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약 파는 황태자-64화 (64/468)

64화. 미노타우로스의 왕 (1)

“흐음, 가까이에서 보니 상태가 더 좋군.”

어느새 깊은 밤.

앙부아즈의 거상, 귀네스는 감탄스러운 웃음을 머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방금, 호텔 지하로 운송되어 온 거대한 우리. 그 속에 도사린 존재를 보면 누구나 감탄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

“느우우우우…….”

낮고 묵직한 소리가 안쪽에서 흘러나왔다. 상처 입은 짐승 같은 억눌린 신음. 갖가지 진정제에 절어 있는 짐승. 미노타우로스였다.

푸훅……! 푸훅!

우리 속 미노타우로스가 그의 시선을 느꼈다. 약에 취한 시선을 들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거상의 입가에 자비 없는 미소가 맺혔다.

“과연 푼돈이나마 들인 보람이 있어. 마젠타노의 황태자가 이놈을 빼앗기곤 짓던 표정을 자네도 봤어야 하는 건데.”

“하면, 오늘 바로 작업을 시작할까요?”

“당연하지.”

거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방금 자신을 향해 질문을 던진 사내를 돌아보았다.

“그래서 내가 자네를 특별히 부른 것이 아닌가. 크레모 최고의 박제공인 자네를 말이야.”

“과찬이십니다. 저야 보수를 넉넉히 챙겨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데, 어떤 스타일의 박제를 원하시는지 여쭤보아도 되겠습니까?”

“흠, 최대한 웅장하게.”

“웅장하게, 말씀이십니까?”

“그래. 이건 내 개인 수집품이 아닐세. 국왕 전하의 생신에 맞춰 연회 자리에서 공개하고 진상할 물건이야.”

“아, 그럼 공개되는 순간의 강렬한 인상을 원하시는 것이로군요. 맞습니까?”

“허허허, 바로 그걸세. 연회에 모인 사람들이 내뱉을 경탄성과 놀라움. 그것이 크면 클수록 국왕 전하의 흐뭇함도 배가되겠지. 권위 또한 드높아지실 터이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제작 목적에 맞추어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 한데…….”

“음? 또 뭐가 궁금한가?”

“제가 미리 준비해달라 요청드렸던 마법사 말입니다.”

“아, 물론 초빙해두었네.”

거상이 빙긋 웃었다.

물론이다. 모든 준비를 갖추어두었다. 국왕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여기서 박제를 제작하여 본국까지 운송하는 데에 걸리는 기간을 감안하면, 남은 시간이 빡빡하니까.

“그런데 말일세. 요청을 받던 때부터 궁금했던 점인데, 박제를 만드는 데 마법사는 왜 필요한 건가?”

거상이 물었다.

박제공이 대답했다.

“미노타우로스를 깔끔하게 죽이기 위함입니다.”

“깔끔하게?”

“예.”

박제공의 대답이 이어졌다.

“익히 알고 계시다시피, 미노타우로스는 목숨줄이 질기기로 유명한 몬스터입니다. 여타의 몬스터라면 절명할 상처를 입고서도 한참을 버둥거리다가 죽기 일쑤이지요. 그래서입니다. 자칫 어설프게 외상을 입혀 죽이려 시도하려다간…….”

“시도하려다간?”

“미노타우로스가 광포화를 일으키며 미쳐 날뛰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상처가 심각하게 벌어지게 되지요.”

“……흠, 가죽에 손상이 생긴다는 뜻인가?”

“예. 이만한 덩치의 몬스터는 가죽과 뿔, 이빨 등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립니다. 부피가 너무 커서 톱밥 등으로 속을 채우면 형상이 유지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하면?”

“똑같은 크기와 모습의 조각을 만들어서 그 위에 가죽을 씌우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그렇기에 가죽의 상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는데, 가죽에 손상이 있으면 그만큼 박제의 가치가 심각하게 떨어지게 되지요.”

“그럼 독약을 써서 죽이면?”

“독약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죽어가는 와중에 미쳐 날뛰며 제 온몸을 긁어놓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마법사가 필요하다 했던 것이로구만?”

“예, 그렇습니다. 강력한 수면 마법과 마비 마법을 이중, 삼중으로 걸어놓고 처리를 해야 합니다.”

“하면, 처리는 어떻게 하나?”

“제 경험상 진공 마법이 가장 깔끔합니다.”

“진공 마법?”

“예. 일정 범위 내의 공기를 희박하게 만드는 마법이지요. 자각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기절하듯 정신을 잃고, 그대로 잠들듯이 천천히 죽습니다. 어떠한 외상도 남기지 않습니다. 박제를 제작하는 데에는 그저 그만이지요.”

“흐음, 그럴듯하군.”

거상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전문가를 부르길 잘했구나 싶었다. 잠시 후, 초빙된 마법사가 왔다. 마법사가 박제공에게 작업 내용을 전달받았다.

이윽고 박제 제작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거상 귀네스는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작업 과정을 감상했다.

“흐흠, 흐흐흠.”

저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보통의 미노타우로스보다 갑절은 큰 덩치. 그만큼 박제로 만들어질 결과물 또한 훌륭하리라. 저 박제를 받고 기뻐할 국왕의 모습을 생각하니 절로 흐뭇해졌다. 국왕의 지원을 받아 더욱 번창할 사업을 떠올리니 실로 뿌듯해졌다. 그동안 박제 제작을 위한 도축 작업이 진행되었다.

“흐으음!”

마법사가 복잡한 수인을 맺었다. 손가락과 손바닥이 짚는 위치. 순서와 배열, 교란과 조작. 그 속에 마나의 배치가 교묘하게 뒤틀렸다.

비자연적으로 뒤틀린 마나의 균형이 인위적인 흐름을 만들었다. 마나의 줄기가 계산된 경로로 움직이고, 목적을 정확히 수행했다. 수면 마법이 미노타우로스의 머리로 쏟아졌다.

스아아아아…….

“……느우우.”

그렇지 않아도 진정제에 절여져 있던 미노타우로스였다. 무방비하게 수면 마법에 맞으며 눈이 스르르 감겼다. 그 뒤로 마비 마법이 추가되었다. 마무리로 진공 마법이 펼쳐졌다.

슈우우으으……!

바람 빠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미노타우로스 우리 안의 공기가 희박해졌다. 기압이 쭉쭉 떨어졌다. 가장 높은 고산지대보다도 더욱 낮게. 해발고도 50킬로미터의 성층권 계면에 필적할 정도로 희박하게.

그만큼 산소도 함께 희박해졌다.

“……느우.”

미노타우로스가 순식간에 저산소증에 빠졌다. 뇌로 운반되는 산소 공급이 극단적으로 줄었다. 더욱 깊은 혼수상태가 미노타우로스를 잡아끌었다. 극단적인 스트레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사로잡았다.

거대한 육체가 반응하며 꿈틀거렸다. 몇 달간 이어진 감금 생활. 진정제에 절여져 누운 채로 사료를 강제로 먹어온 나날. 그렇게 비대해진 몸집. 혈관에 덕지덕지 붙은 지방과 염증. 그동안 수없이 쌓여온 스트레스와 절망, 분노.

그 모든 것들이 심장을 둘러싼 관상동맥을 막아 버렸다.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류의 흐름이 막혀 버렸다. 극도의 통증이 미노타우로스의 가슴을 옥죄었다.

수면 마법으로도.

마비 마법으로도.

미처 덜어내지 못할 협심증(angina pectoris)의 고통이 미노타우로스를 엄습했다.

“느우우…….”

마지막 몸짓처럼 버둥거려 본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무력하게 운다. 마치, 품속에서 죽어가던 그날의 젖먹이 새끼처럼.

“……느우.”

죽음을 앞두어서일까. 미처 떨치지 못한 한이 울고 있음일까. 불현듯 주마등이 비수처럼 망막에 꽂혀 들었다.

그것은 오래된 기억. 그래, 나는 산맥을 호령하던 존재. 미노타우로스의 왕. 그 시절은 행복했던가. 푸르른 들판과 언덕 가득. 무리를 이끌고서 평화로이 살았던가. 풀을 뜯으며, 때로는 영역을 지키며. 갓 태어난 송아지 같은 자식들 품으며. 행복하던 나날에 불쑥 구둣발 들이밀던 침입자들.

인간.

많은 인간.

욕심 많은 인간.

처음엔 그저 경계했더랬다. 한데 경계가 무색하였더랬다. 인간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쪽의 눈치를 살피고 배려하듯. 그저 평화로이 지내는 모습이었다. 석 달을 내리 그리 지내었다.

그 모습 때문이었던가. 어느샌가 마음이 풀어졌더랬다. 모든 인간이 교활한 건 아니구나. 가끔은 저런 예외도 있는 거구나.

착각이었다. 안심했던 자신이 멍청이였다. 인간들의 평화로운 모습은 조작된 가식이었다.

갓 태어난 젖먹이 송아지. 어미의 젖을 빨 때마다 까만 눈망울을 유독 반짝이던 아기. 56번째 아들이 그 인간들의 손에 잡혀갔음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자신의 어리석은 방심을 뼈저리게 후회하였더랬다.

분노에 휩싸여 추격했다. 산과 개울, 언덕을 주파했다. 마침내 그들의 흔적을 찾아냈다.

협곡.

비좁던 협곡.

그 가장 깊은 곳에 아기가 있었다. 다행히 멀쩡했다. 다친 곳도 없었다. 하늘과 들판의 신에게 감사했다. 아기를 안고 서둘러 협곡을 빠져나오려 했다.

한데 그때였다.

협곡 위의 하늘에서 바위의 벼락이 내렸다. 수십, 수백, 더욱 무수히. 떨어지고, 무수히 떨어져 내려왔다. 무자비한 낙하의 폭력이었다. 협곡 위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아니, 떨어져 내려오는 무수한 바윗덩이 틈새로 협곡 꼭대기가 언뜻 보이긴 했다.

인간들이 그곳에 있었다.

평화를 위장했던 놈들. 젖먹이 새끼를 잡아간 놈들. 놈들이 바윗덩이를 쉼 없이 떨어뜨리고 있었다. 버둥거리는 이쪽을 보며 웃고 떠들어댔다.

그 모습에 눈이 뒤집혔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평소라면 그런 낙석쯤, 몇 군데 다쳐가며 헤치고 나와 협곡을 빠져나갈 수 있었을 터였다.

그러나 그날은 달랐다. 젖먹이 아기가 품속에 있었다. 아기를 지켜야 했다. 포효하고, 날뛰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협곡을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마지막 바위가 떨어져 내려왔을 때, 이쪽은 이미 모든 것을 잃은 뒤였던가. 품속의 아기는 죽었다. 더는 까만 눈을 반짝이지 못했다. 아기를 감싸던 이쪽의 팔도, 다리도, 모조리 으스러졌다.

그렇게 절망처럼 자욱한 흙먼지 사이로 인간들이 내려왔다. 드디어 생포에 성공했다고 자축하며 웃어댔다. 피눈물이 흘렀다. 미쳐서 포효했다. 그러나 으스러지고 부러진 사지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포효가 전부였다.

그렇게 인간들의 소유물이 되었다.

몇 달이 지나며.

세월이 흐르며.

육신의 상처는 나았으되 그날의 치욕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러, 이렇듯, 벌레처럼 버둥거리며 무력하게 죽어가는 신세가 되었다.

나는. 그게. 너무나. 억울하다.

“……느우어어어어억!”

미노타우로스의 왕, 우루스가 눈을 번쩍 떴다. 가슴 깊은 곳에서 치미는 분노. 엄습해오는 협심증의 격통. 미노타우로스의 종족 특성. 죽음을 앞두고 찾아오는 파괴적 본능.

광포화가 발동되었다.

수면 마법이 깨졌다.

마비 마법이 박살 났다.

콰작!

자신을 얕보고 농락한 인간들을 비웃듯. 우루스의 팔다리를 묶어둔 마법의 사슬이 단숨에 끊어졌다.

까드득!

피곤하다.

너무나 노곤하다.

‘으으, 몸살.’

라키엘은 잠결에 이를 갈았다. 시장 관저의 침실은 편안한데. 침대도, 시트도, 베개도 너무나 폭신한데. 그런데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잠을 자면서도 아파서 계속 선잠을 깰 정도였다.

‘너무 무리했나…….’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라키엘은 투덜거렸다. 역시 이 몸은 이게 문제다. 조금만 무리를 했다 싶으면 어김없이 몸살 당첨이라니.

저질 체력도 이 정도면 중증이다. 아닌 게 아니라, 오장육부도 실시간으로 계속 아우성이었다.

딩동!

[오장육부가 당신의 무리한 일정을 규탄합니다.]

[심장 : 어이? 너 왜 그렇게 막 나가냐? 안 쉬어? 무한 체력이야? 슈퍼맨이야? 너 땜에 또 허파 쟤 횡격막한테 등짝 스매싱 맞는 거 안 보이냐?]

[허파 : 허…… 프프흐흑…….]

[대장 : 자꾸 이러면 우리도 안 참지 말입니다ㅋ]

[간장 : 대장 형, 그냥 침대에 지려 버리자. 푸짐하게ㄱㄱ]

[위장 : 응애 나 피곤해! 야식 줘!]

“…….”

이것들이 진짜.

누구 사회적으로 매장시킬 일이 있나. 라키엘은 저도 모르게 괄약근에 힘을 꾹 주었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입가엔 미소가 맺혔다.

‘피곤해. 조금 움직였다고 엉망진창이야. 하지만 그래도…… 언제 죽을지 모르던 전보단 나아졌으니까.’

앞으로 조금씩 나아지겠지.

계속 보너스 수명을 얻으면, 그렇게 생명을 연장시켜 나가면. 조금씩, 천천히, 한 걸음씩, 분명 나아지겠지. 그 언젠가, 한국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며 미래를 꿈꾸었던 때처럼.

‘타이x놀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잠깐 일어나서 찜질이라도 해야 할까.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이었다.

쾅쾅쾅쾅!

너무나 갑작스럽게, 누군가가 밖에서 침실 문을 두드렸다.

“…….”

뭐야.

물어보기도 전에 밖에서 누군가가 외쳤다.

“황태자 전하! 어서 일어나십시오! 큰일이 났습니다!”

벌컥!

시장 관저 경비병 둘이 황급히 문을 열고 뛰어들어왔다. 라키엘은 미간을 찡그리며 몸을 일으켰다. 데미안이 검자루에 손을 얹고서 물었다.

“무슨 소란입니까.”

“소란이 아니라, 그! 어서 안전한 곳으로 피하셔야 합니다!”

“안전한 곳으로?”

데미안이 인상을 썼다. 경비병이 다급히 말했다. 하지만 그 외침을 들을 수 없었다. 경비병의 입이 열리려는 순간, 갑작스러운 굉음이 침실 벽을 두드렸기 때문이었다.

콰아아아아앙-!

“……!”

공성 병기로 벽을 후려치면 이런 소리가 날까. 혹은, 덤프트럭이 건물을 들이받으면 이럴까.

침실 벽면 한쪽이 박살 났다. 벽돌이 파편처럼 사방으로 튕겨 날았다. 동시에 데미안 녀석이 바람처럼 움직였다. 이쪽의 앞을 가로막았다. 녀석의 뒷모습. 검을 뽑았다. 그다음부터 보인 것은 수십 줄기의 섬광, 아니, 검광이었다.

츠카카카칵-!

날아오던 벽돌 조각과 파편들이 검광에 휩쓸려 분쇄되었다. 뒤이어 폭풍 같은 흙먼지가 훅 몰려왔다. 흙먼지 사이로 데미안이 이쪽을 돌아보았다.

“전하! 뒤로 물러나십…….”

투콱-!

거대한 주먹이 날아온 것은, 데미안을 후려친 것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터걱!

데미안이 날려갔다. 수 미터 건너편 벽에 들이박혔다. 쓰러졌다. 하지만 그걸 보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맹렬한 주먹질이 휘젓고 지나간 공간. 폭풍 같은 기세에 흩어지는 흙먼지. 그 사이로 거대한 머리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

버팔로를 닮은 머리. 폭발적으로 내쉬는 호흡. 시뻘겋게 핏발이 선 눈동자. 그 커다란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미노타우로스?’

확실하다. 아까, 낮에 경매장에서 놓친 그 미노타우로스다.

꿀꺽.

라키엘의 목울대가 저도 모르게 요동쳤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공포로 온몸이 굳어서? 상상하지도 못했던 상황에 긴장해서? 전부 아니었다.

너무나 갑자기 침실을 습격한 미노타우로스. 광포화를 일으켜 날뛰는 괴수와 눈이 마주친 순간, 그는 무의식중에 느꼈다. 익숙한 눈빛이라고. 여러 번 본 눈빛이라고.

어디서?

한국에서.

한의원에서.

그러니까 저 눈빛 저거…….

‘너무 아파서, 어쩔 줄을 몰라 하면서, 그렇게 진료실에 들어오는, 딱 그런 환자들 눈빛이랑…… 똑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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