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 파티부터 시작하는 아이돌 생활-247화 (247/270)

제247화

출연진들은 진행자 효수가 능구렁이 같다는 말을 해도 신경 쓰지 않고 어메스를 향해 환영의 박수를 쳐주었다.

“오오! 뉴페이스!”

“와 너무 어린데? 형이랑 몇 살 차이야?”

“어이, 나이 이야기 하지 말지?”

“어메스다!”

어메스 멤버들은 선배 출연진들의 열혈한 환영을 받으며 인사했다.

“둘 셋!”

“어메스로 놀아보세! 안녕하세요. 어메스입니다.”

“예에~ 좋습니다. 어메스. 아직 데뷔한 지 일 년도 안 된 따끈따끈한 분들입니다. 저도 여러분들 출연한 서바이벌 방송 아주 몰입해서 봤는데요.”

“와, 감사합니다.”

서도화가 효수에게 공손히 인사하자 아덴과 케이도 그를 따라 고개를 숙였다.

“서바이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본 지가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집이 나왔다고요?”

“네, 맞습니다. ‘티어’라는 곡입니다.”

“크으, 어메스 하면 또 미친 퍼포먼스 아니겠습니까. 이번에도 뭐, 굉장하겠죠?”

서도화는 겸손 떨지 않고 엄지를 추켜들었다.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기 좀 뭣하지만… 좀 굉장한 것 같습니다.”

“오오오!”

“와 자신감!”

효수가 피식 웃었다.

“이런 말 하기 뭣하다면서 아주 자신감 있게 굉장하다고 말씀하셨네요.”

“네!”

“그렇게까지 말씀해주시면 저희가 안 볼 수 없죠. 한번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와! 그래도 되나요?”

“저희는 너무 땡큐죠. 앞으로 나와서 당당하게 보여주세요.”

“감사합니다.”

서도화가 아덴과 케이를 이끌고 앞으로 나갔다.

“나 어메스 공연 처음 봐.”

“그래? 얘네 잘해. 엄청 잘해.”

“어메스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어?”

“아니 노래는-”

“효수 진행자님!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여기 어메스 노래를 여기서 처음 듣는다는 멤버가 있습니다!”

“어? 진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사랑스러운 후배 곡을 들어본 적이 없어?”

“신경도 안 쓰인다 이거야?”

“아 뭔 소리예요! 노래는 들어봤다니까? 춤추는 걸 처음 보는 거야!”

선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춤을 추는 것이다. 그 부담감을 이곳에 있는 아이돌들은 전부 한 번씩 겪어봤던 터라 무대를 준비하는 어메스가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일부러 더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자자, 다들 쉿쉿. 한번 보도록 할까요? 어메스, 편한 타이밍에 시작해주세요.”

“네! 준비됐습니다!”

어메스가 자세를 잡자 곧바로 세트장 내에 곡이 울려 퍼졌다.

“오오!!!”

어메스가 춤을 시작하자마자 출연진들이 감탄사를 연발해댔다. 어메스의 안무는 강강강강으로 이루어져 있어 보는 순간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었다.

선배들의 호응이 좋지 아덴이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케이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러자 케이가 그 자만한 웃음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무표정으로 시선을 피해버렸다.

그러나 아덴의 신호만큼은 확실히 알아차리곤 뛰어오를 준비를 했다.

그러곤 동시에 높이 뛰어올랐다.

“우와앗! 뭐야?”

“헐, 저게 가능해?”

서도화가 작게 미소 지었다.

사람들에게서 이런 반응이 나올 때마다 어메스가 너무나 자랑스러워진다.

물론 서도화는 뛰지 않고 아덴과 케이가 더 잘 보이게끔 자세를 낮춘 것뿐이지만.

아무렴 어떤가? 세트장 천장에 닿을 듯 높이 뛰어오른 저들이 다름아닌 어메스의 멤버들인데.

티어의 후렴구 안무엔 아크로바틱이 포함되어있지 않아 일부러 후렴구를 포함해 아크로바틱이 나오는 부분까지 준비해왔다.

‘역시 어메스는 아크로바틱이지.’

서커스 못지않은 두 사람의 묘기를 보며 출연진들과 함께 감탄하던 서도화는 문득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진행자 효수가 서도화를 재밌어하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왜 쳐다보는 거지?

의문스러워 효수를 잠시 빤히 쳐다보았지만 곧 그의 시선을 피하곤 몸을 일으켰다.

아덴과 케이의 묘기가 거의 끝났으니 춤을 마무리해야 했다.

사실 곡은 아덴과 케이의 묘기 이후 바로 끝이 나므로 따로 할 건 없었다. 그저 아덴과 케이 사이 가만히 서서 마무리 포즈를 잡고 서 있으면 될 뿐이다.

“와!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메스가 자리로 돌아가는 동안 순경이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그들을 가리켰다.

“방금 봤어? 하늘을 날았어. 와 이게 말이 돼?”

“순경 씨도 어메스 무대 처음 보시나요?”

효수의 물음에 순경은 고개를 저으면서도 여전히 어리벙벙한 얼굴로 어메스를 쳐다보았다.

“아니요. 처음 보는 건 아닌데 방송에서나 봤지 실제로는……. 실제로 보니까 이게 다르네.”

“그러게 많이 다르네.”

재현 또한 놀란 얼굴로 헛웃음을 치며 어메스에게 다가와 아덴과 케이의 몸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어디 와이어 같은 거 달아놓은 거 아니지? 어떻게 그렇게 높이 뛰어? 다리 괜찮은 거예요? 이거.”

“유제이 이 사람들 신인 아이돌이라고 너무 무리시키는 거 아니야?”

“와 진짜 대단하다.”

“무섭다. 요즘 아이돌.”

다른 출연진들의 말에 효수가 키득거리며 말했다.

“아이 무슨 말씀이세요. 여러분들도 요즘 아이돌들이지.”

“아니 근데 정말로 괜찮아요? 다리나 발이나.”

직업 특성상 아크로바틱을 하지 않아도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고 잘 다친다. 선배 아이돌 재현은 진심으로 걱정이라는 듯 아덴과 케이를 보며 물었다.

그러자 아덴이 신이 난 얼굴로 말했다.

“완전 괜찮아요. 저희는 데뷔 전부터, 회사 들어오기 전부터 했던 거여서.”

“오오 혹시 선수였어요?”

“아니요. 그냥 취미로.”

“케이 씨도? 같이 한 거예요?”

케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꽤 찝찝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소꿉… 친구였습니다. 같이 했습니다.”

“소꿉친구? 아덴 씨랑?”

서도화가 잽싸게 두 사람과 자신을 함께 가리켰다.

“저까지 셋이요!”

“셋이? 한 그룹 안에 셋이 소꿉친구인 거야?”

“네!”

“되게 드문 일이네?”

서도화가 해맑게 웃으며 선배들의 말에 긍정하고 있을 때 갑자기 진행자 효수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도화 씨는 함께 취미 생활을 하지 않으셨나 보네요?”

“예?”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신지. 서도화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그를 바라보자 효수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이 하늘 높이 뛰고 있는 동안 도화 씨는 되게 흐뭇하게 멤버들을 쳐다보고 있더라고.”

“하학! 나도 봤어!”

효수의 말에 다른 선배 아이돌들도 크게 공감하며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자세 엄청 낮춘 채로 본인이 뛰는 것마냥 엄청 자랑스러워 하더라. 그거 찍혔으려나?”

“엄청 귀여워가지고홐! 위에는 굉장히 날아다니는데 자꾸 시선이 도화 씨 쪽으로 가잖아!”

서도화가 머쓱하게 웃었다. 자랑스러워하긴 했지만 그게 그렇게 티가 났나.

“에이 여러분 도화 씨 너무 놀리지 마세요. 후배를 그렇게 놀리고들 그래!”

제일 먼저 이야기를 꺼냈던 효수가 출연진들을 타박하면서도 끊임없이 키득거렸다.

후배를 놀리는 게 그렇게도 재밌는 모양이었다.

“도화 씨는 메인보컬이잖아! 텀블링까지 잘하면 그건 너무 세상이 불공평한 거지!”

“아니 근데 난 그게 너무 웃겨. 본인이 한 것도 아닌데 마치 자기가 한 것처럼 뿌듯해하는 거 엄청 귀엽네.”

“근데 도화 씨 텀블링할 수 있지 않나? 나 하는 거 본 적 있는 거 같은데.”

“도화 씨도 텀블링할 수 있지?”

선배들의 물음에 서도화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 저는 절대 못 하는 영역이에요.”

“와! 단호하고 당당해!”

“예, 얘네가 잘하는 거지 저는 못해요. 저는 노래만…….”

아예 못하지는 않는다. 서도화도 텀블링 정도는 숨도 안 쉬고 돌 수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다고 하면 분명히 시킬 거고…….’

케이와 아덴의 묘기가 있은 직후 하게 되면 자신의 텀블링은 분명 완벽함에도 비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를 알고 있을 효수 또한 여기서 서도화에게 텀블링을 시켜봐야 별로 좋은 반응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지 곧바로 진행을 넘겼다.

“네, 좋습니다. 도화 씨의 장기는 또 어딘가에서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하고요.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해보도록 할 건데요.”

“네엡!”

“이번 주제는 무엇이냐!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지며 붉은 조명으로 가득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졌다.

“우아악! 뭐야!”

“어우 시끄러!”

“깜짝이야! 뭔데? 뭐예요?”

출연진들이 동요하며 웅성이기 시작했다.

“으윽! 내 귀, 귀가! 귀가 아프다!”

어메스 멤버들 또한 각자 귀를 막은 채 영문을 모르는 채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와중에 침착하게 미소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이 상황의 이유를 알고 있는 효수뿐이었다.

그 순간.

콰앙!

큰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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