

그랬다.

어제 강이든이 가지치기하다가 강아지의 습격을 받을 뻔했던 나무. 그 나무가 바로 매실나무였다.

“온 동네 뒤져봐도 매실나무는 내 집밖에 없어.”

거기다 확신까지 더해준다. 두 사람은 눈을 깜빡이다가 나무 근처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마당 담벼락과 매실나무 사이에 공이 교묘히 숨겨져 있었다.

“…찾았네.”

“그러게요….”

찾긴 했는데 어째 기분이 좀 떨떠름하다. 신휘민이 묘한 표정으로 공을 열었다.

“뭐예요?”

“김치.”

아무래도 아침 메뉴의 최종 형태는 김치찌개인 모양이었다. 근데 김치 카드 못 찾았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호기심이 일었으나 접어두기로 했다.

황당한 일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옆에 선 노인이 뿌듯한 눈으로 매실나무를 보며 말하기를.

“내가 매실장아찌 좋아하니까 아들놈이 갖다가 심어 놨어.”

하는 것이다. 그에 신휘민은 아들분이 효자시라고 맞장구쳤지만, 도현은 물음표를 띄웠다. 결국 의문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어제 자식분들이 떠났다고….”

“집에서 밭일이나 하라니까 뭔 바람이 들어서 서울로 떠나버렸지. 에잉, 요즘 젊은 것들은….”

“…아, 네.”

도현이 허허로이 웃었다. 그렇구나. 그래….

그날 아침은 목살이 들어간 돼지고기 김치찌개였다.

* * *

아침 식사까지 마친 후, 시골을 한 바퀴 돌며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게 마지막 촬영이었다.

돌아온 이들은 재빨리 짐을 챙겼다. 특히나 바쁜 듯 서둘러 나가는 사람은 신휘민이었다. 여기저기 인사를 하고 오는 그에 서지민이 물었다.

“휘민 씨. 이 뒤에 스케줄 있어요?”

“네. 8시 되기 전에는 서울에 도착해야 해서요.”

“세상에… 고생이네.”

“라디오라 힘들 건 없어요.”

막상 그는 익숙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신휘민은 차에 올라타기 전에 그들을 보며 말했다.

“조만간 다시 봐요.”

단번에 스터디 얘기란 걸 깨달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미친 듯이 바빴던 일정이 점차 여유로워지는 중이었다. 예능이 방송될 즈음이면 미루고 미루던 스터디를 시작할 수 있을 터였다.

그가 떠나고 나서 도현도 몇 안 되는 짐을 챙겼다. 도현이 방에서 나오자 경찬호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놓고 온 건 없고?”

“네. 다 챙겼어요.”

“그럼 인사하고 갑시다.”

도현은 감독에게로 향하다가 문득 멈춰 서서 하루 동안 묵었던 집을 쳐다보았다. 이제 돌아간다 생각하니 후련함과 묘한 아쉬움이 들었다.

그래도….

“어어, 도현 씨. 이번 촬영 괜찮았어?”

“네.”

도현이 감독을 보며 웃었다.

“덕분에 잘 놀고 잘 쉬다 가요.”

오길 잘했다, 싶었다.

* * *

드라마의 여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5월의 어느 날.

[이번 도박스 섭외 미쳤지 않냐]

서지민 – 요새 가장 트렌디한 배우

강이든 – 대세 국민배우

신휘민 – 남돌 1군 확신의 센터

이도현 – 할리우드 배우

대체 어떻게 섭외한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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