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꼬리를 마비시키는 법 (1)
반짝.
“…….”
아니스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목걸이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걸 팔지 않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황도에서 버틸 여비가 떨어지기 전에 황태자를 만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다들, 조금만 기다려.’
필요하다면 이 목걸이를 팔아서라도 여비를 마련하라고 당부하던 사람들. 그들을 떠올렸다. 그들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상기했다. 각오를 다지며 목걸이를 품속에 챙겨 넣었다.
그리고 눈길을 들었다.
황태자의 집무실. 생전 처음 보는 고풍스럽고 화려한 실내였다. 하지만 그녀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단순하고 새하얀 종이 한 장이었다.
“고용계약서야. 잘 읽어봐.”
종이를 내밀며 황태자가 말했다.
“계약서……라니요?”
“일을 하려면 당연히 계약서를 써야지. 안 그래?”
“…….”
아니스는 계약서를 집어들었다.
내용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방대했다. 별궁에서 간호사로 근무를 하게 될 것이며. 근무를 위해 소정의 교육 과정을 거칠 것이고. 근무 시간은 몇 시에서 몇 시까지라는 둥.
봉급 액수와 형태, 그 외에 보장받을 권리까지. 여타 중요하고도 잡다한 사항들이 깨알 같이 적혀 있었다.
“……끄응.”
“왜? 계약서가 너무 복잡해?”
“조금, 그렇군요, 전하.”
“괜찮아. 원래 계약이라는 게 그런 거야. 복잡하고 머리 아프지. 하지만 이렇게 깐깐하게 따지고 짚어놔야 나중에 아, 그때 내가 호구짓을 했구나, 하는 후회를 안 하게 되는 법이거든.”
“……예?”
“계약서 꼼꼼히 잘 보라고.”
라키엘은 진심으로 말했다.
지금처럼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전이 중요한 법이다. 일단 서명을 하고 나면 끝이다. 나중에 계약서 내용 중에 뭔가 마음에 안 들거나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고 백날 따져봐야, 서명한 후에는 씨알도 안 먹히는 법이니까.
‘그래서 특근대 검투사들도 반나절은 끙끙거렸지. 계약서 내용 보면서 고민하느라고.’
가뜩이나 복잡하게 머리 쓰는 일과는 인연이 없던 검투사들. 그들이 계약서 한 장 앞에서 번민에 빠지던 모습이 떠올라 문득, 미소가 흘러나왔다. 다른 한편으로는 눈앞의 아니스를 보며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쉬워. 이런 인재가 몇 명만 더 있어주면 정말 좋겠는데.’
예기치 못하게 나타나 준 웨어울프 여인, 아니스. 잠깐 엿본 그녀의 진가는 실로 엄청났다.
‘운동 능력이…… 어우야.’
근위병을 압살했다. 늑대로 변신하지 않았음에도 그랬다. 게다가 어깨를 다친 근위병을 챙기던 태도도 그랬다.
‘결승점에 다 와서 멈췄지. 버리고 갈 수는 없다는 듯이. 그리고 근위병의 상처를 보살펴주기 위해 돌아갔어. 인성적으로도 나무랄 데가 없고. 게다가 더 마음에 드는 건…… 호구짓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야.’
아까, 분명 얼핏 들었다. 결승점을 앞두고 급브레이크를 밟은 아니스가 짓씹듯 욕을 했었다. 동시에 굉장히 사납고 살벌한 미소를 머금는 걸 보았다.
그건 분명…….
‘근위병에게 복수할 각을 재는 표정이었거든, 그거.’
확실했다.
그대로 돌아가서 근위병을 챙겨줘도? 이후에 다시 뛰면 또 이길 수 있다는 확신. 그리고 근위병의 빠진 어깨를 맞춰줄 때 굉장히 아프게 해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과 흥분. 그러한 모든 계산이 어우러진 표정이었다.
‘그래. 나 같아도 착쁜 복수는 못 참지.’
게다가 그걸 서슴없이 행동으로 옮기던 실행력까지. 흐물흐물한 호구가 아니라는 뜻이다.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환자 중에도 진상이 은근 많거든. 특히 간호사를 만만하게 보고 갑질하는 유형의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이 여자한테 걸리면…… 후아, 볼만하겠네.’
체력과 인성 모두 합격.
물렁하지 않은 성격.
게다가 뛰어난 후각까지.
눈앞의 이 여인이야말로 자신이 바라던 이상적인 간호사의 재목이었다. 그렇기에…… 아쉬웠다.
‘이런 인재가 발굴된 건 참 좋은데. 후우. 막상 이렇게 보고 있으려니 더 욕심이 나네.’
최고의 간호사가 한 명인 건 아쉽다. 기왕이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자신이 간호사 공개 채용을 시행한 이유 때문이었다.
‘최고의 간호사를 뽑는 거? 그것도 좋지. 하지만 지금은 우수한 간호사를 최대한 ‘많이’ 뽑는 게 더 필요한 상황이니까.’
그래야 별궁 한의원의 일손이 부족하지 않게 된다. 한데 그때였다. 계약서를 보며 고심하던 아니스가 고개를 들었다. 이쪽을 향해, 뭔가 비장한 투로 입을 열었다.
“제시하신 계약서, 잘 봤습니다.”
“어때?”
“좋습니다. 다만-”
“다만?”
“이대로 계약을 하긴 어렵겠습니다.”
“……음?”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
아니스의 말이 이어졌다.
“계약서의 내용 자체는 마음에 듭니다. 다만, 한 가지 추가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조건을 추가하고 싶다는 거야?”
“네, 전하.”
“어떤 조건?”
“사실 저는 제가 속한 무리의 리더입니다.”
“무리? 리더라고?”
“네. 50명쯤 되는 중간 규모의 일족입니다.”
“그 사람들도 간호사 시험 보고 싶다고? 당장 데려와 주세요, 제발.”
“…….”
“아, 그거 아니야?”
“네.”
“…….”
“만약 제가 제시하는 조건을 계약서에 특약 사항으로 추가해주시면, 저도 계약을 할 것이고, 제 일족도 간호사 시험에 응시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특약 사항? 그래서, 제시할 조건이 뭔데?”
라키엘은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아니스와 비슷한 일족 50명이라니.
‘S급 간호사 50명은 못 참지!’
그거면 더 바랄 것도 없다. 저 인원을 전부 영입할 수 있다면? 이 자리에서 즉석으로 그랜절도 뚝딱 박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라키엘은 귀를 쫑긋 열었다. 아니스가 자신의 조건을 밝혔다.
“우리 일족을 괴롭히는 태생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십시오.”
“…….”
“전하?”
“어, 그래. 태생적인 문제라니. 힘들었겠네. 그런데 그게 뭔지 감이 잘 안 잡혀서. 혹시 식량 문제, 뭐 그런 건 아니지?”
“그건 아닙니다.”
“그럼?”
“꼬리입니다.”
“……꼬리?”
“네.”
꼬리라니.
저건 또 무슨 소리일까.
아니스의 말이 이어졌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우리 웨어울프 일족은 꼬리 때문에 인간 사회에서 수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왜? 설마 꼬리 모양 때문에 놀림 받거나 뭐, 그런 거야?”
“그건 아닙니다.”
“하면?”
“꼬리가…… 제멋대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제멋대로?”
“네.”
“혹시, 강아지들 꼬리가 자동으로 팍팍 흔들리거나 하듯이?”
“정확한 말씀이십니다.”
아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기분에 따라서 꼬리가 제멋대로 움직입니다. 두려운 것과 마주쳤을 때는 꼬리를 숨기게 되고, 행복하거나 기쁘고 설렐 때는 너무나 티가 나도록 흔들리게 됩니다.”
“그게…… 나쁜 거야?”
“네.”
“어째서?”
“감정을 숨기지 못하니까요.”
“……아.”
라키엘은 저도 모르게 무릎을 탁 쳤다. 꼬리 때문에 감정을 숨기지 못한단다. 그것만으로도 생겨날 수많은 문제가 좌르륵 떠올랐다.
“그럼 아마도, 인간 사기꾼의 만만한 밥줄 취급을 받아왔겠군. 그 꼬리 때문에.”
“맞습니다.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니까, 수많은 인간들에게 속이기 쉽고 만만한 대상이 되곤 하죠.”
아니스가 씁쓸하게 웃었다. 라키엘은 그 미소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기분이 좋거나 설레면 꼬리가 팍팍 흔들린다는 거. 그래서 기쁜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는 거. 어떻게 보면 솔직하니까 좋다고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말이야. 사람 사는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꽃밭이 아니거든.’
문득, 대한민국이 생각났다. 그곳에서의 사회생활이 떠올랐다. 정글에서의 생존과 같은 나날이었다.
사람 좋은 호인? 주위에서 칭찬은 받지만, 언젠가는 이용당하기 십상이었다.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해서 너무 솔직한 사람은? 호구, 혹은 왕따가 되기 일쑤였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웃기는 소리.’
남과 섣불리 나눈 내 슬픔은 내 약점이 된다. 남과 흔쾌히 나눈 내 기쁨은? 겉으로는 칭찬과 박수를, 실제로는 뱀심과 질시를 불러온다. 잠재적인 적만 잔뜩 늘리게 될 뿐이다.
‘게다가 기쁜 감정을 숨기지 못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후우, 그거 완전 사기꾼들 맛집 인생 당첨이겠네.’
생각해볼수록 보통 괴로운 인생이 아닐 듯했다. 한데 종족 전체가 저런 꼬리를 지니고 있다면? 감정을 숨기지 못하며 살아간다면?
“그래서, 그런 펑퍼짐한 바지로 꼬리를 가리는 건가?”
“……네, 맞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꼬리의 움직임이 원치 않게 너무 격렬해서, 기쁜 감정만은 숨기지 못하는 처지지만요.”
“꼬리를 다리에 묶어도?”
“금방 풀립니다.”
“어떻게?”
“꼬리가 스스로 밧줄을 풀어 버립니다.”
“……지방자치 근육이야?”
“네, 아마도.”
“그럼 꼬리를 자르는 건?”
“해봤는데, 불가능했습니다.”
“어째서?”
“꼬리를 잘라 버리니 엉덩이와 다리 힘줄에 영향이 가는지,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했지요. 게다가 그마저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재생이 되더군요.”
“꼬리가? 다시 자라났다고?”
“네. 도마뱀 같겠지만요.”
“…….”
“그러니 부탁드립니다, 전하. 수많은 환자들을 차별 없이 진료해주신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은 그 점을 기대하고 찾아왔습니다. 우리의 꼬리를 치료해주세요. 그래 주신다면, 저와 제 일족은 전하를 위해 기꺼이 이곳의 간호사가 되겠습니다.”
“…….”
쩝.
묶어도 안 되고, 잘라도 답이 없는 꼬리를 내가 어떻게 치료해? 라키엘은 처음으로 환자를 마주하며 막막한 기분을 느꼈다.
‘이건 좀 각이 안 나오는데?’
난감했다. 그래서 나름 떠올린 대안을 제시했다.
“혹시 그럼, 내가 사회적 후견인이 되어주는 건 어떨까?”
“그건 무슨 말씀이신지……?”
“내가 황태자의 지위와 권한으로 일족의 사회적 후견인이 되어주겠다고. 한마디로 그쪽들이 사회생활을 하다가 사기를 맞는다거나 여러 불이익을 받을 사태를 미리 방지해주겠다는 거지.”
그거면 되리라. 세상 어느 미친 사기꾼이 황태자가 후견인으로 버티는 이들을 건드리겠는가.
라키엘은 자신의 제안이 제법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다. 아니스가 고개를 젓기 전까지는, 그랬다.
“좋은 말씀이지만, 거절합니다.”
“……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쩝.”
“아시겠지요? 만일 황태자 전하께 변고가 생기거나, 전하의 마음이 바뀐다면…… 우리 일족은 다시 예전과 같은 처지로 돌아가게 될 겁니다. 아니, 전보다 못해지겠지요. 전하의 지원을 받으며 인간사회에서 당당히 살아갔던 기억을 지닌 채로, 다시 예전처럼 남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할 테니까요. 그건 아마도 더욱 최악일 겁니다.”
“…….”
“그런 결말은 바라지 않습니다. 저는 임시방편을 바라고 전하를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바란다는 거지?”
“네, 전하.”
“후우. 그래, 알았다.”
“설마, 수락해주시는 겁니까?”
“수락해야지 어쩌겠어.”
“하면 방법은……?”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은 모르겠고. 이제부터 고민 좀 해보면 안 될까?”
“……알겠습니다.”
아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제시한 조건은 굉장히 어려운 것이다. 그 사실은 그녀 스스로가 가장 잘 알았다. 만일, 황태자가 가슴을 탕탕 치며 ‘그거 쉽다’라는 식으로 호언장담을 했다면? 오히려 실망했을 것이다.
‘이 황태자, 솔직하네.’
난감하고 어렵긴 한데, 방법을 찾으러 고민해보겠다는 황태자. 그 솔직한 태도가 믿음이 갔다.
“그럼 저는 전하의 연락을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어, 그래. 다른 데 가지 말고, 그냥 별궁에 머무르고 있어.”
“그래도 되겠습니까?”
“시험 합격자니까 그 정도 자격은 있지.”
라키엘은 빙긋 웃었다. 이렇게 해서라도 아니스를 붙잡아두고 싶었다. 그녀가 물러나고 난 후에도 그런 생각은 같았다.
‘와. 이거 놓치면 너무 아까운 인잰데.’
최고의 간호사. 거기에 비슷한 능력의 일족 50명까지 세트메뉴. 이건 놓치면 두고두고 땅을 치고 후회할 듯했다. 절대로 놓치기 싫었다.
한데 저들을 잡으려면?
‘꼬리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거냐, 대체.’
묶어도 안 되고, 잘라도 안 되는 꼬리. 저 요상망측 난감한 지방자치 근육 꼬리를 어떻게 멈춰달라는 건지. 솔직히 매우 막막했다.
그래서였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도, 그 후의 저녁 시간 내내, 고민을 거듭했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질 않았다. 한데 그런 고민 때문에 저녁 내내 인상을 찌푸리고 있던 탓이었을까.
보다 못한 가르딘 경이 입을 열었다.
“……즈어어어언하아-!”
“어오, 씨. 깜짝이야.”
“그러면 아니 되십니다아!”
“경은 일부러 이러는 거지?”
“아닙니다아!”
“그럼 뭔데. 또 뭐가 불만인 건데.”
“인상을 너무 찡그리시면 스트레스가 몸에 쌓이고, 이는 각종 질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전하.”
“매번 그쪽 때문에 깜짝 놀라서 없던 병이 생길 거 같은데.”
“아닙니다, 전하.”
“아닌 걸 왜 그쪽이 정해?”
“게다가 인상을 계속 찡그리고 계시면 주름살이 생기십니다, 전하.”
“아주 내 대답은 듣고 있지도 않지?”
“잘 듣고 있습니다, 전하.”
“이럴 때만 대답 따박따박 잘한다, 그치?”
“아닙니다, 전하.”
“아니긴 뭐가 아니야. 맞구만.”
“하오나, 전하?”
“어. 왜.”
“한 번 주름살이 생기면 지울 수도 없는 법이니, 그래도 인상은 펴고 계심이 어떨까 합니다.”
“그런가.”
“예, 전하.”
“쯧. 그래도 경 덕분에 기분은 풀리네.”
“예?”
“아니, 그냥 그렇다고.”
라키엘은 빙긋 웃었다.
그러고 보니 진짜로 저녁 내내 인상만 찌푸리고 있었다. 그런 때문인지 저녁 먹은 게 소화도 잘 안 되는 느낌이었다. 아마도 그런 기색을 눈치챈 까닭이었으리라, 가르딘 경이 저렇듯 나선 것은.
‘일부러 내 기분 풀어주려고 그러는 거, 티가 너무 잘 나니까 민망하고 고맙네.’
참 좋은 사람이다, 가르딘 경은. 라키엘은 그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그래서였다.
덕분에 잠시나마 고민을 내려놓은 기분으로. 혹은 동네 젊은 삼촌과 농담 따먹기 하는 기분으로, 가르딘 경에게 말했다.
“괜찮아. 주름 생기면 뭐 어때. 필러 맞거나 보톡스 하면 되지.”
“예?”
가르딘 경이 고개를 갸웃.
“필러…… 보톡스…… 그게 뭡니까?”
당연히 모를 터다.
한국에 있던 거니까.
“그런 게 있어. 주름 개선과 방지에 탁월한…….”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러다가 저도 모르게 멈칫했다.
‘어?’
주름 개선? 방지? 덕분에…… 뭔가가, 떠올랐다.
‘잠깐.’
머릿속에서 번쩍.
떠오른 아이디어가 콰직.
전두엽 뇌주름에 뿌리를 내렸다. 잎을 틔우고, 줄기와 가지를 뻗었다. 저녁 내내 이쪽을 고민의 늪으로 빠뜨렸던 난제. 웨어울프 일족의 지방자치 근육 꼬리를 멈춰줄 방법. 불현듯, 마침내 꽃을 피운 그 비결은 바로…….
‘보톡스 침술.’
……바로 이거다.
라키엘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