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3화. 소슬하니 부는 바람에 (5)
[이도현 소속사 법정 대응 진행 중, ‘악플·루머’ 선처 없어]
새솔 엔터테인먼트는 2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티스트 관련 악플, 허위 사실 및 루머 유포에 대한 법적 대응 관련’이라는 입장문을 내놨다.
새솔 측은 “당사는 아티스트에 대한 허위 사실 및 루머 유포, 기타 악플에 대한 강경한 법적 조치 방침을 공지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아티스트의 이미지 및 명예, 인격을 훼손시키는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지한 대로 당사는 장기간 모니터링을 통해 수집한 증거를 바탕으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라며 현재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또한, “아울러 당사는 보호받아야 할 미성년자 아티스트에게 일어난 해당 일에 심각성을 인지한다. 허위 사실 및 루머 등의 최초 작성자는 물론 유포자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가용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고 현재 복수의 로펌을 통해 더욱 강력한 대응 방안도 논의 중임을 알려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미성년자 아티스트가 루머와 악플로 고초를 겪으며, 유명 아티스트 및 인플루언서를 향한 악플의 심각성이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배우 강이든, 이도현 논란에도 ‘언팔 No’ 의리 계속]
[강이든·서지민·신휘민 계속되는 논란에도 흔들림 없어… 스터디로 다져진 끈끈한 우정]
[논란이 불거질수록 나오는 미담? 주변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도현 소속사 강경 대응 입장문에 네티즌 반응 긍정적, “좋은 본보기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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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도현, 긴 침묵을 깨고 입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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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번에는 새솔 일했다]
[우리 도리 너무 고생했어 ㅠㅠ]
[도혀나 보고시퍼]
[우울할 때 도혀니를 봐✩????]
[내새끼 지금 뭐하고 있을까]
[고소는 좋은데 도리토스 더 눅눅해지진 않았으면…]
[도현시♡]
[ㅈㅈㅇ✲+7????]
[도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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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인스타 업뎃함!!!????]
[ㅁㅊ 인스타에 글 올라옴]
[헐ㄹ 도혀나 ㅠㅠㅜㅠㅜㅠ]
[도현이 입장문ㅠㅠ????]
#__c.hyun
안녕하세요, 배우 이도현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통해 많은 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최근 저에 대해서 여러 허위 사실이 유포되며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의 입장을 밝히려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현재 저는 악성 루머의 최초 게시자 및 유포자, 재생산자, 나아가 악의적인 비방 댓글 작성자 등에 대해서 법적인 조치를 진행 중입니다. 특히 루머 유포자와 악질적인 악성 댓글 작성자에 관해서는 선처 없이 강경 대응할 예정입니다.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진짜 눈물 난다 ㅠㅠㅠ 우리 애기 내가 해준 거 없는데 효도만 받는 느낌… 진짜 고생했어 도현아ㅠㅠㅠㅜㅠㅜㅠ
- 아 다행이다…
- 인스타 업뎃 진짜 오랜만에 봐 ㅠㅠㅠㅠ
- 그 와중에 왜 우리를 걱정해… 지금 이모 맴 갈기갈기 찢어짐…
- 고생했어 도현아 222
└33333
- 진짜 잘 버텨줬다 내 새끼
- ㅠㅠㅜㅠㅠ 입장문 똑부러져서 진짜 좋다
└ 우리 도리토스가 돌아온 기분
└ 마자마자
└ 진짜 악플러 다 인생 멸망했으면;;;
- ㅈㅁ 피드 새로 떴는데?
└ 왜?? 뭐 잘못 올렸나
└ 헐 나도 봄
└ ㅁㅊㅁㅊ 손 편지임!!!!!!!
└ ?????
└ 지금 당장 간다
오늘도 이도현 팬 카페에서 놀고 있던 대학생 잼잼이는 다급히 인별 스토리에 들어갔다. 그러자 팬 카페에서 했던 말처럼, 입장문 바로 옆에 새로 뜬 피드가 보였다.
대학생 잼잼이는 입을 틀어막으며 해당 글을 눌렀다. 그러자 흰 종이 위에 쓰인 단정한 글씨체가 보였다.
걱정 많이 하셨죠?
저 괜찮아요.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팬분들은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요즘 날씨가 쌀쌀해졌는데, 감기 걸리지 않게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앞으로는 더 좋은 소식으로 더 자주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아….”
어쩜 우리 애는 글까지 잘생겼을까?
중학교 1학년인데 아기 티가 나지 않는 필체가 도현이다웠다. 게다가… 마지막 문장을 본 잼잼이가 끄윽, 하는 웃음소리를 냈다.
“눈웃음 뭐야, 귀여워…!”
가끔 잼잼이들 사이에서 ‘도현이 정신연령 우리 아빠설’이 돌 때가 있었다. 그 증거 중 하나가 도현이 사용하는 이모티콘이었다.
도현이가 밝힌 건 아니고, 엑스텐 멤버가 라이브 방송 중에서 도현과의 친분을 물었을 때 꺼낸 말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눈웃음 이모티콘만 와서 화난 줄 알았다고. 그런데 연락을 계속하니까 그냥 본인 스타일인 걸 알게 됐다고 이야기를 풀어 주었는데….
‘그거 진짜였네!’
손 편지에 들어간 깨알 눈웃음이 너무 웃겼다. 나름대로 고민하다가 친근해 보이기 위해서 추가했을 걸 생각하니까 귀엽기도 하고, 또….
“…너무 착하다, 내 새끼.”
걱정 안 시키려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대학생 잼잼이는 금방 표정을 밝게 했다. 우리 도현이가 괜찮다는데, 내가 축 늘어져 있으면 안 되지.
그녀는 씩씩하게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후,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눌러 담아 댓글을 썼다. 우리 애가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 고마워, 도현아. 너도 옷 따뜻하게 입고 다녀! 그리고 네가 행복한 게 제일 중요해. 자주 오지 않아도 좋으니까 언제나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물론 자주 오면 더 좋지만!♡♡♡♡♡
그렇게 한 댓글이 수많은 댓글 행렬에 추가되었다.
* * *
“너 인스타에 올린 글 댓글 엄청 달려.”
서일준이 신기한 눈으로 핸드폰과 도현을 번갈아 보았다. 도현이 유명하다는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도 이럴 때마다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아닌가….’
오히려 학기 초반에는 이런 거에 놀라워하지 않았던 거 같다. 그렇단 소리는….
서일준의 눈이 도현에게로 향했다. 오늘도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은 소년은 옆에서 장난을 치는 김병철을 받아주고 있었다. 김병철이 이상한 드립을 치자, 옆에 있던 한설아가 대놓고 질색했다.
2반에서 익숙한 풍경이었다.
“와, 나 지금 좀 깨달음을 얻었어.”
“?”
뜬금없는 말에 도현이 의아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평범한 교실을 드라마 세트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파괴적인 얼굴은 여전히 놀라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낯설다거나 거리감 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도현은 그냥 2반의 조금 유별난 구성원이자, 서일준의 친구일 뿐이었다.
“왜?”
“아니, 그냥. 형님이 너 많이 아낀다고.”
…언제는 나보고 형님이라면서?
평소보다 싱글거리는 서일준을 떨떠름히 쳐다보던 도현은 곧 표정을 풀었다. 생각해 보면 쟤는 이상하지 않은 적이 더 드물잖아.
마음에 평온을 찾은 도현이 대수롭지 않은 투로 말했다.
“나 다음 주에 학교 안 나와. 아마 다다음 주까지.”
처음 듣는 얘기에 주변에 있던 아이들이 도현을 쳐다보았다. 도현은 그 시선 속에서 씩 웃었다.
“일이 얼추 정리됐으니까 이제 촬영 들어가야지.”
“!”
짧은 정적 이후에 질문이 쏟아졌다.
“왕의 길 촬영하는 거야?”
“언제부터? 월요일?”
“이젠 괜찮은 거야?”
도현은 그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해 주었다. 일요일에 촬영에 들어갈 것이며, 이젠 괜찮다고. 그 말에 2반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다행이다!”
“나 솔직히 너 촬영 못 하게 되면 어쩌나 걱정했어.”
확실히 그런 얘기가 돌긴 했다. 논란이 터진 이후 <왕의 길> 하차 루머가 한차례 돈 것이다. 그뿐 아니라 도현의 하차를 요구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그때, 한설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고소는? 아직 진행 중인 거 아니야?”
“아, 그건 이제 내가 신경 쓸 건 없을걸. 소속사에서 알아서 해주니까.”
오히려 소속사 측에서는 도현이 손 떼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나머진 자신들이 다 알아서 하겠다면서. 나름대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해 보려는 발버둥이었다.
정한결 대표는 루머 유포자의 덜미가 모두 잡힌 다음 날, 도현의 집에 직접 찾아왔다. 그리고 고개를 깊게 숙였다. 말릴 새도 없었다.
- 이번에야말로 소속사로서, 그리고 소속사 대표로서 해야 할 일을 할게요. 도현 씨는 신경 쓸 일 아무것도 없게. 그러니까 한 번 더 믿어주세요.
처음, 그를 못마땅해하던 부모님도 결국은 표정을 풀고 말았다. 그리고 정한결 대표는 자신이 했던 말대로 일을 착착 진행했다.
“그러니까 괜찮을 거야.”
“그래? 역시 소속사가 있으니까 이런 건 편하구나….”
“난 그 소속사 마음에 안 드는데.”
말을 한 건 서일준이었다. 그 불호 표명에 아이들이 무슨 말이냐는 듯이 쳐다보자, 서일준이 입을 삐쭉 내밀었다.
“우리가 전에 악플 다 정리해서 보냈잖아. 그때 고소했으면 이런 일도….”
“으악악!”
김병철이 괴상한 소리를 내며 서일준의 입을 틀어막았다. 갑작스럽게 입이 봉인된 서일준이 읍읍거리며 반항했다.
“하하… 쟤가 꿈을 꿨나.”
아이들이 어색하게 도현의 시선을 피했다. 도현은 이미 여럿한테 붙잡혀 짜부라진 서일준을 보다가, 목덜미를 문질렀다.
“저… 애들아.”
“어? 잠깐만. 이것 좀 분리수거하고 올게.”
“아니, 걔는 놔두고. 나 고백할 거 있어.”
“두근…?”
헛소리를 하는 김병철을 가볍게 무시한 도현이 폭탄을 터트렸다.
“나 사실 알고 있었어. 너희가 소속사에 메일 보낸 거.”
“…뭐?”
“모른 척해서 미안. 너희가 숨기고 싶어 하는 것 같길래….”
“어, 어떻게?”
당황하여 묻는 한설아에 도현이 제압당한 서일준을 보았다. 그가 다급히 눈을 깜빡였다. 그것만은 안 된다는 뜻이었다.
“…사실.”
“읍읍! 으부븝!”
자신의 끝을 예감한 서일준이 애처롭게 반항했다. 그것을 보던 도현이 픽,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매니저 형이 알려줬거든.”
매니저님, 죄송해요.
본의 아니게 매니저를 팔아버린 도현이 뻔뻔하게 미소 지었다. 그 말에 아이들이 하나둘씩 탄식을 터트렸다.
“뭐야… 그런 거였어?”
“매니저님 그렇게 안 봤는데 입이 가벼우셨네.”
“너 도현이 매니저님 본 적 없잖아.”
“아냐, 전참쟁에서 봤음.”
아이들이 투덜거리며 서일준을 풀어 주었다. 드디어 해방된 서일준이 울망울망한 눈으로 도현을 보았다.
그의 입이 달싹이며 움직이는 모양새에 도현이 눈을 가늘게 떴다.
허? 혀? 뭘 말하려는… 다음 순간 도현은 그의 입 모양을 이해했다. 형님. 올망졸망한 눈을 하고선 내뱉은 말은 그거였다.
아, 진짜… 더는 못 참겠다.
“하하!”
도현은 결국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입꼬리가 위로 시원하게 올라가며, 희고 가지런한 이가 보였다. 둥글게 휜 눈가와 두 뺨에 생기가 떠오른 채였다.
처음 보는 환한 웃음이었다. 2반 아이들은 눈을 휘둥그레 뜬 채로 홀린 듯이 도현을 보았다. 그들이 정신을 차린 건 도현이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을 때였다.
“고마워, 애들아.”
그때도, 지금도. 뒷말을 눌러 삼킨 도현이 더욱 환하게 웃었다. 아까처럼 소리 내어 웃지는 않았지만, 불그스름한 생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은 시선을 떼기가 어려웠다. 소년은 그렇게 화사하게 웃는 낯으로.
“나는 너희들이 좋은 거 같아.”
제 마음을 고백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